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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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故장소팔의 아들 장광팔 씨
60년대를 풍미했던 만남 커플이죠. 장소팔, 고춘자 씨의 만담 한토막을 여러분 들으셨습니다. 50년도 훨씬 더 전에 만담인데 지금 들어도 재미가 있죠? 이래서 코미디의 고전이라고 부르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장소팔 씨의 동상이 서울시내에 세워져 있다는 거 여러분들 알고 계셨나요? 지금도 그의 모습을 그리워 하는 많은 분들이 동상을 찾고 계신다는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이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장소팔 씨의 아들이자, 지금 장소팔기념사업회 이사를 맡고 계세요. 장광팔 씨 연결이 돼 있네요. 장광팔 선생님, 안녕하세요?
◆ 장광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는 장소팔 선생의 동상이 있는지 몰랐는데 이게 언제 세워진 겁니까?
◆ 장광팔> 2009년도 12월달에 세워졌습니다.
◇ 김현정> 어디에 있는 거예요?
◆ 장광팔> 지금 성동공고 앞에, 그러니까 다리로 치면 청계천 다산교 앞에 서 있습니다.
◇ 김현정> 성동공고 앞에. 이 동상을 서울 중구에서 직접 허가를 내줬다고요?
◆ 장광팔> 네. 중구에서 세워준 겁니다.
◇ 김현정>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까?
◆ 장광팔> 예전에는 거기를 영미다리라고 그랬는데요. 영미다리 근처에서 한 40년 정도 전성기를 하셨기 때문에 그래서 어르신들의 향수를 조금 달래드리려고 거기다가 중구청에서 세워준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보통 동상이라고 하면 저기 높은 곳에 위엄 있게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 세종대왕 동상 이런 걸 떠올리게 되는데 (웃음) 장소팔 선생의 동상 보이니까 벤치에 앉아계세요. 벤치에서 오른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친구 같은 모습.
◆ 장광팔> 네, 그렇습니다. 다른 어르신들이 지나가시다가 거기 같이 앉아서 도시락도 드시고, 어떤 분들은 드시면 안 되는데, 길에서 약주도 드시고 꽃도 갖다놓으시고 그렇게들 하세요.
◇ 김현정> 아들 장광팔 씨에게는 장소팔 선생, 아버님 어떤 분이셨습니까?
◆ 장광팔> 아버님은 그냥 말 그대로 희극인이세요. 집에서도 되게 요즘으로 치면 개그맨들 예전에 코미디언분들, 만담하시는 분들이 집에서는 엄격하다고 그러는데 아버님은 그냥 아주 재미있으신 분이세요.
◇ 김현정> 집에서도 개그를 하셨어요?
◆ 장광팔> 집에서도 항상. (웃음)
◇ 김현정> TV에서 사라지신 뒤에는 이분이 어떻게 지내다 돌아가셨는지 별로 아는 분이 없어요. 그 후로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 장광팔> 만남보존회를 만들어서.
◇ 김현정> 아, 장소팔 선생께서 직접?
만남보존회를 만들어서 후학들을 가르치시려고 했는데 다들 요즘은 개그를 하려고 하고 만남을 하시려고 하는 희망자들이 없어서 제가 아들이고, 또 여러 가지 끼도 타고 나고 그래서 제가 이어받았고요. 만담자료를 정리하시면서 소일을 하셨어요. 만담은 잘못 왜곡돼 있는데 재담에서부터 나온 거거든요, 우리나라의. 사설문학이라든가, 패관문학이라든가, 또 판소리의 아니리 같은 곳에서 다 만담의 소재가 쭉 이어져 왔고요. 그것이 박춘재 선생님이라는 고종황제 때 가무별감을 지내신 분이 총 정리를 하셨고, 아버님은 박춘재 선생님 제자예요. 그런데 일반인들은 만담이 일본의 만자에 의해서 온 것이라고 오해를 해서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자료준비를 많이 하셨고, 제가 그걸 책자를 이어받아서 좀 쓰고 있는데 거의 탈고 중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장광팔 씨도 지금 아버님 대를 이어서 만담을 하시는 거예요?
◆ 장광팔> 네, 그럼요.
◇ 김현정> 그러고 보니까 성함도 특이하네요. 사실은 아버지하고 아들이 돌림자 쓰는 일이 거의 없는데 장소팔, 장광팔.
◆ 장광팔> 예명이니까.
◇ 김현정> 예명으로?
◆ 장광팔> 아버님을 연상시키기 위해서 우리 방송국 PD들하고 모여서 논의 끝에 장광팔로 하자. 송해 선생님은 저보고 장송팔로 하자고 그랬는데 조금 그래서 장광팔로 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장소팔 선생한테는 고춘자라는 파트너가 있었는데 그럼 우리 장광팔 씨한테도 고춘자 씨 버금가는 다른 파트너가 있습니까?
◆ 장광팔> 파트너가 지금 여러 명 있습니다. 그래서 그때그때 무대에 맞게끔 시사토크 할 때는 대학 교수로 계신 분도 한 분 계시고, 또 민요만담할 때는 소리하시는 분도 계시고, 여러 명을 아주 일부다처로 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장광팔 선생님.
◆ 장광팔> 네.
◇ 김현정> 이게 부탁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여기서 맛보기로 잠깐 만남 맛을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 장광팔> 네. 출근길에 기쁘시라고 만담으로 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좋습니다.
◆ 장광팔> 안녕하십니까? 칭찬전도사 만담가 장광팔 인사 올립니다. 국민만담가 장소팔 선생이 제 동생의 어머니의 남편되십니다. 아버지는요 할아버지가 장에서 팔러 갔다 태어났다 해서 장소팔, 할아버지는 중팔, 증조부는 대팔, 고조부는 사금팔. 저는요, 아버지가 추석날 고스톱을 치다가 광 팔 때 태어났다고 해서 장광팔입니다. (웃음) 이렇게 소개를 간단히 해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웃음) 목소리도 비슷하세요, 장소팔 선생하고.
◆ 장광팔> 네.
◇ 김현정> 여기에다가 여자 재담꾼이 들어가서, 만담꾼이 들어가서 추임새를 넣어주면 더 신이 나서 하시는 거죠.
◆ 장광팔> 1고수 2명창이라고 그랬는데. 여자분이 추임새를 해 드리면 더 재미있으니까 다음에 다음에 기회가 되면 CBS 청취자들을 위해서 한번 나가서 해 드릴게요.
◇ 김현정> (웃음) 제가 그때까지 고춘자 씨 역할 연습해 놓겠습니다.
◆ 장광팔> 네, 연습 좀 해 놓으세요. 제가 메일로 원고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아이고, 좋습니다. (웃음) 장소팔 선생의 아들이시자, 만담보존회 회장 맡고 있는 장광팔 씨 지금 만나고 있는데 아버님이 생전에 집에서도 만담 많이 하셨어요?
◆ 장광팔> 예전에는 큰 녹음기 갖다 놓고 고춘자 선생님이 오셔서 200자 원고지에다가 밤 새도록 만담 원고 쓰셔서 아침에는 오셔서 연습하시고 방송국 가시고 그러셨어요, 예전에.
◆ 장광팔> 장소팔, 고춘자 그 두 분이 머리를 맞대고 그 원고들도 다 작성을 직접 하신 거예요?
◆ 장광팔> 네, 그럼요. 원고를 다 만드셨죠.
◇ 김현정> 사실은 만담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신문만평의 그 만평하고 같은 만담이죠?
◆ 장광팔> 맞습니다, 만자가.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웃음, 단순히 웃음을 웃기는 웃음을 넘어서 사실은 사회풍자와 비평의 기능까지도 함께 하는 거예요.
◆ 장광팔> 맞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상을 알 수가 있고요. 저희 선친 장소팔 선생은 서울 4대문 안에서 사셨던 서울토박이기 때문에 두 분의 만담자료를 보면 우리 1800년 후반에서부터 최근까지의 서울사투리, 서울토박이 말이 오롯이 들어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게 서울토박이 말이에요?
◆ 장광팔> 서울토박이 말이죠. 저도 지금 쓰는 게 서울토박이 말입니다.
◇ 김현정> 그 어투도 다 서울 말이었군요. ‘여보, 이래요.’ 이런 말들.
◆ 장광팔>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서울 말이군요, 서울사투리군요.
◆ 장광팔> 서울사투리입니다.
◇ 김현정> 만담할 때 제일 중요한 키포인트는 뭡니까?
◆ 장광팔> 개그하고 좀 다른 거는 바로 웃겨서 되는 것이 아니라 기승전결의 형식을 취하죠. 그래서 키포인트는 역시 전에서 뒤집는 데 묘미가 있죠.
◇ 김현정> 예를 들자면 어떤 것들?
◆ 장광팔> 예를 들면 아까도 제가 제 소개 만담을 했지만 제 소개를 하면서 처음에는 장소팔 선생이 제 동생의 어머니의 남편되십니다. 그러면 아버지라는 얘기를 한번 슬쩍 반전시키는 거죠, 뒤집는 거죠. 그런 말 재치가 아주 재미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갈수록 이런 만담을 볼 기회는 거의 없어요.
◆ 장광팔> 그러니까 참을성들이 없어서 기승전결을 무시하고 즉시 패스트푸드처럼 유머도 그렇게 되는 것이 안타깝죠.
◇ 김현정> 패스트푸드 같은 유머. 그런 데 젖어 있다 보니까 만담처럼 이야기를 쭉 들으면서 마지막에 둘러치기 하는 그런 반전까지는 못 기다리는 거예요.
◆ 장광팔> 그걸 못 기다리지 못 하는 거예요. 관객이 못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매스컴에서 못 기다려요, 빨리 웃겨야 되니까.
◇ 김현정> 채널이 돌아가기 전에 웃겨야 되니까.
◆ 장광팔> 그러니까요. (웃음)
◇ 김현정> 그 조급증, 현대인들의 조급증이 만담 사라지게 한 이유죠.
◆ 장광팔> 그래서 오히려 만담은 아버님도 전성기 시대 때 라디오에서 하셨지만 라디오 용으로 오히려 적합하다고 봐요.
◇ 김현정> 우리 PD들한테 건의를 한번 해 봐야겠네요. (웃음)
◆ 장광팔> 네. 한번 해 보시죠.
◇ 김현정> 앞으로 하실 일 많으실 것 같아요, 우리 장광팔 선생도.
◆ 장광팔> 네. 그래서 금년 5월 2일날 대한민국 웃음페스티벌을 전라남도 완도에서 합니다.
◇ 김현정> 5월 2일에 완도에서?
◆ 장광팔> 네, 완도에서. 그래서 대학생들을 맹훈련시키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장광팔 씨께서 하실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 장광팔> 어깨가 무겁다 보니까 키가 작아졌습니다.
◇ 김현정> (웃음) 이거군요, 바로 만남의 키포인트.
◆ 장광팔>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명맥을 잘 이어주시기를 바라면서 5월 2일에 웃음페스티벌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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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화) 장광팔씨 (故장소팔의 아들) "만담가 장소팔 동상을 아십니까"
201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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