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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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원도 원주 김영문 씨
오늘 새해 첫날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날 분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분입니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김영문 씨인데요. 지난 10년 동안 고아원과 장애시설을 돌면서 무려 7만 2000여 그릇의 자장면을 기부한, 이른바 자장면천사로 불리는 분입니다. 지금도 꾸준하게 봉사를 하고 있으시다니까 아마 오늘 들으면 그릇 수가 더 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직접 만나보죠. 김영문 씨 나와 계십니까?
◆ 김영문> 네, 여보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 김영문> 네.
◇ 김현정> 혹시 오늘도 자장면 봉사 가세요?
◆ 김영문> 오늘은 신정이라서 쉽니다.
◇ 김현정> 오늘은 쉬셔야죠. 그럼 주로 다니는 곳은 어떤 곳을 다니세요?
◆ 김영문>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양로원, 고아원 이런 쪽으로 다닙니다.
◇ 김현정>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그런 곳은 한 달에 몇 번씩이나 가세요?
◆ 김영문> 많게는 5, 6번도 가고요, 한 달에. 적게 갈 때는 2, 3번도 가고.
◇ 김현정> 2, 3번도 가고. 그런데 여태 기부한 자장면이 7만 2000그릇 맞습니까?
◆ 김영문> 모르겠습니다. 자장면 그릇 수는 세보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웃음) 아마 누군가가 세어본 것 같아요. 대충 이 정도 되겠구나 하고.
◆ 김영문> 네.
◇ 김현정> 가서 그럼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주시는 거예요, 아니면 만들어진 자장면을 배달하시는 거예요, 어떤 식으로 봉사하는 거예요?
◆ 김영문> 저희가 직접 다 만듭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원래 직업은 중국음식점 운영하시는 사장님이십니까?
◆ 김영문>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뭐하시는 분이세요?
◆ 김영문> 지금은 운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운전, 어떻게 구체적으로 어떤 운전?
◆ 김영문> 휠체어탄 장애인들 이송해서 병원에 이동시켜주고, 집에서 병원가시는 데 어려워서 가시지를 못하시니까 리프트차량이라고.
◇ 김현정> 장애인 휠체어리프트차량을 운전하는 운전기사시군요.
◆ 김영문> 네.
◇ 김현정> 장애인하고 관련된 직업을 하시니까 평소에도 우리 사회 소외된 분들, 약자들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이 있으셨겠구나 생각은 듭니다만. 그래도 관심은 관심이고 자비 털어서 기부하는 거는 좀 다른 일일 텐데 이 자장면기부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어요?
◆ 김영문> 시설에 계시는 분들이 나와서 자장면을 드실 수가 없어서 그분들한테 이렇게 가서 찾아뵙고 해 드리면 좀 남다른 음식을 드실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 겁니다.
◇ 김현정> 언제부터 그럼 시작하신 거죠?
◆ 김영문> 한 2002년 후반기인가, 2003년 초인가 그때부터 시작을 했는데 생각없이 시작한 거죠. (웃음)
◇ 김현정> (웃음) 생각없이 시작했는데 이렇게 큰일이 됐어요. 10년이나. 그러면 운전하시는 분이 어떻게 자장면 만드는 기술을 배우셨어요?
◆ 김영문> 시간날 때 가서 배웠죠.
◇ 김현정> 시간날 때 요리학원 가서 배우신 거예요?
◆ 김영문> 아닙니다. 중국집하는 선배한테 가서, 식당에 가서 배웠죠.
◇ 김현정> 중국집하는 아는 선배한테 가서 ‘나 자장면 봉사하고 싶은데 만드는 법 좀 가르쳐 줘.’ 이렇게 되신 거예요?
◆ 김영문> 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다른 식사도 많은데 설렁탕도 있을 테고 아니면 그냥 백반도 있을 테고, 여러 가지가 많은데 어떻게 특별히 자장면을 고르셨어요?
◆ 김영문> 밥 같은 경우에는 다른 분들도 하는 분들도 있지만 자장면은 좀 하는 과정이 힘들고 일이 많아요. 그러니까 많이 하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분들, 시설에 계시는 분들한테는 색다른 음식을 이렇게 해 드릴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분들이 못 드시는 거니까.
◇ 김현정> 색다른 음식.
◆ 김영문> 네.
◇ 김현정> 자장면이라는 건 어디 중국집에 가야지 먹는 거니까. 이걸 내가 직접 만들어서 그분들에게 배달해 보자.
◆ 김영문> 네.
◇ 김현정> 그런데 밀가루 값이 꽤 비싸잖아요. 이거 비용이 만만치않게 들 텐데요.
◆ 김영문> (웃음) 그렇게 그다지 많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대충 얼마나 듭니까? 한 100그릇 만든다 하면.
◆ 김영문> 100그릇 만든다 그러면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들어갑니다.
◇ 김현정> 거기에는 인력비 다 포함 안 되는 거니까, 직접 만드시니까. 재료값만 10만원, 15만원.
◆ 김영문> 네.
◇ 김현정> 그럼 한 달에 100그릇 만드시는 거예요?
◆ 김영문> 한 달에 5군데 가게 되면 750그릇 정도 만듭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선생님 실례지만 월수입이 얼마나 되세요?
◆ 김영문> 지금은 120만원 정도 받습니다.
◇ 김현정> 아니, 월급이 120만원인데 그러면 자장면을 750그릇 만드시면 자장면 만드시는 데 돈 너무 많이 쓰시는 거 아닙니까?
◆ 김영문> 써야죠. 그 어려운 분들이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려면 써야죠. 안 쓰면,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생기나요? 돈을 써야지 경제도 돌고.
◇ 김현정> 대단한 분이네요, 대단한 분. 그런데 우리 당사자께서는 맛있게 드시는 모습 보면 흐뭇해서 계속 쓴다지만 가족분들, 아내분의 생각은 좀 다르지 않습니까?
◆ 김영문> 집사람도 많이 도와줍니다. 내가 좋아서 하기 때문에. 뭐라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좋아합니다, 같이.
◇ 김현정> 대단한 가족이시네요, 대단한 가복. 봉사의 달인, 기부의 달인이시네요. 그러면 지난 10년 동안 일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경험. 정말 저런 분들 보면서 내가 이걸 그만둘 수 없겠구나 싶었던 기억이 있다면 어떤 기억이 나세요?
◆ 김영문> 노인시설, 사랑의 집이라는 데 갔을 때도 할머니가 걷지도 못하시는 분이 드시고 내려오셔서 고맙다고 인사할 때. 걷지도 못하는 분이 저한테 와서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고 감사하다고 할 때 그럴 때 모습을 지울 수 없죠. 또 그런 분들은.
◇ 김현정> 내 어머니 같은 모습.
◆ 김영문> 그렇죠.
◇ 김현정> 자장면 한 그릇, 그 한 그릇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거 드시고 싶어서 불편한 걸음으로 내려와서 드시고 가는 그 모습. 그래요. 참 대단한 분입니다, 김영문 씨. 이분은 자장면 기부만 하고 있는 게 아니라 독거노인 이삿짐 나르기, 가전제품 후원, 전기공사, 나눔이 있는 곳 어디든지 달려가는 분으로 이미 유명한 분이시더라고요. 새해에는 이런 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새해 소망 끝으로 어떤 거 있으세요?
◆ 김영문> 저는 원주에다가 나눔 자장면집을 꼭 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나눔 자장면집, 거기 가면 그냥 어려운 분들은 드실 수 있는 거예요?
◆ 김영문> 제가 지금 보니까 장애인분들이나 노인분들이나 이런 분들이 사실 금전 때문에 드시지 못하는 거, 제가 나눔 자장면집을 하게 되면 가시다가, 요즘에 라면 한 그릇도 1000원에 못 먹는데 1000원짜리 자장면을 하게 되면 가시다가 배고플 때 드시면 하루를 견디실 수 있지 않을까요?
◇ 김현정> 그래요. 그 꿈 꼭 새해에 꼭 이루시길 바라면서 건강하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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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김영문씨 "짜장면 7만2천 그릇 기부한 운전기사"
2013.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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