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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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8(화) 배우 장광 "도가니의 '교장', 광해의 '내시', 26년의 '그 사람'"
2012.12.18
조회 158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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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우 장 광


올 한해 우리 영화계를 빛낸 작품을 결산하다 보면 이 배우가 출연한 작품과 안 한 작품으로 나뉩니다. 결코 과장이 아닙니다. 영화 도가니에서는 극악무도한 교장선생님 역할. 또 올해 1000만 관객을 이끈 영화 광해에서는 충직한 내관 역할. 또 최근 흥행돌풍을 잇고 있죠. 영화 26년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외에도 조연으로 종횡무진하면서 60세의 나이에 충무로의 최고 기대주가 됐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배우 장광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장 선생님.

◆ 장광>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이 질문부터 좀 드리죠. 올 한해가 장광 씨 인생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 장광> 지금 나의 터닝포인트라고 얘기할 수는 없고요. 앞으로의 10년이 제 최고의 생애가 되려면, 그런 기도를 했던 그런 시간이 이루어지는 해였습니다.

◇ 김현정> 그게 터닝포인트네요. (웃음)

◆ 장광> (웃음) 굳이 따지면 그렇죠.

◇ 김현정> 도대체 올 한해에 영화를 총 몇 편이나 출연하신 거죠?

◆ 장광> 도가니는 작년에 했던 거고요.

◇ 김현정> 그렇죠.

◆ 장광> 금년에는 광해, 내가 살인범이다.

◇ 김현정> 26년.

◆ 장광> 26년. 또 음치클리닉, 신세계. 그렇게 했죠.

◇ 김현정> 제가 12월 초에 발표된 박스오피스를 보니까, 영화흥행 순위를 보니까 26년이 1위, 5위에는 내가 살인범이다. 7위에는 음치클리닉, 8위에는 광해. 10위권 안에만 장광 씨 출연작품이 4개나 들어 있었어요.

◆ 장광> 네.

◇ 김현정> 이 차트를 보면서 당사자는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 장광> 뭐, 제 일 같지 않아요. 실감이 잘 안 나죠.

◇ 김현정> 올해 출연작들 관객수 다 합하면 몇이나 될까요?

◆ 장광> 글쎄, 올해 하면 얼마나 될까요? 2000 가까이 되겠죠.

◇ 김현정> 야, 2000만 배우. (웃음) 도대체 어디서 뭐하다가 이렇게 혜성처럼 나타나셨습니까?

◆ 장광> 저는 쭉 그냥 성우생활을 했죠.

◇ 김현정> 성우. 언제부터?

◆ 장광> 34년 했으니까, 78년에 제가 입사했거든요. 지금 없어진 동아방송.

◇ 김현정> 동아방송 성우로.

◆ 장광> 동아일보사 안에 있는 동아방송에서 했었죠.

◇ 김현정> 여기 CBS에서도 드라마 하셨죠?

◆ 장광> 네. 드라마 했었어요. 프리랜서 때.

◇ 김현정> 그러셨죠. 어떤 작품들 주로 하셨어요, 성우 때는?

◆ 장광> 그게 전속 때는 옛날에 특별수사본부라는 거. 그게 드라마로는 최고의 구가를 했었고 그 다음에 이제 외화로는 V라는 게 시리즈로 처음 나올 때 외계인 나오는...

◇ 김현정> 그 유명한 V에서 어떤 역할을 하셨어요?

◆ 장광> 거기에는 제가 윌리엄이라는 외계인, 그때 곱슬머리였던, 귀엽게 생긴. (웃음)

◇ 김현정> 아, 쥐 잡아 먹는 외계인 중의 한 명?

◆ 장광> 아, 네. 그렇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셨군요. 그러다가 어떻게 도가니라는 첫 작품으로 데뷔하게 되신 거예요?

◆ 장광> 성우들이 IMF가 오면서 외화나 이런 성우의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죠. 그래서 그런 영역을 좀 넓히자. 그런 생각에서 오디션을 몇 차례 봤었죠, 도가니 하기 전에. 그런데 영화쪽에는 굉장히 어려워요.

◇ 김현정> 어렵죠.

◆ 장광> 처음 발 디디기가 쉽지 않아요. 그래서 오디션 몇 번 떨어지고, 우연치않게 도가니에 캐스팅이 되면서 그게 알려지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참, 그런데 그게 평범한 역할이 아니라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여학생들을 성폭행하는 아주 악랄한 교장 역할이었단 말입니다. 심지어 그 영화에 성폭행 범행장면까지 나오잖아요.

◆ 장광> 네.

◇ 김현정> 그거 힘들지 않으셨어요, 첫 작품에서?

◆ 장광> 심적으로는 굉장히 부담이 있었죠. 캐릭터 상으로는 굉장히 임팩트가 있는 캐릭터니까 배우들로서는 사실 어떤 면에서는 굉장히 하고 싶어하는 역할들이죠.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 김현정> 그렇군요. 악역이긴 하지만 굉장히 강한 각인을 시킬 수 있으니까.

◆ 장광> 네. 그러면서도 사실은 고민했어요. 제가 크리스찬이기 때문에 과연 이런 역을 해도 되나. 그리고 하고 나서도 굉장히 고개숙이고 다니고. (웃음)

◇ 김현정> 고개 숙이고, 알아볼까봐. (웃음)

◆ 장광> 교회 다니면서도 굉장히 불안하고. (웃음)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그 첫 데뷔작에서의 그 이미지가 부담스러워서라도 이번에 영화 26년의 전두환 전 대통령 역할 같은 거는 들어오면 안 하실 줄 알았는데 어디 그걸 또 하게 되셨어요?

◆ 장광> 지금 생존해 계신 분이고 그때 시대를 제가 살아왔던 사람이고 또 제가 한 12, 13년 전에 SBS드라마에서 삼김시대라는 드라마에서 제가 그 역을 한 번 했었어요.

◇ 김현정> 끝까지 방영 못 되고 중간에.

◆ 장광> 그렇죠.

◇ 김현정> 중단됐던 그 드라마에서?

◆ 장광> 그래서 작품이 좀 그래서 그런가, 제가 연기를 못해서 그런가 하는 그 아쉬움이 많이 남아 있었죠.

◇ 김현정> 그래서 이번에 한번 제대로.

◆ 장광> 이번에 한번 어떤 결과가 나올까에 대한 그런 스스로의 기대치도 있고. (웃음)

◇ 김현정> 너무 제대로 하셨어요.

◆ 장광> (웃음)

◇ 김현정> 관객들이 소름끼칠 정도로 똑같다, 이런 평들을 한결같이 내주고 있는데. 어떻게 연구하셨어요, 그분을?

◆ 장광> 자료가 많잖아요. 여러 개 보면서 연구를 하게 됐죠.

◇ 김현정> 특히 한 부분이 너무 똑같아서 지금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던데. 혹시 여기서 목소리 연기 한번 부탁드려도 될까요?

◆ 장광> ‘젊은 사람들이 날 좋아하지 않나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그 얘기죠.

◇ 김현정> 그 부분. 자, 한번 들어갑니다. 레디, 큐!

◆ 장광> 젊은 사람들이 요즘 나를 좋아하지 않나 봐.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말이야. (웃음)

◇ 김현정> 와.

◆ 장광> 여기서 하니까 잘 안 되네요.

◇ 김현정> 지금 밖에서 스텝들 박수 나왔습니다.

◆ 장광> 그랬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정말 똑같으시네요. 역시 성우를 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된 거겠죠?

◆ 장광> 많이 도움이 됐죠.

◇ 김현정> 많이 도움이 됐겠죠. 섭외 많이 들어오죠, 지금?

◆ 장광> 네. 지금 뭐...

◇ 김현정> 좀, 뭐. (웃음) 몇 개나 지금 들어와 있습니까?

◆ 장광> 회사가 생겨서요.

◇ 김현정> 아, 기획사.

◆ 장광> 네.

◇ 김현정> 야, 이제 소속배우세요?

◆ 장광> 네. (웃음) 그쪽에서 컨트롤하고 있죠.

◇ 김현정> 이 역할은 꼭 해 보고 싶다, 한번 욕심내고 싶다하는 역할이 있다면?

◆ 장광> 이제는 좀 푸근하고 유머러스하고 시트콤 같은, 그런 데로 새로운 변신을 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 김현정> 시트콤도 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좀 엉뚱하지만 친근한 이런 역할.

◆ 장광> 네.

◇ 김현정> 우리 영화계가 올 한해 정말 개성파 배우를 한 명, 든든한 배우 한 명을 얻은 것 같아서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내년에도 맛깔나는 연기 많이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장광>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