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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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상공에 거대한 먼지낀 상황
- 약 올려가며 긴장감 높일 이유 없어
- 개성공단은 마지막 통로, 막혀선 안돼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
‘이제부터 전시상황에 들어간다. 개성공단까지 폐쇄할 수 있다.’ 주말 사이에 북한이 연이어 강경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북한의 강경발언,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요? 현재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해소해 나가야 할지 이 분에게 질문해 보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이 시각부터 ‘북-남 관계는 전시상황이다. 조선반도에서 평화도, 전쟁도 아닌 상태는 끝장났다.’ 북한이 주말에 낸 성명입니다. 전시 상황이 끝났다는 선언이 과거에도 있었던 적이 있습니까?
◆ 송민순> 전시 상황에 들어갔다, 평화가 끝났다, 그다음에 휴전협정 끝났다, 이런 이야기는 비슷한 발언을 해 왔죠. 그런데 우선 보니까 오늘 국제뉴스에 ‘프란체스코 교황까지 나서서 한반도의 평화가 걱정이 된다.’ 지금 이렇게 나서고 있는데, 지금 우리가 이런 땅에 살고 있다는 게 걱정스러운데요. 제가 보니까 북한이 3차 핵실험하고, 그다음에 안보리 제재가 강화되고, 독수리훈련이 마침 또 원래 예정돼 있었고, 이런 사건들이 상승작용을 하고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미국의 전략 폭격기가 한반도로 와서 훈련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상황들이 계속 맞물리면서, 그쪽에서 쿵하면 우리가 또 쿵하고. 왔다 갔다 하면서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건가요?
◆ 송민순> 네. 그런 거죠. 그런데 북한은 특히 B52이나 B2 폭격기, 이게 핵을 장착하는 폭격기거든요.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는데. 마치 북한도 누가 인정하든 안 하든 스스로가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우리도 핵보유국이니 우리도 강하게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나서면서 상승작용이 더 심화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전협정 끝났다, 전시상황 시작됐다, 이런 선언은 송 전 장관이 보시기에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보시는 거예요?
◆ 송민순> 아니, 그런데 심각하게 위협을 하든, 안 하든 안보라는 거는 보수적으로 대응을 해야 되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되겠죠. 그리고 북한이 특히 위험한 것은 북한이 우리도 핵이 있으니까 강하게 받아칠 수 있다, 이렇게 나오니까. 말만 그런 게 아니라 그게 또 경우에 따라서는 행동도 연결될 수가 있습니다. 더더욱 북한이 지금 아직 지도부가 완전히 자리를 잡은 상태는 아닌 것 같고, 또 그런 사정에서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선군정치라는 거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군이 먼저다.
◆ 송민순> 네. 그러니까 군사적으로는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다, 라는 걸 내세워야 내부 통치가 가능한 그런 사정이기 때문에 이런 게 엮여서 우리가 원치 않는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것도 늘 염두에 둬야 될 것입니다.
◇ 김현정>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에 들어온 뉴스가 하나 있었어요. 미국 하원의 국토안보위원회 산하 테러방지정보 소위에 피터킹 위원장이라는 분이 ‘김정은 위원장이 체면 살리려고 한국이나 미국 본토까지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송민순> 그건 아닌 것 같고요. 미국의 본토까지 공격할만큼 북한이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는 나라는 사실 없습니다. 다만 북한이 지금 하는 건 우리 서울이죠. 우리 수도권을 인질로 잡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수도권이요?
◆ 송민순> 수도권을 인질로 잡고, 지금 미국에도 그러한 강한 말을 하고 남쪽에 대해서도 강성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제 최종상황에 가서 수도권을 인질로 쓸 수 있다, 이런 게 깔려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현정> 실질적인 도발가능성, 그러니까 본토까지 간다든지, 전체적인 전투상황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국지적인 도발 가능성, 수도권을 인질로 한 도발 가능성은 있다는 말씀으로 들리네요?
◆ 송민순> 수도권을 바로 공격하진 않겠지만 일단 인질의 상황은 두고 국지적인 상황이 되는데. 이 국지, 도발이라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전 계획에 의해서 도발되는 것도 있지만 우발적인 상황이 많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 지금 한반도 좁은 땅에서는 남북 합쳐서 200만 군대가 아주 좁은 선에서 대치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언제든지 우발적인 상황이 되고, 우발적인 상황이 생기면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는 그게 더 확대가 될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전시상황이라는 성명을 내더니, 북한이 연이어서 중앙특구개발지도 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도 있다.’ 이런 성명을 내놨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세요?
◆ 송민순> 글쎄, 개성공단 폐쇄라는 것은 사실 이거 한반도에서의 안보위협지수가 굉장히 올라가는 겁니다. 바로미터거든요.
◇ 김현정> 전시상황이 시작됐다는 말보다 이게 더 위험한 말입니까?
◆ 송민순> 그게 더 위험한 거죠, 폐쇄라는 것보다.
◇ 김현정> 개성공단이?
◆ 송민순> 그렇죠. 북한이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만, 우리 국내에서도 보면 약간 약을 올리는 게 있어요. 북한이 돈이 필요하니까 이런 거 못 닫을 것이다.
◇ 김현정> 차마 개성공단은 못 닫을 거다, 거기가 돈줄이다?
◆ 송민순> 네. 개성공단이라는 건 남북평화의 상징이기 때문에 닫아서는 안 된다, 이건 맞는 말이고 그런 이야기 할 수가 있는데. 돈이 아쉬워서 그거 못 닫을 거니까 우리가 좀 세게 나와도 된다, 이런 식의 설명이나 우리 표현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상대방 약을 올려가면서까지 우리가 굳이 이렇게 긴장국면을 올릴 필요는 있겠느냐? 그런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조금 전에 ‘개성공단 폐쇄한다는 얘기는 전시상황 시작됐다는 얘기보다 더 위험한 얘기다.’ 그거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죠?
◆ 송민순> 왜냐하면 개성공단이라는 게 한반도에서의 군사전술 차원에서 굉장히 완충지대입니다. 거기 원래 양쪽에 군대가 제일 많이 대치하고 있는 지역이거든요. 예를 들어서 과거에 6. 25 때도 그렇고, 탱크부대라든지 이런 걸 할 수 있는 게 개성공단을 통해서 나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걸 폐쇄한다는 것 자체는 군사적인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게 지금 남북 간을 그래도 연결시켜주는 끈, 최후의 보루인데.
◇ 김현정> 지금은 사실 유일한 줄이죠?
◆ 송민순> 그렇죠. 그걸 없앴다는 것은 ‘갈 데까지 가보자’ 라는 신호가 되기 때문에 그건 결코 북한한테 도움이 되지 않고, 북한의 정권이든 북한의 주민이든 누구한테도 도움 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그렇게 해서는 안 될 것이고. 그건 이제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것과 비슷합니다.
◇ 김현정> 그 정도로 보시는군요.
◆ 송민순> 네. 그렇게 북한이 해서는 안 될 겁니다.
◇ 김현정> 송민순 전 장관이 말씀하신 중에 그러셨어요. 계속해서 우리가 ‘돈줄이니까 이거 못 닫을 거야’ 이런 식으로 언론의 분석 기사를 내놓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또 어제 미국 하원의 피터킹 위원장도 ‘김정은 위원장이 체면 살리려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말들을 종합해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자리에 앉은 지 얼마 안 돼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고, 체면은 살려야 하고. 계속해서 여기저기서 못할 거라는 자극적인 언론기사가 나오고 하면 정말로 개성공단이 문 닫을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닌가요?
◆ 송민순> 그런 거는 이런 거하고 같죠. 누가 있는데 막대기로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서 자꾸 화를 돋우고, 또 상대방으로 하여금 어떤 특정방향으로 행동을 모는 것을 갖다가 우리가 막대기로 계속 옆구리를 찌른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형국과 비슷하니까 굳이 그렇게 해서 우리가 안보가 튼튼해지고 나라가 평화롭게 되면 좋은데 그렇게까지 할 거 없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 김현정> 거기까지 가서는 안 된다, 양쪽이 다 그것은 조심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 송민순> 네.
◇ 김현정> 북한이 우리와는 이렇게 군 통신선을 단절시킬 정도로, 개성공단 폐쇄 운운할 정도로 강경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 반해서 미국과는 대화채널이 여전히 열려 있다, 이런 얘기가 들리는데. 이 상황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 송민순> 미국하고는 이제 대화채널이라는 게 뉴욕에서 늘 외교경로를 통해서 만나는 건데요. 북한이 지금 여러 가지 하고 있는 게, 미국이 지금 북한에 대해서 제재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거 해제하고, 국가 인정해 주고, 국교 수립하고. 이렇게 해서 북한의 정권 차원이겠지만 정권이 좀 안전하게, 그리고 경제발전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 이걸 지금 내세우고 있는 거거든요.
◇ 김현정>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게 그런 거죠?
◆ 송민순> 그렇죠. 그래서 미국하고는 대화를 계속 하려고 할 것이고.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그런 걸 원한다면 핵, 미사일 막 실험하면서 협박을 해가지고 미국하고 잘해 보자? 이거는 북한이 길을 잘못 택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미국이 안 만나줄까요? 이렇게 벼랑 끝까지 가게 되면 결국은 미국이 손 내밀어줄 거다, 이게 북한이 생각하는 의도일 텐데요?
◆ 송민순> 그런데 미국은 북한만을 상대하는 게 아니고, 전세계를 상대로 하는데. 미국의 외교정책이 협박 하에서 협상하지 않거든요. 핵과 미사일로 협박한다고 해서 거기에 굴복해서 협상을 하지 않을 겁니다.
◇ 김현정> 과거에는 좀 이렇게 떼쓰고 그러면 만나주고 하지 않았습니까?
◆ 송민순> 했는데. 지금까지는 장거리 미사일, 그다음에 핵 3차 실험까지 하고, 또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협박을 한 이런 상태는 아니죠. 제가 보기에는 말이죠. 이게 되려고 그러면 현재 한반도 상공에 굉장한 먼지가 끼어 있습니다. 이 먼지가 좀 가라앉아야 그런 대화, 협상 통로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북한이 그 부분을 확실하게 판단해야 될 텐데 지금 오판 중이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 송민순> 북한 스스로 오판을 안 해야 되고, 또 우리도 오판을 하도록 끌고 가지 않는 게 좋은데. 이런 경우에는 너무 세게 대응하는 것도, 너무 약하게 대응하는 것도 안 좋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박근혜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되나요?
◆ 송민순> 적절한 수준으로. 아니, 그런데 우선 우리 군에서 너무 나서서 세게 이야기를 하는데요. 지휘부 타격하겠다, 이런 것보다는 ‘우리는 어떤 도발에도 확고히 대응할 태세가 돼 있다’는 정도의 무게 있는 대응을 하는 게 좋을 것 같고요.
◇ 김현정>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라는 게 지금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공약이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송민순> 신뢰가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되죠. 저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이 총론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실제 지금 강론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강론으로 잘해야 될지를 보는 건데.
그 신뢰프로세스는, 신뢰라는 건 행동에 따라서 나오는 거 아닙니까? 말이 아니죠. 그러니까 그 행동은 강한 사람 쪽에서 먼저 행동을 합니다. 약자가 행동을 보이는 거는 굴복으로 표시가 되는 거고, 강자가 행동을 보이는 것은 그건 선의의 리더십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우리가 먼저 행동을 이렇게 하면서 신뢰를 쌓아나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강자라 함은 그러니까 지금으로서는 우리가 먼저 손 내미는 게 낫겠다, 이런 말씀이세요?
◆ 송민순> 네. 우리가 북한 경제의 실제로 50배, 보수적으로는 70배 이런 정도까지 강한 걸로 되어 있고. 한-미 동맹이라는 강력한 군사적인 받침을 갖고 있고. 누가 뭘 봐도 한반도의 주인은 대한민국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런데 송민순 전 장관님, 손 내민다고 한들 이 상황에서 북한이 손잡을까요? (웃음)
◆ 송민순> 지금 손을 내미는 건 아니지만 먼지가 좀 가라앉는 식으로 해야 되고요. 그 어떤 형태로든지 대화가 돼야 뭐가 될 거 아닙니까? 비핵화가 되든, 긴장이 가라앉든 뭔가 대화가 돼야 되니까. 우리가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하고요.
또 우리가 자꾸 남북차원에서만 보는데요. 한반도라는 게 미국이나 중국이든 이런 다른 나라들이 자꾸 얽혀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이런 얽혀 있는 연결고리를 잘 이끌어 나가는 게 지금 우리 새 정부가 안고 있는 제일 큰 과제 아니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 메달을 따고, 무슨 누가 결혼을 하고 어쩌고, 야구선수가 배우와 결혼을 하고, 이런 아주 평화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평화가 깨지면 다 없어지는 거 아니에요?
이런 게 새 정부가 안고 있는 제일 큰 과제이니까 박근혜 대통령께서 ‘일관성을 가지고 과거 합의를 준수해 가면서 국민합의를 바탕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 이런 지금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일관성을 확실하게 하면서 정부, 우리 국내에서 보수와 진보가 대립되는 양극단, 이런 거 대조시키면서 정책을 그렇게 이끌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도무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대북 특사라도 보내는 건 어떻겠느냐? 그렇게 손을 한번 내밀어보는 게 어떻겠느냐? 라는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가능성이 있습니까?
◆ 송민순> (웃음) 지금도 특사를 보낼 사정은 아니고요. 지금 특사 보내면 그렇고. 제 생각에는 지난번에 인도적 지원, 아주 상징적인 거지만 그런 걸 시작하고. 또 금강산관광 같은 것은 잘하면 풀 수 있습니다. 양쪽 체면을 살리면서 풀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작은 행동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그다음에 또 제가 말씀드린 한반도를 뒤집어 쓰고 있는 이 거대한 먼지를.. 시간이 지날수록 가라앉는 걸 보면서 더 큰 발자국을 떼는 이런 차곡차곡 나아가는 정책이 필요 하겠습니다.
◇ 김현정> 먼지가 가라앉아야 대북특사든 뭐든 가능하겠다, 이런 말씀으로 들리네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월) 송민순 前 외교통상부 장관 "남북, 옆구리 콕콕 찌르며 화 돋우는 상황 곤란"
2013.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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