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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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전에서 밀린듯...금메달위해 땀흘리고있는 후배들 어쩌나
- 5월 러시아서 열리는 IOC 집행위때 재진입 가능성 남아있어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심권호 前 레슬링 국가대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퇴출됐습니다. 사실 이전까지는 태권도가 퇴출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는데, 결과적으로는 IOC가 태권도는 남기고 레슬링을 퇴출하는 것으로 결정 했습니다. 그러니까 2020년 올림픽부터는 레슬링을 볼 수가 없다는 얘기인데요.
어젯밤에 갑작스럽게 속보가 흘러나온 뒤에 아마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놀란 사람 중의 한 명이 이분일 것 같아요. 한국 레슬링의 간판스타죠. 심권호 선수, 지금은 LH레슬링단의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 김현정> 얼마나 놀라셨어요?
◆ 심권호> 어이가 없죠.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죠. 어제 같은 경우는...
◇ 김현정> 한숨도 못 주무셨겠어요?
◆ 심권호> 잠이 안 오더라고요.
◇ 김현정> 조짐이 전혀 없었습니까? 전혀 눈치 못 채셨어요?
◆ 심권호> 조금씩 말이 나오긴 나왔죠. 그런데 계속 그게... 어떻게 보면 그냥 넘어가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이렇게 당하니까 뒤통수 맞은 기분이죠.
◇ 김현정> 조짐이 조금은 있었습니까, 그러니까?
◆ 심권호> 그것 때문에 룰을 바꿔라, 좀 재미있게 해라, 이런 식으로 말을 많이 했어요.
◇ 김현정> 룰이 재미가 없다. 그러니까 조금 더 재미있게 어떻게 할 방법은 없겠냐, 이 정도로?
◆ 심권호> 네.
◇ 김현정> 그러면 사실 그게 퇴출까지 갈 정도로 경고를 준 건 아니니까 레슬링협회에서도 이 정도까지 눈치를 못 챘겠군요?
◆ 심권호> 그러니까 레슬링 협회 사람들도 갑자기 이 소식.. 그러니까 협회 사람들도 그렇고 이렇게 확 뒤통수 칠 줄은 몰랐죠.
◇ 김현정> 이게 우리 시각으로 어젯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집행위원회에서 결정이 된 건데요. 왜 레슬링을 뺐을까요?
◆ 심권호> 일단 제 개인적인 느낌 같은 경우는 레슬링연맹 회장하고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있고.
◇ 김현정> 누구하고요?
◆ 심권호> IOC위원들, 그런 사람들하고. 또 이번에 퇴출된다는 그 소식이 최고로 심했던 근대5종이나 태권도, 양궁 이런 게 자기 발등에 불 떨어졌으니까 가서.. 어떻게 보면 거기 사람들하고 어울리면서 로비라고 하죠? 로비를 좀 하고 그렇기도 하고. 우리 같은 경우에는 암암리처럼 가만히 있다가 당한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무 생각 없이 설마 우리가 퇴출 되겠어, 이런 생각으로?
◆ 심권호> 그렇죠. 그냥 가만히 있다가 설마 내가 당하겠어, 이런 식으로 있다가요.
◇ 김현정> 조금 전에 말씀하신 IOC위원들하고 레슬링연맹 회장하고 사이가 안 좋다는 건 무슨 얘기인가요?
◆ 심권호> 그냥 어떻게 보면.. 서로 회장이고 그러니까 힘겨루기인 거 같기도 하고. 제 개인적인 느낌이죠.
◇ 김현정> 그런 것도 선수들 사이에서는, 관련된 분들 사이에서는 그런 얘기도 좀 있었군요?
◆ 심권호> 왜 그러냐면, 어느 정도는 그래도 IOC 올림픽위원장들한테 좀 해가지고 같이 어울리기라도 해야 되는데 워낙 잘 안 했다는 소리가 있었어요.
◇ 김현정> 그런 여러 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지금 레슬링이 결국 퇴출이 됐는데. 사실 레슬링 하면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 종목이에요. 대표적인 효자종목이고요.
◆ 심권호> 그렇죠. 세계선수권이나 올림픽은 다 최초로 우리 레슬링이 딴 건데.
◇ 김현정> 그리고 우리와의 인연을 떠나서도 이 레슬링이 올림픽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종목이 아닌가요?
◆ 심권호> 그렇죠. 고대 올림픽부터 시작해서 1회부터 쭉 계속 있었던 종목이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퇴출되고 나니까 지금 선수들 분위기는 어때요?
◆ 심권호> 태권도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태권도가 만약에 퇴출됐다고 했으면 마음의 준비는 돼 있을 수도 있잖아요.
◇ 김현정> 물론 부글부글 끓겠지만 어쨌든 예상은 하고 있었으니까?
◆ 심권호> 우리는 예상 자체를 못했어요. 우리 선수들은 지금 어떻게 보면 다 올림픽 메달을 따려고 하는 상황인데. 다른 종목보다는 많이 땄잖아요. 그거 하나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금 태릉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가 이게 뭐가 되겠습니까?
◇ 김현정> 지금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들어가서 훈련하고 있었어요?
◆ 심권호> 선수들은 다.. 계속 태릉에 있는 상황인데요.
◇ 김현정> 그러니까 올림픽 무렵으로 몇 개월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 평소에도 계속 가서 훈련하는 거예요?
◆ 심권호> 나왔다 들어가는 게 아니고요. 1년 365일에서 한 340일, 330일 이렇게 있으니까요.
◇ 김현정> 그럼 그 선수들은 말하자면, 레슬링이 일반적으로는 비인기종목이니까 올림픽 메달 하나만 바라보면서 여태까지 구슬땀 흘린 거 아니겠습니까?
◆ 심권호> 평생을 그거 하나 바라보고 있는 거죠, 진짜..
◇ 김현정> 선수촌도 나가야 되는 건가요, 그럼?
◆ 심권호> 올림픽 기간 있을 때는 나와야죠. 이제는.. 아시안게임은 있으니까 상관이 없는데, 아시안게임은 약하잖아요. 올림픽 하나 보고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힘 빠지고. 그리고 후배들이 올림픽종목에도 없는데 누가 비인기종목을 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 걱정도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네요. 일각에서는 가장 오래된 올림픽종목, 그 역사는 인정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위주의 경기라서 좀 재미없고 지루하다. 러시아, 이란 이렇게 늘 메달 따는 나라만 받는 거 아니냐, 이런 비판도 종종 있어왔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심권호> 그거는 말도 안 되는 소리고요. (웃음) 그러면 1996년도, 2000년도에는 헝가리가 메달 많이 따고, 옛날에는 프랑스도 많이 따고 그랬거든요. 어차피 레슬링을 하는 사람들은 룰에 맞춰서 하는 건데, 그걸 빨리빨리 대처하는 나라가 메달을 많이 따는 거고요.
그리고 더 말도 안 되는 것은 관중인데요. 다른 종목 같은 경우는 관중이 많이 비어 있잖아요. 근데 레슬링은 관중석이 꽉 차 있거든요.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만 이 경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게 약간은 재미없을 수 있고, 또 지는 게임이 요즘에는 많이 있었잖아요. 지니까 재미가 없는 거죠. 이겨 봐요. 얼마나 재미있어요. 그리고 운동도 안 했던 사람이, 레슬링을 안 한 사람이 이게 재미있다, 없다를 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룰대로 하는 건데, 그걸 놓고 재미없으니까 너희 빠져라. 이것도 올림픽정신하고는 맞지 않는다는 말씀이군요?
◆ 심권호> 그렇게 하려면 차라리 프로레슬링을 하죠.
◇ 김현정> 퇴출결정은 어쨌든 지금 집행위원회에서 내려졌고 이게 확정은 아닙니다. 9월에 최종 승인이 있긴 있는데, 지금까지 관례상으로는 9월에 이 집행위원회 결정을 바꾼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그래요. 얼마 정도 가능성이 그래도 남아있다고 보십니까?
◆ 심권호> 일단은 이번 5월에 러시아에서 두 번째 (집행위원회가) 열리는데요. 러시아가 레슬링이 조금 강하고 그러니까 레슬링을 좋아하는 데에서, 또 레슬링집행부에서 정신 좀 차리고 어느 정도 이렇게.. 사람들에게 레슬링의 좋은 점을 많이 알려줘야죠. 러시아 강대국인 러시아, 미국, 유럽쪽. 북유럽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요.
◇ 김현정> 노력하면 번복될 수도 있다고 보시고요?
◆ 심권호>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항상 유쾌한 분인데, 오늘은 좀 이렇게 우울한 주제로 만나 뵙게 되니까 저도...
◆ 심권호> 진짜 황당하고, 진짜 어제 띵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다음엔 잘 해결됐다는 소식으로 다시 한 번 인터뷰 모시죠. 오늘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13(수) 심권호 前 레슬링 국가대표 "레슬링 퇴출, 아직 희망은 살아있다"
2013.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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