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3/27(수) 이성수 씨 "거리로 나선, 먼지 쌓인 문방구"
2013.03.27
조회 797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구점 주인 이성수 씨 (서울 대림동)


바로 어제였습니다. 문구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 문구점이 아니라 거리로 나왔습니다.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구점들을 살려내라. 이렇게 외쳤다는데요. 전국의 영세문구점상인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도대체 왜 나선 걸까요? 오늘 직접 들어보죠. 서울 대림동에서 문구점 운영하는 분이세요. 이성수 씨 연결을 해보죠. 이 사장님안녕하세요?

◆ 이성수>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문구점 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이성수> 23년 정도 됐습니다.

◇ 김현정> 23년. 요즘 신학기라 한창 바쁠 텐데 어쩌다가 거리로 뛰쳐나가게 되셨습니까?

◆ 이성수> 옛날 같으면 바빴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준비물을 나눠주다보니까 경기도 바닥을 치고 있고 현재 매출이 60% 이상 삭감될 정도로 엄청나게 힘들고 진짜 지금 심정으로써는 가게 다 부숴버리고 죽을 심정입니다.

◇ 김현정> 지금 초등학교에서 준비물을 다줍니까?

◆ 이성수> 100% 준다고 봐야죠.

◇ 김현정> 100% 다 주기 때문에 우리 같은 소문구점은 학용품 팔아서는 살기 어렵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성수> 진짜 어려운 심정이죠.

◇ 김현정> 그러면 학교에다 납품하는 학용품은 어디서 가져오는 건가요?

◆ 이성수> 저희가 알고 있는 건 대형매장하고 또 얘기 듣기로는 큰 회사에서 준비하는 거예요. 입찰로 해서 납품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직거래. 큰 기업하고 직거래를 하니까 중간에 소매상들이 낄 여지가 없는 거군요.

◆ 이성수>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어제 거리에 나와서 시위하실 때 든 플래카드를 보니까 식품 얘기가 나와요. 불량식품 이런 얘기가. 그건 무슨 얘기죠?

◆ 이성수> 지금 불량식품, 4대악이라고 해서 제가 듣기로는 6월부터 식약청에서 문구점에는 불량식품을 팔 수 없다고 하는데요. 그것은 바닥경제를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 김현정>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을 퇴출하겠다고 해서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그러면서 문구점에서 불략식품들을 못 팔게 하는 것, 이게 문제가 있다. 이런 말씀이세요?

◆ 이성수> 그렇죠. 현재 팔고 있는 쫀드기라든지 새콤달콤, 과자 등 그런 거는 메이커 아니라고 불량식품이라고 하는데요. 현재 중소기업도 아닌 완전 소기업에서 다 식약청 인허가 받아서 만드는 식품이거든요.

◇ 김현정> 그거 불량식품 아닙니까? 아폴로니 쫀쫀이니 이런 거?

◆ 이성수> 옛날 60~70년대 그때 생각을 하시나봐요. 지금은 상품이 하나하나 낱개 포장돼서 옛날 과자 문방구에서 파는 물건이 말그대로 정상식품인데 옛날 생각해서 불량식품이라고 이름을 밝힐 정도인데요. 다 안전하고 이게 절대 불량식품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부에서는 불량식품만 팔지 말라는 건가요, 아니면 문구점에서 파는 모든 식품은 다 안 된다 이런 건가요?

◆ 이성수> 현재 듣기로는 전혀 안 된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전혀 안 된다?

◆ 이성수> 네.

◇ 김현정> 문구점에서 파는 모든 것을 왜 불량식품 취급하느냐 이 말씀이신거군요.

◆ 이성수>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문구점에서 굳이 식품까지 팔아야 되느냐. 이런 얘기를 하시는 학부모님들도 많이 계실 거예요. 그거 슈퍼에서도 다 파는데.

◆ 이성수>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다 나눠주다보니까 저희 들도 가게를 얻어서 기존에 하던 어쨌거나 생업이잖아요. 그런데 생업을 이어나가려면 불량식품이지만 말이 불량식품이지 안전식품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 식품들을 안 팔아서는 장사가 안 된다는 말씀이세요.

◆ 이성수> 그렇다고 봐야죠.

◇ 김현정> 가게 운영이 어느 정도인지가 좀 궁금한데 예전하고 비교해서 얼마나 수입이 떨어졌습니까?

◆ 이성수> 지금 한 60% 삭감됐다고 봐야죠.

◇ 김현정> 언제랑 비교해서요?

◆ 이성수> 4, 5년 전부터 줄기 시작하고요. 3년 전 준비물 나눠줄 때부터는 완전히 삭감됐죠.

◇ 김현정> 이 사장님, 몇 평짜리 문구점 운영하세요?

◆ 이성수> 저희 가게는 12평입니다.

◇ 김현정> 12평. 실례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피부로 닿게 생생한 상황을 알고 싶어서 여쭙습니다. 하루 수입이 얼마나 되세요?

◆ 이성수> 전에는 애들 학교 가르치면서 그래도 저축 좀 했었거든요. 지금은 최저임금 105만원도 안 되고 하루에 3, 4만원 정도 됩니다.

◇ 김현정> 순수익이 하루에 3, 4만원?

◆ 이성수> 최저임금도 안 됩니다. 아침 7시반부터 10시까지 일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한 달 순수익이 105만원이요?

◆ 이성수> 그렇죠.

◇ 김현정> 그게 운영이 됩니까? 임대료도 내실 거 아니에요.

◆ 이성수> 임대료 내고 나서 순수익이 그런 거죠.

◇ 김현정> 임대료 내고 나면 105만원.

◆ 이성수> 최저임금이라고 봐야죠.

◇ 김현정> 잘될 때는 그럼 얼마나 버셨어요?

◆ 이성수> 옛날에는 1년에 저축이 3000~4000이 됐죠.

◇ 김현정> 그렇게 잘 버셨던 때가 있는데 그때만큼 계속 잘 벌게 해달라는 거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먹고 살기 힘들게까지는하지는 말아달라. 목조르지는 말아달라.

◆ 이성수> 당연하죠. 이거는 진짜 너무 심각합니다.

◇ 김현정> 이게 혹시 이성수 사장님만의 상황은 아닌가요? 주변이 좀 그래서 그런 건 아니에요? 다 그래요?

◆ 이성수> 문구점이 다 그렇죠.

◇ 김현정> 소규모 문구점들은.

◆ 이성수> 특히 학교 앞 문방구는 10군데에서 2군데밖에 안 남았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아이들이 생일선물도 사러가고 집에서 쓰는 문구들은 사러가지 않나요?

◆ 이성수> 지금은 대형마트가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에 뺏기고 있기 때문에 그게 문제고요. 사실은 말씀하셨지만 학생들한테는 문구점이 사실 산교육장이 됩니다.

◇ 김현정>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이성수> 쇼핑을 어릴 때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나가는 건데 아무리 학교에서 산수, 수학 가르친다고 한다지만 산교육은 문방구에서 해나가는 거거든요. 이런 상황이다보면 산교육장이 없어진다고 봐야죠.

◇ 김현정> 그런 걱정도 드시는군요. 대형마트에서는 문구고 뭐고 다 파는데 왜 문구점에서는 식품 못팔게 하느냐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알겠습니다. 지금 한 30초 남았는데 끝으로 위에 분들 듣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정부에서. 꼭하고 싶은 말씀있으면 해주세요.

◆ 이성수> 진짜 골목 상권 살리기 운동하는데 말로만 하지 마시고 실제 우리 피부에 와닿는, 서민들 완전 밑바닥 서민한테 뭔가 따뜻한 마음이 돼서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현정> 오늘도 문구점 문 여셨죠?

◆ 이성수> 오늘도 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장사 잘되시기를 바라고요.

◆ 이성수> 많이 도와주십시오.

◇ 김현정> 문구점 운영하시는 분들 식품 때문에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상황이 아이러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여기까지 말씀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