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24(월) 김진숙 지도위원 "朴 당선자, 죽어가는 노동자 더 없게 하십시오"
2012.12.24
조회 83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노동자 소외 계속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 일어날 것
- 한진중 사측 158억 손배소, 노조가 270년을 모아야 하는 돈


2012년을 이제 일주일 남겨두고 있습니다. 모두가 새해 기다리면서 설레야 하는 이때에 노동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으면서 우리를 참 안타깝게 하고 있는데요. 지난 21일에는 정리해고를 당한 뒤 몇 년 만에 복직을 했던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손해배상 가압류를 비관하면서 목숨을 끊었고요. 바로 다음 날에는 현대중공업 사내 하청업체의 해고노동자가 투신을 했습니다. 지금 70, 80년대가 아닌데요. 2013년 문턱에서 도대체 우리 노동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의 김진숙 지도위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한진중공업에서 92년에 박창수 씨, 2003년에 김주익 지회장, 곽재규 씨 이런 분들이 돌아가신 후에 이번이 네 번째 죽음이네요. 지난 주 소식을 들으시고, 심경이 어떠셨어요?

◆ 김진숙> 다들 큰 충격을 받았죠. 특히 가족들 같은 경우에는 갑자기 이런 일을 당하고.. 그래서 지금 다들 많이 괴롭습니다.

◇ 김현정> 아니, 한진중공업에서는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서 309일간 농성했고, 해고자 복직시켜주겠다고 해서 내려오셨어요. 그리고 해고노동자가 지난 11월에 복직이 됐는데, 그래서 다 해결된 거 아니었나요?

◆ 김진숙> 작년에 청문회 과정에서도 이미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가 부당했다는 게 밝혀졌고 필리핀 수빅으로 억지로 일감을 빼가면서 수주를 받으면서 영도공장 같은 경우에는 4년이 넘도록 수주를 단 한 척도 안 받았습니다. 저희들은 그걸 의도적으로 얘기를 했던 거고, 청문회 과정에서도 일정하게 그게 밝혀졌었는데.

4년 동안 수주를 한 척도 안 받으면서 작년에 조남호 회장이 기자회견에서도 분명하게 경영정상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오로지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한 걸로만 1년을 시간 허비를 한 거예요. 그래서 복수노조를 설립해서 조합원들을 빼간다든지 손배가압류도 처음에는 51억이었던 게 158억 3000만원으로 확대시키고.

◇ 김현정> 그 손배가압류는 노조 간부들 개인, 개인에게 다 걸어놓은 거였나요?

◆ 김진숙> 노동조합에다 걸어놓은 건데요. 실제로는 2003년도 같은 경우에도 노동조합에도 걸어놓고 이걸 나중에 개인에게로 확대를 한 거예요. 그래서 월급이나 집까지도 가압류가 들어오고 그런 식으로 압박을 했었죠.

지금 사측이 거론하는 손배가압류가 한진중공업 지회가 270년을 모아야 하는 조합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노동조합에 대해서 족쇄로 작용을 하는. 그뿐 아니라 지난주에는 이미 노조에서 운영하는 소비조합이나 신협도 폐쇄를 하고, 사내병원도 폐쇄를 하고 그래서 지금 조합원들은 완전히 감옥 같은 공장 안에서 나오지도 못하고 혹은 음료수 하나, 담배 하나 살 데가 없이 지금 갇혀 있는 상태거든요. 그리고 노조에 대한, 26일 날 노조 사무실까지 폐쇄하겠다고 통보를 한 상태였고, 그런 부분들에 대한 압박들이 굉장히 크죠.

◇ 김현정> 겉으로는 복직이 되고 이분들 다 살만해졌겠구나 생각했는데, 손배가압류도 풀지 않았고, 여러 가지 사정은 옥죄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는 말씀이시네요. 한진중공업 현재 상황이.

◆ 김진숙> 그렇죠. 그리고 복직을 시켜놓고 4시간 만에 무기한 강제휴업을 한 거예요. 그러니까 작년에 합의한 내용 중에는 휴업을 한다든가 이런 내용은 전혀 없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약속을 위반하는 것들에 대한 분노, 이런 것들이 굉장히 큰 상태죠.

◇ 김현정> 한진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해고노동자도 투신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아니, 노동자들이 이렇게 잇따라 죽음을 선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뭐라고 파악하세요?

◆ 김진숙> 그러니까 이명박 정권에서 노동자들이 가장 가혹하게 탄압 받고 착취를 당했는데 비정규직들도 마찬가지고. 특히나 지금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철탑 위에 올라간 지도 두 달이 넘지 않았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김진숙>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누구를 지지했고, 누구를 반대했고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을 노동자들은 겪어본 거예요. 그런데 이런 것들이 다시 정권이 연장되는 걸로 가니까.

◇ 김현정> 다시 정권이 연장된다. 아니, 이명박 정권하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꾸릴 새 정권하고는 다른 거 아닌가요?

◆ 김진숙> 노동자들은 그렇게 안 받아들이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그동안의 박근혜 당선자가 유세과정이라든지 이런 과정을 통해서라도 쌍용차, 최소한도 국정조사만이라도 수용을 한다든가 이런 노력들을 보여줬으면 희망을 가질 수 있겠는데 그런 것들도 안 보였고, 그리고 노동자들이 워낙 지금 이명박 정권에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상황이라 버틸 기력들을 잃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에서 새누리당 정권이 다시 이어진다는 사실에 좀 절망감 같은 것을 갖는다. 이렇게 분석을 하시는 거군요.

◆ 김진숙> 네.

◇ 김현정> 참 한진중공업 문제, 쌍용차 문제, 현대중공업 문제, 1년 내내 우리가 이 뉴스들 들으면서 아직도 해결이 안 됐나 깜짝 놀라는 청취자분들도 많으실 거예요. 공중파 뉴스에는 잘 나오지도 않는 뉴스이기도 하고요. 과연 우리가 어떤 해법을 가지고 이 문제를 새 해에 풀어나갈 수 있을까, 뭐라고 생각하세요?

◆ 김진숙> 저는 가장 중요한 게 노동자들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그러니까 그야말로 경영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면 경영진들도 일정하게 책임을 져야 되는데 아직까지 회사가 어렵다거나 구조조정의 문제에 있어서 경영진들은 단 한 번도, 단 한 푼도 손해 보지 않고 노동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이런 부분들과,

그 다음에 어쨌든 약속은 지켜져야 됩니다. 노사합의든지 대법원 판결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지켜져야 되는데. 쌍용차도 그렇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동지들도 그렇고, 지금 저희들 같은 경우에도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 거예요, 지금 노사합의조차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에서 강력하게 제재를 하고, 노동자들만 처벌하고 이럴게 아니라 그 원인이 뭔지에 대해서 명확하게 밝히고, 원인제공자들을 처벌을 해야 되는데. 그런 기강들이 사회적으로 무너진 게 제일 큰 원인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회사 경영이 악화돼도 노동자만 해고시킬 뿐이지, 경영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고 여전히 잘 산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요. 경영자들도 ‘회사 상황이 어려워져서 우리도 어렵다.’ 이런 얘기 하지 않습니까?

◆ 김진숙> 한진중공업 예를 들어서라도 작년 같은 경우 노동자 해고해 놓고, 임원진들 임금 인상 하고.

◇ 김현정> 임원진들의 임금이 인상됐어요?

◆ 김진숙> 네. 주식배당금 다 배당하고, 올해도 예외 아니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의 조남호 회장 같은 경우에는 주식배당금 다 챙겨갔거든요. 저는 그런 것들이 과연 회사를 경영정상화하려는 의지가 있는 건지에 대해서 노동자들이 절망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일감 없다고 휴업한 상태인데, 임원진들은 주식배당금 다 챙겨가고, 임금도 인상됐다고요?

◆ 김진숙> 네. 그런 부분들을 노동자들은 납득을 할 수 없는 거죠.

◇ 김현정> 노조 측으로 손배가압류가 들어와 있는 158억원. 그 부담감 때문에 지난 21일 한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앞으로 박근혜 당선자에게 바라는 점,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노동자들 대변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

◆ 김진숙> 그동안에 박근혜 당선자가 쭉 얘기를 해 왔던 게 국민대통합과 국민이 행복한 나라였습니다. 저는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소외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정말 경제민주화를 이루려면 노동자들이 행복한 나라가 돼야 합니다.

정당하게 일한 만큼 대가가 돌아오고, 부당하고 억울한 일없이 더 이상 죽어가는 사람 없이, 그래야 이게 국민대통합도 이루어지는 거고, 국민이 행복한 나라가 되는 거지. 저는 일부 계층들만, 특권층들만 지금까지 누려왔던 대로 계속 누려오거나 그 차이가 더 커진다면 저는 더 이상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게 고인이 세상 떠나고 나서 가족들이 어떻게 지내는가도 궁금하다는 청취자 의견이 많네요.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 김진숙> 부인도 아직 젊고요. 아이들도 어리고, 부모님들 계시고 형제들도 있고, 대단히 가족들 같은 경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하여튼 다들 우리 조합원들도 그렇고, 너무너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이분들 나이가 보니까 30대 중반이에요.

◆ 김진숙> 네.

◇ 김현정> 그럼 아이들도 굉장히 어릴 텐데.

◆ 김진숙> 7살, 5살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7살, 8살. 그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가야 되는가. 그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니까 또 안타깝습니다. 새해에는 더 좋은 세상 왔으면 좋겠네요. 오늘 은 여기가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