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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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7(목) 이진학 예비역공군소장 "글로벌호크 구매 가능성...제로"
20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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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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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 3천억...정부 대 정부 판매는 가격협상을 하지 않는 게 원칙
- 정부, '팬텀아이' '글로벌옵서버' 등 고도무인정찰기 재검토 알려져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 이진학 단장 (예비역 공군 소장)


미국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 20km 상공을 날면서 지상 30c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날아다니는 첩보위성, 이런 별명도 붙어 있는데요. 우리는 사고 싶어 했습니다. 그것도 2005년부터요. 그런데 미국이 팔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우리에게 판매하겠다고 통보를 했는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당초 우리 정부의 예상액보다 무려 3배나 높은 가격을 부르면서 이거를 구매해야 되느냐, 이 논쟁이 붙었죠. 설명을 들으면서 여러분 각자 판단을 해 보시죠. 공군예비역 소장입니다. 항공우주기술혁신센터 이진학 단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글로벌호크, 제가 날아다니는 첩보위성이다, 이렇게 소개를 했는데. 자세히 어떤 건지 좀 설명을 해 주시죠.

◆ 이진학> 네. 미 공군은 1950년대 개발한 U-2기라는 비행기를 지금까지 고고도 정찰기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게 많이 노후 됐습니다. 그래서 이걸 대체하기 위해서 무인정찰기를 개발해서 지금 쓰고 있습니다. 그게 글로벌호크인데.

글로벌호크는 말씀하신 대로 20km 상공에서 시속 600km로 납니다. 2만km까지 날아가는 원거리, 광역, 넓은 지역을 감시하는 이런 정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이륙하면 한 40여 시간 동안 제공을 하면서 3000km 원거리표적을 감시하는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로벌호크는 SAR라고 하는 적외선탐지레이더하고 EO카메라를 장착을 하고 있는데. 20km 상공에서 지상에 있는 30cm짜리 물체가 이동하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는 그런 최신장비를 갖춘 고가의 정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현존하는 무인정찰기들 중에 등수로 따지자면 몇 등 정도 되는 거예요?

◆ 이진학> 정찰기로서는 최신예, 최상의 정찰기라고 할 수 있겠고요.

◇ 김현정> 그건 분명하군요. 그러면 이 글로벌호크로 우리나라를 날면서 감시한다면 어디까지 감시가 가능합니까?

◆ 이진학> 정찰기라도 적 지역으로는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 우리 영역 안전 지역에서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에 있는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기지, 함경북도 풍계리의 핵실험 시설까지 전부 감시 대상으로 넣을 수가 있습니다. 북한 전 지역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이죠.

◇ 김현정> 제가 그냥 들어서는 이게 잘 비교가 안 되고요. 지금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정찰기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 이진학> 우리 군은 아주 초라하죠. 우리 공군은 전방 지역 표적을 감시하는 재래식 전술 정찰기를 소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가서 사진을 찍어서 메가진을 가지고 내려와서 현장에서 판독하는 그런 수준이고요.

또 백두금강정찰기도 있는데 이것도 능력은 아주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주한 미 공군은 아까 말씀드린 U-2기를 운영하고 있는데. U-2기는 평양 이남지역은 감시를 하고 있고, U-2기가 확보한 정보는 우리 한-미 간에 서로 공유를 일부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U-2로는 평양 이남까지만 볼 수 있고, 글로벌호크로는 북한 전 지역 커버되고 중국까지도 봅니까?

◆ 이진학> 중국까지도 볼 수도 있죠. 그리고 글로벌호크는 날아다니면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감시지역이 제한이 없다고 봐야 되겠죠.

◇ 김현정> 하여튼 좋은 건 확실하네요. (웃음) 좋은 건 확실한데, 과연 이 가격에 이걸 사는 게 맞느냐, 이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우선 그동안 우리가 산다고 했을 때 안 된다고 그랬어요, 미국이 안 판다고. 그러다가 갑자기 지난 21일에 4대 팔겠다, 이렇게 마음을 바꾼 이유는 뭘까요?

◆ 이진학> 그동안에 미국이 우리가 2005년부터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안 판 이유는 정찰기에 탑재하는 하는 장비가 500kg을 초과하면 안 된다는 MTCR 기준이 있습니다.

◇ 김현정> 미사일기술통제체제 말씀하시는 거죠?

◆ 이진학> 네. 그다음에 Export License라고 하는 판매허가, 미국이 기술 통제를 위해서 판매허가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하고. 그 다음에 우리가 그동안에 제시된 가격이 너무 높아서 좀 주춤거리고 있었죠. 이런 것들로 사업이 지지부지했었는데, 갑자기 미국 국방부가 판매의사를 보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까지 묶어놨던 규제들은 다 푼건가요?

◆ 이진학> MTCR이 지난번에 합의를 봤기 때문에 탑재 장비 무게 문제는 해결이 됐고, 그래서 EL도 풀겠다하는 그런 뜻이죠. 그런데 사실은 보면은, 미 공군이 더 이상 글로벌호크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이걸 개발 하는데 한 업체가 7, 8억을 들여서 개발한 것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이게 앞으로 제작사측에 경제적인 문제가 있겠죠. 아마도. 그래서 외국으로 팔아야 한다는 그런 측면도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좀 정리를 해 보자면, 미국의 국방예산이 얼마 전에 삭감됐어요.

◆ 이진학>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글로벌호크를 개발한 군수회사에서는 이제는 더 이상 미국에서는 못 파는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데로 눈을 돌렸다. 이런 말씀.

◆ 이진학> 그래야 될 것으로 지금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미국 의회는 그쪽 돈을 벌게 해야 하니까 지금까지 묶어놨던 거 풀면서 한국에도 팔아라?

◆ 이진학> 아직 미 의회에서는 허락이 안 났습니다만 국방부가 허락을 요청을 했죠, 동의를 했고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이진학> 사실 이게 2009년도에 한-미 간에 의견이 접근돼서 우리 글로벌호크 사겠다 하는 그런 보도도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작사에서도 이게 계약을 낙관을 하고 다 왔다하고 축하 준비 단계까지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가격이 너무 비싸고 또 당시에 새로 글로벌옵서버라는 장비가 등장을 해서 그게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게 지금 좀 늦어진 측면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2009년 얘기인가요?

◆ 이진학> 네. 2009년, 2010년 얘기죠.

◇ 김현정> 그때 가격이 한 세트가 4대인데. 4대에 4500억 정도였거든요. 그때도 비싸다고 해서 가격 얘기하다가 흐지부지했는데 이번에 부른 가격을 보니까 1조 3000억이에요.

◆ 이진학> 그게 좀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미측이 제시한 기종이 블락 30인데 우리가 개조를 많이 했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졌다 하는 그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동안 리모델링했다?

◆ 이진학> 네. 우리 정부가 책정한 예산은 제가 알기론 4000억 부근인데. 12억 달러를 요구했으니까 차이가 너무 커졌습니다. 협상이 좀 어려울 걸로 생각이 되고. 이게 지금 우리가 알고 있어야 될 것이 미국의 입장은 항상 우리가 판매를 허락한다, 이런 입장입니다. 그래서 항상 그 가격이나 조건에서 고자세적인 면이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속된 말로 얘기하자면,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기술이기 때문에 그들이 자꾸 이 가격 가지고 장난을 치는군요?

◆ 이진학> 그렇습니다.

◇ 김현정> 소장님, 공군 소장 출신이시고,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기 때문에 이 분야에 누구보다 전문가시니까 제가 이런 질문드립니다만, 비싸도 꼭 필요하면 사야 됩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우리가 이 글로벌호크를 사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 이진학> 지금 글로벌호크에 대한 논란이 우리나라에서 아직 좀 많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 한반도 지형과 작전환경에 적합한 시스템인가, 그리고 가격이 너무 비싸지 않은가, 또 이것 이외에 다른 대안은 없는가, 이런 여론들이 아직 많이 있기 때문에 좀 이게 이런 것이 동의, 합의를 봐야 할 상황이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구매를 하라고 했으니까 상당히 협상이 어렵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걸 사게 되면 FMS(대외군사판매)라고 하는 정부 대 정부 간 판매형식으로 가게 되는데, FMS로 가게 되면 가격협상이 없습니다.

◇ 김현정> 없어요?

◆ 이진학> 모든 조건을 미국 측에서 제안한 대로 해야 되니까 요구하는 대로 돈을 줘야 되고.

◇ 김현정> 그건 왜 그렇습니까, 왜 협상을 못 합니까?

◆ 이진학> FMS(대외군사판매)는 정부 대 정부 간의 판매이기 때문에 가격협상을 하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 김현정> 또 그런 원칙이 있군요.

◆ 이진학> 그래서 앞으로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구매 자체가 좀 어렵고, 그런 상황에서 또 구매해서도 안 될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구입가능성 없다고 보세요?

◆ 이진학> 네,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아마 정부에서도 재검토하겠다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다른 여러 가지 방안을 재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다른 여러 가지 방안이라면 글로벌호크를 대체할 정찰기가 있긴 있습니까?

◆ 이진학> 있습니다. 고고도 무인정찰기를 개발하는 회사도 몇 군데가 있고, 특히 지금 현재 팬텀아이라든가 글로벌옵서버 이런 기종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팬텀아이, 글로벌옵서버.

◆ 이진학> 특히 글로벌옵서버에 대한 관심을 우리 국내에서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이것은 저속으로 장기간 제공하는 그런 항공기입니다. 한 20km 상공에서 시속 한 250km 저속으로 다니면서 한 번 이륙하면 한 5일 내지 7일 간 떠다니면서 장기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그런 체제입니다.

◇ 김현정> 아까 전에 글로벌호크는 얼마 동안 난다고 하셨죠?

◆ 이진학> 한 40여 시간이요.

◇ 김현정> 40여 시간인데. 이건 5일이니까, 속도가 느린 대신 오래 날 수 있군요?

◆ 이진학> 그렇죠. 그래서 한반도에 떠서 슬슬 저속으로 다니면서 집중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그런 장점이 있죠. 그래서 우리 한반도 같이 좁은 지역에서는 더 적합한 체계가 아닌가.

글로벌호크는 아까 말씀 드린 대로 3000km 작전반경이라고 했는데요. 몇 천 km 기준이고, 우리 한반도는 몇 백 킬로미터이면 됩니다. 그래서 이게 Overqualified System이 아닌가 하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래서 글로벌호크가 더 좋은 건 사실이지만 우리 같은 지형에서, 우리 같은 좁은 지형에서 그 정도까지 필요 있느냐. 오버하는 거다, 이런 말씀. 그러면 글로벌옵서버는 사면 얼마 정도에 구입합니까?

◆ 이진학> 가격은 글로벌호크의 2분의 1도 안 되는 걸로 알고 있고요. 특히 운영유지비가 저렴합니다. 그래서 지금 그동안의 시험비행이 중단이 돼 있다가 내년부터 다시 시작을 하면 2013년 말이나 2014년도에는 전력화가 된다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시험비행 성공하는 것하고 전력화 가능 여부 이런 것들을 한번 주시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글로벌호크를 사게 되면 4대가 한 세트인데, 1년 유지비가 3000억 정도.

◆ 이진학> 3000억 이상 아마 들 겁니다.

◇ 김현정> 우리 주력전투기 135대 유지비하고 같다. (웃음) 이런 얘기를 제가 들었어요.

◆ 이진학> 굉장히 유지비가 많이 듭니다.

◇ 김현정> 이번에 우리 가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얻어내지 않았습니까? 그러면서 혹시 사주겠다고 뒤로 약속한 것 아니냐, 이런 의문 갖는 분도 있는데, 설마 그건 아니겠죠?

◆ 이진학> 그건 확인할 수가 없죠. (웃음)

◇ 김현정> 그건 아니리라고 생각을 하고 이건 찬찬히 뜯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 우리 청취자들이 질문 주시는데, ‘유럽이나 다른 나라하고 경쟁시키면서 가격 좀 다운시켜서 얻어낼 방법은 없는가.’ 어떤가요?

◆ 이진학> 그런 전략으로 아마 가야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여러 기종을 경쟁을 시켜서 가장 저렴하게 우리한테 적합한 기종을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하죠.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