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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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금)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 "朴 청문회 탓? 종로서 뺨 한강서 화풀이"
2013.02.01
조회 1646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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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문회 문제 아닌 사전 증의 문제
- 대통령 소속 인사검증위원회 설치해야
- 美 청문회, 우리보다 훨씬 가혹한 검증
- 철저한 검증없이 청문회 이원화 안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된다.’ 인사청문회 제도개선을 위한 TF를 꾸리겠다고 어제 새누리당이 말했습니다. 박근혜 당선인은 ‘너무 지금 신상 털기 식으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다 보니까, 좋은 인재를 쓸 수가 없다.’ 이런 말도 했죠. 인사청문회 제도가 꿈틀꿈틀 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민주통합당 원혜영 의원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원 의원은 ‘고위공직후보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안’을 이번에 발의한 당사자입니다.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이동흡,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낙마 혹은 낙마에 가까워진 이런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원혜영> 우선 안타깝다는 말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새로 출범하게 될 박근혜 정부가 국민의 축복과 기대 속에서 출발하기를 온 국민이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출범하기도 전에 인사문제로 삐거덕거려서 참 걱정이 많이 되네요.

원래 정권이 출발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인사는 만사다. 그러니까 ‘인사가 망사가 되지 않도록 잘해야 된다.’ 당부를 하는데. 이번에 이런 일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인사에 있어서 좋은 인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구하고, 또 그분들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사전검증을 철저히 해서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이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는 거는 아마 국민이나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다 똑같을 겁니다. 문제는 도대체 그 원인이 뭔가, 이 줄줄이 낙마의 원인이 뭔가 하는 건데. 앞서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신상 털기 식으로 진행되는 인사청문회가 문제다. 이 제도개선부터 해야 좋은 인재들이 손들고 나설 것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원혜영> 우선 이번에 김용준 총리후보자가 낙마하셨는데, 청문회는 시작도 안 했어요. 그렇죠?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이 다 봐도 야당 의원들이 ‘이러이러한 문제가 있으니까 안 된다. 낙마시켜야 된다. 청문회에서 통과를 못 시키겠다.’ 말 한마디 한 적이 없거든요. 언론이 검증한 겁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검증이 안 된 인물을 지명하다 보니까 언론이 검증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청문회는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제 풀에 낙마한 거죠. 그런데 지금 열리지도 않은 청문회를 가지고 문제가 있다. 이거 손질해야겠다는 것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기는 대표적인 사례가 됩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미국은 정말 가혹하게 후보자를 검증하지 않습니까? 불법이민자 유모를 한두 달 썼다는 것으로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거고요. 후보자 물색에서 임명까지 총 6단계에 걸친 검증을 하고, 시간도 4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그럽니다. 그리고 검증에 백악관에 인사국이 있을뿐더러 FBI, 국세청 또 공직자위원회가 총 동원돼서 철저하게 매뉴얼에 입각해서 시스템 검증을 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미국처럼 사전에 검증을 철저히 하고, 검증된 인물을 지명하는 것이 개선방향이 돼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의 말은 ‘김용준 전 총리지명자는 아직 인사청문회까지 가지도 않았지만, 이동흡 후보자의 경우를 봤을 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기회도 안 주고, 자녀의 취업문제와 관련된 의혹이라든지 검증 안 된 문제들을 너무 들이밀다 보니까 말하자면 김용준 전 총리 후보자도 지레 겁을 먹고 그만뒀을 수도 있다. 너무 지나치게 털기 식으로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인데요?

◆ 원혜영> 그러니까 같은 얘기인데요. 사전검증이 철저하게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본 인사청문회에서 그런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는 거죠. 무엇보다도 공직후보자는 얼마나 엄격한 그리고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국민으로부터 요구받고 있습니까?

◇ 김현정> 그 부분도 바로 문제인데요. 앞에서 권성동 의원은 ‘사실 도덕성이라는 기준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 는 부분을 지적하셨어요. 어디까지를 요구할 것인가, 예전의 관행이라는 것도 있는데.

◆ 원혜영> 글쎄요. 그러니까 예전의 관행이 그랬으니까 시비 걸지 말아라, 그 얘기는 언론에 대해서도 말씀하는 거고, 국회에 대해서도 얘기를 하는 건데. 검증하지 말라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정말 이번에 안타깝고 참 걱정되는 게 심지어 여당의 어떤 분은 예수님도 이런 식으로 청문회 하면 통과한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 참 기가 막힌 이야기입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가 나왔었죠.

◆ 원혜영> 예수님이 불법위장전입이나 투기를 했습니까, 병역을 기피했습니까? 참 그렇게 잘못된 제도를 개선하고 인사검증을 제대로 할 생각은 안 하고, 이렇게 청문회 탓을 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문제의 본질은 말씀드린 것처럼 청문회 제도에 있는 게 아니라 박근혜 당선인의 ‘깜깜이 인사’, ‘나홀로 인사’가 낳은 예고된 참극이었습니다.

원인은 검증되지 않은 함량미달의 인사를 지명한 데 있는 겁니다. 청문회 제도가 잘못된 게 아닙니다. 또 사전검증을 제대로 못해서 이런 사태가 온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반성하는 거 한마디도 우리 국민들은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표가 좋은 말하셨어요. ‘99%의 공무원이 깨끗해도 1%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면 국민은 공직사회 전반을 불신하게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당연한 말씀이고요. 하물며 이미 불법과 부도덕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최고 고위공직자로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긴 더더군다나 어려운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좋은 인물을 사전검증을 철저히 해서 지명하는 것, 이것이 요체입니다.

◇ 김현정> ‘검증 부분에 있어서 시스템을 다시 도입해야 된다.’ 이게 원혜영 의원님이 낸 법률안이구요...그렇다면 ‘인사청문회 제도를 이원화하자. 도덕성 부분은 비공개로 하고 업무능력 부분은 공개로 하자.’ 새누리당에서 얘기가 나오는 이 청문회 이원화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원혜영> 그러니까 이원화할 일이 아니라 제 법안을 좀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대통령이나 대통령 당선인이 고위공직후보자를 지명하기 전에 철저하게 도덕적 기준과 능력을 사전에 검증하자는 겁니다.

이거를 임의로 하지 말고 행정부, 국회, 사법부가 각각 추천한 위원들로 대통령 직속의 인사검증위원회를 설치해서 후보자의 직무수행, 병역과 재산, 형사처벌이나 행정제재 받은 게 있는지, 세금 똑바로 냈는지 이런 것들을 검증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국회의 본 인사청문회에서는 다 걸러졌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 김현정> 이미 이 검증만 잘해놓으면, 이원화고 뭐고 갈 필요가 없다는 말씀.

◆ 원혜영> 그렇습니다. 사전검증만 철저히 하게 되면 터무니없는 사람, 검증 안 된 사람이 후보로 지명돼서 언론으로부터 검증을 받고 국민들이 참 어떻게 저런 사람을 후보로 지명했냐 하는 이렇게 실망을 하는 일이 없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체계가 도대체 어떻게 돼 있길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면서까지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 원혜영> 우선 검증체계가 제대로 안 돼 있죠. 현재는 아마 청와대의 민정수석실에서 각 관련부처의 협조를 받아서 검증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인사검증을 규정한 법률 근거가 없다 보니까 활동도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검증 결과에 대한 구속력이 없습니다.

그리고 또 이명박 정부가 인사를 잘못해서 많은 국민들의 실망과 비판을 자초했는데. 그래서 2009년에 인사기획관제도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한 번도 임명도 안 하고 슬그머니 폐지해 버렸어요. 그러니까 임의로 하다 보니까 그런 겁니다.

그래서 좋은 인물을 많이 적극적으로 찾는 것, 그리고 그 인물에 문제가 없는지를 철저히 사전 검증하는 시스템이 부재한 것이 현재의 상황이고, 이것을 제도화하자는 게 입법취지입니다.

◇ 김현정> 청취자 질문을 하나만 여쭤보면 ‘지금도 인사파일이라는 게 있고 검증시스템이라는 게 있긴 있는데, 도대체 지금까지 보면 꼭 이번 김용준, 이동흡 두 후보자를 말고라도 그 전에 위장전입이라든지 증여세라든지 투기라든지 병역문제라든지 줄줄이 걸렸었다. 그러면 도대체 지금의 검증시스템에서는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검증을 안 하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눈 감는 건지 궁금하다.’ 어떤가요?

◆ 원혜영> 그런 점에서 참 안타깝습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도 청와대에서 실시하는 200개 체크리스트만 꼼꼼하게 따졌어도 무슨 문제가 있는지 사전에 알 수 있었다는 거죠.

◇ 김현정> 리스트에 목록이 200개나 있습니까?

◆ 원혜영>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언론에도 많이 소개가 되고 그랬어요. 그러니까 미성년자 자식에게 부동산을 증여한 게 있는지, 이런 것들도 다 따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끼리끼리 한다고 현 정권, 그리고 집권세력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안 그런 사람이 어디있냐, 그런 거 다 시비 걸면 누가 공직자 맡으려고 그러느냐. 그러시고.

◇ 김현정> 박근혜 당선인도 어제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원혜영> 글쎄요. 저는 그거는 참 걱정되는 일입니다. 국민의 눈높이가 지금 얼마나 높아져 있는데, 국민들에게 ‘옛날에는 다 그랬으니까 그런 줄 알아야지 그거 왜 자꾸 시비 거냐? 언론이 왜 그런 걸 자꾸 문제 삼냐.’ 그러면 정말 어떻게 하라는 얘기입니까?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 일이고요.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제도를 만드는 것, 이것이 제 법의 요체고, 국민이 요구하는 건 그거입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