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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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7(수) 박창식 씨, 이병모 회장 '돼지값 폭락 아우성 "야반도주라도 하고 싶다"'
2013.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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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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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개월째 생산비의 6,70% 수준 가격
- 한마리 키워 팔때마다 적자 13만원
- 양돈 농가 평균부채 2-3억
- 국내 공급량 늘었는데 수입량 안 줄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돼지사육농가 박창식 씨 (경남 창원), 대한한돈협회 이병모 회장


이번에는 서민들의 먹고 사는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돼지를 키우는 농가들이 지금 못 살겠다고 아우성입니다. 벌써 반 년째 돼지 값이 폭락하면서, 키우면 키울수록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도대체 이게 어떤 상황인지, 이유는 뭔지 찬찬히 짚어보죠. 먼저 양돈농가 연결해서 현장 얘기 듣겠습니다. 경남 창원에서 돼지 키우는 분이세요. 박창식 씨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양돈농가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는데, 얼마나 심각한 건가요?

◆ 박창식> 제가 34년 동안 평생을 돼지 키웠습니다마는 지금 이렇게까지 어려운 적은 없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어느 정도기에 ‘34년 만에 최고다.’ 이러세요?

◆ 박창식> 옛날 79년 파동 때는 돼지새끼를 갖다 버린다는 그런 뉴스가 나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때는 소규모 부업농이었을 때고, 지금은 농가들이 전부 다 전업농입니다. 그래서 모든 사활을 농장에 다 걸고 있기 때문에 망하든가 흥하든가 둘 중의 하나입니다.

◇ 김현정> 빚이 어느 정도나 되세요?

◆ 박창식> 보통 1,000두 농가 같은 경우에는 고정투자비 하고 이렇게 해서 한 13억 정도 들어갑니다, 평균. 그러면 여기에서 자부담이 한 7, 8억 들어가더라도 부채만 3억 내지 5억을 안고 갑니다, 고정투자에.

거기에다가 사료비나 약품비도 외상으로 현금이 없으니까 1, 2억 정도의 부채를 안고. 그래도 적어도 60% 정도는 내 재산을 투자해서 가는데, 여기에 매월 적자를 2천 3천씩 보다 보니까 6개월 동안 또 빚이 2, 3억 또 늘어났습니다.

◇ 김현정> 매월 빚이 2,3천씩 늘어난다고요? 그럼 쉽게 설명해서 돼지 한 마리를 키우면 적자가 얼마정도나 늘어난다는 거죠?

◆ 박창식> 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돼지 한 마리 생산하는 데 약 35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 김현정> 한 마리를 새끼 때부터 키워서 팔 때까지.

◆ 박창식> 네. 35만 원 정도 들어가는데, 현재 돼지 한 마리 갖다 팔면 22만원 내외입니다. 그럼 한 마리에 12, 13만원 적자를 봅니다. 그러면 대체적으로 1,000두 정도 돼지 키우는 농가가 월 한 150두 정도 출하를 합니다. 그러면 여기에다가 두당 13만원씩 손해를 본다면 한 달에 얼마입니까? 2천 만 원 이상씩 적자가 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주변 농가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에요? 아니면 박 선생님이 좀 더 심각한 건가요?

◆ 박창식> 저는 그래도 성적이 좋은 농가에 들어갑니다마는 지금 2012년도에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농가들은 당시에 실제 손실의 한 80%밖에 보상을 못 받았습니다. 지금 이분들은 경매 나오는 물량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돼지 시세가 이런데 누가 경매 나온다고 물건을 사겠습니까?

양돈장은 돼지 안 키우면 아무데도 못 씁니다. 그렇잖아요. 그러면 14억, 15억 되는 농장이 돼지 안 키우면 땅값밖에 쓸 게 없습니다. 그럼 땅 값 3, 4억밖에 안 나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빚은 6, 7억 되고 실제 필요한 땅은 3, 4억 밖에 안 되면 결국 3, 4억을 어디서 충당을 합니까?

돈을 많이 벌어서 떼돈 벌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노력한 만큼의 대가만 나온다면 된다고 생각하고 농사를 짓고 있는데 앞이 캄캄하게, 전혀 빛이 안 보입니다.

◇ 김현정> 자녀분은 어떻게 두셨어요?

◆ 박창식> 1남 1녀를 두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이들은 다 키워서 결혼 시키셨어요?

◆ 박창식> 아직 그렇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마는 자식한테 물려주려고 생각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그 생각을 접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저도 아버지로부터 조그마한 농장을 물려받아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제는 할 생각을 접어야 될 시점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말하자면 아들, 딸에게 돼지농장을 물려주면 그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 암담해 보이니까 접어야겠다는 말씀이세요.

◆ 박창식> 전혀 희망을 볼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어떤 상황인지 잘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경남 창원에서 돼지 1,000두 키우시는 분이세요. 박창식 씨를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이어서 대한한돈협회 이병모 회장, 연결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앞서 연결한 분은 ‘빚이 6, 7억인데 그나마 이것도 성적이 좋은 편이다.’ 이러셨어요. 그럼 전반적으로는 지금 어떻다는 얘기인가요?

◆ 이병모> 저희 농가들의 평균 마릿수가 대략 한 1,600~1,700 마리 정도 되거든요. 그러면 이게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설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분뇨정화시설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상당히 자금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다른 농업분야보다는 부채가 좀 많은 편입니다.

◇ 김현정> 평균 부채는 좀 조사해 보셨어요?

◆ 이병모> 연말에 조사를 해 보면 현재 양돈농가 같은 경우에는 평균 한 3, 4억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이 구제역 파동이 있었을 때보다 더 힘든 상황인가요?

◆ 이병모> 구제역 때보다 훨씬 힘들죠. 구제역 때는 구제역을 실제로 당해서 살처분한 사람들이 힘들었고 나머지 분들은 괜찮은 편이었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돈가 생산비가 6, 70%밖에 못 건지는 상황이 6개월째 지속되다 보니까 거의 빈사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이대로 계속 간다면 어느 정도나 도산이 우려된다는 말씀이세요?

◆ 이병모> 한 달에 돼지 한 마리당 12만원, 대략 2, 3천만원씩 손해를 보면 6개월이면 1억 이상씩 다 손해 보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해서 서너 달 지나가면 이게 살 수 없는 것이 사료회사에서 사료를 주지 않습니다. ‘여기는 더 이상 사료를 줘 봐야 사료 값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사료를 끊습니다.

그다음에 그동안 담보 같은 것이 전부 다 사료회사에 설정돼 있기 때문에 사료회사에서는 경매절차에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농가들이 워낙 어렵다 보니까 야반도주라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아니면 고속도로 점거를 해서라도 우리 농가들의 이런 어려운 실정을 전국에 다 알려야 된다. 또 부채에 시달리고 사료 값을 못 주고 그런 농가들은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하고 있어서 여러 가지 너무 심각한 상황입니다.

◇ 김현정> 지난번에 소 키우시는 분들이 고속도로 점거농성하고 이런 건 제가 봤습니다만, 돼지농가도 그래야 되는 거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 이병모> 그쪽보다 현재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 김현정> 아니, 돼지 농가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죠?

◆ 이병모> 구제역이 와서 돼지농가가 3분의 1을 살처분 했습니다. 3분의 1을 살처분 했기 때문에 국내 생산량으로 부족해서 수입이 많이 됐습니다. 그때 정부당국에서는 물가라는 명목으로 해서 무관세수입을 했습니다. FTA 해서 그러지 않아도 수입량이 늘어나고 있는데 관세를 20~25% 있던 거를 싹 없애버리니까 수입업자들이 수입을 엄청나게 많이 하고 국내에 있는 것들 수입품이 상당한 부분 많이 잠식을 했습니다.

또 살처분 농가들도 돈사만 놓아둔 상태에서 그냥 망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다시 입식을 시켜서 하자면 한 1년 반 정도 걸리는데. 1년 반 정도 걸려서 생산하는 것들이 생산이 되고 또 그동안 무관세로 정부에서 수입이 많이 됐던 것이 두 가지가 겹치는 바람에 그게 폭락의 원인이 됐습니다.

◇ 김현정> 살처분한 농가에서 다시 돼지를 키우기 시작하고, 지금 물량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너무 많아진거군요?

◆ 이병모> 정부에서 수입하는 것들은 수입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까 두 가지가 겹쳐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구제역 때 소도 마찬가지로 대량 살처분했는데, 왜 소보다 돼지가 왜 더 힘든 거죠?

◆ 이병모> 그때 돼지농가는 3분의 1이 살처분을 했고, 전체 330만두 중에 한 90% 이상이 다 돼지입니다. 소는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청취자 문자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요. ‘신기한 건 산지에서는 제값 못 받는다고 아우성인데, 소비자들이 마트나 정육점에서 만나는 돼지고기값은 별 변동이 없이 여전히 비싸다. 이거 어떻게 된 거냐?’ 라는 질문인데요, 왜 그런 겁니까?

◆ 이병모> 저희들도 그것을 조사를 해 보니까 한 5년 전에도 삼겹살 1kg에 1만 6천, 7천원 했는데 지금 돼지값이 반값이나 떨어졌는데도 일반 대형마트나 이런 데 가 보면 삼겹살 1kg에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기재부 물가당국에 가서 이게 말이나 되느냐? 우리 것 올려줄 때는 무관세로 수입해서 낮춰놓고 돼지 값이 내려갔는데도 왜 물가가 하락 안 하냐고 물가당국까지 가서 얘기를 하고 그랬는데도 이게 어쩐 일인지 단속이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조사를 해 보니까 왜 그런 거예요, 뭔가 이유가 나왔을 것 아닙니까?

◆ 이병모> 그런 부분은 모르겠습니다. 정확한 건 모르겠는데. 이렇게 생산지 원가가 올라가면 판매가격도 당연히 올라가는데, 생산지 원가가 내려가는데도 판매가는 이렇게 그냥 평행선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 판매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그런 형태다, 이런 것만 얘기하고 또 개인적인 사업형태에 대해서 우리가 간섭할 권한이 없다라든가 이 정도밖에 얘기를 안 하고 있어서 답답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유통과정을 몇 단계 거치면서 계속 마진이 늘어나는 부분을 정부에서 어떻게 관여할 사항은 아닙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게 끝이군요?

◆ 이병모> 그런 답변만 나오고 있어서요. 그러면 물가 때문에 여태까지 수입물량을 늘렸다고 치면 저희가 이렇게 폭락돼 있는 상황에서는 농가들에게 최소한의 대책을 세워줘야지. 대책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 과도기에 있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많은 어려움을 농가들이 겪고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이병모> 저희는 마릿수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도 10% 이상 생산량을 줄이기로 오늘 결의대회를 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일단 돼지농가들끼리라도 우리 10% 이상 줄여보자, 합의를 하셨어요?

◆ 이병모> 그랬죠. 그래서 출하체중을 115kg에 출하하던 것을 110kg 이하로 낮추고 그리고 어린 자돈 같은 경우에는 성장률이 낮거나 이런 거를 도태시키고. 그다음에 어미돼지 자체가 적어야 생산량이 적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오늘부터 저부터라도 우리 간부들 모두가 개인정보 공개를 통해서 모든 감축하는 것들을 10%로 감축하기로 결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 김현정> 정부, 관계당국에 바라는 점은?

◆ 이병모> 정부에서는 이렇게 무분별하게 수입이 많이 되고 있으니까 수입돈육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검역강화를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23개국 1,966곳에서 수입이 들어오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단속을 철저히 해서 비위생적이거나 문제가 있는 수입돈육이 없는지를 감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두 번째로는 원산지가 지금 돼지고기 같은 경우에는 이게 둔갑돼서 파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 이병모> 네. 원산지 표시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을 해서 둔갑 판매되는 것을 막아야 될 것 같습니다. 세 번째는 저희들이 출하체중을 낮추고 싶어도 큰 돼지들이 많기 때문에 더 이상 낮추지를 못 합니다. 그래서 한 일주일분이라도 정부에서 수매를 해서 그다음부터는 출하체중을 낮춰서 생산량이 좀 적게끔 그런 방법을 찾았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수입을 아예 줄여 달라, 이렇게 부탁은 안 하시네요?

◆ 이병모> 수입도 당연히 FTA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검역강화를 시키면 사실 좀 위생적인 돼지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나라들이 문제가 있나 없나를 단속을 해 보면 충분히 그런 효과는 저는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