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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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5(월) 강옥기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 "스토리텔링 수학을 기대하세요"
201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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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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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강옥기 교수 (초등교과서 심의위원장)



비너스 조각상을 보면 왜 예쁘다는 생각이 들까.
주변에 있는 오각형과 육각형을 찾아보자. 이들의 특징은 뭘까?
이게 수학 문제라면 왠지 낯설죠? 그런데 이번 3월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의 수학 수업 풍경이 싹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플러스, 마이너스 A, B, 루트, 알파. 이런 공식들 외우기 바빴다면 이제부터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기법이 도입된다는 건데요.
이게 무슨 얘기일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깊이 들어보죠. 초등교과서 심의위원장이자 성균관대 수학교육과 교수세요. 강옥기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정확히 몇 학년 수학교과서가 바뀌는 건가요?

◆ 강옥기> 현재 금년 3월부터는 1, 2학년 바뀐 교과서가 실행이 되고요.

◇ 김현정> 초등학교요?

◆ 강옥기> 네, 초등학교. 또 내년에는 3, 4학년 차례로 새 교과서가 나오게 돼 있습니다. 차례로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아래서부터 차례차례로...

◆ 강옥기> 초등학교는 1학년부터 금년에 실행이 되고요.

◇ 김현정> 초등학교 1, 2, 중학교 1학년이 올해부터. 그리고 점차점차 다 스토리텔링으로 수학이 바뀌는 거군요.

◆ 강옥기> 다 스토리텔링이라기보다는 어떤 단원에 예시 단원을 계발해서 제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듣기로는 이렇게 수학교과서가 확 바뀌는 게 한 60년 만에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교수님?

◆ 강옥기> 네. 교과서가 확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아주 혁신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석하면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마는 사실은 수학도 다른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5년 또는 10년 주기로 같이 바뀌어져 왔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조금씩 조금씩 개정은 되어 왔었죠.

◆ 강옥기>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이번에는 틀을.

◆ 강옥기> 교과부의 수학교육정책실이라는 특수부처가 우리 광복 후에 처음으로 만들어진게 하나의 특징입니다.

◇ 김현정> 아니, 60년 동안 그렇게 조금 조금씩만 손대던 것을 이번에 왜 이렇게 확 스토이리텔링식으로 바꾸게 된 건가요?

◆ 강옥기> 이번에 완전히 바꿨다기보다는 교과서상 표현이 그렇게 되는 건데요. 그간에 수학은 어렵다, 수학은 어디에 쓰이느냐, 수학은 나하고는 별로 관계없다, 이런 인식이 상당히 팽배해 있었거든요. 그런 분들한테도 쉽고 수학은 우리 생활에 밀접돼 있다는 것에서 스토리텔링기법을 도입하게 된 것입니다.

◇ 김현정> 스토리텔링 수학교과서, 사실은 연산식 써놓고 그거 빠른 시간 안에 풀어라라는 것에만 익숙해진 저 같은 세대한테는 이 스토리텔링 수학이라는 게, 생활 속의 수학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감이 잘 안 잡힙니다. 조금 알기 쉽게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신다면 어떤 식인가요?

◆ 강옥기> 아마 용어가 낯설어서 그런 감이 있을 겁니다마는 설명해 드리면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 1학년 또는 2학년에서 수를 세는 게 있거든요. 처음에는 하나, 둘, 셋 세다가 그다음 수가 커지면 10, 20, 30 또 100, 200, 300 이렇게 세잖아요. 왜 이렇게 세는지에 대한 설명을 이야기를 통해서 들려줘 보는 겁니다.

예를 들면 어느 나라 공주가 크리스마스날 친구들을 많이 초청을 해요. 초청을 하기 위해서 카드를 아주 많이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카드가 몇 장인가를 공주가 세는 거예요, 어린공주가. 세다 보니까 한 70 가다가 또 하인이 들고 카드를 들고 와서 그만 잊어버리고. 이래서 나중에 상당히 괴로워 하는데 현명한 신하가 같이 묶음을 만들어요, 10장씩.

그래서 묶음 만들어서 나중에 그 묶음을 보고 100짜리 묶음이 3개 있으니까 300개고, 10짜리 묶음이 6개 있으니까 60개고, 낱개가 5개 있어서 5다. 이래서 365장입니다. 이렇게 가르쳐주는 이야기를 한다면 왜 10, 20, 30 또는 100, 200, 300으로 세는 것이 필요한가를 알게 되겠죠. 그렇죠? 이게 스토리텔링입니다.

◇ 김현정> 왜 이렇게 저희는 안 가르쳐 주셨어요?

◆ 강옥기> 미안합니다. 그때도 아마 뜻 있는 선생님은 그렇게 가르쳤을 텐데 교과서 표현은 이번에 아마 처음 시도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공주 얘기하면서 가르쳐주셨으면 저도 수학을 좋아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

◆ 강옥기> 그렇겠군요.

◇ 김현정> 그러면 한 페이지에 한 문제 이렇게 나올 수 있겠어요. 예전에는 한 페이지 하면 10문제, 20문제도 들어갔었는데 이제는 좀 길어지겠네요, 문제가?

◆ 강옥기> 그렇죠. 스토리텔링으로 교과서를 쓰려고 하면 스토리 그 자체가, 이야기가 상당히 현실적이고 수학에 관련이 되고 하기 때문에 보통 스토리를 위해서 한 4, 5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이제 차지하게 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가 예전에 몇 번씩 베껴쓰면서 외웠던 공식들 있잖아요, 복잡한 공식들. 이거는 굳이 안 외워도 되는 건가요?

◆ 강옥기> 그것을 억지로 외우는 것보다는 스토리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고 익혀지는 거죠. 우리는 그것을 의도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러면 공식을 빨리 외워서 푸는 친구하고 이해를 통해서 가는 친구하고 속도, 문제 푸는 속도가 차이가 날 텐데요, 교수님.

◆ 강옥기> 그런데 이런 실험이 많이 있는데요. 재미를 가지고 스토리를 통해서 공부하는 학생은 그 공식 또는 수학적 개념을 잘 안 잊어버려요 그런데 그것을 그냥 암기해서 두 번, 세 번, 네 번 외워서 배우고 익힌 학생들은 하루 또는 일주일, 한 달 뒤에 가면 대부분 내용을 잊어버려요.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학습 동기도 유발이 될 뿐만 아니라 학습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주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 수업 내용에 맞게 시험방식도 좀 바뀌어야겠어요. 너무 시간 위주로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많이 푸느냐, 이런 식이 아닌 문제가 나와야겠네요, 시험도.

◆ 강옥기> 그렇죠. 시험은 개념의 이해를 중심으로 왜 그런 성질이 성립하는가 중심으로 되어야지, 1시간 또는 일정시간 안에 누가 더 많이 푸느냐, 다들 더 정답이 많으냐, 이런 식의 문제는 단순한 수학의 극히 일부인 기능 중심 문제예요. 그런 문제는 가급적 지양을 해야 됩니다. 그렇다도 완전히 없애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 김현정> 아니지만. 지금은 보니까 한 두 단원 정도만 이렇게 바꿨더라고요. 점차점차 이런 식으로 점점 바꿔나가는 거겠죠.

◆ 강옥기> 네.

◇ 김현정> 교수님 듣고 보니까 참 좋은 공부법인 것 같긴 한데. 워낙 새로워서요. 이것을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지 또 학생들은 어떻게 준비해야 되는지도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공부 가르쳐야 돼요?

◆ 강옥기> 우선 스토리텔링은 목적이 수학을 재미있게 접근하고 또 일상생활에서 수학을 끌어오는 그런 의도이기 때문에 선생님은 우선 교과서의 이야기를 보고 같은 이야기 또는 유사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재미있게 어떤 개념을 도입하면 됩니다. 그리고 학생도 선생님이 이야기하는 이야기를 잘 들으면 재미가 있어요. 그렇게 해서 어떤 개념, 수학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 있구나 또는 임금님의 옷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 사람이 같이 일을 하는데 한 사람은 팔의 길이를 뼘으로 쟀어요. 또 다른 사람도 뼘으로 쟀는데 사람 손 크기가 다를 수 있잖아요. 이런 달랐을 때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불합리함을 이야기를 통해서 알았기 때문에 서로 뼘으로써 길이를 재는 것이 아니라 자를 가지고 재야 된다든가 이런 보편 단위의 필요성을 학습하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집에서 그러면 준비시켜줄 때는 학습지 가지고 무조건 풀어라, 이런 방식은 이제 소용 없겠네요?

◆ 강옥기> 그렇죠, 아니죠. 그것은 지양하고 학교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개념이 참 재미있고 중요하고 또 우리 생활 주변에 그것이 항상 존재했구나, 이런 것을 느끼게 해 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강옥기> 그렇게 하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책도 많이 읽어야 될 것 같아요, 이제 문제 이해하려면.

◆ 강옥기> 그런 그렇겠죠.

◇ 김현정> 기본이겠죠.

◆ 강옥기> 독해력이 좀 있어야 되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선생님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예요, 스토리텔링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 제일 싫은 과목하면 수학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참 많았는데 이제는 많은 학생들이 수학도 재미있어 하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 강옥기> 저희들도 그것을 의도해서 교과부에서 수학교육선진화 방안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조하게 된 겁니다.

◇ 김현정>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