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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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3(수) 최대집 이장 "1m 쌓인 눈, 폭설에 고립된 마을"
2013.01.23
조회 74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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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릉시 왕산면 대기3리 최대집 이장


강원도, 이번 겨울에 눈이 와도 너무 왔습니다. 특히 기온이 낮다 보니까 녹지 않은 채 내린 곳에 또 내리고 또 내리고 이렇게 쌓여서 심한 산간지역으로는 1m가 넘게 지금 쌓여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완전히 고립상태라고 합니다. 강원도 제외하고는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곳이 없기 때문에 지금 강원도 산간지방 상황이 어떤지 우리가 참 무관심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3리에 최대집 이장, 지금 연결이 돼 있네요. 최 이장님 나와 계세요?

◆ 최대집> 네.

◇ 김현정> 지금도 눈이 옵니까, 혹시?

◆ 최대집> 지금 현재는 눈이 그쳤습니다.

◇ 김현정> 올겨울에 총 내린 양은 얼마나 됩니까?

◆ 최대집> 총 내린 거는 먼저 왔던 눈까지 해서 눈 못 치운 데는 한 7, 80cm, 깊은 데는 1m 정도 왔죠.

◇ 김현정> 1m이면 그럼 허리너머까지 푹푹 들어간다는 얘기예요?

◆ 최대집> 그렇죠. 산을 잘못 가다보면 눈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죠.

◇ 김현정> 빠져서 나오지 못할 정도. 그러면 제가 앞에서 고립상태라고 했는데 고립이라는 말이 맞네요.

◆ 최대집> 그렇죠. 그런데 여기는 도시처럼 집단으로 집이 있는 게 아니고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제설작업하는 데 애로점이 많죠.

◇ 김현정> 제대로 제설작업이 안 되나요?

◆ 최대집> 여기는 가정이 거리가 떨어져 있다 보니까 집이, 도로에 나가자면 한 1km, 어떤 데는 한 4km 이렇게 나가야 되니까 그 눈을 다 치울 수 없잖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산간지방이라고 제가 소개를 해 드렸는데, 그러니까 해발 어느 정도나 됩니까, 거기가?

◆ 최대집> 600에서 700m 정도 돼요.

◇ 김현정> 해발 6, 700m. 한 마을이라고는 하지만 한 집에서 한 집과의 거리가.

◆ 최대집> 짧게는 1km 멀게는 3, 4km 떨어져 있죠.

◇ 김현정> 교통이라도 편하면 도시사람들이 오든지 군부대에서 오든지 와서 치우는 거 도와줄 텐데 교통도 불편하겠어요, 그럼?

◆ 최대집> 그렇죠. 여기 하루에 버스도 3번밖에 안 드나드는데, 요즘에는 버스는 못 올라오죠.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눈은 어떻게 치우세요, 이장님?

◆ 최대집> 주민들이, 농사 짓는 트랙터라고 있어요.

◇ 김현정> 트랙터?

◆ 최대집> 네.

◇ 김현정> 트랙터, 네.

◆ 최대집> 거기에도 눈 치우는 삽날을 달아서 치우고 있거든요. 지금 농번기가 아니니까 거기에도 밭을 가는 거 떼어내고 눈 치우는 거 달아서 갈아요.

◇ 김현정> 밀어내는군요, 뭔가 달아서.

◆ 최대집> 네. 밀어내요.

◇ 김현정> 그런 식으로. 제일 불편한 건 뭡니까, 이렇게 눈이 내리고 쌓이면?

◆ 최대집> 일단 도로를 나가지 못하니까 교통이 제일 불편하죠.

◇ 김현정> 교통이. 지금 못 나간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최대집> 매년마다 이런 눈이 많이 오기 때문에 겨울에 나갈 수 있는 차를 준비를 하고 있어요. 4륜구동.

◇ 김현정> 4륜구동차를?

◆ 최대집> 네. 그냥 밀고 나갈 수 있어요.

◇ 김현정> 높은 SUV차 같은 거.

◆ 최대집> 네.

◇ 김현정> 그래서 그런 걸로 응급환자라도 생기면 나가고 이렇게 급한 일은 처리하시나보죠?

◆ 최대집> 그렇죠. 전화도 휴대폰 같은 게 잘 안 되요.

◇ 김현정> 물은 어떻게, 식수는 해결이 되세요?

◆ 최대집> 식수는 감정을 파서 하기 때문에 식수는 여기에서 자체 해결이 됩니다.

◇ 김현정> 그래도 그거라도 자체 해결돼서 다행입니다. 1m 가까이 지금 쌓여있다는 강원도의 산간지방, 대기3리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렇게 1m 사람 허리를 넘어서까지 눈이 쌓여 있으면 거기 산에 산짐승들은 다 죽겠어요, 어떻게 살아요?

◆ 최대집> 산짐승들이 보통 굶어서 죽는 것도 있고 그 다음에 내려와서 나무 이런 거 먹고, 지금 산짐승들이 힘을 못 쓰는 거죠.

◇ 김현정> 어떤 것들이 주로 내려옵니까?

◆ 최대집> 고라니, 돼지 그 다음에 너구리 그런 짐승들이 많이 내려오죠.

◇ 김현정> 주민들은 몇 분이나 총 되세요, 그 마을에는?

◆ 최대집> 여기 총 56명인데요. 농사 지으면서 살고 그 다음에 여기에 휴양하러 오고.

◇ 김현정> 휴양하러 오는 사람들, 팬션 같은 것도 하시고. 농사는 무슨 농사 지으십니까, 이장님?

◆ 최대집> 여기는 고랭지 무, 배추 그런 거 고랭지채소를 많이 하죠. 고랭지는 거의 다 여기에서 나간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러면 그래도 겨울이니까 농사는 끝나서 농작물 피해는 없으신 거예요?

◆ 최대집>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걸 대비해서 파이프도 기존 파이프보다 더 굵은 걸로 하우스를 지어놓거든요.

◇ 김현정> 워낙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니까, 애초에 지을 때보다 튼튼한 걸로, 굵은 걸로 지어놓으시는군요.

◆ 최대집> 그렇죠.

◇ 김현정> 얼마나 사셨어요, 대기리에는?

◆ 최대집> 한 20년 살았어요.

◇ 김현정> 20년. 그러면 올해처럼 눈이 많이 왔던 적이 또 전에도 있습니까?

◆ 최대집> 네. 몇 년 전에도 눈이 좀 많이 온 적이 있었어요.

◇ 김현정> 아니, 그렇게 20년 동안 눈이 많이 오는 동네에 사셨으니까 이장님만의 겨울 나는 노하우가 있긴 있으시겠어요.

◆ 최대집> 그렇죠.

◇ 김현정> 어떤 거 있으세요?

◆ 최대집> 그거 아니면 여기 직접 대고 있는 차를 구입을 해 놓는다든가 그 다음에 눈이 어느 정도 오면 왔을 때 차로 길을 내놓는다든가.

◇ 김현정> 일단 눈이 오기 시작한다 하면 삽 들고 나가서 길부터 계속 터놓으시는군요. 나가기는 나가야 되니까.

◆ 최대집> 그럼요. 그러니까 내일 돼서 급한 볼 일이 있다. 그러면 차를 먼저 도로에 내놓든가, 준비를 해 놓고 살아야죠.

◇ 김현정> 식량도 미리미리 눈 오겠다, 겨울 들어선다 싶으면 미리 사놓으셔야겠어요?

◆ 최대집> 그거는 다 겨울 때 다 준비를 해 놔야죠. 기름값도 많이 들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전부 다 준비를 해 놔야죠.

◇ 김현정> 당연한 거네요, 식량준비는.

◆ 최대집> 월동준비도 해 놓고 식량준비도 해 놓고 겨울 날 준비를 전부 다 해 놔야죠.

◇ 김현정> 그렇게 단단히 준비하고도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고립이 될 수밖에 없는 마을인데, 강원도이다 보니까 요즘 스키 타러 많이들 다니잖아요.

◆ 최대집> 그렇죠.

◇ 김현정> 도시사람들이 스키 차에 매달고 싱싱 달리는 모습 보면 좀 그렇기는 하시겠어요, 속이.

◆ 최대집> 그렇죠. 도시에서는 한 번 오면 그런 걸 가끔씩 묻거든요. 교통이 밀려서 몇 시간씩 걸려서 오잖아요. ‘왜 이렇게 고생스럽게 오느냐’ 했더니 여기 한 번 왔다 가면 그만큼 좋대요. 저희들은 여기에 그냥 계속 있으니까 여기 와서 한번 살아보라고, 4계절 한번 살아보라고 이러죠.

◇ 김현정> ‘살아봐라. 그렇게 멋지다는 말만 나오냐.’ 이런 얘기하세요.

◆ 최대집> 그렇죠.

◇ 김현정> 고생하십니다. 도시 얘기 나왔는데 도시에서는 5cm, 10cm 눈만 와도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난리가 나거든요.

◆ 최대집> 그러니까 여기 강원도의 산지에 사는 사람들이 그런 뉴스를 볼 때, 그거는 참 눈에 전혀 대비를 안 하고 사니까 미리미리 대비를 하고 경험을 겪어봐야 되는데 안 겪어보니까 눈이 안 오다 오니까 5cm,10cm 와도 몇 중 충돌나고, 여기서 볼 때는 저는 우습죠.

◇ 김현정> ‘뭘 저러나, 저 정도 눈 가지고. 미리미리 준비를 하면 될 걸’ 이런 생각도 드시겠어요, 정말.

◆ 최대집> 그렇죠.

◇ 김현정> 이장님, 인터뷰 마치면 또 눈 치우러 가셔야겠네요.

◆ 최대집> 그렇죠. 지금 주민들, 반장들 삽날 달고 어제서부터 눈 치우고 이랬는데 길을 좀 뚫어줘야죠.

◇ 김현정> 어쨌든 올해는 눈이 조금 덜 왔으면 좋겠어요. 이제 그만 왔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그곳은. 끝까지 단단히 준비하셔서 아무 사고 없이 지나시길 저희도 기도하겠습니다.

◆ 최대집> 고맙습니다.

◇ 김현정> 네, 이장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