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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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원도 화천군 강석숭 할아버지
여러분 앞에 10원짜리 동전이 하나 있습니다. 이 10원으로 만약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면 코웃음 치시겠죠. (웃음) 그런데 연탄 배달을 해서 한 당장 10원씩을 따로 모아서 800만원을 장학금을 기부한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장당 10원씩 모아서 그게 800만원이 되려면 도대체 몇 장이나 배달을 하신 건가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할아버지 직접 만나보죠. 강원도 화천에 사세요. 강석숭 할아버님 연결돼 있습니다. 할아버님, 안녕하세요?
◆ 강석숭>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도 혹시 연탄 배달하셨어요?
◆ 강석숭> 네, 오늘도 했어요.
◇ 김현정> 겨울이 사실은 좀 지났는데 아직도 배달 많이 시키십니까?
◆ 강석숭> 한겨울보다는 많이 줄었고요. 이제 봄에 조금씩 나가는 거 있어요.
◇ 김현정> 하긴 아직도 겨울 지났다고 해도 쌀쌀한 기가 남아 있으니까요.
◆ 강석숭>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하루에 몇 장이나 나르세요?
◆ 강석숭> 하루에 한 1,200장?
◇ 김현정> 요즘도 많이 나르시네요. 그러면 한창 많이 나르는 한겨울에는 몇 장이나 나르세요?
◆ 강석숭> 한 3,000장씩 해요.
◇ 김현정> 하루에?
◆ 강석숭> 네. (웃음)
◇ 김현정> 그러면 새벽에 집에서 몇 시에 나가세요?
◆ 강석숭> 보통 5시반에서 6시면 나가야 돼요.
◇ 김현정> 새벽에?
◆ 강석숭> 네.
◇ 김현정> 부지런하시네요. 그러고 나서 몇 시에 들어오세요?
◆ 강석숭> 들어오는 시간이 11시, 그거 부지런히 배달하고 1시쯤되면 또 나가야죠.
◇ 김현정> 1시되면 왜 또 나가세요?
◆ 강석숭> 하루 두 번을 해야 되니까. (웃음)
◇ 김현정> 아유 바쁘게 사시네요. 그렇게 연탄배달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 강석숭> 오래됐어요. 한 40년.
◇ 김현정> 실례지만 할아버님 진짜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강석숭> 금년에 71예요.
◇ 김현정> 71, 일흔 하나?
◆ 강석숭> 네.
◇ 김현정> 그런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정정하세요?
◆ 강석숭> 그렇게 봐주셔서 그렇죠. (웃음)
◇ 김현정> 매일 연탈 배달 운동하시니까 그러신가 봐요. (웃음) 그런데 솔직히 목소리는 정정하십니다만 연탄 피우는 동네들이 달동네가 많잖아요.
◆ 강석숭> 아무래도 영세민이 많이 사용하는 거니까요.
◇ 김현정> 그래서 지게지고 비탈길도 오르고 이러시면 이게 보통일이 아니실 텐데 괜찮으세요?
◆ 강석숭> 그렇죠. 예전에는 2층, 3층 다 지게질 했는데 이제는 못 해요, 나이가 있어서. (웃음)
◇ 김현정> 2층, 3층은 포기?
◆ 강석숭> 네.
◇ 김현정> 그래도 비탈길 이런 데는 그냥 뚫고 올라가세요?
◆ 강석숭> 리어카로 할 때는 리어카로 하죠.
◇ 김현정> 안 힘드세요?
◆ 강석숭> 힘들어도 또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괜찮아요.
◇ 김현정> 아니, 말씀이 그렇지. 하루에 3,000장까지 그 연세에 나르시려면 이게 보통일이 아닐 텐데. 그렇게 연탄 배달해서 한 장당 얼마나 버세요?
◆ 강석숭> 거리에 따라서 차이는 나는데요. 보통 120원 정도 남나?
◇ 김현정> 이거 한 장당 120원 벌어서 그 와중에 기부까지 하시는 거예요?
◆ 강석숭> (웃음) 있어서 하는 건 아니고요. 제가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했던 거 그대로 실천한 것 밖에 없어요.
◇ 김현정> 10원씩 모아서 그걸 800만원을 모으시려면 얼마나 걸리신 거예요?
◆ 강석숭> 80만장.
◇ 김현정> 80만장이면 몇 년간 하루도 쉬지 않고 나르신 겁니까?
◆ 강석숭> 그게 한 3년치죠.
◇ 김현정> 가을부터 봄까지 해서?
◆ 강석숭> 네.
◇ 김현정> 그런데요, 쉽게 번 돈은 또 쉽게 나가기도 하는데 어렵게 고생해서 몸으로 번 돈은 참 쓰기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기부하기는 보통일 아니거든요.
◆ 강석숭> 저는 일단은 땀 흘려서 번 돈이 알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예요. (웃음)
◇ 김현정> 그 알찬 돈 아까워서 어떻게 10원이나 떼세요?
◆ 강석숭> 쑥스럽게 왜 그렇게 말씀을 하셔요?
◇ 김현정> (웃음) 뭐가 쑥스러우세요, 할아버님?
◆ 강석숭> 쑥스럽죠. 좀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 김현정> 아니, 120원 장당해서 10원씩 떼는 거면 그거는 큰 건데요.
◆ 강석숭> 그러니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그래서 시작한 건데 그것도 모이니까 돈이 되네요.
◇ 김현정> 어떻게 이런 생각을 처음에 하셨습니까?
◆ 강석숭> 내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이 뭐가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하게 됐어요.
◇ 김현정> 제가 조사를 해 보니까 살기가 넉넉하셔서 돈을 그냥 팍팍 기부해도 되는 이런 분은 아니시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사회에 기부를 해야겠다, 공헌을 해야겠다 이런 마음먹는 게 쉬운 일이 아니셨을 것 같은데.
◆ 강석숭>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하고자 하면 할 수 있는 거니까 누구나 다 마음먹으면 다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특히 장학금으로 생각하신 이유는 뭘까요?
◆ 강석숭>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실 초등학교도 못 나와서 창피한데 돈이 없어서 못한 거니까, 그건 뭐.
◇ 김현정> 창피한 일 아니죠.
◆ 강석숭> 그래서 지금도 어려운 사람들은 어렵잖아요. 그래서 좀 보탬이 될까 하고 시작한 건데 이거 참 쑥스럽습니다. (웃음)
◇ 김현정> 계속 쑥스럽다고 하시는데 쑥스러우실 일이 아닙니다. 대단한 일을 하셨어요. 공부 못 한 게, 내가 초등학교도 돈 없어서 졸업 못 한 게 한이 돼서 언젠가는 이런 일을 해야지, 아이들을 위해서 기부를 해야겠다, 생각을, 그러니까 꿈을 가지고 계셨던...
◆ 강석숭> 아무래도 그런 것이 다 내포돼 있죠.
◇ 김현정> 많이 가난하셨어요, 어린 시절에?
◆ 강석숭> 못 먹어서 그냥 하늘이 빙빙 돌 정도였으니까. (웃음)
◇ 김현정> 그 정도로. 하루에 한 끼 겨우 먹고, 이런?
◆ 강석숭> 하여튼 뭐 그런 얘기는 한도 끝도 없어요.
◇ 김현정> 요즘 살만해졌다, 살만해졌다 하는데도 연탄 배달 하러 다니시다 보면 참 살기 어려운 아이들, 가정들 꽤 많죠?
◆ 강석숭> 많죠. 예를 들면 시골에는 대부분 노인들이잖아요. 노인들이고 자식들이 손주들 갖다가, 노인 치다꺼리를 자식이 해야 되는데 손주들 갖다 맡기고, 노인네가 손주들 돌봐주면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렵겠어요.
◇ 김현정> 또 그런 노인들, 어렵게 사는 노인들 밑에서 크는 아이들이 또 제대로 공부하고 제대로 먹고 자란다는 것도 좀 힘든 일이죠.
◆ 강석숭> 그러니까 그런 아이들이 바르게 살아야 되거든요.
◇ 김현정> 그럼요. 이제 이 800만원 귀하게 모은 돈이 그런 아이들한테 쓰일 텐데 생각하면 흐뭇하시겠어요?
◆ 강석숭> 쑥스러워요. 좀 힘이 더 돼서 많이 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니까요.
◇ 김현정> 할아버님, 연탄 배달 언제까지 하실 생각이세요?
◆ 강석숭> 이제 그만 둘 때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연탄하는 날까지는 이 일은 계속할 것이고요.
◇ 김현정> 그럼 그때가지 기부도 계속하실 생각이세요?
◆ 강석숭> 네. 저는 하남님과 약속한 거니까.
◇ 김현정> 십일조 떼듯이 10원 떼셨나 봐요?
◆ 강석숭>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러시죠, 왠지 그러신 것 같았어요. 기부 원없이 많이 많이 하시려면 연탄 계속 나르셔야 될 것 같고요, 꽤 오래. 그러려면 오래오래 건강하셔야 됩니다, 할아버님.
◆ 강석숭> 감사합니다.
◇ 김현정> 사회에 귀감이 돼 주셔서 제가 대표로 오늘 아침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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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2(화) 강석숭 옹 "연탄 한 장 팔 때마다 10원씩 기부했지요"
201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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