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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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6(수) 기영노 스포츠 평론가 "브로커는 선수 약점을 파고든다"
2013.03.06
조회 97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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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구계 고의패배설은 줄곧 존재
- 감독의 경우 승부조작 더 쉬워
- 넝쿨처럼 줄줄이 드러날 가능성도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승부조작 파문. 야구, 축구, 배구에 이어서 이번에는 농구입니다. 남자프로농구 동부 팀의 강동희 감독이 승부조작혐의로 내일 검찰의 출석통보를 받았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선수 출신 감독이기 때문에 이게 만약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에는 프로농구 전체에 끼치는 악영향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좀 깊이 짚어보죠.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브로커 한 명이 구속이 된 거고. 그 브로커가 ‘내가 돈을 줬다’고 진술한 게 강동희 감독이 되는 건가요?

◆ 기영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어제까지만 해도 K모 감독이라고 했는데, 오늘 강동희 감독 실명이 나왔어요. 혹시 친분 있으시죠?

◆ 기영노> 네.

◇ 김현정> 통화해 보셨어요?

◆ 기영노> 어제 아침 10시 반에 통화를 했는데요. 그때까지도 극구 부인했습니다. “승부조작에 관여해서 돈을 받은 적도 없거니와”, 그래서 제가 유도질문을 했죠. “만약에 개인적인 다른 부채 때문에 돈 거래가 있었느냐?”, “그것도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최 모씨와는 10년 정도지기인데.

◇ 김현정> 그 브로커와?

◆ 기영노> 네. 아주 친한 사이고, 다른 농구인들과도 도울 때 서로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자주 만나는 사이이고, 친한 사이인데 “왜 나를 끌어들였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어제 아침까지는 저한테 그렇게 얘기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지금도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그 제안은 받았지만 내가 거절했다.’ 이런 입장이게 때문에 우리가 지금 단정적으로 유죄다, 무죄다 얘기할 수는 없는 상황이고. 상황은 지켜봐야 되겠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브로커 1명이 잡혔고요. 그 사람 입에서 여러 사람 이름이 오르내린다면 프로농구의 최대 위기인 것만은 사실인데요.

◆ 기영노> 만약에 사실로 밝혀지면 프로농구가 1997년에 창단했는데 16, 17년 만에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더구나 이제까지의 야구라든지 축구라든지 배구는 주로 선수들이 관계 됐었는데요. 이번에는 우리나라 농구 사상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감독이 관계됐기 때문에 더욱 더 위험한 총체적 난국에 빠지게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전부터 누군가 승부 조작하는 것 같다. 이런 얘기, 분위기, 소문이 혹시 있었나요?

◆ 기영노> 해마다 고의패배설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일부러 져준다고요?

◆ 기영노> 특정감독끼리의 친분, 또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된 이후에 다른 팀과의 경기, 또한 신인드래프트를 유리하게 하기 위해서, 그러니까 7위 이하로 팀 성적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일부러 져준다는 얘기인데요. 이런 것들 때문에 고의패배설은 줄곧 있어 왔습니다.

◇ 김현정> 그런 소문은 줄곧 있어 왔지만 이렇게 브로커가 등장하고, 불법스포츠 도박까지 연관된 승부조작이 구체화된 건 처음인 건가요?

◆ 기영노> 구체화된 건 처음입니다만, 설은 있었습니다. 누가 그런 제안을 받았다더라, 카더라 설은 충분히 많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야구, 배구, 축구는 이미 드러났고, 이번에 농구까지 4대 스포츠 모두가 지금 걸린 셈인데. 농구에서 승부조작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나요?

◆ 기영노>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죠. 3점슛 던지는 척 하고 안 넣거나, 상대를 수비하는 척하고 일부러 살짝 피하거나. 이런 거는 본인만이 알거든요. 그런데 감독이 하는 경우는 더 쉽습니다.

◇ 김현정> 더 쉽다고요?

◆ 기영노> 네, 베스트5를 선정할 때 ‘너는 컨디션이 안 좋으니 빠져라’ 하면서 좋은 선수를 빼고, 안 좋은 선수를 집어넣을 수 있고, 선수 교체를 수시로 할 수 있는 게 감독이고. 또 작전지시를 역으로 한다는 얘기죠. 미스매치라고 농구에서 하는데 상대와 약한 선수를 1:1 마크시킨다든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김현정> 작전을 아예 허술하게 짜버리는군요?

◆ 기영노> 그러니까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죠.

◇ 김현정> 선수들이 하는 것보다 감독이 하는 것이 정말 더 쉽겠네요.

◆ 기영노> 네. 모든 종목 가운데 감독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가장 많은 게 농구입니다.

◇ 김현정> 아직 혐의 상태이긴 합니다만, 이번에 강동희 감독이 받았다고 하는 액수. 그러니까 브로커가 내가 줬다고 하는 액수를 보니까 3,000만원이에요. 이런 유명감독이 수억원도 아니고 3,000만원에 자신의 모든 명예와 스포츠인으로서의 명예를 걸 수 있을까? 이 부분을 의심하는 분들도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기영노> 브로커들이 사실상.. 우리들이 말하기에 양아치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 김현정> (웃음) 방송 용어는 아닙니다만, 하여튼.

◆ 기영노> 상대 약점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그 약점을 건들게 되는 거죠. 만약에 강 감독이 연루가 됐다면, 2006년에 불법도박으로 약식 기소된 적이 있거든요. 그런 것에서 강 감독은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었고요.

◇ 김현정> 그것도 스포츠 토토나 스포츠 불법도박입니까?

◆ 기영노> 그런 것과 비슷한 건데요. 강 감독이 약식기소가 된 적이 있어요.

◇ 김현정> 승부조작은 아니고요?

◆ 기영노> 네, 불법도박이었습니다. 그리고 브로커들이 선수들의 약점을 잘 압니다. 예를 들어서 연봉이 적은 선수, 또한 연봉이 많더라도 씀씀이가 헤퍼서 카드가 정지될 지경인 선수, 또 이런 거를 좋아 하는 선수. 왜냐면 브로커들이 보통 선수 출신이거나 선수 출신과 친한 사람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 언저리에 있는 사람들이군요?

◆ 기영노> 네. 그렇지 않고서는 제3의 인물이 들어갈 수가 없어요. 선수들한테 접근도 안 돼요. 우리 팬들은 선수 만나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선수와 언제나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그런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이제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약점을 잘 알고, 돈이 필요한 그 사람에게 접근한다?

◆ 기영노> 네. 예를 들어서 수백억의 재산이 있고, 연봉도 수십억이 되면 절대로 이런 건 접근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재산이 좀 있더라도 씀씀이가 헤프기 때문에 당시에 아주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는 걸 아는, 그런 브로커들이 접근하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럼 이 브로커 뒤에 어떤 배후들이 있겠네요?

◆ 기영노> 당연하죠.

◇ 김현정> 어떤 사람들일까요?

◆ 기영노> 지금도 제3의 인물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에요. 불법도박자들, 불법사이트 운영자들이죠. 이 사람들이 이제 브로커를 기용해서 선수한테 접근을 시키는 거죠.

◇ 김현정> 자기가 돈 어마어마하게 배팅해 놓고 돈 따먹는 거예요?

◆ 기영노> 네. 3,000만원을 배팅하기 위해서는 3억 이상을 벌었다는 거죠.

◇ 김현정> 그 얘기가 되는군요. 지금 강동희 감독이 첫 번째로 소환이 되는 건데,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세요?

◆ 기영노> 충분히 있죠. 왜냐면 그동안 프로축구와 프로야구, 프로배구 전부 다 2011년 이전에 발생한 것이 이제 그 이후에 드러난 거거든요. 이번에 강동희 감독도 2011년 3월에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2012년 이후에는 지금 드러나지 않고 있어요. 없었다면 다행인데. 있었더라도 2012년 이후 건은 드러나지 않고 있거든요. 이번에 강동희 감독이 연루된 게 사실로 밝혀진다면 마치 감자넝쿨이 땅에서 나오듯이 줄줄이 엮여서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죠.

◇ 김현정> 22일부터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돌입하잖아요. 마지막 축제만을 남겨놓고 있는 때인데 이렇게 검은 얼룩이 져버렸네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네요. 어쨌든 이번 기회에 진실이 밝혀지고 자정할 게 있으면 확실하게 자정하고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