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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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2/22(금) 임채원 씨 "서울대출신 밑바닥 카레이서, 전세계 별되다"
2013.02.22
조회 106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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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 공대 출신 카레이서 임채원 (스페인 에밀리오 데 빌로타 소속)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카레이서 한 분을 연결합니다. 지난 주말에 유로피안 F3 오픈 윈터시리즈 대회가 열렸는데요. 대뷔전인데도 불구하고 종합 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 이력이 상당히 독특해요.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소위 엄친아입니다. (웃음)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공부와 전혀 상관없이 순전히 카레이싱 성적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스페인 에밀리오 데 빌로타 팀 소속 카레이서, 임채원 선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스페인에 있는 거죠?

◆ 임채원> 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 거주하고 있고요. 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서 계속 살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카레이싱이라고 하면 F1대회는 자주 들어봤는데, 임 선수가 이번에 4등을 한 대회는 F3네요? 무슨 차이가 있는 건가요?

◆ 임채원> 권투에도 체급별로 나뉘듯이 저는 포뮬러 1의 아랫단계인 포뮬러 3라는 곳에 지금 출전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F1대회가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높은 체급의 대회라면 그 아랫단계가 F3.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이 F3도 상당한 수준의 선수들이 모이는 거고. 더군다나 우리나라 선수들은 없다면서요?

◆ 임채원> 전혀 없고요.

◇ 김현정> F1은 당연히 없고.

◆ 임채원> (웃음) F1은 당연히 없습니다.

◇ 김현정> 돈도 많이 든다면서요?

◆ 임채원> F3 정도 되면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돈이 많이 들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수억 원에 가까운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스폰서가 없이는 개인 감당이 굉장히 힘든 현실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우리 임채원 선수는 스폰서를 지원 받으면서 뛰는 건가요?

◆ 임채원> 아니요. 현재 전혀 그러지 못하고요. 올해 처음으로 F3에 올라왔는데 지금까지는 저희 아버지와 어떻게 보면 한 팀이 돼서 모든 걸 걸고. 저희 아버지와 모터스포츠에 도전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 김현정> 대단하네요. 저는 지금 김연아 선수 생각났어요. (웃음) 김연아 선수가 지금은 세계적인 피겨의 여왕이고, 여러 기업에서 협찬 해주고 싶어 하지만 그 단계 올라가기 전까지는 어머니 손 잡고 혈혈단신으로 자기 돈 들여가면서 훈련하고 뛰고 그랬잖아요.

◆ 임채원>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지금은 아버지가 유일한 백 그라운드 입니까?

◆ 임채원> 네, 현재는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아버님이 돈이 많으신가 봐요?

◆ 임채원> 저희 아버지도 돈을 당겨 쓰시고. (웃음) 거의 저한테 모든 걸 바치고 계시기 때문에.. 저희 가족이 어떤 한 분야에 어떻게 보면 도전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불모지의 개척자네요.

◆ 임채원>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세계 카레이싱계에 혜성처럼 나타난 카레이서, 임채원 선수입니다. 그런데 임 선수가 더 화제인 이유는 공대 출신이에요. 서울대 기계공학과 맞습니까?

◆ 임채원> 맞습니다.

◇ 김현정> 카레이싱 특기생으로 들어간 건 아니죠?

◆ 임채원> 들어가고 나서 시작했기 때문에.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면 공부를 굉장히 잘한 거네요.

◆ 임채원> (웃음)

◇ 김현정> 서울공대의 평범한 코스라면 학교 졸업하고 대기업 입사해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어야 되는데. 어떻게 카레이서가 됐어요?

◆ 임채원> 원래 어렸을 때 꿈이 축구선수였는데 저희 부모님이 엄청 반대를 하셨거든요. 그 어린 나이에도 전 스스로가 운동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5년 전에 우연히 모터스포츠를 접하게 됐고요. 그럼 저기에 모든 걸 걸고 해 봐야 되겠다 해서 시작 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게 대학교 몇 학년 때?

◆ 임채원> 2학년 때. 취미로 시작을 했었죠.

◇ 김현정> 그러면 축구선수도 그 반대했던 아버님이 대학 잘 다니다가 카레이싱 하겠다고 했을 때 반대 안 하셨어요?

◆ 임채원> 반대라기보다 아무래도 국내에는 모토스포츠가 전혀 대중화 돼 있지 않고 모르시잖아요. 잘 모르셔서 허락 하신 것 같아요. (웃음) 지금은 ‘너 이렇게 됐을 줄 알았으면 절대 못했다’ 라고. 사실 저도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잘 몰랐거든요.

◇ 김현정> (웃음) 일단 재미있어서 시작을 했는데 일이 커졌네요?

◆ 임채원> 일본 넘어가서 알았어요. 이 모토스포츠가 얼마나 대단한 세계라는 것을.

◇ 김현정> 일본으로는 어떻게 넘어가게 된 거예요. 어떻게 지금까지 오게 된 거예요?

◆ 임채원> 한국에서 2년 정도 하다가 정말 본격적으로 해야 되겠다고 생각해서 모토스포츠의 선진국인 일본으로 갔어요. 그런데 가서 엄청 깨지고 무시 당하고...

◇ 김현정> 무시도 당했어요?

◆ 임채원> 그럼요. (웃음) 항상 사고를 낸다든지, 아니면 코스아웃 해서 만날 어디 이상한 데 가 있고 그랬었는데요. 같은 팀에서 조차도 삼삼오오.. 막 그거를 자기들끼리 벌떼처럼 모여가지고 구경하면서 재미있어하고.

◇ 김현정> 조롱이라고 할까요?

◆ 임채원> 그렇죠. 하지만 저만 믿고 한 것 같아요. 가능성은 저만 알고 있잖아요.

◇ 김현정> 그 조롱했던, 멸시했던 일본선수들이 지금 임채원 선수 보면 뭐라고 그럴까요?

◆ 임채원> 제가 일본에서 마지막에는 확 올라왔거든요, 상위권까지. 우승을 한 적도 있고요.

◇ 김현정> 일본에서 유명해졌군요, 그러니까.

◆ 임채원> 엄청 유명해졌죠. (웃음) 하도 사고를 많이 쳐서 처음에는 그것 때문에 유명해졌다가 나중에는 잘하니까 오히려 저한테 악수도 해 주시고 열심히 하라고 나중에는.

◇ 김현정> 맨땅에 헤딩하듯이 시작하다가 결국은 일본에서 우승까지 하고, 유럽으로 넘어간 거군요?

◆ 임채원> 네.

◇ 김현정> 임채원 선수. 카레이싱이 뭐가 그렇게 좋아요, 뭐가 매력입니까?

◆ 임채원> 스스로의 한계를 매일매일 넘어야 한다는 도전, 그런 거에 정말 행복감을 느끼고 있고요. 그리고 당연히 카레이싱은 스피드죠. 정말 빠른 스피드로 코너링을 돌아나가는 느낌이 마약과도 같을 정도로 굉장히...

◇ 김현정> 시속이 얼마나 나와요?

◆ 임채원> 최고시속은 서킷마다 다른데요. 고속서킷에 가게 되면 270km 정도까지 나오고요.

◇ 김현정> 270km로 달릴 때의 기분은 어떤가요?

◆ 임채원> 외줄타기 장인이 외줄을 타는 그 느낌으로 코너에 들어가기 때문에.

◇ 김현정> 좀 위험하지는 않습니까? 자칫 잘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 임채원> 충분히 안전하게 설계가 돼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 매력에 이끌려서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빨리 유명해지고 F1도 나가서 아버지께 효도도 해야겠어요.

◆ 임채원> 그럼요. 다 갚아야죠.

◇ 김현정> 지금 저 멀리 한국에 있는 아버님한테 한 말씀하시죠.

◆ 임채원> “정말 아버지가 저한테 모든 걸 바치신 만큼 저도 모든 걸 바쳐서 최선을 다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한마디 마무리.

◆ 임채원> “사랑합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렇죠. 이걸 또 안 하면 우리가 서운해요.

◆ 임채원>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라. (웃음)

◇ 김현정> F1계의 김연아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끈기라면 못할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임채원이라는 이름을 꼭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 임채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