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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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12년만의 앨범 가수 최백호
오늘 화제의 인터뷰 주인공은 가수 최백호 씨입니다. 최백호 씨가 12년 만에 새 앨범을 냈는데요. 아주 새롭게 재즈를 시도했습니다. 60세가 넘어서 전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이게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앨범을 내고 내친 김에 콘서트까지 연다 그럽니다. 반가운 목소리 최백호 씨, 오늘 직접 연결을 해 보죠. 최 선생님, 안녕하세요?
◆ 최백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새 앨범 내고 내친 김에 콘서트까지.
◆ 최백호> 네. (웃음)
◇ 김현정> 이게 12년 만이라고요?
◆ 최백호> 그럭저럭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요.
◇ 김현정> (웃음) 소감이 어떠세요?
◆ 최백호> 새 앨범을 요즘은, 우리 세대의 가수들은 새 앨범 내기가 참 힘듭니다. 관심을 안 가져주니까. 그런데 운이 좋게도 이번에 앨범을 가지게 됐습니다.
◇ 김현정> 제가 그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을 다 들어봤는데, 좋아요.
◆ 최백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최백호 씨와 재즈가 그렇게 잘 어울릴 줄은 상상을 못했는데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 최백호> 예전부터 재즈가 특별한 어떤 건 아니지만 그런 관심이 많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셨군요, 그러셨군요. 그럼 이번 공연에서 그 새로운 곡들 다 선보이시는 거예요?
◆ 최백호> 그렇습니다. 제 새 앨범에 들어있는 노래들 그리고 옛날에 불렀던 노래들, 섞었습니다.
◇ 김현정> 더 재미있는 건 국민여동생 아이유가 출연한다고요?
◆ 최백호> 네. (웃음)
◇ 김현정> (웃음) 아니, 아이유하고 선생님하고 몇 살 차이 나죠?
◆ 최백호> 아이유는 거의 손녀뻘이죠. (웃음)
◇ 김현정> (웃음) 딸도 아니고 손녀입니까?
◆ 최백호> 그렇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어떻게 인연이 되셨어요?
◆ 최백호> 아이유는 예전에 한번 무슨 TV프로그램에 나갔는데 거기서 녹화을 하다가 잠깐 만났어요. 만났는데 저보고 사인을, 사실 그때는 제가 아이유가 누군지 잘 몰랐어요.
◇ 김현정> 네. 아이돌이니까.
◆ 최백호> 아이유가 사인을 해 달라고 해서 사인을 해 줬는데 자기 아빠가 제 노래를 좋아한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사인을 해 줬는데, 사인을 해 주고 난 뒤에 물어보니까 굉장히 유명한 친구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최백호> 기분이 좋았습니다. 콘서트할 때 제 노래 낭만에 대하여를 부른다 하더라고요.
◇ 김현정> 아니, 아이돌 아이유가 콘서트를 항상 낭만에 대하여가 항상 레퍼토리로 들어간다? (웃음)
◆ 최백호> 네. 왜 그러냐 했더니, 자기 아빠가 좋아하시니까. 야빠를 위해서 그 노래를 부른다.
◇ 김현정> 요즘 세대통합, 세대통합 하는데 여기가 세대통합의 현장이네요. (웃음) 그런 의미에서라도 이번 공연이 참 값진 공연이 될 것 같은데요. 가수 인생 이제 몇 년 되셨죠?
◆ 최백호> 정확하게 한 36년쯤 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36년. 제가 알기로는 예전에는 화가셨다고요?
◆ 최백호> 화가는 아니고 화가가 되려고 했었죠.
◇ 김현정> 화가지망생?
◆ 최백호> 화가의 꿈을 가지고 있었죠.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동부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간판도 그리셨다면서요?
◆ 최백호> 메인 화가는 아니었고 보조였죠.
◇ 김현정> 보조, 간판보조. (웃음)
◆ 최백호> 네. (웃음)
◇ 김현정> 그렇게 화가의 꿈을 키우던 청년이 어떻게 노래를 하게 되셨어요?
◆ 최백호> 어머님이 돌아가시면서 사실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극장에서 간판도 그렸고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마는 그건 시간이 많이 걸리죠. 노래는 기타를 들고 나가면 바로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말하자면 취업전선으로 뛰어드신 거네요?
◆ 최백호> 생계형 가수라고 하는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생계형. (웃음) 생계형 가수로 1976년에 새 앨범을 냈는데 거기 들어있던 노래가 바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 최백호> 네.
◇ 김현정> 그 인기가 지금으로 따지자면 어느 정도 인기였던 거죠?
◆ 최백호> 제가, 그해 앨범이 8만장이 팔렸다 하더라고요. 8만장이면 곱하기 10쯤 하면 되지 않을까.
◇ 김현정> 그 당시에 다방에 가기만 하면 그냥 이 노래가 나왔다면서요.
◆ 최백호> 명동 어떤 데, 거기에서는 하루 종일 그 노래만 틀어놨었거든요.
◇ 김현정> 하루 종일 돌려서 틀어놓을 만큼. 그럼 생계형 가수가 그냥 노래 한 번으로 금방 일어섰네요.
◆ 최백호> 가수로서는 참 운이 좋았죠.
◇ 김현정> 그러면 가장 아끼는 곡도 그 곡이십니까?
◆ 최백호> 그 곡과 낭만에 대하여.
◇ 김현정> 낭만에 대하여. 사실은 제가 낭만에 대하여, 이 곡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어요. 이게 언제 부르신 노래죠?
◆ 최백호> 제가 앨범을 낸 건 95년도예요.
◇ 김현정> 1995년. 지금도, 2013년 지금도 한국 중년남성들이 가장 사랑하는 곡. 노래방에 가면 꼭 빠지지 않고 부르는 노래 1위가 낭만에 대하여예요. 중년의 쓸쓸함을 이렇게 잘 담은 곡이 또 있을까 싶은데.
◆ 최백호> 제가 중년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40대 중반에서, 특히 남성들이 느끼는 낭만, 추억, 고독 이런 것을 남자들은 거의 의무, 비슷하게 느끼잖아요. 그 나이가 되면 괜히 찾아다니고.
◇ 김현정> 그렇다고들 해요, 그렇다고들 해요.
◆ 최백호>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나이에 만들어진 노래가 아닐까.
◇ 김현정> 마음은 청춘인데 사람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 현실, 그렇죠. 우리에게도 낭만이 있는데, 이런 심정. (웃음) 그런데 이 노래가 처음부터 나오자마자 히트한 건 아니었다고요?
◆ 최백호> 그렇습니다. 한 1년 반 정도는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TV드라마에 이 노래가 나오면서.
◇ 김현정> 무슨 드라마였죠, 그게?
◆ 최백호> 목욕탕집 남자들인가.
◇ 김현정> 김수현 작가 작품, 목욕탕집 남자들.
◆ 최백호> 김수현 작가님이 어디를 다녀오셨다가 차에서 우연히 들었대요, 그 노래를. 중간쯤 ‘첫사랑 그 소녀는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그 대목을 들으셨대요.
◇ 김현정>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이 부분.
◆ 최백호> 그 노래 아시는군요.
◇ 김현정> 그럼요, 저도 알죠. (웃음) 대한민국 애청곡인데. 그렇게 해서 1년 반 만에. 정말 우리 시대 남성, 낭만에 대하여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요즘에 중년을 넘어선 우리 시대 아버지들. 40대, 50대, 60대 갈 곳 잃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세요.
◆ 최백호> 사회적으로 코너로 밀리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약간 삶에 대한 회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나이잖아요.
◇ 김현정> 사회에서도 밀려났는데 집에 가면 대우 받습니까?
◆ 최백호> 제 경우는 저를 받는 정도가 아니고 받들려 삽니다.
◇ 김현정> 최백호 씨 같은 경우는 그런데, 다들 그렇게 살면 좋은데 그게 아니잖아요. (웃음)
◆ 최백호> 제 친구들 동창회에 가보면 나는 참 행운아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이런 남성들의 심정을 담은 곡, 낭만에 대하여. 저는 최백호 씨를 가수이기도 합니다만, 시인이구나, 이 분은 시인이다, 이런 생각 들 때가 많아요. 음유시인, 가객.
◆ 최백호> 지금 시인분들한테 실례되는...
◇ 김현정> (웃음) 삶을 읽을 줄 아는 분이시라는 생각.
◆ 최백호> 저는 고생이 많았기 때문에 노래에 그게 배어 있지 않나 싶어요.
◇ 김현정> 초년에 뭘 그렇게 고생하셨어요, 가난 때문에?
◆ 최백호> 그렇죠, 가난하고. 아버님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님은 20살 되기 전에 돌아가셨는데 제가 그림공부를 하던 거를 포기를 해야 했고, 끼니를 이을 수 없었죠. 당장 오늘 밤에 어디 가서 잠을 자야 되고 밥을 어떻게 먹고, 이 방법을 전혀 몰랐어요. 모르는 음악 그냥 기타치니까 알아서 하고, 그걸 못했으면 아마 젊은 나이에 죽지 않았을까.
◇ 김현정>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그래서 가사가 그렇게 진하군요. 진한 가사가 나올 수 있는 거군요.
◆ 최백호> (웃음) 그런가요. 하여튼 그런 힘들었던 시간들이 아무튼 굉장히 소중하다고 할까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그렇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에요. 가난이 키운 시인, 가난이 키운 가수. 마치 기름 짜내듯이, 그래서 노래가 진하군요, 참기름처럼. (웃음) 최백호 씨의 그 진한 영혼이 담긴 목소리로 참 달래주셔야 될 사람들이 많습니다. 요즘 어두운 세상, 힘든 세상이어서요. 이번 공연 19, 20일 서울공연이 끝나면 전국투어도 하신다고요?
◆ 최백호> 전국투어를 지금 계획을 하고 있는데 일단 부산에 가서 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최백호 씨 보러 갔다가 아이돌 아이유까지 덤으로 볼 수 있는 공연. 원 플러스 원 공연. (웃음)
◆ 최백호> 아이유는 19일 하루만 나옵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19일 하루. 기대 많이 하고 있겠고요. 건강은 잘 챙기셔야 됩니다.
◆ 최백호> 네, 감사합니다. 관심 가져주십시오, 계속. (웃음)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9(수) 최백호 "아이유와 '낭만에 대하여'를 불러요"
201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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