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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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6(수) 이준희 씨 "6층 추락 아이 받아 화제된 아저씨, 지금은...."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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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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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김현정의 뉴스쇼가 다시 만난 사람(1) 이준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6층에서 추락한 아이 받아 화제된 이준희 씨


오늘부터 3부 이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는 ‘송년특집 뉴스쇼가 만난 사람들’로 꾸며집니다. 한 해 동안 이 뉴스쇼를 통해서 만난 화제의 인물들 가운데 다시 만나고 싶은 인물들을 오늘부터 31일까지 네 편 연속으로 준비했는데요. 오늘이 그 첫 번째 시간입니다.

참 감동적인 사연이었어요. 지난 6월, 아파트 6층에서 추락한 네 살배기 아이를 지나가던 아저씨가 맨손으로 받아냈던 거 기억하시죠? 저희가 그때 병원에 있는 분을 인터뷰 했었는데요. 6개월이 흐른 지금, 이분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 대구에 사는 이준희 씨 다시 한 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 김현정>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 이준희> 네.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신 덕분에 건강 회복하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제일 궁금한 게 건강인데, 그때 병원에 입원해 계셨어요. 그러면서 ‘사실은 앉아도 편치 않고 누워도 편치 않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셨거든요.

◆ 이준희> 네.

◇ 김현정> 지금은 어떠세요?

◆ 이준희>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고, 지금 현재 상황에는 조금 가벼운 등산이라도 이런 걸 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운행이라든지 이런 거는, 심한 운동은 좀 하기가 힘이 듭니다, 현재도.

◇ 김현정> 장거리 운행이 힘들다는 얘기는 오래 앉아있기 힘드시다는 얘기네요.

◆ 이준희> 네.

◇ 김현정> 무슨 어떤 병명 같은 게 있어요?

◆ 이준희> 지금 현재 상황으로, 의학적으로는 뚜렷하게 그런 건 없는데 결국은 의사선생님이 쉽게 말씀하시는 교통사고 후유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교통사고 후유증. 그렇군요. 6개월 동안 이준희 씨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 이준희> 네. 딱 만 6개월이 지났네요. 지난 사고 당시에는 한여름이고 지금은 한겨울인데. 사실 병원에 퇴원하고 난 다음에 한 2, 3개월 정도는 좀 구름을 타고 다니는 기분이더라고요. 모든 분들이 인사도 하고 이러다 보니까. 사실 일상생활에서는 조금 부담이 되었습니다.

◇ 김현정> 너무 유명해져서. (웃음)

◆ 이준희> (웃음) 지금은 현재 생업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때 구했던 그 네 살배기 아이하고는 연락 주고받으세요?

◆ 이준희> 네. 그 아이하고 연락을 하고, 그 아이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마당에서 봅니다. 애가 어린이집에 간다든지.

◇ 김현정> 같은 아파트 사시니까.

◆ 이준희> 네. 어제 아침에도 만났습니다. (웃음)

◇ 김현정> 만나면 아이가 뭐라 그래요?

◆ 이준희> 만나면 그 아이가 저를 이제는 알아보는 것 같더라고요.

◇ 김현정> 이제는 알아봅니까? (웃음)

◆ 이준희> 네. (웃음)

◇ 김현정> ‘고맙습니다.’ 좀 인사도 하고요?

◆ 이준희> 네, 사랑합니다도 하고. 어제 아침에는 성탄절날 저희 집사람이 저 모르게 아이에게 선물을 주더라고요. 애 집에까지 갔다 와서 전했는데 아이가 하트 모양으로 ‘사랑합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얼마나 고맙습니까.

◇ 김현정> 그래요. 참 좋은 분입니다. 이준희 씨도 그렇고 이준희 선생님 가족도 그렇고. (웃음) 참 따뜻한 분들.

◆ 이준희> 별말씀을요. (웃음)

◇ 김현정> 그 아이 건강도 걱정이 됐는데, 그 아이는 괜찮아요?

◆ 이준희> 지금 아이는 보니까 활발하게 어린이집 잘 다니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다행이네요, 다행이에요. 6개월 전으로 시간을 잠깐 돌려보죠. 그날 사건 워낙 유명해서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러니까 그날 고3인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려고 주차장에 서 계셨던 거죠?

◆ 이준희> 네.

◇ 김현정> 그런데 저쪽에서 비명소리를 들으셨어요.

◆ 이준희> 네. 비명소리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사실 가정적으로 무슨 싸움을 하나 싶어서 봤는데 그 목소리가 아기엄마의 목소리였는데 그 목소리가 상당히 급박한 상황의 목소리더라고요. 무의식중에 고개를 돌리니까 저는 6층인지, 1층인지, 3층인지도 몰랐습니다. 애가 달려 있는 거 밖에 몰랐기 때문에.

◇ 김현정> 아이가 베란다의 철망. 난간 잡고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거예요.

◆ 이준희> 네, 그렇죠. 만약에 그 아이가 손을 놓아버렸다고 하면 아마 큰 사고를 안 당했겠나 싶었는데.

◇ 김현정>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 이준희> 무의식중에 뛰어갔죠. 그래서 갔는데 그 아이가 사실, 너무나 고맙더라고요. 그 아이가 제가 뛰어가는 사이에도 그렇지만 제가 밑에서 혹시나 애가 추락하는 지점에 있었는데 그 아이가, 순간적으로 그 아이와 제가 신호상황도 될 수도 없는 상황이고 워낙 급박하니까.

그런데 아이가 손을 딱 놓더라고요. 그 순간에 모든 게 끝입니다. 불과 길게는 5, 6초, 그 사이에 모든 것이 상황이, 제가 봐서 뛰어가고 아이가 떨어질 때 그 상황이 한 5초 정도 됐을 겁니다.

◇ 김현정> 너무 고마운 건 아이가 한번 이 아래를, 아저씨를 바라보면서 손을 한번 다잡았다면서요?

◆ 이준희> 제가 밑에서 아이 상황을 봤을 때 아이가 난간대를 다시 한 번 더 잡아주더라고요~

◇ 김현정> 그게 한 2초 번 거 아닙니까?

◆ 이준희> 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상당히 그 친구한테는 고맙고 감사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아이가 네 살이었어요. 당시 몸무게가 17kg이었으니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속도에다가 중력까지 붙어서 100kg 이상의 무게와 부딪히는 것. 100kg 맞나요? 100kg도 더 됐던 거 같은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 이준희> 제가 알기로는 어떤 교수님들 말씀은 약 한 1톤가량이라고 하신 분.

◇ 김현정> 1톤. 그렇죠, 맞습니다. 1톤과 맞부딪히는 것과 같다. 이런 분석까지도 그때 나왔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모두 이렇게 건강하게 웃고 있습니다. (웃음)

◆ 이준희> (웃음) 고맙습니다.

◇ 김현정> 만약 말이에요. 물론 그런 일이 다신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에 또 눈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또 망설임 없이 뛰어가시겠어요?

◆ 이준희> 아마 더 빨리 뛰어가지 않겠습니까, 이제는. 그런 일은 정말로 없어야 되겠지만. 그러나 이런 일은 저뿐만 아니고 이 사회공동체의 모든 우리 시민들이나 국민들은 아마 저 이상으로 하실 겁니다.

◇ 김현정> 얼마 전에, 뉴욕 지하철에서 한인 한 분이 숨졌습니다. 그 주변에 18명이 있었는데 아무도 그분을 도와주지 않아서, 상반신이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분이 숨지고 말았어요. 이런 사건 보면서 이준희 씨 생각이 났어요, 사실은. 그 아이를 6층에 있는 아이를 받아낼 생각을 하고 있는 우리 사회. 그래도 우리 사회는 아직도 살만하구나. 사람이 사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참 감사합니다.

◆ 이준희> 네. 고맙고. 제가 한 가지만 제 이야기를 좀 드리자면 사실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제가 사실 댓글로 라든가 신문지상에 이런 게 방송도 나가게 됐지만 사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 건데 그 자체를 가지고, 또 제가 인터넷을 보니까 악플을 막 달더라고요.

◇ 김현정> 악플 다는 사람이 있습니까?

◆ 이준희> 사실 이런 얘기는 아침부터 해서는 안 되겠지만 보험금을 타려고 했냐는 둥, 돈을 얼마를 받았냐는 둥. 참 사실 그런 부분이 너무나 힘이 들었고.

◇ 김현정> 그런 건 무시하세요. 그런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죠. 그런 악플을 왜 답니까? 그런 거 무시하시고요. 건강하게 우리 사회에 희망이 살아 있음을 다시 한 번 증거해 주시기 바랍니다.

◆ 이준희> 네, 고맙고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