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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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05(수)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TV토론, 설계부터 잘못됐다"
201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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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선거의 주인은 유권자인데 후보자 중심으로 선거가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 어제 박근혜, 문재인, 이정희 이 세 대선 후보 간의 첫 TV토론이 있었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보셨습니까? 어제 토론의 승자는 누구였다고 보십니까? 또 부동층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의견들이 분분한데요. 이분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치인들의 정책경쟁, 또 공약실천을 위해서 노력하는 분이죠.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이광재 사무총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어제 첫 TV토론 어떻게 보셨어요? ◆ 이광재> 가뭄에 단비다, 이렇게 봤는데요. 그간 상호 TV토론이 없었기 때문에 후보자의 차이점을 드러낼 수 있는 첫 TV토론이라는 것에서 관심을 좀 받았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TV토론 시청률을 보더라도 전국이 34.9%, 서울이 한 29% 정도 나왔거든요. 얼마나 유권자들이 목말라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봅니다. ◇ 김현정> 가뭄의 단비인 건 맞았는데, 그 단비가 시원했나요? 토론 내용을 봤을 때 말이죠. ◆ 이광재> 이 토론의 설계 자체가 그렇게 심도 있게 들어갈 수 없도록 돼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가뭄에 단비다. 이렇게 말을 드리는 게 그간은 언론을 통해서 유권자들에게 후보자들의 정보들이 갔는데요. 어제 TV토론 과정에서도 보시다시피 그것은 좀 잘못된 보도였다, 이런 말들을 후보들이 좀 많이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자의 명확한 입장들을 확인할 수 있는 그런 토론회였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형식면에서 너무 아쉬웠다는 말씀하셨는데 그 이야기, 잠시 후에 더 여쭙도록 하고요. 일단 오늘 아침 일터에서 시민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을 질문, 이것일 것 같아요. ‘토론 자체는 누가 제일 잘했다고 보시는가?’ (웃음) 이광재 총장은 어떻게 보셨어요? ◆ 이광재> 토론에서 승자는, 특히 선거와 토론에서의 승자는 유권자가 돼야 되겠고 어제 시청을 하셨던 시청자 분들이 돼야 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토론에서는 후보자 중심으로 보면 패자는 없었다. 나름대로 성공한 토론이었다, 이렇게 좀 봅니다. 박근혜 후보와 이정희 후보 같은 경우에는 감성적인 접근으로써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 이렇게 보는 거고요. 문재인 후보 같은 경우에는 논리성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자기의 정책들을 설명했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어제는 토론이라고 하는 건 승부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알 권리를 확보했다는 것이 중요하고요. 후보자 입장은 자기 얘기들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면 토론 잘 했느냐, 못 했느냐를 떠나서 정치공학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그건 또 별개의 문제거든요. 결과적으로 누구에게 최고로 득이 됐다고 생각하세요? ◆ 이광재> 어제 토론회에서 최고 득이 됐다는 면을 보면 ‘이정희 후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치공학적인 면에서는 이정희 후보가 최고 득이 됐다는 말씀? ◆ 이광재> 네. 군소후보로서 그간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어제 토론에서 자기 존재감을 부각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치공학적인 측면 말고요. 매니페스토적인 관점에서, 그러니까 누가 더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잘 드러냈는가. 이 부분의 점수를 주신다면 세 후보 점수가 어떻습니까? ◆ 이광재> 토론검증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네거티브적인 면이 굉장히 많은 거죠. 특히 선거에서는 인물검증과 정책검증이 동시에 진행돼야 되는데요. 어제 토론에서 계속 불리한 질문들이 나오면 이건 네거티브다, 이렇게 검증을 피해간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구체성이 좀 떨어지고, 심도가 떨어져서 이 매니페스토 관점에서 누구에게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다, 이렇게 보지는 못하는 거고요. 그래도 나름 정책에 대한 설명에 대해서 노력을 했던 문 후보와 박 후보 쪽에 점수를 좀 더 주고 싶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책 측면으로 보자고 하면 어제는 미진한 토론이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이광재> 그렇습니다. 어제 설계 자체가 이게 정책검증인지 아니면 인물검증인지가 모호했고요. 워낙 토론이 벌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후보들도 굉장히 욕심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토론의 설계가 잘못됐다는 얘기를 지금 자꾸 하세요. 어떻게 잘못됐다고 보시는 걸까요? ◆ 이광재> 먼저 이게 정책검증인지 인물검증인지에 대한 경계가 좀 모호했고요. 이 두 개를 동시에 한다고 했으면 주제가 너무 많았다 이렇게 보는 겁니다. 그리고 또 이 검증을 피해갈 수 있는 그런 요소들을 제거하고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확보해 줘야 되는데요. 어제도 상호토론이 되고 질문이 논거와 재반론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후보자가 충분히 피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좀 설계가 미진했다고 보는 겁니다. ◇ 김현정> 한 사람이 질문하고 답변하면 그 답변을 듣고 재반론을 해야 되는데, 그 기회를 막아버리니까 문제가 있다. 그렇다보니 시청자들이 듣다가 궁금한 점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하는, 참아야 하는 상황이란 말씀. ◆ 이광재> 네, 그렇습니다. 저희가 네거티브하고 저질 네거티브하고는 구분을 짓는데요. 어느 후보가 논거 없는 저질 네거티브를 했을 때 충분히 그런 기회가 없었고요. 또 불리한 질문을 했을 경우에는 쉽게 피해갈 수 있는 그런 설계가 좀 있었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 김현정> 왜 토론 설계를 이렇게 했을까요? ◆ 이광재> 아마 우리나라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TV토론회가 선거관리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가 설계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후보자 형평성도 기준을 맞춰주죠.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관리하는 선거가 아니고요. 자유토론을 시도하고 또 유권자의 알권리를 위주로 토론을 설계하기 때문에 토론위원회가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대에 맞는 토론 또 유권자들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후보자들이 대답할 수 있는 이런 고민들을 오래 하는 것이죠. 그래서 앞으로 우리도 TV토론에 대해서 심도 있는 고민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외국에서는 유권자를 위한 토론을 한다면 우리는 후보자들을 위한 토론을 하는 거네요? ◆ 이광재> 그렇죠. 후보자들의 형평성을 좀 맞춰 준다, 이렇게 보는 건데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선거에서의 주인은 유권자가 돼야 되는데. 지금은 아마 제도정치권, 후보자 중심으로 선거가 흘러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 문자도 많이 들어오고, 트위터로도 어제 밤새도록 문자를 많이 주셨어요. 보면 등등 이런 문자들 주셨는데, 결국 부동층이 이번 토론을 보면서 어디로 움직일 것인가. 이 부분도 중요했거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셨어요? ◆ 이광재> 일단 말씀해 주신 분들 얘기처럼 어제 부동층이 굉장히 심하게 움직였다기보다는 지지자들의 지지의 논거를 정책적으로 찾았다, 이런 것에서 좀 의미가 있고요. 최소한 서울, 수도권 부동층들은 움직일 수 있겠다고 보는 겁니다. 이번 선거에서 한 500만표에서 100만표 차이로 승부가 갈릴거라고 보는데요. 과거 TV토론을 보더라도 부동층의 움직임이 TV토론 이후에 있었다는 것을 봐서 서울, 수도권의 유권자들은 움직였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 김현정> 서울, 수도권의 유권자들은 움직였다. 어디로 움직였을까요? ◆ 이광재> 지지의 논거들, 자기의 정책적 기조, 자기가 바라보고 있는 그런 정책적 기조에 의해서 맞는 후보를 찾았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오늘부터 아마 TV토론 이후에 여론조사가 시작이 되겠죠. 지켜보면 될 것 같고요. 또 하나 살펴볼 게, 이 토론회와는 별개로 대선후보들의 정책경쟁, 매니페스토 경쟁은 어떻다고 보세요? ◆ 이광재> 그렇게 큰 점수를 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일단 말하고 싶은 것만 말 하고 유권자가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인데요. 종합공약집도 안 낸 후보가 있는가 하면 지역을 돌면서 지역개발을 아직도 남발하고 있는 행태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도 정책공약에 들어가는 총 비용이 134조, 170조 가까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계속적으로 남발되는 공약들은 공약을 낼 때마다 택시 미터기처럼 하나씩 또 재정이 올라가는 겁니다. 종합적으로 공약을 놓고 유권자들에게 검증을 받아야 되는데. 하고 싶은 말, 이것도 저것도 다 해 주겠다는 식으로 선거를 끌고 가서 굉장히 안타깝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종합공약집도 안 낸 후보가 있다고 그랬는데 누굽니까? ◆ 이광재> 순차적으로 지금 내고 있는 쪽이 박근혜 후보 쪽이고요. 종합공약집은 냈지만 지역을 돌면서 계속 지역개발공약을 내고 있는 쪽은 문재인 후보 쪽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어떻게 부동층의 마음이 움직였을지, 유권자들의 마음이 움직였을지 며칠 더 지켜보죠.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