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18(월) 경산 자살고교생 母 "대통령님, CCTV 꼭 확인하세요"
2013.03.18
조회 988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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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산 학교폭력피해 '자살 고교생'의 어머니 황00씨


‘사각지대가 너무 많습니다. CCTV를 더 많이 설치해 주세요.’ 지난주 한 고등학생의 유서가 우리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했는데요. 경북 경산의 고등학생, 최모군 사건. 2년간 학교 안에서 CCTV가 없는 곳을 골라서 폭행을 당해 왔다는 겁니다. 가해학생들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죠. 이런 가운데 피해자 故 최모군의 어머니가 세상을 향해서 꼭 하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면서 오늘 처음으로 정식 인터뷰에 나오셨습니다.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아이가 떠난 지 이제 일주일 됐는데요. 아직 많이 힘드시죠?

◆ 최모군 어머니> 네.

◇ 김현정> 지금 가해학생 7명에 대해서는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라고요?

◆ 최모군 어머니> 어제 제가 듣기로는 사법처리한다고 나왔는데 뉴스에는 그렇게 안 나왔더라고요.

◇ 김현정> 사법처리 된다는 말씀은 경찰로부터 들으신 겁니까?

◆ 최모군 어머니> 네. 아빠에게 와서 얘기를 한 걸로 알고 있는데.

◇ 김현정> 핵심적인 5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되던데요?

◆ 최모군 어머니> 친구들이 진술한 걸 들어서 사법처리하는 것입니다.

◇ 김현정> 아이들은 돈을 뺏은 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돈 뺐길까봐 우리가 대신 보관하면서 같이 썼다고 하면서 억울하다는 얘기까지 하던데요?

◆ 최모군 어머니> 그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그걸 보관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 김현정> 그런데 가해자 중에 하나로 지목된 김모군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 어머님이 집에서 돌봐주신 적도 있다면서요?

◆ 최모군 어머니> 네. 처음에 놀러 왔을 때 아빠가 집에 없대요. 아빠가 건축 일을 하다 보니까 며칠에 한 번씩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데리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가해학생 아버지가, 그때는 가해자인지는 모르고 친구인 줄 아셨던 거죠. 아버지가 집에 없다 하니까 불쌍해서 그럼 우리 집에서 학교 왔다 갔다 해라, 이렇게 되신 거예요?

◆ 최모군 어머니> 네, 제가 그랬죠.

◇ 김현정> 그러면 그때도 그 아이가 아들을 못살게 굴고 있었던 겁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 최모군 어머니> 네, 그렇다고 그러네요. 지금 알고 보니까.

◇ 김현정> 아이가 떠난 지 일주일 됐습니다. 어떤 점이 가장 힘 드세요?

◆ 최모군 어머니> 2년간 그렇게 고통당하면서 말 못한 거. 그게 너무 마음 아파요.

◇ 김현정> 아이가 2년간 그렇게 폭행을 당했는데도 부모님들한테는 어떤 내색도 하지 않았습니까?

◆ 최모군 어머니> 제가 그 점에 대해서 많이 물어봤는데 얘기 안 해요. 한 번씩 멍들어 있어도 장난치다가 그랬다고. 남자들끼리 장난칠 수도 있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물어봤지 싶어요, 제가.

◇ 김현정> 오늘 인터뷰는 어머님이 세상에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고 해서 이루어진 건데, 어떤 이야기를 그렇게 세상에 꼭 하고 싶으셨어요?

◆ 최모군 어머니> 제가 학교 앞에 ‘폭력예방’ 그렇게 만날 써있는 거를 봐요. 학교 앞에 플래카드 들고 형식적으로 하지 마시라는 거죠. 특히나 대구 사건 아시죠?

◇ 김현정> 대구중학생 사건, 알죠.

◆ 최모군 어머니> 걔 죽고 난 다음에도 심하게 학교 앞에서 예방한다고 플래카드 들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누가 그렇게 플랜카드를 들고 있었습니까?

◆ 최모군 어머니> 경찰이 그 플래카드 붙이고 서 있었단 말이에요. 그거는 형식적이잖아요. 저는 그거 보면서도 약간의 안심은 되는 게 안에서 무슨 조사도 하고, 안에서 뭘 하겠구나 했는데. 학교 앞에 그냥 경찰들이 서서 학교폭력예방, 그거 제가 한두 번 본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보면 안에 CCTV 화질 안 좋아, 화질 안 좋으면 화질 좋은 걸로 교체해야지, 그건 보려고 있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아이가 살아 있을 때 CCTV 화질 안 좋다는 얘기를 했습니까?

◆ 최모군 어머니> 유서에 남겼어요. 화질 안 좋다 그러고, 선생님인가 교장인가 누가 얘기를 하니까, 화질 안 좋다고 본인이 본인 입으로 얘기를 했어요. 화질 안 좋으면 그거 안 봤다는 얘기잖아요. 날마다 이걸 봐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런데 안 보지 싶어요, 그렇죠?

◇ 김현정> 화질도 안 좋고 그걸 또 누가 앉아서 24시간 보고 있느냐?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이 말씀이세요?

◆ 최모군 어머니> 안 보죠. 물론 사각지대에 있다고 얘기를 하긴 하지만 화질 안 좋다는 거는 얘들이 알고 있잖아요. 알고 있었으니까, 자기가 그렇게 썼다는 거죠.

◇ 김현정> 유서에 쓴 걸 보면 아이도 이 CCTV가 못 믿을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는 얘기예요?

◆ 최모군 어머니> 그렇게 써놨대요. 선생님도 화질이 안 좋다고 그러고 뭐라 뭐라 그래요. 그럼 그거 뭐 하러 해요. 밖에는 경찰들 서 있고, 안에는 CCTV 소용없잖아요.

◇ 김현정> 어떤 것도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이 서운한 마음이 드시는 거예요?

◆ 최모군 어머니> 경찰들이 그렇게 가식적으로 하지 말라는 얘기예요. 그 플래카드 들고 서 있지 말고, 방과 후나 쉬는 시간에 학교를 한 바퀴 더 돌든가 하지, 아침에 그래도 학교 들어갔는데 거기 서서 플랜카드만 들고 서 있는, 그거 뭐 하러 합니까?

◇ 김현정> 아침마다 어머님이 아이를 데려다 주셨어요?

◆ 최모군 어머니> 네.

◇ 김현정> 갈 때마다 그런 모습들 보고, 보면서 좀 안심도 되셨겠네요?

◆ 최모군 어머니> 네. 안심을 했죠.

◇ 김현정> 혹시 정부나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뭘까요?

◆ 최모군 어머니> 제가 지금 얘기하는 그런 거예요. 형식적으로 하지 말고. 대통령이 만약에 들으신다면 학교마다 그 CCTV 확인하세요. 잘 되는 걸로 확인을 하고, 안 보인다고 하지 말고.

◇ 김현정> 이번에 아이가 이렇게 되고 나서 그렇지 않아도 화질을 두 배 이상 좋은 걸로 교체한다고는 합니다.

◆ 최모군 어머니> 그렇게만 하면 안 되죠. 사각지대가 있으니까 학교의 선생님 이외에 경찰이 하든지, 사각지대 감시를 누군가가 이렇게 봐야 된다고 생각해요.

◇ 김현정> CCTV만 달아놓지 말고 화질 안 좋은 거 달아놓지 말고 사각지대가 없도록 실질적으로 어른들이 좀 움직여 달라, 이런 말씀이세요. 어머님, 지금 힘든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세상을 향해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서 이렇게 어렵게 용기 내서 마이크 앞에 서신 것, 정말 감사드리고요. 아픈 죽음입니다마는 이 일을 계기로 세상이 좀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여기서 인사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