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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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국립국어원 김세중 공공언어지원단장
세꼬시는 뼈째회. 퀵서비스는 늘찬배달. 스마트폰은 똑똑전화. 하이힐은 까치발 구두로 바꿔 부르자라고 한다면, 상당히 생소하죠. 국립국어원에서는 매달 이런 식으로 순화어를 선정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취지는 좋지만 좀 무리한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도 들리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순화어를 만든 분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국립국어원 공공언어지원단의 김세중 단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 김세중>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제가 회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럼 횟집에서 세꼬시 시킬 때는 ‘뼈째회 한 접시요.’ 이래야 되는 거네요.
◆ 김세중> 네. 그렇게 해 주시면 좋죠. (웃음)
◇ 김현정> (웃음) 굉장히 어색해요.
◆ 김세중> 이미 일부 횟집에서는 뼈째회라도 하기도 했거든요.
◇ 김현정> 일부에서 그러니까 이미 쓰는 곳도 있었던 말이라는 말씀이세요.
◆ 김세중>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국립국어원에서 이렇게 매달 순화해서 해야 될 말들을, 단어들을 정해서 발표해 오고 있다고요?
◆ 김세중>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몇 개나 바꾸셨어요?
◆ 김세중> 국어학자들이라든지 국어운동가들이 모여서 일반 국민의 참여가 없이 만든 것까지 합하면 굉장히 많습니다. 한 2만개 이상 됩니다. 우리말을 살리기 위해서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려는 한 노력은 옳고 오래 전부터 계속됐고 그 숫자는 2만개 가까이 된다는 거죠.
◇ 김현정> 근래 들어서 바꾼 것은 한 300여 개.
◆ 김세중> 네.
◇ 김현정> 예를 들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세꼬시, 퀵서비스, 스마트폰 외에도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근래에 바뀐 것들?
◆ 김세중> 근래에 바뀐 것들 작년에 선거가 있었는데 매니페스토 같은 어려운 말을 참공약이라고 했다든지.
◇ 김현정> 참공약 운동, 이렇게 되는군요.
◆ 김세중> 네. 그리고 새로운 기계가 나왔을 때 얼른 미리 사서 써보는 사람들을 얼리어답터라고 많이 했는데 그것을 알기 쉽게 앞선 사용자라고 했다든지.
◇ 김현정> 앞선 사용자.
◆ 김세중> 네. 그리고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을 해서 웹진이라는 것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것은 누리잡지라고 한 게 있고요.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이런 말들도 심심치 않게 보지 않습니까?
◇ 김현정> 하우스푸어, 워킹푸어 쓰죠.
◆ 김세중> 그리고 또 하우스푸어는 내집빈곤층, 워킹푸어는 일자리가 있지만 흔히 어려운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근로빈곤층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근로빈곤층 해도 이건 한자어로 바꾼 거네요.
◆ 김세중> 네, 우리말에서 한자어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한자어는 우리말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할 필요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다만 영어로 지나치게 쓴 것들은 바꾼다 이런 기준인가요?
◆ 김세중>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외에도 보니까 싱어송라이터를 자작가수, 솔 푸드를 위안음식. 그런데 취지의 굉장히 좋습니다마는 이 순화어가 발표될 때마다 인터넷 여론은 들썩들썩 하더라도요. 이번에도 보니까 어색해도 너무 어색하다. 이것 좀 억지스러운 거 아니냐. 심지어 어떤 분들은 북한말 같다. 똑똑전화 이런 거. (웃음) 이런 얘기 들으셨죠, 단장님?
◆ 김세중> 네, 그런 얘기는 듣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세중> 그런데 이렇게 새로운 말을 만들 때 처음에 어색한 것은 언제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꾸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것은 그렇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뭐든지 어색하다는 것이죠.
◇ 김현정> 처음에는 뭐든지 어색. 그런데 스마트폰을 똑똑전화 이렇게 얘기하기에는 발음이 너무 어렵지 않나요? 똑똑전화 주세요. 똑똑전화가 몇 번이세요, 이런 것들. (웃음)
◆ 김세중> (웃음) 네, 맞습니다. 그래서 말다듬기 사업에서 바꾼 말들 중에서 일부 어떤 말들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렇게 보는 것들도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스마트폰 같은 것은 똑똑전화, 똑똑선 전화 이렇게 바꿨지만 거의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아까 300개 가까이 된다고 했는데 그중에 일부 단어들은 잘 만들지는 못했다라고 저희 들이 인정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무조건 강제적으로 바꿔라, 이런 건 아니군요.
◆ 김세중> 네, 그런 건 물론 아니죠. 말다듬기 사업 자체가 대중이 호응해 주리라고 기대를 하고 만들었는데 만들어놓고 보니까 대중이 좋아하지 않는 것들도 있거든요. 강제성은 아니고, 그렇지만 이것은 대중을 위해서,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잘 만들면 스스로 대중이 좋아서 따라 쓸 거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권장을 하는 거죠.
◇ 김현정>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제안을 해 놓고 그중에 좋은 것들은 사람들이, 대중들이 알아서 채택해 쓸 거고 아닌 것들은 도태가 되겠네요. 자연도태.
◆ 김세중> 바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300여 개. 더 널리 봤을 때는 2만 3000여 개 중에 성공적으로 정책된 좋은 순화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김세중> 네티즌을 누리꾼이라고 한가든가, 요즘 댓글이라고 흔히 쓰지 않습니까?
◇ 김현정> 인터넷 댓글들이요.
◆ 김세중> 그런 말도 말다듬기 결과 생겨난 말들이죠.
◇ 김현정> 저는 언뜻 기억나는 게 예전에는 다 한강 고수부지라고 했는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한강 둔치라고들 하잖아요. 이런 것들도 다 순화한 거죠.
◆ 김세중> 보수부지는 전형적인 일본식 어죠. 둔치, 그다음에 도견 같은 말들, 도로에 가에 있는 공간 같은 것들도 갓길 이렇게 바뀌어서 굳어져 있죠.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이제는 갓길이 더 자연스럽고 댓글이 더 자연스럽네요.
◆ 김세중> 그렇죠.
◇ 김현정> 혹시 이런 건 어떠세요? 어떤 분이 이런 질문 주셨는데 컴퓨터라든지, 에어컨이라든지, TV 같은 것도 그럼 다 외래어니까 영어니까 순화하실 겁니까? 이런 질문.
◆ 김세중> 네,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죠. 영어에서 온 외래어들도 외국어하고 외래어는 좀 구별을 해야 되는데요. 영어에서 들어온 말이라도 우리말에 들어와서 완전히 굳어져서 정착이 된 말은 우리말의 일부로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말에 들어온 지 50년, 100년 이렇게 된 말들이 많이 있죠. 아까 말씀하신 컴퓨터도 있고 많이 찾아보면 많이 있습니다. 버스라든가 커피라든가 택시, 트럭 이런 말들은 다 이미 우리말에 들어와서 우리말의 일부로 정착된 말이기 때문에 그런 말들은 굳이 말아야 될 말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죠. 문제는 최근에 새로 들어온 말로서 충분히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는 그런 말을 쓰는 것이 문제죠. 예를 들어서 블랙푸드라든가 블랙컨슈머라든가 이런 말들.
◇ 김현정> 우리 말로 외래어로 정착되기 전에 한번 우리가 우리말로 바꿔 볼까라는 노력이다라고 생각하면 되겠군요.
◆ 김세중> 네, 바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중에서 어색한 것, 똑똑전화 같은 건 알아서 도태될 테고. 이런 노력이.
◆ 김세중> 네, 그것도 처음 만들 때 좀 더 신중하게 두루두루 의견을 모아서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취지는 지금 듣고 보니까 상당히 의미가 있네요. 의미가 있으니까 아무래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순화어, 잘 된 순화어를 만드느냐, 여기에 좀 집중해 주세요. (웃음)
◆ 김세중>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무리수라는 얘기를 더 이상 듣지 않도록. (웃음)
◆ 김세중> (웃음) 네.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 김현정> 단장님 부탁드립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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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8(목) 김세중 국립국어원 단장 "세꼬시 대신 뼈째회? 순화어가 낯설어"
201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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