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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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7(수) 허태정 유성구청장 "13연패 한화 이글스 첫승 거두던 날"
2013.04.17
조회 512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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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시민 응원 나선 허태정 대전 유성구청장


13연패라는 프로야구계의 수모스러운 기록을 세웠던 한화이글스가 드디어 어제 첫승을 거뒀습니다. 그것도 드라마같은 역전승이었습니다. 김응룡 감독도 울먹였고요. 역전홈런 쳤던 김태균 선수도 울더군요. 그동안 13연패 하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겠습니까? 그런데요, 관중석을 보니까 한화팬들이 서로 얼싸안고 선수들보다 더 펑펑 울고 있더라고요. 사실 그동안 선수들 못지 않게 마음고생을 하면서 열성적으로 응원해 줬던 한화팬들 유명하죠.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한화이글스 첫승의 숨은 공로자들, 골수팬 한 분을 연결합니다. 이분은 어제 구민 700여 명을 이끌고 대규모 응원을 주도해서 지금 화제가 됐어요. 구청장이세요. 대전 유성구 허태정 구청장 연결돼 있습니다. 구청장님, 축하드립니다.

◆ 허태정> 감사합니다. 유성구청장 허태정입니다.

◇ 김현정> 드디어 첫승을 올리던 어제 그 순간 기분이 어떠셨어요?

◆ 허태정> 어제 그 감격의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웃음) 흥분될 정도로 대단히 기뻤던 시간들인데요. 말씀하셨듯이 한화가 13연패라는 기록적인 상황을 맞이해서 얼마나, 한화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다 굉장히 안타까워 했잖아요.

◇ 김현정> 맞아요.

◆ 허태정> 그래서 어제 처음에 끌려가던 상황에서 역전을 하면서 첫승을 일궈냈을 때 정말 팬의 한 사람으로서 뿐만 아니라 그걸 지켜보는 관중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감격스러웠습니다.

◇ 김현정> 사실 초반에 0 대 4까지 밀렸거든요.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또 지는구나 했습니다. (웃음) 구청장님 안 그러셨어요?

◆ 허태정>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가 잘해서가 아니라 실책에 의해서 이게 끌려가니까 저도 운동선수 생활을 좀 했었는데 이게 상대가 잘해서 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데 우리가 실수해서 지면 굉장히 팀 분위기가 확 가라앉거든요. 그리고 또 이렇게 무너지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우리 김태균 선수, 저랑 한 동네 살고 있습니다, 김태균 선수가요.

◇ 김현정> 동네 주민이세요? (웃음)

◆ 허태정> 그렇습니다. 또 우리 김태균 선수가 한방을 날려줘서 우리 한화팬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결국은 그것이 승리를 이끄는 한방이 된 거죠.

◇ 김현정> 실력도 실력이지만 사실 운동은 지금 말씀하신 대로 분위기, 기싸움이 있거든요. 그런데 선수들이 어제 700명 단체응원한 덕을 좀 봤다고 생각하세요?

◆ 허태정> 아마도 조금 있지 않겠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있을 거예요. 700명이 똑같이 옷 맞춰 입고 단체응원한 건데 왜 그게 힘이 안 되겠습니까? 축구할 때 붉은악마의 붉은 티셔츠도 엄청나게 에너지가 된다던데요.

◆ 허태정> 끝나고 나서 한화의 정승진 사장님께서 너무 너무 감사하고, 너무 큰 힘이 되어 줬다고 다음에도 한번 꼭 단체응원 좀 와달라고. (웃음) 그것이 한화를 응원하는 것도 있었고, 지역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하면서 지역의 분위기도 모아가는 아주 큰 의미 있는 그런 일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700명 주민들 모아서 단체응원단 구성해야겠다, 이런 말씀을.

◆ 허태정> 사실은 저희가 바로 전날 결정했습니다. 월요일날 우리 직원들 간부회의 석상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화 이야기가 나왔는데 갑자기 이거 우리가 한번 단체응원전을 펼쳐서 힘을 실어주자.

◇ 김현정> (웃음) 간부회의에서.

◆ 허태정> 13연패인데 사실은 충청도 사람들이 표현을 잘 안 해서 그렇지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 김현정> 자존심 강한 지역이군요, 거기가.

◆ 허태정> 네. 그런데 이게 너무 마음의 상처가 되는 거예요. 한화가 이기길 바라는 것도 있지만 우리 충청도에도 희망을 심어줄 필요도 있고 해서 제안을 했는데 우리 공무원들이 흔쾌히 동의하여 주고 모집을 했는데 꽤 많은 우리 공무원들이 참여하겠다고 해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700여 명을 단 하루 만에. 그동안 마음고생이 오죽했으면 구청장님이 나서고 주민들 700명이 하루 만에 모이고 얼마나 속상하셨어요, 그동안 13연패 할 때.

◆ 허태정> 매번 경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기대가 돼야 되는데 이제 걱정이 앞서는 거예요, 또 지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는 거지, 도대체 몇 연패까지 가는 건가. 이거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는 꼭 홈경기에서 연패의 고리를 끊어야 되겠다라는 판단도 있었거든요. 그때는 제 마음이 다 충청도민들의 마음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구청장님, 솔직한 마음에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류현진 선수가 아주 잘하고 있잖아요. 한화에서 간 선수가 아닙니까? 류현진 선수 메이저리그에서 잘 뛰는 거 보면 미소를 짓다가도 조금 쓰리지 않으셨어요, 속이?

◆ 허태정> 그러니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알고 계시겠지만 류현진 선수가 투타로 완전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하고 있는 모습은 굉장히 뿌듯하잖아요. 그런데 전 소속팀인 한화가 13연패를 하니까 얼마나 좌절감이 컸겠어요. 저도 굉장히 안타까웠어요. 류현진만한 선수는 아니더라도 전력을 보강해서 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류현진 선수 잘 뛰고 있으면서도 지금 한화 13연패 얘기 들으면 류현진 선수 마음도 가볍지 않을 거예요.

◆ 허태정> 그럼요. 오히려 어제의 승리가 류현진 선수에게도 큰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놓게 하는 그런 계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아니, 왜 이렇게 그동안 성적이 안 나온 거라고 보세요? 짧게.

◆ 허태정> 뭐 아무래도 크게는 류현진 선수를 비롯한 큰 선수들이 빠진 공백이 컸고요. 두번째는 감독하고 코치진들이 대규모로 바뀌면서 내부에 조화가 잘 안 된 점도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그런 생각들 팬들은 분석하시는군요. 이제 겨우 13연패 끝에 1승 했습니다. 갈길이 멉니다, 한화. 힘내라는 의미로 구청장님 오늘은 체면 차리지 마시고요. 응원가 있잖아요, 한화 응원가. 그거 한번 들려주시겠어요, 힘차게.

◆ 허태정> 저 노래 참 못하는데요.

◇ 김현정> 응원가는 못해도 괜찮아요.

◆ 허태정> 혼자 해도 괜찮겠어요?

◇ 김현정> 좋습니다.

◆ 허태정> 우리 많이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시작.

◆ 허태정>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가 행복합니다. 파이팅! (웃음)

◇ 김현정> (웃음) 끝까지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어서 한화가 13연패 끝에 1승, 힘을 낼 수 있었던 거겠죠. 저도 이제는 14경기 밖에 안 치렀고, 9월 가을잔치까지 한참 남아 있으니까 응원 뜨겁게 하겠습니다. (웃음)

◆ 허태정> 저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