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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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북대 수의대 학생 허은주 씨
로드킬, 밀렵, 덫, 올무 이런 걸로 인해서 다치거나 죽는 야생동물이 적지 않는데요. 야생동물을 최전방에서 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생동물병원, 그러니까 동물들의 같은 곳인데요. 최근에 전북대학교 수의대 학생들이 이 치열한 야생동물의 구조 이야기를 겪어서 야생동물병원 24시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저자 중의 1명입니다. 전북대 허은주 학생 연결돼 있습니다. 허은주 학생, 안녕하세요?
◆ 허은주>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몇 학년이세요?
◆ 허은주> 4학년입니다.
◇ 김현정> 졸업반이시군요?
◆ 허은주> 네.
◇ 김현정> 이 책 쓰는 데는 몇 명이나 참여하셨어요?
◆ 허은주> 12명, 학생들이 참여했어요.
◇ 김현정> 보니까 모두 다 야생동물의학실 소속이시네요?
◆ 허은주> 네, 맞아요. 저희 수의과 학생 중에 야생동물에 관심이 많아서 같이 야생동물에 대해서 공부도 하고 치료하는 걸 돕자고 해서 모인 학생들이 12명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앞에서 야생동물들의 응급실 같은 곳이다, 이렇게 소개는 했는데 보니까 의학실이라고 하면 병원은 아니잖아요.
◆ 허은주> 의학실은 저희 수의과 대학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소모임 같은 개념이에요. 그래서 응급실이라는 건 전라북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라는 곳이 전북대학고 부설로 있어요. 저희 학생들이 그 센터에 가서 구조되는 있는 동물들을 처치하는 것을 돕고 이런 실습을 하는 그런 개념입니다.
◇ 김현정> 응급상황이다, 이렇게 콜이 오면 달려가시는 거예요, 전화가 오면.
◆ 허은주> 네, 그렇죠. 꼭 응급상황이 아니더라도 평소에 가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케이지 청소를 하고 이런 일상적인 일들을 돕고 있어요.
◇ 김현정> 한해 야생동물들이 몇 마리나 찾아오나요, 그렇게 다쳐서 오는?
◆ 허은주> 한 1,000마리 좀 넘게 오는 편입니다, 평균.
◇ 김현정> 생각보다 많네요, 1,000마리.
◆ 허은주> 네.
◇ 김현정> 대체 어떤 이유들로 옵니까?
◆ 허은주> 동물들이 오는 많은 이유가 사람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총을 쏜다든지 아니면 덫에 걸린다든지 아니면 전깃줄이 많잖아요. 날다가 새들이 전깃줄에 날개가 감기는 경우가 많고요. 큰 유리창에, 유리창은 투명하니까 유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세게 비행을 하다가 머리를 그 유리창에 박아서 다쳐오는 새들도 많아요. 그래서 그런 식으로 사람 때문에 다쳐오는 경우가 많아서 마음이 되게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TV에서 가끔 사람들 응급실 다큐로 보여주면 참 병원 중에서도 가장 긴박하고, 안타깝고, 슬픈 곳이 응급실 아닌가 싶은데 야생동물들 응급실도 비슷해요?
◆ 허은주> 네, 맞습니다. 생명이 정말 위급한 상황에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야생동물은. 그렇기 때문에 오자마자 편안하게 진료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고요. 바로 너무 낮은 체온 때문에 금방 동물들이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 드라이기를 꺼낸다든지, 아니면 너무 심장이 느리게 뛰어서 심장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응급한 약물을 빨리 처치해야 되기 때문에 ‘빨리 빨리 이것 좀 도와줘’, 이런 일들이 항상 있다는 그런 야전병원 같은 곳이에요.
◇ 김현정> 급박한 건 똑같네요. 다만 보호자가 있고, 없고 차이.
◆ 허은주> 맞아요 보호자가 없기 때문에 또 저희들이 애틋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려고 하죠.
◇ 김현정> 보호자도 없는 야생동물들, 참 안타까운 순간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으세요?
◆ 허은주> 그런 아이들이 너무 많은데요. 하나 기억이 나는 건 5월달이면 어미 고라니가 뱃속에 새끼를 품고 있는 달이에요. 그런데 또 고라니는 로드킬에 많은 희생을 당하는 동물들이거든요.
◇ 김현정> 고라니가요?
◆ 허은주> 네. 그래서 교통사고 때문에 저희 병원에서 구조가 되었는데 X-RAY를 찍어보니까 뱃속에 새끼들 골격 사진이 보이는 거예요. 그런데 초음파를 찍어보니까, 초음파를 확인해 보니까 세 마리 중에 두 마리는 이미 심장이 뛰지 않고 있었고, 한 마리만 심장이 뛰고 있었어요. 너무 마음이 아팠는데 하루 지나고 다음 날 다시 확인을 해 본 결과 어미도 죽고 새끼도 죽었던 확연한 기억이 나요.
◇ 김현정> 마지막 그 한 마리도 죽었군요?
◆ 허은주> 네, 죽었죠.
◇ 김현정> 인큐베이터 같은 건 없었어요, 혹시라도?
◆ 허은주>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어미 고라니가 그렇게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골반이 거의 으스러져서 수술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일도 있고. 또 기억나는 것?
◆ 허은주> 저희가 깃이식을 해요. 새들의 경우에는 신체의 기능이 다 건강해도 비행에 중요한 깃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깃털?
◆ 허은주> 네, 깃털이요. 모든 깃털이 중요하긴 하지만 날개 끝에 달려 있는 그런 깃을 첫째 날개깃이라고 하는데요. 그 깃이 손상된 경우에는 아무리 근육이 많고 건강해도 날 수가 없어요. 균형이 맞지 않아서요. 그래서 저희가 깃이식이라는 걸 합니다.
◇ 김현정> 이식, 우리 장기식하듯이.
◆ 허은주> 네. 그래서 깃을 건강한 동물이 죽었을 때 그 사체에 있는 깃을 잘 손상되지 않게 뽑아서 보관을 해 놓고요. 나중에 깃이 손상된 동물이 오면 그거 맞는 동물을, 보관해 놓은 깃을 골라서 이식을 해 줘요. 저희가 수리부엉이한테 깃이식을 해 준 적이 있어요.
◇ 김현정> 수리부엉이요?
◆ 허은주> 네. 그 수리부엉이가 처음에 교통사고 때문에 깃이 손상돼서 저희가 깃이식을 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던 아이인데 돌려보내고 한 두 달가량 지난 후에 저희가 방생을 했던 그 자리에서 똑같이 교통사고로 다시 구조된 경우가 있었어요. 그런 경우는 너무 안타깝죠.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치료를 해서 보냈는데.
◇ 김현정> 살았어요, 죽었어요, 그 아이는?
◆ 허은주> 살아 있는 상태로 왔는데 결국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일도 있고. 그러면 1,000마리 정도가 그렇게 대부분 들어보니까 다 교통사고, 로드킬, 밀렵 이런 건데. 1,000마리 중에 얼마나 살아요?
◆ 허은주> 1,000마리 중에 30% 정도만 자연으로 돌아가고요. 나머지는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죽는 경우가 더 많고, 그리고 평생 저희 병원에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죽지는 않더라도 생명은 구할 수 있지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럴 때는 안타깝지만 저희 의료장의 한계도 있고.
◇ 김현정> 안락사?
◆ 허은주> 네 인도적 차원에서 안락사를 결정하기도 하죠.
◇ 김현정> 참, 우리 수의대 학생들은 천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수 있겠어요. 보호자도 없고, 특히 야생동물이라고 그러면 이거 뭐 누가 치료비를 대주는 것도 아닌데 그 아이들을 위해서 밤에도 뛰어나오는 이 천사 같은 마음. 흐뭇했던 순간도 있으니까 이렇게 뛰는 거죠, 보람이 있으니까?
◆ 허은주> 네, 그렇죠. 그런 순간들 되게 많아요. 우선 너무 아파서 이 친구는 금방 죽겠구나라고 생각을 했는데 다음 날 아침에 갔는데 눈이 번쩍번쩍하게 돼 있는 거예요. 혼자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거나 그러면 ‘아, 이 친구 살았구나’ 이런 마음이 들고
◇ 김현정> 그럴 때는 자식 같죠?
◆ 허은주> 그렇죠. 신이 나죠. (웃음)
◇ 김현정> 그래요. 수의학과 4학년 학생들, 전북대 수의학과 학생들이 이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지금 책을 냈습니다. 좋은 수의사가 될 것 같아요, 허은주 양.
◆ 허은주>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돼야 되는데요. (웃음)
◇ 김현정> 주인 데리고 오는 애완동물 치료하는 동물병원도 좋지만요. 이렇게 주인 없는, 아니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가 주인인.
◆ 허은주>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이 야생동물들 치료에도 계속해서 졸업 후에도 관심 가져주세요.
◆ 허은주> 네, 알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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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7(목) 허은주 전북대 수의대학생 "야생동물병원 3년간의 기록"
201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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