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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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선 앞두고 정신 바짝 차리는 계기
- 최강희 감독도 '완패' 인정
- 수비 큰 숙제 "겁 먹은 것 같았다"
- 부상 이긴 이청용 활약 돋보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축구해설가 박문성 (런던 현지)
오늘 2부에서는 축구 얘기도 잠깐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어젯밤 런던에서 열린 크로아티아와 우리나라 국가대표간의 평가전. 0:4 완패입니다. 물론 상대가 피파랭킹 10위 안에 드는 강팀이긴 했습니다만, 우리 역시 유럽에서 뛰는 최정예 멤버들을 투입한 경기였기 때문에 0:4 완패라는 건 좀 심하지 않느냐, 이런 우려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지금 런던 현지에 있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지금 런던 시간이 어떻게 되죠?
◆ 박문성> 거의 자정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잠을 좀 자야 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웃음)
◇ 김현정> 평가전은 현장에서 보신 거죠?
◆ 박문성> 네, 그렇습니다. 오늘 런던 시내에서 경기 봤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보셨어요?
◆ 박문성> 처음에 한 골 두 골 내줄 때는 ‘그래. 그래도 좀 따라갈 수 있을 거야.’ 라고 했는데. 네 골까지 내줄 때는.. 경기장으로 상당히 많은 교민분들이 오셨는데 너무나 안타까워 하시는 장면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고요. 반대쪽으로 크로아티아의 미디어나 그쪽 관계자인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시비가 상당히 교차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상당히 많이 아쉬운, 안타까운 경기 결과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한국 언론들은 이 정도면 참사 수준이다, 낙제점이다, 이런 질타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도대체 패배원인을 뭐라고 보십니까?
◆ 박문성> 일단 최강희 감독을 경기 끝나고 만났을 때 “완패했다” 이렇게 바로 표현을 했습니다. 완벽한 패배라고 하는 표현을 썼고요. 크로아티아쪽도 기자가 옆에 있었는데 그 기자는 그런 표현을 쓰더라고요. “한국선수들이 겁을 먹은 것 같다”고요.
◇ 김현정> 겁을 먹은 것 같다고요?
◆ 박문성> 그러니까 사실 크로아티아의 모드리치 같은 경우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있죠. 만주키치라고 하는 선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현재 득점 선두인 선수입니다. 이런 선수들이 수비 때부터 굉장히 강하게 들어오고 이러니까 우리 선수들이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고. 그러면서 뒤로 물러서다가 실수하고, 실수하니까 또 당황하고 이런 게 반복됐거든요.
◇ 김현정> 골을 먹으니까 또 거기서 당황하고, 이런 식으로..
◆ 박문성> 수비는 현대 축구에서 단순히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을 시작해줘야 하는 그 라인인데요. 우리가 볼을 수비쪽에서 잡게 되면 이 선수들이 바로 상대가 압박 들어오니까 거기서부터 볼이 안 나가고, 그러니까 공격도 안 되고, 수비도 안 되고. 오늘은 공격과 수비 전체적으로 다 어려운 경기였습니다.
◇ 김현정> 보통 그렇게 실수가 나거나 선수들이 위축됐을 때, 예전에는 박지성 선수 같은 리더가 나서서 팀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갔단 말입니다. 이번에는 그런 선수도 보이지를 않았어요.
◆ 박문성> 그렇게 흔들릴 때 중심을 잡아줘야 되는 라인이 어디였냐면 이정수, 곽태휘라고 하는 30살 이상의 상당히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수비라인이 사실은 그걸 전체적으로 컨트롤 해줬어야 했는데. 그런 선수들이 흔들려버리니까 앞에 있던 어린 선수들이 뭔가 끌어가기에는 어려웠다는 거죠. 그래서 리더십의 부재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피파랭킹이 그쪽은 10위고 우리는 34위고. 사실은 클래스의 차이가 있긴 있습니다만 그걸 고려하더라도 0:4는 좀 심했다, 동의하십니까?
◆ 박문성> 사실 이 패배에 대해서 그렇게 얘기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들도 감독들도 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런데 한 가지 조금 우리가 틀어서 보면, 어찌 보면 이런 표현이 어떨지는 모르겠는데요. ‘적당한 때에 어찌 보면 잘해 줬다’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게 어떤 이야기냐면, 사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이 경기는 평가전이긴 한데. 우리가 3월, 다음 달에 경기가 하나 있죠. 카타르 경기가 있고요. 6월에는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이란. 이렇게 최종예선이 총 네 경기가 남아 있는 상태인데요. 우리가 2위입니다. 사실 2위 상태, 커트라인에 딱 들어가 있잖아요. 2위까지만 본선에 바로 가니까요.
◇ 김현정> 두 팀만 가니까요.
◆ 박문성> 그런데 우리가 네 경기가 남아 있는데, 그 중의 세 경기가 홈이기 때문에 사실 선수단과 대표팀 내에 어떤 분위기가 있냐면 ‘본선은 그냥 간다’ 이런 느낌이 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쉽게 간다, 이런 느낌이 있었는데요. 이거 정신이 번뜩 드는 수준이 아니라 이거는 아니구나, 이런 정도였던 큰 패배거든요.
사실 이게 우리가 최종예선, 진짜 경기에서 이렇게 패했으면 이건 정말 적당한 때에 적당한 패배입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그런 중요한 네 경기를 앞두고서 이제 정신이 바짝 들고, 또 주위 분들이 상당히 많은 비판을 하는 패배를 당하게 됐기 때문에 ‘아, 이건 아니구나’ 그러니까 다시 한 번 끈을 조여들어갈 수 있고, 그런 정신을 좀 더 추스릴 수 있는.. 어찌 보면 그런 패배일 수도 있지 않겠나, 예상을 해봅니다.
◇ 김현정> 월드컵 최종예선. 이 실력으로 통과는 될 것인가,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 박문성> 저는 만약에.. 결과만 놓고 봐서 본선 브라질에 우리가 갈 것이냐 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갈 것이다’ 라고 봅니다.
◇ 김현정> 장담하시듯 말씀하시네요, 갈 것이다.
◆ 박문성> 저는 오늘 우리가 졌고. 수비쪽 부분, 측면쪽 수비 등 문제점이 상당히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우리 어린 선수들이 공격이나 미드필더 쪽에서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조직력이 잘 갖춰져 있지 않고, 구슬이 있는데 꿰지 못하는 보석과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걸 잘 꿰기만 하면 잘 되겠다는 느낌은 있었고요.
그런데 아쉬운 건 뭐냐면, 월드컵 본선은 갈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크로아티아전을 앞두고 어떤 느낌이었냐면, 사실 우리가 본선에서 만나볼 만한 그런 상대거든요. 이런 팀을 상대로 해서 우리가 어찌 보면 내년 브라질 본선 때, 지금 현재 대표팀의 수준이 어느 정도였구나 하는 것을 사실 보고 싶었는데 크게 졌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어찌 보면, 최종예선만 놓고 보면 적당한 때에 적당한 패배다 라고 볼 수 있겠지만 본선을 생각 하면 머리가 좀 아픕니다. 본선경기는 어떻게 잘할 것이냐, 하는 정말 큰 숙제를 이번에 또 하나 안게 됐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본선에 가면 이런 크로아티아 같은 선수들이 수두룩하게 모이는 건데, 그때 어떻게 우리가 대비할 거냐, 이 숙제가 남아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박문성> 그렇습니다.
◇ 김현정> 실망스러운 경기긴 했습니다만, 그 와중에서도 돋보인 선수를 찾자면 누굴까요?
◆ 박문성> 저는 이청용 선수라고 봅니다. 오늘 경기하면서 두 가지였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너무 잘해 줬습니다. 선수들 중에 가장 눈에 띄었고. 새로운, 실제로 전술적인 어떤 움직임에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고요.
또 하나, 이청용 선수는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1년 전에 당했었죠. 그런데 대표팀에 복귀했을 때 첫 경기 때 뭐라고 할까요. 이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이라고 하는 건 정말 큰 부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처음에 뛸 때는 좀 걱정도 됐고, 그 다음에 아직까지는 한참 좋았을 때로 안 올라왔구나 이런 느낌이었는데요.
오늘 경기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그 다음에 저렇게 큰 부상을 당한 다음에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이렇게 경기를 한다고 하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상당히 고맙기도 하고, 참 좋기도 했습니다. 이청용 선수에 대해서는 상당히 오늘 경기 멋지지 않았나, 잘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크로아티아전이 있었던 영국 현지의 박문성 해설위원 연결해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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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목) 박문성 해설위원 "최강희호, 적당한때 잘 졌다"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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