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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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15(화) 박동수 야생동물보호협회(속초) "꽁꽁 언 땅..야생동물의 인동기"
201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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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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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박동수 속초시지부장


그나마 이 며칠은 날씨가 좀 풀린 듯합니다마는 그래도 올겨울 참 춥고 길죠. 27년 만에 불어닥친 이 강력한 한파와 폭설로 우리 사람들도 참 힘듭니다마는 야생동물들도 수난이 이만저만이 아니랍니다. 먹이가 눈에 다 묻혀버린 건데요. 그래서 지금 이 산, 저 산 다니면서 사료를 짊어지고 이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그분들 중에 한 분을 직접 만나보죠. 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 박동수 속초지부장이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강원도 속초에 계신다고요?

◆ 박동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올겨울에 속초에는 정말 많이 왔죠?

◆ 박동수> 네, 눈이 좀 많이 내렸고요. 높은 산에는 눈이 아주 많이 있는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강원도가 춥고 눈 많은 게 하루이틀 일이 아닌데.

◆ 박동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유독 올해 먹이 구하지 못하는 야생동물이 많은 겁니까?

◆ 박동수> 네. 올해는 고라니나 노루, 멧돼지, 너구리 등 이런 야생동물들이 날씨가 매우 춥고요. 또 눈이 많이 온 관계로 먹이를 많이 찾아 헤매고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예전보다 더 추운 날씨인 건 분명하군요, 속초도.

◆ 박동수>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체 어느 정도기에 먹이을 못 찾는 건가요, 구체적으로?

◆ 박동수> 지금 설악산이 아시다시피 산이 높지 않습니까? 높고 또 산 계곡이 깊고요. 그런데 먼저 온 눈이 아직 쌓여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또 눈도 많이 왔지만 올해는 이상하게 영하로 많이 내려가 있어요. 춥게, 한 20도까지.

◇ 김현정> 설악산이 영하 20도까지

◆ 박동수> 네. 그런 날씨가 많다 보니까 이 멧돼지 같은 경우에는 주둥이로 땅을 파서 먹이를 찾는 습성이 있어요. 그런데 땅이 많이 얼다 보니까 주둥이로 못 파죠. 그러다 보니까 동물이 먹이를 찾지 못하기 때문에 야생동물들이 먹이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굶주림에 못 이기면 그 동물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냥 죽는 건가요?

◆ 박동수> 죽기도 하고요. 먹이를 찾다가 탈진되고, 너구리 같은 거는 속초 시내로 많이 내려와요, 민가쪽으로.

◇ 김현정> 너구리가 시내에서 발견이 되고 있어요?

◆ 박동수> 많죠.

◇ 김현정> 많아요?

◆ 박동수> 네. 너무나 많죠. 그래서 우리가 전화를 받고 신고를 접수를 받다 보면 ‘너구리가 어디에 와 있다.’ 그래서 바로 저희들이 달려가곤 하죠.

◇ 김현정> 그래서 구출해 오고. 그 구출해 온 너구리는 어떻게 하세요?

◆ 박동수> 구출하면 저희들이 가축위생시험소라는, 북부지소라는. 그러니까 강원도에서 운영하는 병원이 있습니다. 그쪽에다 우리가 인계를 하면 또 그쪽에서는 상태를 봐서 피검사라든가 여러 가지 검사를 해서 ‘아, 이건 도저히 살릴 수가 없다’라고 하면 그쪽에서 안락사 처리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또 이거는 어느 정도의 치료로 가능하다고 하면 또 거기서 먹이를 줘서 살이 찌워서 건강을 회복시킨 다음에 방사를 하곤 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참 너구리들은 안 됐는데. 그런데 이렇게 잘 구출이 된 경우는 좀 다행입니다마는 너구리든, 고라니든 민가로 내려왔다가 로드킬당하는 경우도 있고?

◆ 박동수> 어제 같은 경우에도 저희들이 로드킬당하는 것을 또 봤어요.

◇ 김현정> 차에 치여서 숨지는 거요, 그러니까.

◆ 박동수> 그렇죠, 그렇죠. 달려오는 차에. 그런데 요즘은 도로들이 상당히 많이 좋아졌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차는 실제 속도를 내서 달리죠. 먹이를 찾아 헤매던 고라니 같은 거는 막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다 보면, 도로에서 뛰다 보면 부딪히게 돼 있죠.

◇ 김현정> 그리고 아예 집에다가 데리고 키우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이건 또 무슨 얘기인가요?

◆ 박동수> 그 야생동물 자체가 가져다 기르는 건 불법은 아니에요. 다만 천연기념물 빼고는 가져다 기를 수 있다라고 판단은 되는데, 이 사람들이 키워서, 나름대로 야생동물이다 보니까 병에 걸릴 수 있거든요. 그럴 때 잘 못 키우게 되면 협회로 신고를 해서 가져가라 하는 경우도 있고, 현재 걔네들을 산으로 다시 놔주는 경우도 있는데, 하지만 무턱대고 산으로 놔줬다가는 동물들이 죽게 돼요.

◇ 김현정> 무턱대고 놔줬다가는, 아무데나 나줬다가는.

◆ 박동수> 그것도 어느 깊은 산골에 갖다준다 하더라도 죽게 되고, 또 아니면 야산에 갔다준다고 해도 다시 도로로 내려오기 때문에 죽게 되죠, 차에 치여서. 그게 왜 그러냐면 야생의 본능이 있기 때문에 얘네들이 사람들이 기르던 습성이 있어서 밥을 주잖아요. 사람들이 기르다 보니까. 그러니까 사람들한테 자꾸 받아먹으려고 그러죠.

◇ 김현정> 야성을 다 잃어버린 채 방사가 되면 걔는 또 못 사는 거군요.

◆ 박동수> 그래서 저희들이 그걸 인계를 받으면 걔네들 건강상태를 봐서 저희들이 교육이라고 할까요. 야생동물을 그런 거는 나름대로 그렇게 해서 또 보내주곤 하죠.

◇ 김현정> 그래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결국은 원래 야생동물이 살던 그 서식지에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최고의 방법인데. 그래서 먹이를 이곳, 저곳 돌아다니면서 지금 놔주시는 거예요?

◆ 박동수> 저희들이 이곳, 저곳에다가 놔주는 것도 있지만 야생동물이라고 해서 산에 다 있는 것은 아니에요. 또 서식하고 있는 곳이 있기 때문에 그런 데를 우리가 잘 발견해서 그런 데다가 갖다줘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애완견이면 밥 주듯이 얼굴 보고 이렇게 밥 주면 되지만, 야생동물들은 어디서 사는지도 정확히 모르는데 어디다가 놓고 다니세요?

◆ 박동수> 저희들 같은 경우에는 그래서 서식지를 확인하죠. 이쪽에 가면 고라니가 서식하고 있고 저쪽에 가면 멧돼지가 많이 또 내려오는 곳이다.

◇ 김현정> 그건 주민들이 알려줍니까? 그건 어떻게 아세요?

◆ 박동수> 아니죠. 주민들이 대개 보면 지금 주민들은, 요즘은 단속반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지는 않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불법으로 올무라든가 이런 도구를 놔서 많이 잡아먹었죠. 그래서 저희들이 홍보도 많이 하고 그래서, 감독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이제는 그런 걸 잘 안 하지만 저희들 자체가 감시를 하거나 올무 수거하러 많이 다녀요.

◇ 김현정> 그래서 아시는 거군요.

◆ 박동수> 그래서 알게 됐죠.

◇ 김현정> 그러면 이렇게 먹이 놓고 가면 동물들이 바로 와서 먹는 경우도 있습니까, 혹시?

◆ 박동수> 아주 민감해요, 야생동물들이. 그래서 배에 굶주려 지쳐 있는 동물들은 와서 먹는다고 하지만 거의 99%는 와서 금방 먹지 않아요.

◇ 김현정> 그러면 혹시라도 이렇게 뒤에 숨어 있다가 그 먹이를 먹고 가는 동물을 보신 적은 있으세요?

◆ 박동수> 있죠. 그게 금방은 아니지만 우리가 먹이주기를 해 놓고 한 3, 4일 있다가 먹었나 안 먹었나 확인차 놨거든요. 그래서 그때 가다가 재수가 좋으면 보죠.

◇ 김현정> 그럴 때는 기분이, 보람이 그냥 제대로 느껴지시겠어요.

◆ 박동수> 말할 수도 없죠. 정말 말할 수도 없죠.

◇ 김현정> 내 자식 먹이듯이. (웃음)

◆ 박동수> 네,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런 보람으로 아마 참고 하시는 거겠죠. 영하 20도 설악산을 누비면서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직접 주고 다니시는 분 만나봤습니다.

◆ 박동수> 오늘 같은 날은 또 눈이 조금 왔기 때문에 더 많이 내려올 것으로 추정되네요.

◇ 김현정> 동물 사랑하는 분들은 함께 동참해 주셔도 좋을 것 같고요. 지부장님, 겨울이 아직도 좀 남아서 계속 힘써 주셔야겠어요.

◆ 박동수> 계속 그렇게 할 겁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