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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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덕성여대 이원복 석좌교수
지금의 30, 40대라면 아마 이 책 모르면 간첩소리 듣던 시절이 있었죠. 역사 만화의 베스트셀러이자 지금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책, ‘먼 나라 이웃 나라’. 이 먼 나라 이웃 나라가 이번에 드디어 완간이 됐답니다. 무려 33년 만의 결실이라는데요. 이번에 15번째 책이자 11개국 최종편이 나왔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저자 직접 만나보죠. 먼 나라 이웃 나라의 덕성여대 석좌교수 이원복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초등학교 때 저희 반 친구들이 종이가 닳도록 잃던 책인데, 아직도 완간이 안 됐던 겁니까?
◆ 이원복> 계속 새 나라가 나오니까요.
◇ 김현정> 33년간의 대장정 마친 소감이 어떠세요? 시원입니까? 후련입니까?
◆ 이원복> 섭섭이죠.(웃음)
◇ 김현정> (웃음)시원보다는 섭섭. 이 책 처음 낼 때, 그러니까 33년 전에 이게 이렇게 긴 시리즈가 될 거라고 예상을 하셨어요?
◆ 이원복> 전혀 못 했죠. 전혀 못 했는데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겁니다. 인생의 반을 투입한 겁니다.
◇ 김현정> 정말 인상의 반이네요. 사실 첫 째 시리즈 나올 때 그때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던 80년대니까 반응이 대단했죠.
◆ 이원복> 그렇죠. 간접여행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세계역사 자체가 우리한테 생소했으니까.
◇ 김현정> 그게 처음 나왔을 때 몇 부나 팔렸어요?
◆ 이원복> 그거 잘 모르겠어요, 안 세어봐서. (웃음) 조금 나갔죠.
◇ 김현정> (웃음) 제1편 나올 때 만약 아이를 낳았다고 치면 그 아이가 33살 된 건데. 그 긴 시간 동안 혹시 슬럼프 빠진 적은 없으셨어요?
◆ 이원복> 슬럼프가 아니라 한 동안 쉰 적이 있었죠. 한 10년 가까이 유럽편 6권 나온 다음에 한 10년 동안 공백 간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애들 가르친다고 정신없었는데. 그 후에 일본 을 써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을 했죠.
◇ 김현정> 슬럼프는 아니고?
◆ 이원복> 슬럼프는 아니고 만화작업은 그동안에도 쭉 해 왔죠.
◇ 김현정> 그런데 사실은 작가가 쓰겠다고 해도 책이 인기가 없으면 더 쓰고 싶어도 못 쓰는 거잖아요?
◆ 이원복> 저는 그렇게 인기 같은 데에는 연연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자화자찬 같지만. 그러니까 저는 선생이라 그런지 자꾸 가르치려는 버릇이 있어서 (웃음) 애들한테 만화를 통해서 뭘 가르쳐야 되겠다는 그런 생각을 했지, 이거 만들면 책 많이 나간다, 안 나간다, 그런 생각은 많이 안 봤습니다.
◇ 김현정> 제가 궁금한 건 지금 인기 이런 생각은 안 하셨다고 하지만, 그래도 출판사에서 책을 찍으려면 그건 독자들 사랑, 인기가 있어야지 찍는 건데. 그만큼 사랑을 받았다는 얘기잖아요?
◆ 이원복> 아무래도 본전은 못 찾겠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꾸준하게 33년 동안 본전을 찾을 수 있었던 그 사랑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 이원복> 그게 아마도 제가 50년 동안 만화를 그려온 친분 때문이 아니었나 싶어요.
◇ 김현정> 친분?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이원복> 그러니까 50년 전의 독자가 어머니가 되었고, 그 어머니가 다시 또 그 아이에게 자기 어렸을 때 보았던 책을 사주는 세습이라고 할까요? (웃음)
◇ 김현정> (웃음) 바람직한 세습.
◆ 이원복> 독자의 세습.
◇ 김현정> 책의 세습. 사실은 지금 만화 얘기 하셨습니다마는 지금은 역사뿐만 아니라 과학, 사회, 정치 모든 분야가 학습만화로 나와 있고, 부모님들이 전권을 사다가 안깁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내용이 어떻든 간에 만화책이라는 것에 편견이 좀 있었죠, 교수님?
◆ 이원복> 그때는 만화책은 불사르고 그랬잖아요. 그런 식으로 편견이 있었는데 아마 학습만화가 우리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시장입니다. 그게 왜 그러냐면 더군다나 학습만화라는 책이 화려한 종이에다가 인쇄까지 그렇고, 고급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일종의 엄마들의 알리바이에요. 책을 다 읽어보고 만화를 안 읽힐 수는 없고, 읽어보고 사줄 수는 없으니까 학습만화면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심리를 잘 이용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웃음) 잘 이용을 하신 거예요. 지금 편은 에스파냐 내셨고, 지금까지 11개 나라의 이야기를 쭉 쓰셨는데 가장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곳이 있다면 어떤 곳일까요?
◆ 이원복> 애착이 간다기보다도 가장 친숙한 곳은 제가 10년 살았던 독일이겠고, 그리고 가장 독특한 나라라면 역시 마지막으로 쓴 이유가 에스파냐가 가장 서양에 있으면서 동양적인 나라라는 거죠. 아랍 지배를 700년 받았기 때문에 동서양이 묘하게, 절묘하게 배치돼 있는 곳입니다.
◇ 김현정> 묘한 매력이 있는 곳이었군요. 그러면 가장 힘들게 그렸던 곳, 가장 힘들게 그려냈던 곳은 어디인가요?
◆ 이원복> 그건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아니었나.
◇ 김현정> 우리나라요?
◆ 이원복> 우리나라편이요.
◇ 김현정> 왜 가장 힘드셨어요?
◆ 이원복> 왜냐면 우리나라 편은 아무래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자꾸 자화자찬이 되기가 쉽고, (웃음) 객관적으로 보기가 어려운 점이죠. 남의 나라 같으면 외국인의 눈으로 볼 수가 있는데 우리나라 편은 우리 눈으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꾸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는 그런 한계점이 있죠.
◇ 김현정> 그럴 때마다 어떨 어떻게 하셨어요?
◆ 이원복> 그럴 때마다 외국 나가서 한번 돌고 나오면 다시 또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되찾고 그렇죠.
◇ 김현정> 우리나라가 제일 어려운 이건 또 의외의 대답이네요. 그런데 시간상으로는 33년이지만 국가 개수로 보면 11개국 밖에 안 되는데 전 세계 190여 개국이 넘거든요.
◆ 이원복> 그래서 제가 먼 나라 이웃 나라 시리즈를 끝내는 겁니다.
◇ 김현정> 왜요?
◆ 이원복> 그래서 이제 지역별로 다루려고요. 왜냐면 먼 나라 이웃 나라는 나라별로 다루는데 방금 말씀하신 대로 200여 개의 나라가 있는데 제가 200년 살아야 되잖아요. 그게 안 되니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면 전 세계 정보를 포괄해야 되는데 나라 별로는 어렵기 때문에 지역별로 아프리카편, 남미 이런 식으로.
◇ 김현정> 크게 크게.
◆ 이원복> 네. 대개 공통점이 있거든요, 대륙들은.
◇ 김현정> 그렇죠. 그럼 그렇게 해서 결국은 전 세계 일주를 하긴 하시는 거군요?
◆ 이원복> 그렇죠. 새로운 대장정을 떠나는 겁니다.
◇ 김현정> 저는 마지막이라 굉장히 아쉬워했는데 다음 계획이 확실하게 잡혀 있으신 상태.
◆ 이원복>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목도 정하셨어요, 그러면?
◆ 이원복> 그게 지금 시리즈가 있어요. 지역별로 ‘가로세로 세계사’라고 중동편, 발칸편, 동남아시아편이 이미 나와 있는데 이제 그쪽에다가 치중을 하려고요.
◇ 김현정> 그렇군요. 대장정을 본격적으로 떠나시는 먼 나라 이웃 나라와는 인사를 하고. 그나저나 이원복 교수님 어째 목소리가 예나 지금이나 똑같으세요? (웃음)
◆ 이원복> (웃음)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항상 젊은 제자들과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고 하시니까 나이 안드시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먼 나라 이웃 나라 완작 축하드리고요. 다음에 긴 장정도 기대를 하고 있겠습니다.
◆ 이원복>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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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9(화) 이원복 덕성여대 교수 "먼나라이웃나라, 가장 그리기 어려웠던 나라는..."
2013.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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