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30(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 "비선 의존하는 대통령 100% 실패했다"
2013.01.30
조회 142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비선조직과 가족 의존 결정 경계해야
- 김영삼,박정희 말년 인사실패는 교훈
- 야당도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 취임까지 인준 못 하더라도 철저 검증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중앙대 이상돈 교수 (前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위원)

김용준 새 정부 첫 번째 총리지명자의 초단기 낙마사태. 이분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이었죠. 이상돈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은 예상하셨습니까, 이 상황?

◆ 이상돈> 어쨌든 간에 총리가 되지 못할 것을 생각했습니다. 만일에 총리가 되면 그야말로 야당 도와줄 뻔 했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사실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 지명됐을 때 야당도 무난한 인사라 했었고, 대부분 사람들이 이 정도면 괜찮지 않겠느냐. 그동안 평판도 괜찮았고, 이렇게 얘기하지 않았나요?

◆ 이상돈> 저는 그런 분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부동산 투기나 아들 병역의혹 이런 거 아니더라도 그분이 총리에 어울리느냐, 처음부터 유보적이었고. 특히 헌재소장 했던 분이 10년 이상 전혀 사회적인 활동이 없다가 이렇게 별안간 총리한다는 것이 그게 가능하겠느냐, 굉장히 회의적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의혹 없이 혹시 총리가 됐더라도 상황은 어려웠을 것이다, 이런 말씀.

◆ 이상돈> 네. 별로 기능도 못하셨을 것이고. 야당한테 좋은 일 할 거다. 말하자면 정부 자체의 어떤 신뢰를 떨어뜨리는 이런 일이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리지명자, 그동안 계속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러면서 의혹이 이것저것 불거지다가 전격사퇴를 했단 말입니다. 어떤 것이 결정적으로 자진사퇴를 결정하게 했을까요?

◆ 이상돈>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특히 부동산 문제. 우리 국민들이 땅 문제에 대해서는 굉장히 민감하지 않습니까? 그거에 굉장히 민감하고. 또 아무리 자식문제라고 하더라도 병역문제도 굉장히 민감합니다. 그런 것을 본인이 잘 파악을 못한 것이고. 그리고 사실 저도 서울대 법대를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는 법대인들의 의식구조가 심하게 말한다면 가족과 돈에 국한돼 있습니다. 그런 것이 좀 서글픈 현실이죠.

◇ 김현정> 그런 것 때문에 결국은 병역 문제, 땅 투기 문제 나왔을 때는 총리지명자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이번 총리지명부터 낙마까지 쭉 지켜보면서 가장 큰 문제는 뭐였다고 보십니까?

◆ 이상돈> 가장 큰 문제라기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습니다만, 본인도 굉장히 무심하고 우리 사회가 무심했던 것이 과연 헌법재판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를 역임하신 분이 백 번 양보해서 인수위원장 하는 건 몰라도 총리를 하겠다고 그 나이에, 그 연배에 그게 가능한 것인가. 국민들 일반적인, 통상적인 개념은 그게 아니었다고 봅니다. 그게 제일 컸고요.

또 하나는 제가 보기에 적어도 총리를 하겠다고 본인이 나설 정도면 상당히 많은 우리 국민들이 그분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정치, 사회, 경제현안에 대해서 어떠한 식견, 어떠한 생각이 있는가를 알아야 되는데요. 거기에 대해서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이 전 문제라고 봤습니다.

◇ 김현정> 의혹 문제는 일단 둘째 치고, 기타 다른 부분에 있어서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인사였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상돈> 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도대체 검증은 누가 하는가. 사실은 비단 이번 김용준 총리 지명자뿐만 아니라 윤창중 대변인, 최대석 전 인수위원, 박 당선인도 함께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이번 총리지명자까지 줄줄이 인사의 잡음이 나오고 있는데요.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가동 되고 있는 건가요?

◆ 이상돈> 인사검증뿐 아니라 작년 대선 중반에도 나왔던 얘기지만 의사결정구조 같은 게 좀 문제가 있다, 이런 얘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우리가 돌이켜보면 대통령이 자신의 주변인물이지만 정치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죠. 이른바 비선조직, 또는 아들이나 가족이나 부인 등등. 이런 사람에 의존해서 결정하면 그 대통령은 100% 실패합니다.

이것은 김영삼 대통령 말기 때 아들의 경우도 그랬고, 돌이켜보게 되면 박정희 대통령께서 시해 당하시게 된 것도 말년에 경호실장한테 그 임무에 훨씬 벗어나는 어떤 힘을 줬던 게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 김현정> 그럼 이번 박근혜 당선인 같은 경우는 누가 주변에서 추천하고, 누가 주로 검증합니까?

◆ 이상돈> 그건 제가 아는 바가 없습니다만, 대충 이번에 언론의 추적보도에 의해서 드러난 부분이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7인회가 추천했다, 이런 보도들 나오더라고요?

◆ 이상돈> 그런 보도가 나오고 있죠. 나오고 있는데 진실은 제가 알겠습니까? 그런 부분이 지금 드러난 게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고 보겠습니다.

◇ 김현정> 누가 추천했는지, 어떻게 논의됐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비선라인을 통한 인사가 지금까지는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말씀이시죠?

◆ 이상돈> 네, 그러니까 우리가 미국 대통령에서도 볼 것 같으면 대개 대통령의 유력주자가 되면 이미 선거 말기쯤 가게 돼서, 미국 같은 경우는 총리가 없으니까 누가 비서실장이 되고 누가 국무, 법무, 재무 같은 주요 장관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로 윤곽이 보입니다.
그래서 유권자들이 대통령 선택할 때는 그것도 감안을 해서 선택을 하고. 대통령은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그 외에 중요 인물들을 갖다가 채워나가는 것이죠. 그런 것이 통상적인데, 우리는 그렇게 되지 못했던 것이 이런 사태를 불러일으켰다고 봅니다.

◇ 김현정> 비선라인을 통해서 인사하더라도 주변에 측근이라고 불리는 친박 의원도 많이 계시잖아요. 새누리당 안에도 전문가 많이 계시고요. 이분들이 NO라고 얘기 못합니까?

◆ 이상돈> 글쎄요. NO라는 말을 못했는지, 아니면 그러할 기회도 없었는지. 또 제가 보기에 그런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과연 그렇게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그런 문제가 있죠.
또 하나는 사실 김용준 전 지명자는 총리가 되셨다 하더라도 그렇게 실제적인 권한과 역할을 행사할 분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다른 분들도 무해무익한 총리라고 봐서 그냥 생각이 없었을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렇게 넘겼을 수도 있다, 흘려서 넘겼을 가능성도 있고.

◆ 이상돈> 그냥 제가 생각하는 겁니다.

◇ 김현정> 사실 인사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결정에 있어서 지금 박근혜 당선인 스타일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철통보안’ 이렇게 정리가 되는데. 이대로 이 스타일 고수하면 괜찮겠습니까?

◆ 이상돈> 인사에서는 어느 정도 보안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어느 정도 예측성이 있어야 되고요. 또 결과적으로 어떤 국민적인 공감대가 있는 인사가 돼야만 성공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런 부분이, 좀 보안을 강조하게 되면 실수가 나올 수가 있죠. 결과적으로 좋으면 다행이지만 결과가 나쁘게 되면 그 과정에 문제가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철통보안시스템은 장점이 있긴 있겠습니다만, 지금으로 봐서는 단점들도 크게 드러나니까 좀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겠네요. 보완이 말입니다.

◆ 이상돈> 그런데 보완이라는 게 특별한 정답이 있겠습니까? 좀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돼야 된다는 것이고.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 특히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에는 과거의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그야말로 자신만의 카리스마라고 그럴까요? 자신만의 어떤 역할로서 당선된 부분이 제일 큰 분입니다. 그런 특성이 좀 있죠.

◇ 김현정> 그래서 NO라고 더 말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네요. 주변에서 이게 아니다 라고 했을 때 박근혜 당선인이 맞습니다, 제 소신대로 하겠습니다 라고 해놓고 그게 성공한 케이스들이 과거에 있었기 때문에.

◆ 이상돈> 네, 그런 것도 있겠고. 특히 박근혜 당선인의 경우는 과거에 다른 대통령과는 달리, 예를 들면 김대중, 김영삼 같은 분들은 과거 민주화운동부터 주변 사람들, 같이 한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 특성이 있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검증시스템을 이렇게 정비 안 했다가는 혹시 이명박 대통령 때처럼 고소영인사, 회전문인사 이런 전철을 밟을 수도 있겠네요?

◆ 이상돈> 그래서 이번에 이런 문제가 드러난 게 오히려 좀 다행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제 새 총리 지명해야 될 텐데 일정은 촉박합니다. 이거 취임식 일정에 맞출 수는 있을까요, 교수님?

◆ 이상돈> 현재로 봐서는 누가 봐도 굉장히 촉박하게 보이죠. 저는 그러나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만일의 경우에 취임식까지 인준이 다 못 끝나더라도 시간을 두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합니다. 시간에 쫓겨서 그야말로 청문회에서도 더 큰 파문을 일으키고.

그리고 국민들이 볼 때, 특히 또 야당에서 볼 때 납득이 안 가는 사람들이 많게 되면 이게 어렵지 않겠습니까? 거기다가 중요 직위의 인사들은 제가 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이 야당도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만 됩니다. 미국도 상대방 정당, 말하자면 집권당이 아닌 야당에서 납득이 되는 사람이 무난하게 다 인준이 되고, 또 역할을 합니다.

◇ 김현정> ‘요사이 지지율이 역대 당선인 중에 최저로 떨어졌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왜 그럴까’ 이런 청취자 질문이 들어왔어요. 어떻게 분석하세요?

◆ 이상돈> 저는 인수위원회 때문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결국은 깜깜이인사, 밀봉인사, 소통부족.

◆ 이상돈> 아니, 그거를 떠나서 인수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인사, 이미지 이런 것이 국민한테 감동을 주지 못했고, 우리 국민이 바라는 바에 좀 못 미친 것이죠. 왜 박근혜 당선인께서 지난번 대선에 당선 됐느냐. 제가 보기에는 우리 국민들이 믿을 수 있는 안정적인 개혁을 추구하기를 원하고 있고. 또 상당히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정권은 이명박 정권과 다르다는 전제 하에서 지지했다고 봅니다. 인수위가 그런 뜻을 반영했느냐. 저는 거기에 실패하지 않았나,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이상돈 교수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