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화제는 화제입니다만, 전혀 반갑지 않은 화제 얘기입니다. 우리 사회에 자살바이러스가 돌고 있는 걸까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몇 해 전부터 유명인들의 죽음이 줄을 잇고요. 마치 전염병이 돌듯 그 죽음들이 대중에게까지 옮겨가고 있는데요. 어제는 고 최진실 씨의 전 남편, 야구선수 출신의 조성민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도대체 이 죽음의 행렬은 멈출 수 없는 건지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를 연결해 보죠.
◇ 김현정> 휴일 아침에 깜짝 놀란 분들 많으셨을 거예요. 조성민 씨의 사망소식. 교수님도 놀라셨죠?
◆ 곽금주> 네. 많은 뉴스들이 있겠지만 이런 뉴스들은 많이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 죽음이 더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건 전 부인이었던 고 최진실 씨가 세상을 떠났고, 동생 고 최진영 씨도 같은 모습으로 그 뒤를 따랐고, 이렇게 조성민 씨까지. 한 가족에서 3명이 똑같은 방법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곽금주> 우리가 모방자살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을 보면 거기에 따라서 모방하는 효과들이 크게 일어나거든요. 베르테르 효과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특히나 자살은 가족력이 있어요.
◇ 김현정> 암에 가족력이 있듯이, 병에 가족력이 있듯이. 자살에도 가족력이 있다고요?
◆ 곽금주> 그래서 자살한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부모가 되었든 친척이 되었든 간에, 가족 중에서 자살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자살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이게 그냥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겁니까, 아니면 어떤 연구결과나 논문 같은 게 있는 객관적인 거예요?
◆ 곽금주>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기초자료들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미 이러한 것들이 밝혀졌어요. 미국 자살협회 같은 경우에도 그 영향 정도가 6배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다른 아시아 연구에서도, 특히 대만의 경우에는 같은 가족들이 자살할 경우가 4배나 더 높더라, 이러한 연구들이 계속 보고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족이라 하면 여기서 범주를 어느 정도까지나 생각하는 걸까요?
◆ 곽금주> 미국의 경우에는 부모의 자살이 있는 자녀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 자살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니까 그렇긴 한데요. 부모의 그러한 자살 행동을 목격한 경우에는, 예를 들어서 집에서 뛰어내리는 걸 보게 된다든지, 또 미국 같은 경우에는 총기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거를 우연이라도 보게 되는 경우에는 이 아이가 청소년 시기 정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때문에 자살할 확률이 크다고 해서 굉장히 미리 예방을 하고요. 이런 아이들에게는 예방상담이라든지 치료라든지 이러한 거를 미리미리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결과로 본다면, 이런 자살은 가족, 친척, 부모는 특히나 영향을 더 주고요. 그래서 자신이 가까운, 그러한 주변 사람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저 시골에 전혀 모르는 80대 할아버지가 자살했다, 그러면 별로 와 닿지 않잖아요? 그런데 연예인이라든지 정치인이라든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의 자살을 보게 될 때 모방자살이 일어나거든요. 그런데 가족은 훨씬 더 가깝잖아요. 그러니까 그 영향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여러분이 문자도 주십니다만, 가장 걱정되는 건 그래서 아이들이다. 교수님 말씀 쭉 듣다보면 결국 남은 아이들 걱정이 제일 되거든요. 그리고 나이 드신 할머님 한 분도 계시잖아요. 이분들의 충격이라는 건 상상할 수가 없을텐데요?
◆ 곽금주> 상상할 수 없는 거고요. 이제 우리가 언론에서 아이들 얘기를 너무 하는 거는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제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고요.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별로 못 느낄 거예요. 그러나 이 아이가 살아가면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그렇게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모두들 한 번 정도는 이거 이렇게 안 되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다 한 번씩은 해요. 그런데 이거를 행동으로 옮길 때에는 여러 가지 자신을 억제하는 힘, 결국은 부모님 얼굴도 떠오르게 되고요. 그러한 힘이 좀 약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아이들 얘기는 가능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만, 사회가 좀 돌봐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 곽금주> 그래야 될 거 같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전문적인 상담을 이러한 경우에는 굉장히 지속적으로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전문적인 상담이, 이게 예방적인 차원에서라도 이루어져야 되겠고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미리 예방을 하거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러한 심리적인 약함을 방지하려고 하는 노력이 경제발전에 비추어서는 비교적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너무나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경쟁화가 되고 이러다 보니까 급작스러운 변화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이런 사회적인 병폐문제가 자꾸 생기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심해지고요. 정신적으로는 이러한 물질적인 차이, 경제적인 것들의 지원을 제대로 못 받게 되는 취약자라든지, 이런 사람들의 자살. 이러한 문제들이 전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것을 그냥 그대로 방치할 경우에, 이런 도미노적인 현상이 계속해서 줄을 이을 수도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유명인의 자살뿐만 아니라 일반인, 대중들도 말입니다.
◆ 곽금주> 그래서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자살을 하잖아요. 그래서 요즘에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노동자 자살이라든지, 이런 경우는 같은 직장 동료이기 때문에 나도 힘들 때 저 사람도 저렇게 힘들어서 자살이라는 것을 택했구나. 그러면서 본인도 행동으로 옮기기 쉬워지고요. 그러면 같은 비슷한 여건에 놓여있는 경우는 이러한 행동을 쉽게 하게 되겠죠.
◇ 김현정> 또 모방효과가 여기 있는 거군요?
◆ 곽금주> 네. 모방효과가 굉장히 강력하게 일어난다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카이스트라든지 어떤 노동자 자살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계속적으로 나타나는데요. 조금 더 우리가 건강한,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가의 어떤 정책이라든지 이런 것도 마련돼야 하지 않나 싶어요.
◇ 김현정> 자살이 전염병처럼 번지는 것은 우리가 반드시 막아야 된다, 이런 말씀 들었는데요. ‘그 말 자체도 너무나 섬뜩하다. 어떻게 하다 이런 사회가 됐는지 걱정스럽다’는 문자들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개인 차원으로 둘 게 아니에요. 저 사람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얼마나 자기 짐이 많았으면 저렇게 했을까, 쯧쯧쯧 하고 끝낼 일이 아니라는 거 오늘 곽금주 교수님이 다시 한 번 일깨워주셨습니다. 고인에게 애도를 다시 한 번 표하면서 우리의 모습도 한번 되돌아봐야겠다, 이런 생각 드네요.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7(월)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자살의 가족력... 모방죽음 막아야"
2013.01.07
조회 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