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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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주 안강읍 산대저수지 인근 주민 김득숙 씨, 한국농어촌공사 이진상 경주지사장
지난 12일 오후 2시경 경북 경주에 있는 산대저수지의 둑이 터졌습니다. 이 사고로 저수지주변의 농경지는 물론 주택과 상자들이 침수됐는데요. 아마 화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여름에 물난리 나서 침수된 상황, 그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주민들은 이렇게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서울에서 이런 사건이 있었다면 어마어마하게 이슈가 됐었을 텐데 이게 지방이다 보니까 또 이렇게 큰 주목 받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 같아서 저희가 이 시간에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먼저 주민 만나보죠. 경주 산대리 주민 김득숙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산대리에서 식당하고 계신다고요?
◆ 김득숙> 네.
◇ 김현정> 그 식당은 저수지 둑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인가요?
◆ 김득숙> 바로 저수지 가까이에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12일 2시경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진 거죠?
◆ 김득숙> 손님이 식사하고 있는데 잠깐 밖을 내다보니까 하수구에서 하숫물이 나오기에 수도관이 터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교통이 통제되고 있기에 무슨 일인가 했더니 대피하라고 합디다.
◇ 김현정> 대피하라고?
◆ 김득숙> 네. 그래서 손님들도 놀라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둑이 터졌다고 하기에 비도 오지 않은 이런 날씨에 지금 건조해서 난리인데 무슨 둑이 터졌다고 하니까 빨리 황급히 대피하라고 합디다. 그래서 대피하니까 전쟁 난 줄 알고 산으로 높은 데로 올라가니까 벌써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양쪽에서 흙이 흘러내리기에 조금 있으니까 둑 쪼가리가 갈라지면서 물이 쓰나미처럼 내려와서.
◇ 김현정> 쓰나미처럼?
◆ 김득숙> 네. 그래서 순식간에 저희 집에 그쪽에 있어서 물바다가 됐습니다, 말 그대로. 정말 전쟁난 줄 알았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 멀쩡한 화창한 날에 웬 저수지 둑이 무너지나, 이거는 미사일 쐈구나, 이런 생각까지 하신 거예요?
◆ 김득숙> 네, 정말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쓰나미 밀려오듯이 물이 밀려왔다고 하셨는데 그러니까 산이 올라가서 보니까 물이 그냥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많은 양이 밀려오던가요?
◆ 김득숙> 물이 바로 올라가서 볼 때는 그냥 큰 구멍만 나서 물이 내려왔었는데 저희 집 앞에 개가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개 짓는 소리가 이상해서 쫓아가서 개를 푸는 순간 고개를 드니까 물이 쓰나미처럼 밀려 내려왔습니다. 집에 고기들도 들어오고 물이 빠진 다음에 집에 들어가니까 초토화가 돼서 말짱한 게 없습니다.
◇ 김현정> 식당에서 하수구에 물이 올라오는 걸 본 순간부터 그 초토화가 되는 순간까지 그럼 시간이 얼마나 걸린 건가요?
◆ 김득숙> 그 시간까지는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 김현정> 1시간 정도. 1시간 만에 초토화가 된 거군요.
◆ 김득숙> 네. 정말로 이런 일이 밤에 일어났다면 동네가 정말로 난리가 정말 안 났겠어요?
◇ 김현정> 밤이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군요. 밤이었으면 인명사고까지.
◆ 김득숙> 밤이 아니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이미 예고가 됐던 일이다. 주민들은 일전부터 둑이 샌다고 여러 차례 신고를 했었다, 이런 얘기가 들리네요, 이게 무슨 얘기죠?
◆ 김득숙> 저의 기억으로는 벌써 언제부터인지 하수구에서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제가 눈으로 봤습니다.
◇ 김현정> 하수구에 흐르는 물 색깔이 다르다고요?
◆ 김득숙> 네. 하수구 물 색깔이 제 눈으로 볼 때는 황토색 물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황토색. 마치 홍수 났을 때 색깔처럼 짙은 흙탕물이?
◆ 김득숙> 네.
◇ 김현정> 원래는 그런 물이 내려오는 곳이 아닌가요, 그 하수구는?
◆ 김득숙> 아니죠.
◇ 김현정> 언제부터 그랬습니까? 물 색깔이 다르다는 느낌.
◆ 김득숙> 한 며칠 전부터 제가 눈으로 보고 수도관이 터지나 싶어서 읍사무소에 수도과에 수도관이 터졌다고 확인하러 오라고 그렇게 전화신고를 했습니다. 비도 오지 않는 이런 마르고 건조한 곳에 불날까 봐 걱정하고 있는데. 저수지가 물이 많아서 터진다는 것은 전혀 상상을 못 했죠.
◇ 김현정> 지금 결국은 저수지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상황인데. 주민들 심경이 어떠세요?
◆ 김득숙> 주민들은 이제는 여름에 장마가 온다든지 하면 또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걱정하고 있습니다. 화가 많이 나긴 납니다. 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 김현정> 지금 저수지는 그럼 대충 매워놓은 겁니까? 어떻게 막아놓았어요?
◆ 김득숙> 지금은 한창 공사 중입디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게 미리 예견이 됐고, 주민들이 이 이상한 징후를 얘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가 없이 대규모 사고로 이어졌다는 게 참 안타깝기도 하고, 화도 나고 그렇습니다. 하여튼 피해복구가 잘 되는 것을 저희도 같이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어려운 상황에 인터뷰 고맙습니다.
둑이 무너진 그 현장에 계셨던 분이세요. 경주 산대리 주민, 김득숙 씨를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이어서 이 저수지를 관리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이진상 경주 지사장을 연결해 보죠.
◇ 김현정> 현재까지 피해가 어느 정도로 집계가 되고 있나요?
◆ 이진상> 현재 인명피해는 없으며 농경지가 한 1.2헥타르 정도 매몰되었고요. 차량이 1대, 주택 5동과 상가 6동 정도가 침수되었습니다. 인근 도로 침수에 따른 피해액을 지금 저희들이 집계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피해액은 집계 중이고, 앞에서 주민들 취재해 보니까 동네 전체가 침수됐다. 여름철에 홍수 났을 때의 그런 분위기였다라고 얘기를 하시던데.
◆ 이진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도로 사면이, 도로가 약간 높고 보통 도로를 중앙을 볼록하게 설계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약간 물이 좌측으로 흘러서 마당 쪽으로 흐른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이건 다 조사 진행 중이고 일부는 조사를 마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지사장님, 별거 아니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러니까?
◆ 이진상> 그렇지는 않고요. 제가 이번 사고에 대해서 피해를 입은 주민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데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있습니다.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먼저 사과를 좀 하시고요. 주민들이 말하는 부분, 참 화가 난다고 주민들이 증언하는 부분을 들어보면 앞서 인터뷰한 김득숙 씨는 읍사무소에다가 이상하다, 지금계속해서 하수구에 물이 흙탕물이 솟아오른다. 이상 징후를 신고했다고 하고, 또 주민 이재희 씨라는 분의 증언을 들어보면 이 농어촌공사 측에다가 저수지 물이 센다고까지 정확하게 신고를 했었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 이 신고를 받고도 어떤 조처가 없었던 건가요?
◆ 이진상> 아닙니다. 절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이 만약에 저수지 물이 샌다고 보고 받았으면 거기에 대해서 상부나 위쪽으로 결재라인을 통해서 보고 안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저희들은 보고 받은 적이 없고, 저희 현장에 갔을 때도 물이 새지 않았습니다. 저희들이 만약에 물이 새는 징후가 있었다면 왜 그걸 절차에 의해서 처리를 안 했겠습니까? 조금 내용과 다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가요? 주민 이재희 씨, 농사짓는 분이신데. 이 분이 며칠 전부터 물이 샌다고 하는 주민들의 얘기를 듣고 농어촌공사 직원들이 나와서 현장도 둘러보고 가고 그랬었다, 이렇게 증언을 하고 계시는데 이 얘기를 지사장님은 어떤 보고를 못 받으신 거군요.
◆ 이진상> 아니, 저희들이 한 것은 3월에 다, 저희들이 연 4회 정기점검을 합니다. 하는데 그 당시에 이상이 없었고 또 그 주민들이 얘기하는 그런 내용은 저희들이 보고 받고 또는 저희 공사로 알려준 적이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런 보고는 못 받으셨다. 그러면 3월에 정기점검을 할 때 이 둑에 균열이 있는 건 발견을 못하신 겁니까?
◆ 이진상> 그렇지 않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그 사이에 두 개 균열이 생기고 저수지가 무너질 정도로 둑이 문제가 생길 수가 있나요, 그 사이에.
◆ 이진상> 저희들은 연 4회 정기점검을 한 후 그 저수지가 노후화됐다고 판단이 되면 정밀진단을 또 하게 됩니다. 정밀진단을 의뢰해서 그 저수지가 개보수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거기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여 개보수작업에 들어가는 그런 절차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번에는 어떻게 노후화라고 판단이 안 된 건가요, 정기점검에서?
◆ 이진상> 노후화로 판단되었어요. 저희들이 6월에 정밀안전진단을 하기로 계획이 돼 있습니다. 정밀안전진단을 하는 기술본부에서.
◇ 김현정> 그러니까 노후화로 정기점검 때 3월에 판단을 하고 6월에 정밀진단하고 계획하고 계셨다고요?
◆ 이진상> 네.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세 달이나 뒤로 왜 이렇게 늦게 잡으셨어요?
◆ 이진상> 아닙니다. 그 중간에는 저희들이 수시로 점검을 하죠, 하는데 정기점검과 그 시차는 좀 있을 수가 있죠. 그래서 자료를 검토하고 이 저수지가 정밀진단 대상이라고 판단되면 다시, 저희들 저수지 하나만 있는 게 아니고 여러 개 있으니까 정밀진단 종합계획을 세워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상황을 판단하는 데 그러니까 세 달 정도가 걸리고 그 사이에 이 둑은 1개월 만에 무너진 거군요.
◆ 이진상> 꼭 그렇게 기간적으로는 정해둔 그런 시간은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이게 노후화로 판단이 되면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데 당장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 되는 게 아닌가?
◆ 이진상> 그거는 업무 분장을 해서 저희들이 지방부서로서 정밀 진단하는 그런 건 아닙니다. 기술력을 가진 부서가 별도로 있기 때문에 그 부서에서 종합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그 시행절차에 들어가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 저희 계획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경주 지사에서 중앙으로 얘기를 하면 거기 어떤 관리부서를 통해서 라인을 한참 밟아서 뭔가 또 시작이 되고, 이런 모양이에요.
◆ 이진상> 라인을 한참 밟는다기보다 절차가 있는 거죠, 업무 절차가 있으니까.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아까 주민들 말씀하셨지만 밤에 터졌으면 인명 피해까지 났을 것이다, 아찔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이진상> 다시 한 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 김현정> 그런데 노후화로 판단이 되고 불합격 판정이 난 곳을 정밀진단을 3개월이나 미루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담당부서는 따로 있다라고 말하는 것은 좀.
◆ 이진상> 저희들이 노후화라는 것은 저희들이 일반적으로 기계를 가지고 정밀진단 하는 게 아니고, 육안으로 봐서 이 저수지는 정밀진단 대상이라고 판단이 되면 정밀진단 계획에 의해서 정밀진단을 하게 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사장님, 애로사항이 있으실 겁니다. 이게 혼자서 개인적으로 하시는 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런 일이 다른 곳에서 더 이상은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문제점들 짚어주시고, 대책 마련해 주십시오. 오늘 인터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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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5(월) 김득숙 씨, 이진상 경주지사장 "둑 터진 저수지, 속 터진 주민들“
201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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