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10(월) 김평화 양 "바바리맨 잡은 태권도 4단의 여고생"
2012.12.10
조회 597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수원 영생고 2학년 김평화 양


월요일 아침부터 이런 얘기를 꺼내기가 조금 민망한데요. 여러분, 바바리맨이라고 들어보셨죠? 주로 여학교 근처나 주택가에 출몰하면서 바바리코트 안에다가 아무 것도 입지 않고 여성들 앞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성도착증 환자를 일컫는 말인데. 최근 고등학교 2학년 여고생이 이 바바리맨을 직접 손으로 잡아서 경찰에 넘겼습니다. 대단한 화제예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용감한 여고생, 연결을 해 보죠. 수원 영생고등학교 2학년 김평화 양입니다. 평화 양 안녕하세요?

◆ 김평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름도 평화네요.

◆ 김평화> (웃음)

◇ 김현정> (웃음) 여기저기 언론에 많이 나와서 학교에서는 이미 유명해졌겠어요? 친구들이 뭐라 그럽니까?

◆ 김평화> 그냥 잘했다고, 멋있다고.

◇ 김현정> 멋있다고? 남자친구들도 있죠, 남녀공학이죠? 남자친구들은 뭐라고 해요?

◆ 김평화> 무섭다고 그냥 그래요.

◇ 김현정> (웃음) ‘너 무섭다?’ 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 김평화> 네. 특별히 다친 데는 없어서 괜찮아요.

◇ 김현정> 아니, 목소리가 이렇게 앳된 여고생이 어떻게 맨손으로 무기 하나 안 들고 바바리맨, 일명 성도착증 환자를 잡았을까, 참 상상이 안 되는데 우선 사건이 벌어졌던 당시로 좀 돌아가보죠. 이게 언제였습니까?

◆ 김평화> 11월 21일, 점심시간이에요.

◇ 김현정> 점심시간에. 그 나쁜 아저씨를 점심시간에 어디서 발견한 거예요?

◆ 김평화> 저희가 영생동산이라는 데가 있어요, 학교 안에. 그 울타리 밖에서 봤어요.

◇ 김현정> 학교의 울타리 밖에서 음란한 행위를 하고 있는 그 나쁜 사람, 나쁜 아저씨를 발견한 거군요?

◆ 김평화> 네.

◇ 김현정> 그런데 보통 그런 사람을 보면 악 소리지르면서 도망가거나 아니면 어른들한테 가서 신고하거나 이래야 될 텐데 무슨 생각을 한 거예요, 평화양은?

◆ 김평화> 그때 친구가 봐서 저한테 말을 했어요. 제 친구랑 같이 있는데. 그래서 저는 사진찍으려고 일어났는데 그 아저씨가 도망가서.

◇ 김현정> 아니, 잠깐만요. 그 음란행위를 바바리맨을 봤는데 어떻게 사진기를 꺼내들고 사진찍을 생각을 했어요, 평화 양?

◆ 김평화> 저번에 한 번 놓쳤었거든요.

◇ 김현정> 자주 나타나는 사람이에요, 그 학교에?

◆ 김평화> 네.

◇ 김현정> 한 번 잡으려다가 놓쳐서.

◆ 김평화> 그래서 이번엔 잡아야 되겠다고 해서 사진찍으려고 했어요.

◇ 김현정> 말하자면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 김평화> 네.

◇ 김현정> 그래서 사진부터 찍고 그 다음에 잡으로 가자.

◆ 김평화> 네.

◇ 김현정> 그래요. (웃음) 아니, 그러면 사진찍어서 경찰에 넘겨도 될 텐데 어떻게 평화 양이 직접 달려갔어요?

◆ 김평화> 사진도 못 찍고, 도망 간다고 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 김현정> 사진 찍으려는 순간 이 사람이 도망을 가기 시작하자. 이렇게 놓쳐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그냥 본능적으로 달려간 거에요?

◆ 김평화> 네. 진짜 이거는 꼭 잡아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왜 꼭 잡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 김평화> 저번부터 계속 보이고 애들도 많이 보고, 무섭다고도 해서 ‘잡아야지’ 이 생각으로...

◇ 김현정> 아이들이 무섭다고 하고, 친구들이. 저 사람 그냥 두면 큰일 날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따라가 본 거예요?

◆ 김평화> 네.

◇ 김현정> 몇 미터나 쫓아갔어요?

◆ 김평화> 150m 쫓아간 것 같아요.

◇ 김현정> 150m. 평화 양 혼자서?

◆ 김평화> 아니요. 제 뒤에 친구 2명이랑 배움터지킴이 아저씨가 같이 뛰었어요.

◇ 김현정> 학교 지킴이 아저씨하고 친구 두 명이 뒤따라오고 평화 양이 선두에 서고?

◆ 김평화> 네.

◇ 김현정> 그러다가 어떻게 잡게 된 거예요?

◆ 김평화> 달려가서 제가 어깨쪽 잡았는데 바바리맨이 어깨 뿌리치려고 해서 뒤에 차가 있길래 밀었어요. 계속 뿌리치려고 하기에 팔을 꺾었는데 배움터지킴이 아저씨가 오셔서 멱살 잡고 친구 와서 팔 잡고 교무실로 끌고왔어요.

◇ 김현정> 아니, 팔을 꺾었어요, 잡아서?

◆ 김평화> 네.

◇ 김현정> 아니, 그 바바리맨이 몇 살이나 되는 어느 정도의 체구의 남자였는데요?

◆ 김평화> 키는 168 정도 돼 보였고요. 나이는 40대 중반?

◇ 김현정> 40대 중반에 키 168 정도 되는 아저씨를 잡아서 팔로 꺾었어요, 혼자? (웃음) 원래 운동을 좀 하는 학생이에요?

◆ 김평화> 운동선수 생활을 했었는데요.

◇ 김현정> 무슨 운동?

◆ 김평화> 태권도 겨루기 선수요.

◇ 김현정> 태권도 선수, 몇 단?

◆ 김평화> 4단이요.

◇ 김현정> 태권도 4단, 유단자군요. 그러니까 별로 겁 안 내고 따라갈 수가 있었던 거예요, 자신을 믿고.

◆ 김평화> 네.

◇ 김현정> (웃음) 그래서 그 바바리맨을 잡고 팔을 꺾고 나니까 뭐라고 그 아저씨가 호소를 하던가요, 우리 평화 양한테?

◆ 김평화> ‘왜 그러세요?’

◇ 김현정> 자기가 그런 짓 해 놓고 왜 그러세요, 그래요?

◆ 김평화> 교무실로 오는데 이번에 걸리면 안 된다고, 가정이 있다고 한 번만 봐달라고 했어요.

◇ 김현정> 나 가정이 있다고? 그 얘기를 듣고 평화 양이 뭐라고 했어요?

◆ 김평화> 아저씨 보고 아저씨 저희 보는데 이상한 짓 했잖아요. 한두 번 아니잖아요.

◇ 김현정> 아저씨 한두 번 아닌데 못 봐주겠어요, 이런 거예요?

◆ 김평화> 네.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야무진 학생이네요. 그래서 잡아서 바로 경찰에 넘긴 거예요, 어떻게 했어요?

◆ 김평화> 그때 수업이 있어서 경찰이 올 때까지 가만히 못 기다려서 교무실로 끌고 갔어요.

◇ 김현정> 얌전하게 거기까진 따라오던가요?

◆ 김평화> 지킴이 아저씨도 계시고 친구들도 같이 잡고 있어서 얌전히 끌려온 것 같아요.

◇ 김현정> 얌전히? 그럼 교무실에서는 선생님들이 웬 아저씨를 평화 양이 막 멱살 잡고 끌고 오니까 당황하셨겠네요.

◆ 김평화> 저희가 교무실에서 큰 소리로 떠들 수 없어서 지킴이 아저씨가 선생님들한테 변태 잡아왔다고 그랬더니 아저씨한테 수고하셨다고 이렇게 말하고 저희는 수업종 쳐서 선생님들이 수고했다고 얼른 들어가서 수업하라고.

◇ 김현정> (웃음) 얼른 수업하라고, 잡았으니까 네 임무 끝났다. 수고했다. (웃음) 평화 양이 잡은 건지는 선생님들도 다 아시죠?

◆ 김평화> 네.

◇ 김현정> 지금은 뭐라고 하세요? 이렇게 유명해졌는데 여기저기 인터뷰도 많이 하고. (웃음)

◆ 김평화> (웃음) 유명해졌다고, 그냥 행실 똑바로 하고 다니라고.

◇ 김현정> (웃음) 역시 선생님들은 끝까지 선생님이십니다. ‘너 이제 유명해졌으니까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 되고 행실도 똑바로 해야 돼.’ (웃음) 그래요. 맨손으로 학교 앞에 성도착증 환자, 일명 바바리맨을 잡아서 지금 화제입니다. 여고생 만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사실은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니까 이렇게 우리가 웃으면서 얘기하지, 사실 그 바바리맨이 흉기라도 들고 있었으면 좀 위험할 뻔도 했어요, 평화 양. 부모님들은 걱정 안 하셨어요, 나중에 듣고 나서?

◆ 김평화> 엄마는 걱정된다고 다시는 그런 짓 하지 말라고 그러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시죠, 어머님은.

◆ 김평화> 아빠는 잘했다고.

◇ 김현정> 아버님도 혹시 운동 좀 하십니까?

◆ 김평화> 아빠는 그냥...

◇ 김현정> (웃음) 그 패기가, 용기가 아빠를 닮은 모양이에요, 우리 평화 양은.

◆ 김평화> (웃음) 네.

◇ 김현정> 만약 똑같은 상황이 또 닥치면, 어떤 불의한 상황이 닥치면 평화 양 또 나설 거예요?

◆ 김평화> 주변에서 걱정들 많이 하시고, 다시 또 그 상황이 되면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 김현정> (웃음) 조심해야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요. 제 생각에도 본능적으로 뛰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일단 어른들한테 신고하는 게 좀더 나을 것 같습니다, 안전상에서는. 앞으로 꿈은 뭔가요?

◆ 김평화> 운동할 때는 태권도 국가대표가 꿈이었는데 지금은 그만두고 고민 많이 하고 있어요. 할 수 있다면 태권도 사범이나 경찰되는 게 꿈이에요.

◇ 김현정> 경찰. 그래요. 훌륭한 경찰, 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도 제대로 경찰훈련 받아서 임명될 때까지는 맨손으로 범인 잡는 건 조금 생각해 보시고요. (웃음)

◆ 김평화> 네. (웃음)

◇ 김현정> 고생 많았습니다. 평화 양, 공부도 열심히 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