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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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부산 매축지 마을 복술이 할머니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부산으로 가보겠습니다. 며칠 전에 한 쪽방촌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유명한 작가가 이벤트하려고 쪽방촌 들어간 건 아니고요. 이 마을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일흔, 여든이라는 나이에 작가로 데뷔를 하고 게다가 쪽방촌에 사신다. 이거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죠? 책 제목이 “매축지 마을 할머니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 중의 한 명 복술이 할머니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해 보겠습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 복술이>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제는 복술이 작가님이 되셨네요.
◆ 복술이>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웃음) 저도 출판기념회 평생 한 번 못해 봤는데 출판기념회까지 여셨어요?
◆ 복술이> (웃음) 그것이 살다보니까 그렇네요. 쪽방이라는 데를 알아서 그리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아니, 출반기념회 연 소감이 어떠셨어요?
◆ 복술이> 기쁘지요. 이 나이가 되도록 뭐를 아무것도 모르고 살림만 살다가 책을 짓는다 해서 옛날 살아온 얘기를 해서 그래서 이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눈물 안 나셨어요, 할머님?
◆ 복술이> 아이고, 기쁘기도 하고 눈물 나지요. 자녀들이 와서 그것도 해 주고 이러니까 나도 이럴 때가 있나 싶은 마음도 들고, 여태까지 고생하고 살다가 참 이제 나이가 드니 이런 것도 있구나 해서 기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목이 매축지 마을의 할머니 이야기. 할머니 몇 분께서 같이 쓰신 책인가요?
◆ 복술이> 할머니하고 할아버지 한 분하고 저하고 같이 7명.
◇ 김현정> 할머니 여섯 분에 할아버지 한 분, 총 7분이. 아니, 어떻게 책을 쓰시게 되셨어요, 마을 분들이 모여서?
◆ 복술이> 처음에 사랑방에 우리가 사진작가를 했습니다. 사진도 전시를 했거든요, 이 책 내기 전에.
◇ 김현정> 사랑방이라는 게 그 마을에 있었군요?
◆ 복술이> 사랑방이라고 하는데 거기서 학교 교수님들이 와서 이 책을 작년 여름부터 한 달에 두 번씩 오셔서 책을 냈는데 그리 해서 각자 책을 내라고 하길래 나는 이래이래 살아온 여사가 이렇다. 어떤 할머니는 나는 살아온 과거가 이렇고 이렇다 해서 그래서 책을 내게 됐습니다, 각자 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매축지 마을이라는 쪽방촌 마을에 사랑방이 하나 있는 거예요. 할머님들도 오시고 쪽방촌 마을에 아이들도 와서 또 공부도 하고 이런 곳.
◆ 복술이> 헌집을 뜯어서 새로 자그마하게 지은 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에 외부 분들이 교수님도 오시고 이런 저런 분들이 오셔서 좋은 말씀도 해 주시고 이러는 곳이군요. 그러면 쓰면서 좀 힘든 점은 없으셨어요? 아무리 내 인생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더듬더듬 그 기억을 살리셔서 글 쓰는 게 작가가 아닌 이상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 복술이> 네, 작가는 쉽지 않은데. 내가 과거 해온 것을 다 머리속에 생각을 해 가면서 이래 썼거든요. 쓰고 다 읽어보면서 이거는 빼야 되겠구나 이래서 새로 고치기도 하고 그래서 써냈습니다.
◇ 김현정>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세요, 그 책 내용 중에?
◆ 복술이> 장순현이라고 하는 할머니. 딸만 다섯을 낳았다고 하는 사람. 딸만 다섯을 낳아서 남편한테 쫓겨나서 친정에 갔다 왔다 하는 그것이 참 눈물 납디다. 저도 친정이 딸만 다섯인데 제가 넷째거든요. 참 우리 엄마도 이렇게 고생했겠구나. 딸만 이래 낳아서 싶어서 참 슬픈 마음이 듭디다.
◇ 김현정> 할머님은 어떤 이야기 담으셨어요?
◆ 복술이> 저는 범내골 안창 마을에 빨래하러 가는 것.
◇ 김현정> 빨래감 머리에 이고 가던 그 기억을 가지고 수필을 쓰셨군요.
◆ 복술이> 네.
◇ 김현정> 그 책을 지난 여름부터 쭉 만나서 몇 개월만에 나온 그 책, 내 책이다 하면서 받아보실 때 그 기분이 어떠셨어요?
◆ 복술이> 아이고, 말도 못하지요. 우리 딸도 와서 엄마가 쪽방 사랑방에 가신다고 해도 여사라고 하고 이랬는데 참 이렇게 책을 낼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하면서 딸이 나와서 그리 하니까 참 눈물이 납디다.
◇ 김현정> 그래요. 매축지 마을 할머니 이야기라는 책의 저자 복술이 할머님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매축지 마을이라는 곳은 언제 만들어진 어떤 곳인가요?
◆ 복술이> 옛날 왜전시대에, 왜전시대에 여기가 바다예요. 바다를 매워서 이렇게 집을 짓게 되어서 전부 다 일본에서 나온 사람들, 또 6.25가 나서 여기로 피난 온 사람들 이래서 자그마한 참 하꼬방 집을 지어서 이래 살게 된 데가 매축지라고 합니다.
◇ 김현정> 매립해서 만든 마을에 이런 저런 사람들이 모여들어서. 그러니까 소외되고 가난하고 이런 분들도 많으시겠어요?
◆ 복술이> 많지요. 지금은 젊은 애들은 안 삽니다, 모두. 다 나갔죠, 어느 집이라도 다 나가고 늙은 할아버지, 할머니들 밖에는 없어요, 여기는.
◇ 김현정> 좀 외롭지는 않으세요, 할머님? 혼자 사시는 거죠?
◆ 복술이> 외롭지요, 저녁만 되면 외롭지요. 아이고, 우리도 평생을 이런 하꼬방 집에 이래 있어야 되나 이게 개발된다, 개발된다 하면서 수십년이 됐는데도 개발은 되지도 않고, 언제 한평생 이런 하꼬방 집에 살다가 가야 되나.
◇ 김현정> 그 외로운 마음들 모여서 이렇게 책을 내신 거예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삶에?
◆ 복술이> 참 나도 이렇게 살았는데 못 사는 사람들, 나보다 더 못 사는 사람들 아니겠나 싶어서 사랑방에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만들어서 독거노인들한테 갖다줍니다. 주기도 하고.
◇ 김현정> 할머님도 또 혼자 사시면서 다른 독거노인분들한테?
◆ 복술이> 나도 혼자 살아도 나는 안 받아 먹고 가서 일합니다. 그리고 복지관에서도 나만 와서 한 달에 한 번씩 와서 반찬을 만듭니다. 제가 가서 같이 만들어서 나눠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시군요. 사실은 이 매축지 마을 할머니들의 치유를 위해서 이분들의 삶을 어루만지기 위해서 시작된 책 만들기 운동이라고 제가 들었는데 오히려 이제 할머님이 치유되는 걸 넘어서 다른 분들 치유에 나선 거예요?
◆ 복술이> 그렇지요. 이번에 책 출시를 하는 데 손님들을 초대를 했는데 그분들도 “다음부터 할 때는 우리도 올란다” 하면서 선생님한테 이름을 적어주고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그래서 간 분들이 많아요.
◇ 김현정> 다음에 책 낼 때는 나도 끼어달라고?
◆ 복술이> 네. 그런데 이 선생님 하시는 말씀을 시 쓸 거라고 합디다.
◇ 김현정> 네?
◆ 복술이> 이번에는 시를 지을 거라고 이럽디다.
◇ 김현정> 아, 시 작품, 시집을 낼 거라고.
◆ 복술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시고 오라고 이럽디다. 이런 게 사람이 많아야 좋다 아닙니까, 그렇죠?
◇ 김현정> 그렇죠. 아니, 이 책 어디서 사 볼수는 없나요, 저도 좀 보고 싶은데.
◆ 복술이> 이 책이요? 여기 사랑방에 오면 책이 아예 있습니다.
◇ 김현정> 부산에 한번 내려가야겠네요, 그러면. (웃음)
◆ 복술이> 서울입니까, 서울입니까?
◇ 김현정> (웃음) 서울입니다, 할머님.
◆ 복술이> 아이고, 주소만 알면 사랑방 선생님한테 말해서 택배로 부칠 수 없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 김현정> 아이고, 고맙습니다. 한 권 꼭 받아보고 싶네요, 우리 할머님들의 이야기.
◆ 복술이> 그거 어디로 부쳐야 되는가 알면 주소만 알려주시면.
◇ 김현정> 저 인터뷰 끝나면 전화드리겠습니다. (웃음)
◆ 복술이> 알겠습니다.
◇ 김현정> 출간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복술이 할머님,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 복술이> 감사합니다.
◇ 김현정> 매축지 마을의 할머니 이야기라는 책이 나왔습니다. 쪽방촌 할머님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 책. 그 저자 중의 한 명입니다. 복술이 할머님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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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30(수) 복술이 할머니 "부산 매축지 마을 할머니 이야기 출간"
201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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