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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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기도 용인시 서태석 할머니 (71)
요즘 자기개발을 위해서 자격증에 도전하는 분들 많으시죠. 어르신들의 수도 점차 늘어서 한국산업인력공단 조사를 보니까 65세 이상 기술자격증 취득자가 5년 사이에 2배나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 많은 자격증 중에서도 미용기능사 자격증에 도전해서 합격한 최고령 기록을 세운 71살의 서태석 할머님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 서태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축하드립니다.
◆ 서태석> 감사합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의 최고령 미용사 합격생이 되신 거예요.
◆ 서태석> 네. (웃음)
◇ 김현정> (웃음) 소감이 어떠세요?
◆ 서태석> 글쎄요, 아주 감격스럽네요, 제가 해냈다는 게. (웃음)
◇ 김현정> 자격증 걸어놓고 매일 보시겠어요?
◆ 서태석> 그렇지는 않고요. 아는 사람을 (웃음) 만나면 보여주고.
◇ 김현정> (웃음) 살짝 숨겨놨다가 아는 사람 만나면 살짝 귀하니까 아껴야죠.
◆ 서태석> 네. (웃음)
◇ 김현정> 주위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 서태석> 뭐, 가족들이죠.
◇ 김현정> 가족들.
◆ 서태석> 딸의 권유로 그걸 따게 됐기 때문에 딸이 제일 좋아하고요.
◇ 김현정> 따님이 권유를 했어요?
◆ 서태석> 네. 엄마가 혼자 돼 가지고 무료하게 지내니까요. 여성으로서 오래할 수 있고 또 봉사도 할 수 있고 이런 게 미용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걸 권유하더라고요.
◇ 김현정> 딸이 그럼 제일 좋아했겠네요.
◆ 서태석> 네. 아주 제일 좋아해서 그 친구들까지 아주 그냥 축하전화가 오고 그랬어요.
◇ 김현정> 그러면 제1호 손님은 딸입니까?
◆ 서태석> 딸 머리는 아직 못 해줘봤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왜요? 딸이 권유해서 됐으니까 따님 머리부터 제일 먼저 볶아주셔야죠.
◆ 서태석> 아니, 친정 언니하고 친정 동생하고 (웃음) 조카 머리를 해 줬어요.
◇ 김현정> 한 번에 딱 붙으신 거예요?
◆ 서태석> 아니에요. 3번 떨어지고 4번째 붙었어요.
◇ 김현정> 4번째. 제가 듣기로는 이게 필기, 실기를 한 번에 다 보는 거라서 4번째 붙은 것도 이게 빨리 붙으신 거라면서요.
◆ 서태석> 네. 아주 젊은 사람들도, 나하고 같이 봤던 아이는 8번 만에 됐어요.
◇ 김현정> 그런 사람이 있을 정도로 힘들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그러면 그 앞에 3번 떨어진 거는 어디서 걸려서 떨어지신 거예요?
◆ 서태석> 순발력이 문제였어요. 나이가 먹으니까 주어진 시간 내에 다 그냥 소화하지 못해서요.
◇ 김현정> 시간 제한이 있군요, 그러니까 얼마 안에 파마롤을 얼마를 말아라, 이런 식으로.
◆ 서태석> 네. 59개를 말으는데 전부 다 말로는 35분 그러는데, 그 35분 속에는 끝에 마무리하고 이렇게 깨끗이 주변을 정돈한다든가 쓰레기를 전부 치운다든가, 이런 거까지 합해서 그러니까 총 33분 내에 그걸 다 해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서태석> 그런데 꼭 1개, 2개 그거 할 시간이 꼭 모자라더라고요.
◇ 김현정> 말하자면 몇 분이 모자라서.
◆ 서태석> 1분 이내에. 그런데 그걸 극복하기가 아주 힘들더라고요. 아무리 빨리 하려고 노력을 해도.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이번 네번째 시험에서는 아예 무릎까지 꿇고 시험을 보셨다든데 그거 왜 그러신 거예요?
◆ 서태석> 네. 신부 화장하는 시간인데요. 그때는 엉덩이를 쭉 빼고 이렇게 엉거주춤하고 화장을 하면 좀 보기도 안 좋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마음껏 보시게 하기 위해서 아주 무릎을 꿇고, 무릎 꿇고 한 사람은 저 혼자밖에 없어요. (웃음)
◇ 김현정> 그렇군요. 젊은이들은 무릎까지 꿇고 이렇게 화장할 생각은 못하는데 할머님은 다 무릎꿇고 어떻게 보면 좀 공손하게 심사위원님들 앞에서.
◆ 서태석> 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게 화장하셨군요. 연습시간도 젊은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걸리셨겠어요.
◆ 서태석> 네. 젊은 사람들은 그냥 아침 10시부터 시작해서 한두 시면 가고 그랬는데요. 도시락을 싸서 가서 5시 넘어까지 하고 왔어요.
◇ 김현정> 세상에. 입시공부 하듯이 하셨네요, 할머님, 정말.
◆ 서태석> (웃음) 네, 그냥.
◇ 김현정> 그 열정이 대단합니다.
◆ 서태석> 아주 열심히 했어요, 그냥.
◇ 김현정> 말씀하시는 것도 어쩜 이렇게 우아하세요?
◆ 서태석> 아유, 감사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김현정> 미용실 열면 중년고객들이 줄을 서겠어요, 특히 중년 남성 고객도 많으실 것 같아요. (웃음)
◆ 서태석> (웃음)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 김현정> 서태석 미용사, 서태석 헤어디자이너. 최고령 디자이너 만나고 있습니다. 미용사 자격증 따기 전에도 혹시 주변사람들 머리 좀 만져 주고 그러셨어요? 손재주가 있으셨어요?
◆ 서태석> 영감님 머리를 좀 다듬어드렸고요.
◇ 김현정> 아, 직접. 할아버님 머리 그렇게 다듬어드렸는데 그러다가 이제는 정말 정식 미용사가 됐는데 할아버님 언제 돌아가신 거예요?
◆ 서태석> 작년, 딱 1년 되셨어요. 작년 12월달에 돌아가셨거든요.
◇ 김현정> 할아버님은 합격증 못 보고 돌아가셨어요.
◆ 서태석> 네. (웃음) 못 봤죠. 그이가 살아계셨으면 이런 거 도전도 못 해봤겠죠, 시간이 없어서.
◇ 김현정> 결국은 할아버님이 선물을 주고 떠나신 거네요.
◆ 서태석> 네. (웃음) 아이고, 그렇게 얘기가 되나요.
◇ 김현정> 여보 하고 한 마디 하시죠. 나 합격증 땃어, 자랑하셔야죠.
◆ 서태석> (웃음) 여보, 나, 미용사 자격증 합격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저기서 박수 쳐주고 계시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 서태석> 네. (웃음)
◇ 김현정> 서태석 할머님, 국내의 최고령 미용사 자격증을 딴 합격자 만나고 있습니다. 가장 자신 있는 스타일은 어떤 거예요?
◆ 서태석> 커트를 잘 할 수 있고요.
◇ 김현정> 커트가 제일 어렵다고 하던데 커트에 자신이 있으시군요.
◆ 서태석> 그리고 신부 화장하고요.
◇ 김현정> 신부 화장하고. 할머님의 스타일을 느껴보려면 어디로 가야됩니까?
◆ 서태석> 이제 봄에 미용실을 작게 하나 차릴 생각이에요. 그래서 사랑방처럼 나이 든 어르신들이 와서 쉬시기도 하고, 그 중에 어려우신 분들은 내가 무료로 해 드리면서 교회봉사도 하고, 그런 각오로. (웃음) 계획하고 있어요.
◇ 김현정> 동네에서 소문난 미용실, 100m 줄 서는 미용실 되시기를 바랍니다.
◆ 서태석> 아유, 감사합니다.
◇ 김현정> 봉사도 많이 해 주시고요.
◆ 서태석> 네.
◇ 김현정> 오늘 아침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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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3(목) 서태석 할머니 "최고령 미용사 합격.. 마네킹으로 연습을"
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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