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일본 극우파들의 상식 이하의 행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말뚝테러에 위안부소녀상 합성사진이 등장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의 한 록밴드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매춘부로 묘사한 CD를 할머님들께 보냈습니다. 결국 어제는 위안부 피해자 복지시설이죠. 나눔의 집 측에서 이 일본의 록밴드를 고소하고 나섰는데요. 과연 법적인 처벌은 가능한가? 정말 이 사람들 처벌은 받긴 받는 건가? 이것도 궁금합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나눔의 집에 도착했다는 그 록밴드의 CD는 들어보셨죠?
◆ 윤미향> 네.
◇ 김현정> 도대체 무슨 내용입니까?
◆ 윤미향> 사실은 참... 아침에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 지금 역사가 안고 있는 불행인 것 같은데요. 그 내용은 거의 정상인 사람이 할 수 없는 내용들인 것 같아요. 제목은 아주 선정적으로 ‘조선놈들을 쳐죽여라’ 이런 내용이에요. 그러니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해서만 모독하고 있는 내용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반한, 한국에 대해서 비하하고. 또 지금 최근에 일본의 한류라든가 이런 문화까지도 비하한다고 하는 표현으로도 좀 부족한 그런 행동들, 언어들이 막 들어가 있습니다.
◇ 김현정> 제목은 그렇고. 그 내용에는 성적인 묘사나 욕설, 이런 게 난무하나요?
◆ 윤미향> 예를 들면 ‘돈으로 사는 히트차트는 토할 것 같다’ 라는 말들도 있고요. ‘다케시마에서 나가라’, ‘지진을 틈타서 도둑질하는 놈들 뭐하러 왔느냐?’ 사실은 일본이 대지진 났을 때 한국 사회에서 같이 아파하고 모금을 하고 그랬잖아요.
심지어는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조차도 모금에 동참하고 전달하기도 하는 그런 일들을 벌여왔는데. 특히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건 그동안 쭉 나왔던 이야기들을 이 CD에서 총집합한 것 같다는 느낌이 좀 들어요.
◇ 김현정> 예를 들면?
◆ 윤미향> 지난 2011년 12월 14일에 1000번째 수요시위를 하면서 일본 대사관 앞에 평화비를 세웠잖아요. 아주 아프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모습인 소녀상을 세웠는데, 그 옆에 할머니들이 같이 사진을 찍은 게 있어요. 그게 물론 인터넷 여기 저기 신문에도 실리고 했지만. 거기에 가위를 가지고서 할머니들을 자르는 이미지가 나오면서, 동시에 ‘매춘부 할망구들을 쳐죽여라’
사실은 이 내용을, 이 인터뷰 내용까지도 할머니들이 듣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이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역사적인 문제에 대해서 동해 표기라든지 다케시마라든가 이런 걸 떠나서 이렇게 위안부 할머니를, 자신의 나라가 저지른 피해자들에게 이런 식으로 또 다시 가해를 가하는 내용으로 거의 범벅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방송에서 다 소개하기가 너무 적나라해서 못하실 정도로 조심스럽게 말씀해 주고 계신데, 어느 정도 수위인지 감이 잡힙니다. 이걸 보낸 록밴드 이름이 ‘앵란무류’ 라고 하는데요. 뭐하는 밴드입니까?
◆ 윤미향> 그동안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국수적인 단체, 국수적인 록을 가장한 그런 단체에 불과한 것 같고. 최근에 일본 우익단체들의 행동들이 언론에 굉장히 노출되고 있잖아요. 저희 이 박물관이나 소녀상 앞에 ‘다케시마는 일본땅’이라는 나무작대기를 꽂고 가기도 했고요.
◇ 김현정> 말뚝 박고 간 적이 있었죠.
◆ 윤미향> 네. 그 집회에 참석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그러면서 요즘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는 록밴드 같아요. 록을 가장한 저는 국수주의 단체에 불과하다,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런 일이 특별한 일인가요? 아니면 그동안에도 종종 있었나요?
◆ 윤미향> 사실은 이 일을 하다 보면 숱하게 겪는 일이었어요.
◇ 김현정> 숱하게요?
◆ 윤미향> 네, 저희뿐만 아니라 일본에 있는 저희와 함께 연대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그 단체 앞에, 사무실 앞에 와서 우익단체들이 출입구를 막고 그 직원들이 화장실도 못 갈 정도로. 심지어는 그 단체를 방문했던 사람들도 나가질 못 할 정도로.. ‘매춘부와 연대하는 사람들, 매국노들 나와라’ 이렇게 소리 지르기도 하고요.
저희 정대협 같은 경우에 예를 들면 90년대 초부터 있었던 일이긴 한데요. 저희가 일본집회 소식이 알려지잖아요. 그러면 어느 날 발신처가 없는 한글로 된 팩스가 날아와요. ‘너희들이 나리타공항에 내리는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낄 것이다. 죽음을 각오하려면 와라’ 이러는 팩스가 오기도 하고요.
저희가 실제로 일본 참의원 회관이나 이런 집회가 열릴 때 할머니를 모시고 가잖아요. 그럼 할머니 바로 한 5m 앞에서 일본 우익단체들이 일장기하고 욱일승천기라고 알려진 깃발을 들고 확성기를 틀어놓은 상태에서 ‘매춘부는 조선으로 돌아가라’ 라고 막 소리를 지르면서 협박을 해요.
그런 사이에 피해자들이 지나다닙니다. 그동안의 모습이라고 하시면 될 것 같고요. 저희 사무실에도 수요시위가 열리잖아요. 그날 오후면 늘 저희들을 반겨주는 전화가 있어요. 반겨준다라고 제가 표현을 했습니다마는.
◇ 김현정> 반어적으로.
◆ 윤미향> 'I hate korea'라고 이렇게 영어로 전화를 하기도 하고요. 저희 일본 말을 하는 실무자가 전화를 바꾸면 일본말로 ‘너희 수요시위에 왜 가느냐. 매춘부 할머니들 뭐 자랑스럽다고 가느냐?’ 이런 말을 계속 지껄여대는 그런 일본 남성들, 한 50대 되는 목소리 가진 남성들, 40대 되는 목소리를 가진 남성들.. 뭐 숱하고요. 그리고 굉장히 괴이한 편지들이 날아옵니다.
◇ 김현정> 편지요? 협박편지?
◆ 윤미향> 네, 그렇죠. 협박편지보다 저희들을 기분 나쁘게 하는.. 밑바탕에 태극기가 그려진 그림에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있어요. 꼭 여학생을 그립니다. 여학생이 교복을 입고 성기가 또는 항문이 다 드러난 상태에서 소변을 보는 모습이라든가.
◇ 김현정> 태극기 위에다가요?
◆ 윤미향> 네, 변을 보는 모습이라든가 이런 사진을 보내요. 사실은 저희들이 이런 얘기를 그동안 할머니들한테 전혀 얘기를 못 했어요.
◇ 김현정> 아, 진짜 심하네요.
◆ 윤미향> 전혀 안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들한테 못 했고요.
◇ 김현정> 언론에도 많이 노출 안 시키셨어요, 이런 내용들?
◆ 윤미향> 조용하게 처리했습니다. 일본에 다시 보냈어요. 일본 시민단체들에게 보내고. ‘이런 일이 있지 못하게 일본문화를 바꿔라, 제발.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일본 정치가들이 저런 망언을 못하게 해야 된다.’ 이런 일본 민간인들의 이 록밴드 행동에도 뒤의 배후는 아베를 비롯한 정치지도자들이 있다고 봅니다. 이 위안부 문제는 강제 연행이 없었다, 여성들이 자원했다? 이 매춘부라는 얘기를 정치가가 돌려서 말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러면 그런 상황들을 지금까지 언론에도 많이 노출시키지 않고, 할머님들한테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하신 이유는 뭐예요?
◆ 윤미향> 사실은 이런 것이 대외적으로 드러났을 경우에 가장 피해를 보는 분들은 위안부 피해자라고 생각을 했고요. 그리고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 이 일본 우익들이 원하는 것은 이런 틈새를 타서 자기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고 더 넓히고 확산하는 것이라는.
◇ 김현정> 일본 내에서도 어떤 정치적인 목표가 있다는 거군요. 극우파로서의 정치적인 자리잡기?
◆ 윤미향> 이용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하나 들었고요. 또 하나는 사실 굉장히 각자의 생각은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만, 어떤 감정적인 대처는 오히려 또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켜서 더 과하고 더 과도하고, 더 기분 나쁜 사람을 참 불행하게 만드는 행동들만 계속 만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도 또 있잖아요. 보수우익들이라든가, 예를 들면 무슨 악한 문제만 나오면 ‘그 사람들 위안부로 보내라’ 이런 얘기들 많이 하거든요. 인터넷에서도 숱하게 지금 나오고 있고요. 저희들이 그런 인터넷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독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희가 소리 없이 고소고발장을 제출해요.
그리고 소리 없이 경찰에 조사를 요청 하고요.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사죄를 하게 만들고 그렇게 하거든요. 언론에 노출 못 시키는 이유가 바로 지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곁에 살아 있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 민감한 점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에는 나눔의 집에서 직접 고소를 하고 나섰습니다. 법적으로 처벌을 해 달라, 이건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 윤미향> 사실 나눔의 집은 할머니들이 사시는 곳이잖아요. 저희들은 운동단체이고요. 사시는 곳이기 때문에 조금 더.. 이건 결국은 곧바로 할머니들에 대한 인권침해행위로 받아들여지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사무실로 전화하는 것과는 또 수준이 다른 차원.
◆ 윤미향> 그럼요. 그건 저희들이 막을 수 있지만 나눔의 집에 직접 보냈다는 것은 이건 할머니들에 대한 직접적인 가해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 궁금한 건요. 지난 말뚝테러를 자행했던 일본인이라든지, 이번 경우처럼 명예훼손한 혐의로 신고한 경우, 처벌이 가능합니까? 그 후에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요.
◆ 윤미향> 사실은 현실적으로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들을 법정에 세울 수도 없고요. 그 사람들이 한국에 왔을 경우에 체포하거나 또는 바로 기소하거나 다른 건 가능하지만 그 사람들은 지금 일본에서 오지 않고. 인터넷이라는 게 한편으로는 굉장히 경계가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도구가 되고 있는데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그게 좀 안타까울 뿐이고요.
그래서 사실은 피해자들이 이렇게 직접 고소하고, 늘 피해자들이 방패가 되고, 문제해결에 앞장서는 것까지 피해가 된다는 이 문화. 지난 67년 동안 사실은 한국사회에서도 이렇게 일본의 우익들이 또 아베가 숱하게 망언을 할 때 우리 국회에서는, 우리 정부에서는 어떤 방지조치를 했는가?
사실은 진지하게 법이 만들어져서 이런 문화를 좀 제지하고. 특히 한국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 인터넷에서, 포털사이트에서 ‘위안부’ 라고 검색을 해 보면 이게 한국 사람들이 올렸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위안부 피해자들을 비하하는 얘기들이 많습니다.
◇ 김현정> 많이 화가 나는 아침이네요.
◆ 윤미향>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5(화) 윤미향 상임대표 "日록밴드 '조선놈을 쳐죽여라' 할머니들 상처 걱정돼"
2013.03.05
조회 9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