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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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7(목) 임태훈 소장 "수류탄 유출 또 있었다...돈받고 소총 대여까지"
2013.02.07
조회 163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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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기류 유출 사건 빈번히 발생
- 수류탄 소총 탄피 등 종류도 다양
- 시중에서 살상 무기로 악용될 우려
- '총기 유출은 범죄' 철저한 교육 절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임태훈 軍인권센터소장


선물로 수류탄을 받는다. 상상 속에서도 일어나기 힘든 일이 실제로 벌어났습니다. 얼마 전이죠. 한 여성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인인 남자친구에게 받았다’ 라면서 수류탄 사진을 올렸습니다. 이 사진이 일파만파 퍼져서 결국 이 남자친구는 헌병대에서 지금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도대체 우리 군의 무기관리실태가 어떻기에 휴가 나오는 군인이 수류탄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을까요? 자세히 짚어보죠.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거를 해프닝이라고 해야 됩니까, 사건이라고 해야 됩니까? 어떻게 보셨어요?

◆ 임태훈> 분명히 사건이죠. 정확한 경위는 국방부 조사가 발표되어야지만 저희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훈련 중에 사용하던 수류탄을 은닉해서 보관하다가 반출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훈련을 담당했던 간부가 훈련물품 출납절차를 소홀히 한 경우인데요. 이 같은 경우, 훈련이 끝나면 불출되었던 훈련물품을 회수하고 개수를 파악해야 되는 것이죠. 특히 이번에 반출된 연습용 수류탄의 경우는 훈련이 끝나면 안전핀을 회수하여 출납을 맞춰야 하는데요.

◇ 김현정> 개수를 딱딱 맞춰야 되는 거죠?

◆ 임태훈> 그렇죠. 그런 절차가 잘 안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고요. 두 번째는 병사가 사용한 안전핀을 사전에 구해 놓은 뒤에 불출된 수류탄을 받고 훈련 종료 후 미리 구해 놓은 안전핀을 반납한 경우, 이 경우에는 사용 안전핀을 어디서 구했는지 확인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군 수사 결과를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특수한 한 병사의 일탈행위인가, 아니면 종종 있는 일인가? 이 부분이 중요할 텐데. 어떤가요?

◆ 임태훈> 이번 경우는 여자친구가 SNS상에서 인증샷을 올려서 사건이 불거졌지만, 밝혀지지 않은 사건도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2년 2월 군대와 예비군 훈련장에서 M16소총 부품이랑 수류탄을 빼돌려 보관해오던 2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 김현정> 그때도 수류탄.

◆ 임태훈> 모의수류탄이죠, 이것도. 소총부품은 2005년도 복무시절 때 빼돌렸고요. 모의수류탄은 2008년 예비군 훈련 받다가 빼돌린 사건입니다. 반출한 군용품을 모의총기류에 개조해서 실제 총기처럼 보이려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하는데요. 좀 황당한 사건이죠.

◇ 김현정> 탄피도 가지고 나올 수 없는 거라면서요?

◆ 임태훈> 그렇죠. 탄피 같은 경우에 장식용으로 가지고 나오는 경우들도 있고요.

◇ 김현정> 많이 본 것 같아요. (웃음) 장식용으로 걸고 다니는 남자 분들.

◆ 임태훈> 어렸을 때 형들이 군대 갔다 오면 선물이라고 하나 주는 것들이 있죠. 보면 그런 건 탄피로 목걸이를 걸면 다행인데요. 실탄을 가지고 나와서 화약 빼서 그거 가지고 만드는 경우도 저는 봤습니다. 저는 그때 약간 좀 놀랐거든요. 왜냐면 화약은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그걸 보고 자리를 떠난 기억들이 있는데요. 그것 말고도 대규모로 전방부대에서 2005년도에 K2소총 2정과 실탄 700여 발, 수류탄 6발이 분실된 사건이 있습니다. 이 같은 경우에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지금도 못 찾았어요?

◆ 임태훈> 네,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간첩이 가져갔을 수도 있고요. 북한군이 내려와서 가져갔을 수도 있을 가능성도 있죠,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들, 무기관리를 잘못 할 경우에는 대량살상무기로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좀 위험하고요.

국정감사에서 2000년부터 분실된 총기나 폭발물들을 모두 165개 품목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 149개 품목만 회수되고 35개 품목은 또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는 지금 우리 군의 무기관리 실태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들 가지고 나가는데 부대에서 모를 수가 있나요?

◆ 임태훈> 뒤늦게 알려지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 김현정> 이번에도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았다면 그 연습용 수류탄 없어졌는지도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는 거예요.

◆ 임태훈> 그렇습니다. 2012년 2월에도 M16소총 부품하고 빼돌린 사례도 있지만 2005년도에 육군 장교가 소총 탄창하고 훈련용 연막제, 뇌관 등을 무단 반출해서 보관하다가 적발된 사건도 있는데요.

◇ 김현정> 뇌관까지 가져갔어요?

◆ 임태훈> 네. 이 같은 경우에는 이게 교육물품인데요, 이걸 제때 사용을 다 해야 되는데 제때 사용하지 않았다는 문책을 받을까 두려워서 장교가 반입해서 버린 사건입니다.

◇ 김현정> 그렇다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수류탄 정도는 쉽게 가지고 나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겁니까?

◆ 임태훈> 네. 2010년도에는 전현직 간부 4명이 또 K2소총 5정을 뇌물 받고 민간업체에 무단으로 대여해준 사건도 있는데요.

◇ 김현정> 지금 사례가 하나, 둘씩 계속 나오네요.

◆ 임태훈> 지금 이것도 경찰이 발견한 겁니다. 그래서 이것도 다들 구속된 사건이죠.

◇ 김현정> 가지고 나가는 이유도 다양한 것 같네요.

◆ 임태훈>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휴가자나 전역자들 군용품 반출이 범죄행위라는 것을 교육시키고요. 또 소지품 검사도 하고 그런 것들 강화해야 될 필요성이 분명히 있죠.

◇ 김현정> 뚜렷한 대책이 그 정도인가요, 교육 강화?

◆ 임태훈> 네, 그렇죠. 이게 범죄라는 것은 사실상 알긴 하는데요. 소영웅주의로 과시하고 싶어서 철없이 가지고 나갔다가 이게 큰 범죄인지 모르고 또 구속되는 사례도 있고요. 아무튼 반출된 연습용 수류탄이 살상력이 없지만 실물과 유사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고요.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이 위험한 거죠.

◆ 임태훈> 네,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병들에게 군용품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무단 반출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이고, 범법행위라는 것을 사전예방교육을 철저히 해야 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중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도 필요하죠. 예를 들면 행정병하고 속이면 무기를 단시간 내에 이렇게 반출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챙겨야 되고요. 간부들도 또 다중적으로 챙길 수 있는 시스템들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죠.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