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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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9(화) 박광희씨, 유지현 위원장 "진주의료원 휴업.. 적자 때문 vs 홍준표 때문"
2013.03.19
조회 141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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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 "만성 적자로 중병, 구조조정해야"
- 보건노조 "공공의료기관, 적자 탓하면 모두 문닫아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주의료원 환자비상대책위원회 박광희 씨,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

진주에 있는 도립병원인 진주의료원. 그동안 노조와 병원측과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아 왔는데요. 어제 경남도가 공식적으로 휴업을 예고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결국 가장 큰 피해는 환자들이 입게 생겼는데요. ‘다른 병원으로 가면 되지 않겠느냐?’ 하기에는 당면한 문제가 큽니다. 무슨 얘기인지 직접 들어보시죠.
먼저 진주의료원 환자들의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고 하는데요. 그 대표를 만나보도록 하죠. 보호자 박광희 씨 연결돼 있습니다.

◇ 김현정> 먼저 가족 중에 누가 입원해 있습니까?

◆ 박광희> 어머님이 입원한 지 5개월 됐습니다. 뇌졸중으로 입원해 계십니다.

◇ 김현정> 의료원이 곧 휴업을 할거라는 예고는 어디서 들으셨습니까?

◆ 박광희> 그냥 신문지상에서 봤습니다.

◇ 김현정> 공식적으로 병원측에서 뭔가 통보를 해주거나 그런 건 없었고요?

◆ 박광희> 네.

◇ 김현정> 몇 명이나 지금 환자들이 남아 있나요?

◆ 박광희> 130여 명이 있는 걸로 압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냥 일반적으로 생각을 할 때는 병원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면 문을 닫을 수도 있고, 또 환자들을 이동시킬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보통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뭐가 문제인 거죠?

◆ 박광희> 진주의료원은 일반개인이 돈벌이하는 병원하고는 다르거든요. 경남에서 개업한 지 103년이 되는 병원이고, 사회취약계층들이 주로 이용하고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의료원을 어차피 이용 안 하는 거니까 있든 없든 별 관계가 없을 겁니다만, 사회취약계층의 사람들은 꼭 필요한 병원이죠.

◇ 김현정> 비용이, 치료비가 다른 곳과 비해서 얼마나 싼가요?

◆ 박광희> 저는 다른 병원에는 안 가봤고, 이 의료원 오기 전에 대학병원에서 한 달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한 달 있으니까 간병비하고 진료비하고. 또 밥 사먹여야 되고, 소모품 쓰고 이러니까 천 만원 정도 들어가던데요.

◇ 김현정> 얼마 동안 천 만원이요?

◆ 박광희> 32일 있었습니다.

◇ 김현정> 한 달 동안 천 만원 정도 총 경비가 드셨어요?

◆ 박광희> 다른 경비까지 하면 그거보다도 더 될 것 같습니다. 소소하게 개인적으로 쓴 것은 빼더라도 한 천 만원 들어갑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진주의료원으로 옮기고 나서는요?

◆ 박광희> 한 달 또 계산을 하니까 200만원이면 충분해요. 한 5분의 1 정도 되나요? 그래서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진작에 들어올 걸. (웃음) 그리고 시설면에서도 토지가 대단히 넓습니다.

◇ 김현정> 그 병원이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됐죠?

◆ 박광희> 네. 깨끗하고 시설 좋고 저렴하고요.

◇ 김현정> 도립병원이니까 저렴한 비용에 환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취약계층을 위한 공립병원이라는 말씀이네요?

◆ 박광희> 네. 그런데 이 병원을 없애겠다고 하니까 지역주민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반발이 많죠.

◇ 김현정> 그 돈을 가지고 취약계층, 가난한 분들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건 엄두도 못 내나요?

◆ 박광희> 지금 이제 휴업을 선포하면서 같은 값에 비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겠다. 도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우선적으로 보내고, 그걸 또 싫어하는 사람은 개인이 하는 병원에도 보내주겠다.

◇ 김현정> 경남도에 다른 도립병원이 있긴 있습니까?

◆ 박광희> 네. 몇 군데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좀 먼가요?

◆ 박광희> 멀기도 하고, 의료의 수준도 여기보다 많이 떨어지겠죠.

◇ 김현정> 그러면 근처 사립병원을 지원해 주겠다면 그곳으로 가는 건 어떠세요?

◆ 박광희> 예전에는 그렇게 병원에서 받아주겠지만 장기입원환자들은 돈이 안 되기 때문에 한 달되면 나가라고 그러거든요.

◇ 김현정> 언제까지 도에서 보장해 주겠다, 이런 약속은 없는 거군요?

◆ 박광희> 네.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약속은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가라, 일단은 지원해 주겠다, 여기까지만 나온 것이기 때문에 뭘 믿고 가겠는가, 이런 말씀이시군요?

◆ 박광희> 네.

◇ 김현정> 지금 이런 처지에 처한 환자들이 130여 명 되신다고 했죠. 본인의 돈으로 주변에 있는 개인병원, 사립병원으로 갈 처지는 안 되는 분들이 많으세요?

◆ 박광희> 네. 그러니까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도 있고. 그리고 가까이 있는 남해, 하동 이쪽에.. 그러니까 개인병원을 못 가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의료원을 많이 이용해 왔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독거노인분들, 저소득층 분들도 계실 테고요.

◆ 박광희> 네. 또 가족이 있어도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사람들도 있죠.

◇ 김현정> 취약계층이 모여 있는 병원이기 때문에 이렇게 또 정리를 쉽게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서운한 생각도 좀 드시겠어요?

◆ 박광희> 네. 그런 생각 많이 들죠. 만약에 힘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병원이라면 이렇게 쉽게 추진은 못할 겁니다.

◇ 김현정> 경남도라든지 혹은 병원에 항의는 좀 해보셨어요?

◆ 박광희> 아니요. 보궐로 당선된 도지사 임기가 1년 6개월 정도 남았는데.

◇ 김현정> 홍준표 도지사요?

◆ 박광희> 어느 날 언론에 진주의료원 폐업한다고 발표를 해 버리고. 발표의 근거를 차후에 어떻게 어떻게 해서 폐쇄한다, 그렇게 설명을 하는데 전혀 납득이 안 됩니다.

◇ 김현정> 지금 경남도 측에서는 어쨌든 ‘방법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어떻게 대응하실 생각이세요?

◆ 박광희> 참 갑갑한 노릇입니다. 그냥 대화가 안 되고요. 일방적으로 내가 하는데 무슨 말이 많냐, 이런 식으로 나와 버리니까 참 갑갑한 노릇입니다.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 김현정> 보호자 분들 중에 죽어도 못 나가겠다, 이런 분들도 계세요?

◆ 박광희> 네. 다수 있을 걸요. 아니, 죽어도 못 나간다가 아니고 갈 데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갑갑한 상황이네요. 어려운데 인터뷰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주의료원에 어머님이 입원해 있는 분이세요. 환자 비상대책위원회 박광희 씨 먼저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저희가 경남도청의 답변을 듣고 싶어서 어제 여러 차례 요청을 넣었지만 ‘어떤 언론과도 지금은 인터뷰를 할 수 없다.’ 이런 거절 의사를 밝혀왔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요.
대신 전국의 의료상황은 어떤지, 공공의료상황을 한번 체크해 보겠습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유지현 위원장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어제 발표한 휴업발표문이 폐업확정이다, 이렇게 보도 되고 있습니다만 확정까지는 아닌 거죠?

◆ 유지현> 폐업에 대한 공식적인 결정은 도의회에서 조례개정이 통과 돼야 됩니다.

◇ 김현정> 그럼 휴업까지는 확정이지만 폐업은 아직 확정적인 건 아닌 거고요. 아직 그 부분은 여지가 남아 있는 것이다?

◆ 유지현> 그러나 홍준표 도지사가 폐업을 강행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어제 강제휴업발표죠.

◇ 김현정> 그런데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3년에서 5년 내에는 모든 자본금을 잠식하고 파산할 지경이다. 그러니까 어쩔 수 없다.’ 라는 게 도의 입장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지현> 경상남도의 주장은 잘못된 주장인데요. 진주의료원의 부채는 지금 300억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거는 신축 이전하면서 들어간 비용입니다. 이것이 경남도청이 갚지 않아서 고스란히 빚으로 남고 있는 거고요. 현재 진주의료원의 매년 18억원씩 갚고 있죠. 거기다가 공공병원은 민간병원보다 평균진료비가 조금 저렴한데요. 이로 인한 차액이 무려 연간 30억원이나 되고요.

현금을 까먹진 않지만 신축병원 감가상각비만 해도 30억원 정도 되는데, 이것이 적자로 계산되고 있어요. 그래서 실제 현금손실액은 한 10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죠. 이렇게 보면 진주의료원에서 말하는 40억에서 60억 적자라고 하고 있는 이 적자는 회생 불가능한 적자가 아니고요. 꼭 공공의료수행에 따른 불가피한 적자고,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몫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저소득층이라든지 사회 어려운 취약계층을 돕자는 목적으로 공공의료기관이 문 열었으면 이 정도 적자는 감수해야 되는 정도의 적자다, 이 말씀?

◆ 유지현> 그렇죠.

◇ 김현정> 그 정도로 파악을 한다면 그럼 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 유지현> 글쎄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후보 시절에 공약을 내건 게 있어요. 제2청사 얘기가 있는데요. 최근 진주의료원을 폐쇄한 후에 경남도청 제2청사로 쓰지 않겠냐? 이런 소문이 돌고 있어요.

◇ 김현정> 진주의료원 그 자리에다가 청사를 짓는다고요?

◆ 유지현> 아니죠. 이거를 폐쇄하고 진주의료원을 용도 변경해서 제2청사로 쓰겠다.

◇ 김현정> 그 건물 그대로? 새 건물이니까?

◆ 유지현> 네. 신축 이전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잖아요. 그런 소문과 기사가 지금 뜨고 있는데요. 홍준표 경남도지사 개인의 선거공약을 위해서 공공병원을 폐쇄한 것도 맞지 않고요. 병원시설로 설계해서 지은 건물을 도청사로 변경해서 쓰겠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굳이 병원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쓸 필요가 있나요, 다시 지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 유지현> 그렇겠죠. 다시 짓는 데 돈이 더 들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돈이 드니까. 지금 경남도 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 유지현> 거기다가 저희가 볼 때는 지금 진주의료원의 자산가치가 천억원 이상으로 늘어났어요. 그리고 이 주변에 주택단지, 혁신도시 이런 것이 완공되면 자산가치가 더 늘어날 건데요.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후에 매각하면 엄청난 개발이익이 있지 않을까? 이런 것 때문에 결국 공공병원보다는 돈을 중심에 놓고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폐업결정이라는 건 원래 도지사 혼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건가요?

◆ 유지현> 현재는 법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공공병원, 큰 병원인데요?

◆ 유지현> 네. 지금 현재는 민간위탁만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고요.

◇ 김현정> 민간위탁만이라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 유지현> 도에서 직접 운영하지 않고 다른 데다 경영이나 운영을 맡기는 거죠. 이럴 때는 보건복지부장관의 승인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도에서 지방의료원을 만들고, 폐업하고 이럴 때는 도지사 결정이 돼 있어요.

◇ 김현정> 문 닫는 거는 도지사 마음이군요?

◆ 유지현> (웃음)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 공공의료기관의 만성적자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도 감수하면서, 지원해가면서 취약계층을 살피자는 게 목적이었는데요. 처음으로 만약 경남도의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게 된다면, 혹시 눈치보고 있는 다른 지역으로까지 번지지 않을까, 이런 걱정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지현> 그게 제일 저희가 주목하고 있는 문제인데요. 진주의료원이 만약에 폐업하게 된다, 그러면 다른 지방의료원의 도미노현상 폐업이 불러올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현재 34개 지방의료원이 있어요.

◇ 김현정> 공공의료원이요?

◆ 유지현> 네. 그런데 이 지방의료원 34개 중에 대여섯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 운영이거든요. 특히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취약한 곳,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 다수가 공공병원의 마인드를 갖지 못한 곳, 이런 곳들은 폐업을 하거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위험도로 따지자면 어디가 지금 제일 우려스럽습니까?

◆ 유지현> 그동안 최근 가장 많은 도의회의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는 데가 강원도 의료원이고요. 강릉의료원, 삼척의료원 이렇게 해서 5개의 의료원이 강원도의 도 소유로 되어 있고요. 최근에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데가 전라북도, 남원의료원 같은 곳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 논리대로라면 사실 살아남을 수 있는 병원 몇 개 없는 거 아닌가요? 서울대병원부터 적자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들었는데.

◆ 유지현> 물론이죠. 지방의료원뿐만 아니라 모든 공공병원이 수익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런 적자를 건강한 적자라고 얘기 하면서 지원을 하고 있잖아요. 지방의료원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병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대단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아직 휴업상태는 아닙니다만, 어제 휴업예고를 선언했고. 그래서 폐업으로까지 가지 않을까,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진주의료원사태를 오늘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