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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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영화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
지적장애를 가진 아버지가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갑니다. 홀로 남겨진 어린 딸과 그 아버지가 수감된 교도소의 같은 방 사람들은 그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서 고군분투 하는데요. 그냥 들으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이 휴먼드라마가 19일 만에 6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설 연휴에는 하루에 50만명 넘게 들어서 어제까지 거의 700만명 가까이 갔는데요. 자극적인 요소 하나 없는 이 휴먼가족영화가 대체 어떻게 이런 성적을 거두게 됐는지 모두가 놀라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을 직접 만나보죠.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감독님, 안녕하세요.
◆ 이환경> 안녕하세요. 7번방의 선물 시나리오와 연출 맡은 감독 이환경입니다.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밥을 안 먹어도 배 부르시죠?
◆ 이환경> 그래도 밥 많이 먹었네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아니,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공을 했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비결이?
◆ 이환경> 저도 좀 놀랍기는 한데요. 이렇게 세상 살면서 좀 순수성이나 가장 기본으로 갖고 있는 부녀간의 정이나 이런 부분들을 사실은 외면한 부분들이 많았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다시 한 번 가족에 대한 부분들을 되돌아보는 국민성이나 이런 부분들이 저희 영화를 많이 봐주게 된 원동력 아닌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진정성이 통했다는 생각이 좀 많이 들어요. 그래서 감사 말씀 많이 드립니다.
◇ 김현정> 진정성이 통했다. 앞부분 절반은 배꼽이 빠질 정도로 웃어요, 사람들이.
◆ 이환경> 네,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김정태, 성동일, 오달수 씨 이런 분들 어쩜 그렇게 연기가 맛깔납니까?
◆ 이환경> 연기자분들이 워낙 베테랑이시고 너무나 잘하시는 분들이라서 먼저 다른 배우들을 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이 된 게 오히려 더 많은 시너지를 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대단했던 건 주인공 류승룡 씨의 지적장애인 역할.
◆ 이환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같아도 같아도 너무 똑같다. 대체 어떻게 그런 연기가 나올까요?
◆ 이환경> 승룡 씨와 저와 처음부터 입을 맞췄었던 부분은 지적장애 연기를 좀 우스운 코드로 희화화시키지 말자에 대한 부분들은 합의보고서 작업을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우스꽝 모습으로 만들지 말자.
◆ 이환경> 그러다 보니까 기존의 연기패턴을 답습하지 말고 뭔가 새롭게 정말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뽑아봐야 되는데 과연 어떻게 가야 될 것인가를 좀 고민을 하다가 한 다큐멘터리나 이런 TV에서 나오는 이런 분들을 한 200분 정도를 제가 선정을 했죠. 그 중에서 고르고 고르고 골라서 직접 만나면서 많은 연기들을 지도를 받은 거죠.
◇ 김현정> 그야말로 연구를 하신 거네요.
◆ 이환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 하면 하면 아역배우 갈소원 양.
◆ 이환경> 네.
◇ 김현정> 딸 역할로 나왔는데 이 아이도 참 귀엽더라고요. 보니까 이 아기가 오디션할 때 원래 1등이 아니었다면서요?
◆ 이환경> 꼴찌였습니다.
◇ 김현정> (웃음) 꼴찌였어요?
◆ 이환경> 연기를 사실은 제일 못 했었던 친구인데요. 유독 아이 같은 친구가 보이더라고요. 그 친구가 지금 예승이 역할을 맡은 갈소원이라는 친구인데요. 제가 우리 소원이는 뭐 잘할 수 있을까 물어봤더니 무서운 얘기를 잘한다고 얘기를 해요. 그래서 무서운 얘기 한번 감독님한테 들려줄까 했더니 얼굴 표정이나 몸짓이나 굉장히 무섭게 얘기를 하는데 사실은 하나도 안 무서운 얘기를 했거든요. 그게 아이다운 느낌이 들었어요, 오히려. 그래서 캐스팅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겁니다.
◇ 김현정> 기가 막히게 연기 잘하는 아이보다도 순수한, 진정성이라는 말이 지금 계속해서 통하는 거예요, 이 영화 전반에.
◆ 이환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지난번 영화 챔프에서도 주인공 아역 이름이 예승이었어요, 극 중의 아이 이름이. 맞죠?
◆ 이환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도 예승이에요, 극 중 아이 이름이?
◆ 이환경> 네. 그게 저희 딸 아이 이름이, 실제 딸 아이 이름이 예승이에요.
◇ 김현정> (웃음) 감독님의 지극히 개인적인. (웃음)
◆ 이환경> 개인적인 부분들이 많이 담아졌는데. 저는 시나리오를 집필을 직접 하고 사실은 촬영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아빠의 마음을 제가 대변해서 시나리오를 집필을 하게 되고 딸아이의 마음을 과연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를 고민을 하다가 이번에도 똑같이 딸아이 예승이에 대한 부분을 투영시키고자 이름을 쓰게 된 거죠.
◇ 김현정> 진짜 이름을 넣으면서 훨씬 더 그 마음에 감정이입이 돼서 쓸 수 있으니까.
◆ 이환경> 네. 그렇기 때문에 좀 허투로 된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라는 자기 신념도 사실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7번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 만나고 있습니다. 좋은 얘기만 너무 많이 했으니까 약간 쓴 얘기도 하나 하자면 후반부에 신파 코드가 좀 심했다, 이런 평도 간간히 있어요, 감독님. 들으셨어요?
◆ 이환경> 많이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부분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나 울리는 우리를 눈물 나게 하는 그 부분.
◆ 이환경> 사실은 제가 각설탕도 그랬었고 챔프도 그랬었는데 이번 7번방의 선물도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는 심파에 대한 부분들이 늘상 거론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히려 그런 심파에 대한 부분들을 거둬내면서 세련되게 뭔가 영화를 만들게 되면 평단에서나 관객분들이 좀 더 야, 저 감독은 세련되게 영화를 만드는구나라고 말씀을 해주실 수는 있지만 제 자신 스스로가 만들었을 때 그 자체가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좀 많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아, 오히려.
◆ 이환경> 오히려. 마지막에 사실은 용구, 류승룡 씨가 연기했던 부분에서도 예승이와 이별해서 그냥 사형장으로 바로 나갈 수도 있었지만 다시 돌아와서 예승을 안는 장면이 사실은 신파의 정점이라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 김현정> 거기서 눈물, 콧물, 침까지 범벅되는 (웃음) 관객들이 그 장면이잖아요.
◆ 이환경> 네. 그런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런데 그게 마지막으로 사형길을 가는 상황에서 제 딸이 제 이름이나 저를 불렀을 때는 아, 안 돌아가고는 못배길 거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더라고요. 그걸 진정성으로 받아주셨으면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 김현정> 알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떤 이야기인가. 이환경 감독, 관객 수 몇 명까지 갈까요? 지금 얼마나 기대하고 계세요, 감독님?
◆ 이환경> 제목 자체가 7번방의 선물이라 700만 언저리에서 됐으면 좋겠지만 (웃음) 그 생각이 일단 있는데요.
◇ 김현정> 거짓말이시죠, 그거는? (웃음) 이미 700만인데, 한 달에 안 돼서 700만인데.
◆ 이환경> 너무 과분한 사랑을 주셔서 사실은 몸 둘 바를 모르고 있습니다. 사실은 이런 예쁜 이야기들. 각설탕도 그랬고, 전작인 챔프도 그랬고 감독으로서는 더 벅차실 것 같아요. 선정성, 자극성 다 빼고 오로지 영화 이야기, 스토리로 승부하는 거잖아요.
◆ 이환경> 가장 뿌듯한 것 중의 하나가 이 시나리오를 투자사와 제작사에서 사실은 할 때 너무 착한 영화 아니냐, 감독님께서 지금 계속 착한 영화를 하셨는데 이것조차도 관객들이 몰라주고 하면 이거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인데 그래도 감독님 하시겠습니까? 라고 얘기해서 제가 마지막으로 드렸었던 말씀이 이 작품조차도 정말 착한 얘기인데 이게 정말 안 되면 저 역시도 영화를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번만 좀 믿어달라고 해서 사실은 마지막으로 뭔가 하려고 했었던 작품이 이 7번방의 선물이에요.
◇ 김현정> 이야, 그러니까 이게 안 됐으면 그냥 붓을 꺾으시려고 그랬군요.
◆ 이환경> 네. 그 생각을 하고서 사실은 작업을 했었던 겁니다. 착한 영화도 잘 될 수 있다.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영화들도 가족들과 같이 볼 수 있다에 대한 부분들을 많이 보여주셔서 저는 그게 가장 기쁩니다.
◇ 김현정> 그러게요. 저도 착한 영화가 잘돼서 기분이 좋고요. 세상도 이 영화만큼이나 착해졌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감독님.
◆ 이환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기록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겠습니다.
◆ 이환경>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환경>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김현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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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2(화) 이환경 감독 "7번방의 선물, 왜 돌풍을 일으켰을까"
201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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