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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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1(월) 이근배 선교사 (일본 센다이) "쓰나미, 그 후 2년..."
2013.03.11
조회 911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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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일본 센다이 현지 이근배 선교사


오늘이 3월 11일, 일본의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딱 2년이 되는 날입니다. 9.0의 강진으로 인해서 원자력발전소 폭발했고요. 쓰나미까지 몰려왔던 정말 엄청난 사건이었죠. 지난해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도 쓰나미 피해가 가장 심했던 센다이 현지 연결했었는데요. 그날의 상흔이 여전하다, 이런 얘기 들었던 거 여러분 1년 전 기억하시죠? 그러면 올해는 어떨까요? 쓰나미 당시에도 그곳에 있었고, 1년 전에도 그곳에 있었고요. 지금도 그곳에 사는 분입니다. 일본 센다이영광교회 이근배 선교사 다시 연결하죠. 이 선교사님, 안녕하십니까?

◆ 이근배> 안녕하세요. 이근배 선교사입니다.

◇ 김현정> 지금은 안녕하신 거예요?

◆ 이근배> 네. 잘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2년 전에도 센다이에 사셨던 거잖아요.

◆ 이근배> 네, 그렇습니다. 센다이에 있었고요. 그 지진이 날 당시에도 제가 센다이에 있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제 우리에게는 좀 까마득한 일이 돼 가고 있는데 우리 이 선교사님한테는 그 당시 3월 11일 아직도 눈 감으면 생생하시죠?

◆ 이근배> 네, 그렇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진 않은 일인데 그때 상당히 땅이 많이 흔들리고 저에게 있어서도 가장 큰 고통이었고요.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 당시에 가스며 전기며 다 끊기고 시신이 둥둥 떠다니고 이런 말씀을 하셨던 거 제가 기억이 나요.

◆ 이근배> 네. 그때 사실은 저희는 텔레비전을 볼 수가 없었고, 라디오로만 정보를 들을 수 있었는데요. 그리고 전기와 가스와 물이 공급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하루 하루 버티는 것이 저에게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리고 나서 1년 지났던 지난해에 여전히 복구는 지지부진하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 후로 또 1년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좀 나아졌나요?

◆ 이근배> 아니요. 지금 상황은 예전보다 1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그렇게 별로 없습니다. 복구가 빨리 진행이 고 있지 않고요. 그리고 사실 처음에 가설주택, 임시주택에 들어갔을 때는 정부가 2년이라고 기간을 못 박았었는데 지금은 2년이 지난 시기에서 사실 다른 이전할 주택지나 공영주택이 계획만 세워져 있지, 실제로는 진행되고 있지 않고 있고요. 새로운 지역에 가서 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이 사람들에게는 지금 절망적인 상황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2년이나 지났는데 왜 아직도 계획만 있습니까?

◆ 이근배> 지금 피해를 당한 지역은 다시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거든요. 다시 쓰나미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전에 살았던 지역으로는 다시 집을 짓고 돌아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을 새로 토지구획을 하고, 그리고 주택지로 조성해야 되는데 지금 다른 새로운 지역을 찾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고요. 그리고 북쪽에 있는 지역은 산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에 살았던 사람들은 평지에 살았는데 그 산을 다시 개간하고 해야 될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공사기간이 꽤 많이 걸리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앞으로 얼마나 그렇게 임시주택, 가설주택에서 살아야 된다고 합니까?

◆ 이근배> 지금 저희들이 현지에서 듣는 거는 앞으로 2년, 그리고 어떻게 보면 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렇게 물리적인 복구가 더뎌지면서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트라우마도 대단하다, 정신적인 상처도 참 오래간다 이런 말씀들 하시는데 상황이 어떤가요?

◆ 이근배> 네, 맞습니다. 지금 가설주택에 살고 계신 분들은 지금 프라이버시가 지켜지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벽이 너무 얇아서 옆집에서 얘기하는 소리가 다 들리고요.

◇ 김현정> 그냥 조그맣게 대화해도 다 들려요?

◆ 이근배> 그렇죠. 옆에서 보고 있는 텔레비전, 어떤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프라이버시도 지켜지지 않는 공간이고요. 그리고 예전에는 지진 직후에 살아남은 사람들이 자기가 생명이 보존됐다는 기쁜 가운데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런데 그 복구가 장기화됨에 있어서 사람들이 그 삶의 의미와 목적을 잃어버리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으로 인해서 생명에 대해서 회의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져서 사실은 자살율이 지금 급증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임시촌 안에서?

◆ 이근배>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생명에 대한 회의라고 해야 될까요? 가치를 못 느끼고, 목적이 없는 삶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 김현정> 거기 학교 다니는 아이들도 있을 텐데 그 아이들은 어떻게 학교는 다닙니까?

◆ 이근배> 학교는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는 그대로 있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 당시에 정신적인 상처 받았던 것이 여전한 분들도 많이 계시죠? 트라우마가 참 오래 가는 건데. 맞습니다. 저희는 가설주택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데요. 거기에서 한 자매님은 따님을 쓰나미에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가면 자꾸만 따님이 생각난다고 하시면서 우시는 분도 계시고, 그리고 또 부인을 잃으신 분들, 가족을 잃으신 분들 그 상처가 안에는 너무나 많이 곪아 있는 것들 저희들 보고 있거든요. 그래서 슬픈 가운데서 고통 가운데서 하루 하루를 지금 살아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 센다이라는 지역이 원전하고도 가깝잖아요. 한 100km 밖에 안 떨어진 거리라던데. 방사능 공포도 여전히 있을 것 같아요.

◆ 이근배> 지금 센다이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1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요. 지금 그것으로 인해서 방사능이 아주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나타나고 있고요. 지금 그러한 영향을 받고 있고, 그리고 비나 눈에 방사능 물질들이 같이 떨어지고 있고요. 그리고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바다오염이 문제입니다. 지금 방사능발전소에서 냉각시키기 위해서, 원자로를 냉각시키기 위해서 물이 지금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 물이 바다로 많이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바다에원자력 발전소 앞에서 잡힌 물고기의 방사능 물질을 검사해 보니까 수백배, 수천배가 지금 나오고 있고요. 바다오염이 지금 상당히 심각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일본 사람들이 생선 굉장히 좋아하는데 못 먹겠네요?

◆ 이근배> 실제로는 먹을 수가 없는데 그런데 나이드신 분들은 그것에 대해서 별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요. 지금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분들한테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뭘까요?

◆ 이근배> 제가 생각할 때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데요. 그런데 이 세상에 있는 것 가지고는 희망을 줄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들이 가서 될 수 있으면 교제를 나누면서 저희들과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고통을 잊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요. 진정한 희망은 복음 안에 있는 예수그리스도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다시 조금씩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위로될 만한 것이 어떤 물자를 도와드려서 될 것도 아닌 것 같고, 일본 정부에서도 대대적으로 나서서, 일단은 가설주택에서 벗어나서 보금자리 찾는 것부터 급할 것 같네요.

◆ 이근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부디 더 이상 고통이 없기를 바라면서 3년, 그러니까 내년 이 시점에 다시 연결하면 그때는 살만해졌습니다, (웃음) 이런 소식을 전해주셔야 됩니다.

◆ 이근배> 저도 그렇게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많습니다.

◇ 김현정> 선교사님,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