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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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7(월) 김효원씨 "왕복 2000km 40시간 달려 투표한 사연"
201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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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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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벵갈루루에서 무역업하는 교민 김효원 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인도 교민 김효원 씨


이제 투표까지 이틀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미 부재자들. 그러니까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재외국민들이나 국내 부재자들은 투표를 마쳤죠. 특히 대선에서의 재외국민 투표는 이번이 최초였는데 그 열기가 대단했습니다. 투표율이 71.2%. 예상보다 훨씬 높았는데요. 반기문 사무총장, UN사무총장, 소프라노 조수미 씨, 배구스타 김연경 선수. 이런 스타들도 재외국민 투표에 참여해서 화제였는데. 오늘 우리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런 유명인들보다 더 대단한 한 분 연결해 보겠습니다. 재외국민 투표를 하기 위해 무려 2000km, 40시간 동안을 쉬지 않고 달려가서 기어코 투표를 하고 만 분, 연결해 보죠. 인도 벵갈루루에서 무역업 하고 계세요. 김효원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인도 벵갈루루는 몇 시입니까?

◆ 김효원> 네. 아침 5시 15분입니다.

◇ 김현정> 이른 시간에 고맙습니다.

◆ 김효원> 별말씀을요.

◇ 김현정> 투표는 언제하셨어요?

◆ 김효원> 12월 8일날 했습니다.

◇ 김현정> 김효원 씨가 사는 곳에서 재외국민 투표소까지의 거리가 자그마치 왕복 2000km 거리였다고요?

◆ 김효원> 네.

◇ 김현정> 아니,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400km거든요.

◆ 김효원> 네.

◇ 김현정> 그러면 5배가 넘는 거네요?

◆ 김효원>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니, 부재자 투표소가 왜 그렇게 멀리 있습니까?

◆ 김효원> 부재자 투표소가 영사관이 위치한 위주로 있다 보니까요. 동인도 뭄바이, 벨리 두 군데만 있어서 남인도에 있는 벵갈루루나 첸나이에 많은 한인들이 사시는데도 너무 멀리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인도가 그렇게 넓은데 투표소는 딱 두 군데밖에 없군요?

◆ 김효원> 네. 영사관 위주로 있다 보니까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왕복 2000km. 40시간을 들여서 투표를 하고 오셨어요. 이게 거의 2박 3일?

◆ 김효원> 2박 3일이죠.

◇ 김현정> 그렇죠. 중간에 어디 잠깐 쉬다 가셨어요?

◆ 김효원> 아니요. 차 안에서 계속 잤죠.

◇ 김현정> 계속? 아니, 교통이 얼마나 안 좋길래. 아무리 서울, 부산의 5배 거리라도 꼬박 40시간은 좀 너무 한 거 아닌가요?

◆ 김효원> 시속 한 50km 정도 보시면 됩니다. 여기 도로 사정이요.

◇ 김현정> 버스라는 게.

◆ 김효원> 네. 중간에 또 기다리는 시간도 있고 다 해서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 저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마는, 길이 우리 같은 아스팔트 도로가 아니라 울퉁불퉁해서 엉덩이가 아플 정도였던 거 저 기억이 나거든요. (웃음) 지금도 그런가요?

◆ 김효원> 많이 나아졌는데 아직 한국 도로 사정에 비하면 아직 많이 열악하죠.

◇ 김현정> 창문에 부딪혀서 저는 잠도 잘 못 잤던 기억이 나는데, 40시간 동안 잠을 제대로 주무시지도 못했겠어요?

◆ 김효원> 뭐 인도에 제가 11년째 돼 가니까 이제 웬만큼 적응이 됐습니다. (웃음)

◇ 김현정> 그러시군요. 그러면 그 고생길을, 40시간을 왜 갔다 오신 거예요? (웃음) 아니, 왜냐하면 사실 우리는 집 앞에 투표소 있어도 뭐 바쁜 일이 있거나, 그날 어디 야유회 잡혀 있거나 하면 그냥 꼭 찍어야 될 후보가 없으면 넘어가기도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 많거든요. 그런데 굳이 그 고생길을.

◆ 김효원> 네. 일단은 저희 아이들이 지금, 투표권을 갖고 있는 대학생 아이들 2명이 한국으로 가 있는데 이 투표가 뭔지, 한국의 정치상황을 잘 모르고 여기 외국생활을 쭉 해서 일단은 우리 아이들한테 이 투표가 얼마나 중요한 건지를 꼭 아빠가 몸으로 좀 보여주고 싶었고요. 조금 더 나아가서는 대한민국에 계신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라도 투표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서울, 부산 거리 정도는 모두 투표에 참여해 주십사하는 그런 마음이 또 있었습니다.

◇ 김현정> 대한민국에 있는 유권자들에게도 ‘나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 소중한 권리 포기하지 마세요.’ 이런 의미로.

◆ 김효원> 네. 그런 의미의 뜻이죠.

◇ 김현정> 몸살은 안 나셨어요?

◆ 김효원> 네. 지금도 차만 타면 몸이 울렁거립니다.

◇ 김현정> 지금도 차멀미 때문에.

◆ 김효원> 네.

◇ 김현정> 게다가 보니까 직업이 무역업이세요.

◆ 김효원> 네.

◇ 김현정> 무역업이면 이게 시간이 돈이잖아요.

◆ 김효원> (웃음) 그래도 누군가가 투표 한 장 값을 계산을 했는데, 1인당 환산하면 4,500만원 돈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 돈이라는 게 투표로 한 장을 통해서 나의 삶의 방향과 여러 가지 삶의 방식, 이런 것들을 정해주는 거기 때문에 단순한 돈 문제뿐만이 아니고 굉장히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돈 버신 거네요, 그러면 4500만원.

◆ 김효원> 그렇죠.

◇ 김현정> (웃음) 인도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김효원> 이제 11년째 돼가요.

◇ 김현정> 그럼 지난 4.11총선 때도 재외국민투표 있었는데 그때도 혹시 다녀오셨어요?

◆ 김효원> 네. 그때도 다녀왔습니다.

◇ 김현정> 와, 정말 대단하시군요. 인도에 계신 교민들 분위기가 다 김효원 씨 같습니까?

◆ 김효원> 아이고.. 관심은 굉장히 높습니다마는 실질적으로, 현실적으로 가기는 어렵죠. 아까 말씀드렸는데 투표소가 두 군데밖에 없다 보니까 여기 남인도의 벵갈루루나 첸나이에 계신 분들은 왕복 2000km, 3000km되는 거리를 이렇게 다녀오시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요.

◇ 김현정> 다 생업이 있으셔서..

◆ 김효원> 네. 그 다음에 실질적으로는 관심이 높은 부분이, 모든 분들이 몸은 해외에 있지만 모든 정치, 경제의 근간은 한국에 있기 때문에 투표에 대한 관심은 한국 이상으로 뜨겁습니다.

◇ 김현정> 관심은 높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투표함이 너무 멀리 있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효원> 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가 갔다 온 이유는 저희 아이들한테 꼭 한 번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고. 항상 투표는 꼭 해야 된다고 하는 이런 소신을 20대부터 계속 갖고 있었고요. 투표를 한 번도 거른 적은 없습니다.

◇ 김현정> 한국에 있을 때도.

◆ 김효원> 네.

◇ 김현정> 지금 선관위를 중심으로 우리 소중한 한 표 행사하자라는 캠페인도 하고 있습니다마는 그 캠페인보다 김효원 씨의 한마디가 더 강력할 것 같아서 제가 부탁드리는데요.

◆ 김효원> 저도 캠페인 한 거예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자발적 기권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뭐냐 하면,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투표를 꼭 해야 되나? 해도 세상이 하나도 안 바뀌더라.’ 이런 분들께 한마디 하시죠.

◆ 김효원> 네. 투표는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특히 투표에 의해서 세상이 안 바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투표의 내용이 자기의 입장하고 최대한 가까운 사람을 뽑아야 되는데 자기 생각하고 다르게 뽑는 사람들이 지금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세상이 안 바뀌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꼭 하십시오, 여러분. 4500만원 가치보다 저는 그 이상인 것 같아요. 고생하셨고요. 건강하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