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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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1/29(화) 박관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리베이트 수사대 조직적 은폐 가관이었다"
201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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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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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관천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동아제약, 대화제약 거기다가 CJ제일제당까지. 보름 남짓 사이에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이 줄줄이 터지고 있습니다. 특히 CJ제일제당의 경우 의사들을 상대로 무려 43억 원의 리베이트를 뿌리다가 경찰에 적발이 됐는데요. 수사 이후에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또 수사를 방해한 이런 정황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 천태만상, 실태, 직접 수사하고 있는 분 만나보죠.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박관천 대장이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경찰에서 적발한 제약사가 몇 군데나 됩니까?

◆ 박관천> 현재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해서 적발된 회사는 약 3개 회사 정도입니다.

◇ 김현정>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람은 몇 명이고, 제공 받은 사람은 또 몇 명이나 되나요?

◆ 박관천> 한 회사는 3개 회사고, 그 회사의 임원들은 여러 명입니다. 한 21명 정도가 되고, 리베이트를 제공 받은 의사는 약 266명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받은 사람, 준 사람 다 처벌 받는 쌍벌제가 시행되면서, 리베이트 단속도 강화되고,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동안 계속 됐던 건가요?

◆ 박관천> 그러니까 2010년 11월 28일에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됩니다. 그런데 쌍벌제가 시행되면 처벌이 강화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해당 제약회사에서는 기존에 리베이트, 돈을 제공함으로 인해서 자기 의약품 매출 처방을 계속 높여왔는데, 쌍벌제가 시행되고 나면 이게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쌍벌제 시행 전 6개월 동안 무려 43억 원을 리베이트를 집중적으로 제공해서 쌍벌제 이후에도 자기 제약사의 의약품이 계속 집중 처방될 수 있도록, 소위 사전 보험적인 성격의 리베이트 제공이었습니다.

◇ 김현정> 쌍벌제 시행되기 직전 것이 지금 드러난 거군요?

◆ 박관천> 그렇습니다, 직전 6개월입니다.

◇ 김현정> 제일 규모가 큰 게 CJ제일제당 사건인데, 무려 43억원.

◆ 박관천> 그렇습니다. 43억 정도입니다.

◇ 김현정> 수법은 어떤 식이었습니까?

◆ 박관천> 보통 자사의 제품을 처방을 많이 해 주거나 기존의 리베이트 관계가 유지되거나 아니면 대형병원에서 그 처방권을 좌우할 수 있는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들을 키닥터라고 자기들이 선정을 합니다.

◇ 김현정> 주요 핵심 포인트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군요?

◆ 박관천> 그렇습니다. 키닥터 266명을 선정해서 그 266명에게 자기 회사의 법인카드를 주고 의사의 지위라든가 처방률에 따라서 적게는 200부터 많게는 1억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법인카드를 제공해 주는 거죠.

◇ 김현정>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1억.

◆ 박관천>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통 1억을 주게 되면 그 대가가 있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보통 1년 내에 그 1억에 대한 대가 가치의 처방을 해 주기를 부탁을 합니다. 부탁을 하면서 어떤 말을 하냐면 6개월 내에 목표를 달성하시면 저희들이 추가로 제공하겠습니다. 또 이렇게 하는 거죠.

◇ 김현정> 그런 단서들을 어떻게 다 잡으셨어요?

◆ 박관천> 그건 수사과정에서 저희들이 다 밝혀낸 건데. 보통 이렇게 합니다. 법인카드를 제공 받은 의사들이 백화점이나 명품매장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소위 포인트 마일리지가 있지 않습니까? 마일리지 카드는 자기 이름으로 대지 않습니까? 사면서 마일리지까지 적립을 합니다. 그러면 그 결제를 갖다가 어떤 카드로 했나 보면 결제를 법인카드로 한 거죠.

◇ 김현정> 구매한 신용카드와 포인트의 주인이 다른 거예요?

◆ 박관천> 그렇습니다. 대금을 결제한 신용카드는 제약회사 카드이고, 그걸 돈으로 씀으로 인해서 적립된 마일리지 포인트는 자기 명의로 적립하는 거죠.

◇ 김현정> 거기서 꼬리가 잡힌 거군요?

◆ 박관천> 그렇습니다. 그게 하나의 수사의 단서가 됐죠.

◇ 김현정> 제보도 좀 들어오나요?

◆ 박관천> 저희가 수사에 착수한 건 작년 4월 말 경에 첩보를 입수하면서부터입니다. 그래서 착수해 보니까 상당히 실망스러울 만한 그러한 리베이트 형태가 많이 적발되었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박관천> 예를 들면 제공받은 리베이트를 죄의식 없이 사용하는 겁니다. 자녀학원비로 사용하기도 하고, 소위 생활비로 사용하는 그런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그런 케이스에서는 뭐냐면 자신들이 어떠한 처방의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없었던 거죠. 하나의 관행이었죠.

◇ 김현정> 그러면 ‘1년 동안 얼마를 처방해 주십시오.’ 해서 나중에 그만큼 처방이 됐는지 안 됐는지도 검사를 받고 이런 식입니까?

◆ 박관천> 그렇습니다. 그 처방한 비율까지도 다 수사과정에서 확인을 하였습니다.

◇ 김현정> 참 지능적인 범죄에 지능적인 수사기법으로 밝혀낸 수사인데요. 이 수사가 얼마 동안 진행된 건가요?

◆ 박관천> 작년 2012년 4월 말 경에 수사를 해서 현재 여기까지 밝혀냈고 또 추가적으로 계속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추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어떤 점이세요?

◆ 박관천> 어려웠던 점은 리베이트를 제공한 회사 측에서의 조직적인 은폐였습니다. 저희가 마일리지로 추적을 해서 그 마일리지를 결제할 수단이 제약회사 법인카드라는 걸 계속 추적해 나가지 않습니까? 이걸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알게 되니까, 의사들한테 연락해서 ‘빨리 회원 탈퇴하고 마일리지 삭제를 해라.’ 이렇게 하기도 했고, 그 다음에 어떤 지역별로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도움을 줘서 그 변호사를 통해서 ‘진술은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통일해라. 예를 들면 리베이트를 받긴 받았는데 처방대가는 아니다. 처방대가가 아니고, 자문료, 시험출제료다.’ 그래서 시험출제 한 근거서류를 갖다가 저희들이 수사를 했는데, 그 근거서류가 없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진술을 똑같이 유도를 했지만 결국은 저희들이 제시하는 증거 앞에는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 김현정> 조직적으로 은폐를 하려고 시도는 했지만 좀 엉성한 은폐가 됐네요?

◆ 박관천> 네.

◇ 김현정> 이렇게 적발이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 박관천> 의사들 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한데요. 리베이트 쌍벌제는 시행 전에 수사한 의사들에게는 신분에 따라 뇌물수수라든가 배임수재 등의 혐의가 적용되고 또 일부 의사는 형사입건 되지 않지만 행정통보 대상이 됩니다.

◇ 김현정> 행정통보는 뭡니까?

◆ 박관천> 그러니까 영업정지라든가 보건복지부에 행정통보를 해서 의사영업 정지를 일정기간 동안 시키는 거죠. 쌍벌제 시행 이후에는 금품을 수수한 의사 전원이 신분에 따라 좀 다르긴 하지만 뇌물수수 또는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됩니다.

단 해당 리베이트를 제공한 기업에 대해서는 쌍벌제 이행 전후에 불문하고, 약사법 위반은 적용되고요. 의사의 신분에 따라서 뇌물공여라든지 배임증재의 책임을 지기도 하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까지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다. 더 얘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의사뿐 아니라, 약사에게까지도 제약회사가 리베이트 한 정황들도 있다.’ 이런 얘기도 들리는데 수사가 있습니까?

◆ 박관천> 현재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 김현정> 수사가 확대되긴 되는 거군요?

◆ 박관천> 그렇습니다. 계속 수사를 확대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게 전체의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일부 몰지각한 제약사와 의사의 얘기지만, 이거 제대로 뿌리 뽑지 못하면 결국 국민들이 이게 다 손해를 보는 거거든요.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일이라서 반드시 이번 기회에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몇 분이나 지금 이 수사를 진행하고 계세요?

◆ 박관천> 저희들 수사팀, 전담팀은 약 6명을 구성해서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추가적으로 더 필요하면 제가 더 인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6명이 가능하세요?

◆ 박관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대부분이 제약회사 대기업들인데, 거기에 맞서서 싸운다는 것이.

◆ 박관천> 싸운다는 의미보다도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이런 의약품 리베이트로 소위 리베이트에 해당되지 않는 선량한 의료인들이 매도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의약품 리베이트 자체라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을 해쳐서 결국은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거든요. 그래서 저희들도 여기에 대해서는 수사력을 집중해서 지속적으로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지켜보고 있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