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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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통학차 피해 아동 아버지 김영철 씨,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허 억 사무처장
지난 3월 26일, 청주에서 4살짜리 아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서 숨진 사건을 여러분 기억 하십니까? 그 예쁜 아이의 이름은 김세림이었습니다. 사고 후에 2주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세림이의 아버지가 대통령에게 애절한 편지 한 통을 보내면서 통학차량의 안전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수차례 국회까지 갔지만 폐기됐었던 이 통학차량 안전에 관한 법안. 영세한 원들의 현실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번번이 지적 됐었는데요. 과연 이번에 어떨까요. 들으면서 생각해 보시죠. 먼저 고 김세림 양의 아버지 김영철 씨부터 만나봅니다.
◇ 김현정> 사고가 난 지 이제 한 2주 흘렀는데 아직도 경황은 없으시죠?
◆ 김영철> 네. 힘을 좀 내야 되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세림이 사고 때문에 그 충격으로 뱃속의 아이도 유산하셨다고 들었어요.
◆ 김영철> 네.
◇ 김현정> 그런데 그 어려운 와중에 대통령 앞으로 편지를 한 통 쓰셨어요. ‘세림이법을 빨리 만들게 도와주세요.’ 이런 제목으로.
◆ 김영철> 하루라도 빨리 이게 정리가 돼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애들이 안전하게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때문에 그랬습니다.
◇ 김현정> 좀 힘드시겠지만 우리 청취자들께 당시 상황을 좀 자세하게 알려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3월 26일, 세림이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 김영철> 그때 엄마가 둘째를 가졌는데, 안정이 필요하다고 그래서 첫날은 아기를 태워다 줬는데요. 당일날은 몸이 피곤하니까 어린이집 차량에 태워서 보냈어요.
◇ 김현정> 원래는 어린이집에 직접 데려다 줬는데, 몸이 하도 힘드니까 어린이집의 통학차량을 이용해서 어린이집을 보냈다는 말씀이군요?
◆ 김영철> 네.
◇ 김현정> 그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죠. 보통 집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요.
◆ 김영철> 네. 그 후에 차에서 (아이들을) 내려놓고, 아이들이 어린이집 들어가는 것 보고, 차에 다시 올라온 것 같아요.
◇ 김현정> 기사가?
◆ 김영철> 기사도 그렇고, 선생님도 그렇고요.
◇ 김현정> 몇 명 정도나 있었어요, 차에 탄 아이들은?
◆ 김영철> 15명이 있었대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인솔 교사 한 명이 그 아이들을 다 보지 못하고, 그 사이에 운전기사는 차를 가지고 움직여버린 거군요?
◆ 김영철> 네. 차가 치였을때 아이는 바로 세상을 떠난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자리에서요?
◆ 김영철> 네.
◇ 김현정> 그 후에 어린이집 측의 설명은 좀 들어보셨어요?
◆ 김영철> 애가 어디 있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마지막에 안고 내렸다'고 그랬는데. 나중에 물어보니까 '마지막에 안고 내린 애가 세림이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이었는지도 모르는 거'예요. 내리는 순간에 아기를 잃어버렸던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요.
◇ 김현정> 내리는 순간부터 인솔교사 한 명이 15명을 다 통제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세림이는 아마 차 운행방향 어딘가에 서 있었던 거군요?
◆ 김영철> 네.
◇ 김현정> 나중에 아버님께서 조사를 해 보니까 그 통학차량은 어린이보호차량으로 등록도 안 돼 있고, 운전사도 어린이집 직원이 아니었다면서요. 그럼 그 차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 차입니까?
◆ 김영철> 지입 차량이라고 들었어요. 관광 회사 같은 데서 차를 어린이집에 보내준 거죠.
◇ 김현정> 그러면 운전기사는 어린이안전교육 같은 걸 전혀 안 받은 분이었어요?
◆ 김영철> 제가 보기에는 그랬던 것 같아요. 학원 원장선생님도 기사를 못 봤다는 거, 그런 거에 대해서 일단 주의가 없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원장님이 기사 분 얼굴도 모른다?
◆ 김영철> 사고 난 당일에 처음 봤대요.
◇ 김현정> 세림이 사건 후에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대한 실태를 직접 조사해 보셨다고요?
◆ 김영철> 기사는 도로교통법에 저촉이 되고, 저희가 아무 일을 안 하면 그냥 넘어가는 거더라고요.
◇ 김현정> 그 어린이집에 대해서는 어떤 법적인 제재나 처벌 같은 게 없다는 말씀인가요?
◆ 김영철> 네.
◇ 김현정> 그러니까 보통 교통사고 처리되듯이 그렇게 기사만 처리될 뿐, 어린이집의 관리감독 소홀에 대해서는 어떤 처벌도 없이 지나간다는 말씀이시군요?
◆ 김영철> 저희가 고소를 안 하면요.
◇ 김현정> 고소를 하지 않는 한.
◆ 김영철> 네.
◇ 김현정> 세림이한테 그날 아침에 꼭 해줬어야 되는데 계속해서 떠오르는, 못내 아쉬운 말씀이 있으시죠?
◆ 김영철> 사랑한다고 얘기하고 많이 안아주지 못한 게 안쓰러워요. 여러 가지 피곤하다는 이유로 많이 놀아주지 못한 게 지금도 후회가 돼요.
◇ 김현정> 마지막으로 정부, 국회의원들에게, 그리고 세상에 꼭 하고 싶은 말씀,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 김영철> 다시는 이런 피해를 바라지 않는다면 한시라도 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서 다른 사고를 막아야죠. 애들 보면 안쓰러워요, 지금도. 이번 기회에라도 꼭 좀 부탁드립니다.
◇ 김현정> 그날 그 어린이집 버스에 인솔교사가 한 명만 더 있었더라도, 혹은 조금만 더 주의를 했더라도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자꾸 드시는 거군요. 뭐가 제일 아쉬우세요, 그날 생각하면?
◆ 김영철> 어른이 세 명이 있었어요. 기사, 인솔교사, 인수교사.
◇ 김현정> 인수교사. 그러니까 어린이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받는 교사가 또 따로 있었군요?
◆ 김영철> 세 명 중에 한 명이라도 기본만 했으면 운전기사는 운전 조심하는 거고, 인솔교사는 인수선생님한테 애들이 다 들어가는 거를 확인하고 차에 올랐으면 됐고, 인수교사님도 안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애들을 같이 인솔했더라면 이런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 김현정> 그렇죠. 어려운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고 김세림 양의 아버지 김영철 씨를 먼저 만났습니다. 어린이 통학차량 법안을 꼭 만들어 달라, 이런 호소였는데 왜 이런 일이 자꾸 발생하는 건지, 도대체 문제는 뭔지, 대책은 왜 마련이 안 되고 있는 건지 이어서 짚어보죠.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허 억 사무처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실제로 통학차량 부주의 사고가 얼마나 일어나는지 통계 잡힌 게 있습니까?
◆ 허 억> 최근 3년간 사고현황을 보면 2010년에 46건이 발생해서 2명이 사망했고, 77명이 부상을 당했고요. 2011년에는 54건 발생해 2명 사망, 109명이 부상당했고요. 작년에는 42건이 발생해서 역시 2명이 사망했고, 69명이 부상을 당했는데요. 올해 벌써 3명이 사망했으니까 사망사고가 아주 많은 편인데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세림이 아버지의 말을 들어 보니까 통학차량이 어린이보호차량으로 등록도 안 돼 있더라. 또 운전기사는 안전교육도 받은 것 같지 않더라 하시더라고요. 이게 가능한 일입니까?
◆ 허 억> 오히려 안 가능한 게 이상할 정도로 이런 일이 많습니다. 현재 이 어린이통학버스의 75% 가까이가 지입제입니다.
◇ 김현정> 아까 말씀하신 지입, 대절?
◆ 허 억> 지입제는 현재 불법이다 보니까 경찰에 신고할 수도 없고, 경찰에서 관리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금 경찰청에서 신고된 운전자들만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요. 신고조차 안 되니까 이런 운전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러다 보니까 이런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그 신고 안 된 통학차량이 전체 얼마나 된다고 알고 계세요?
◆ 허 억> 지금 이 정확한 개수도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단지 추정만 하는 게 어린이집, 유치원, 태권도 학원 이런 식으로 한 9만여 곳이 되는데. 보통 1.5 곱하면 한 13만 6000여 대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입제다 보니까 신고도 안 되고 해서 관리도 안 되고, 정확한 대처파악이 안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정확하게 그것도 모르는 거군요?
◆ 허 억> 그렇죠.
◇ 김현정> 신고 안 되고, 그냥 대절해서 운영하는 차량들은 아예 통계가 안 잡히니까.
◆ 허 억> 그렇죠. 그런 운전자들은 현재 도로교통법이 강화돼서 여러 가지 법적 요건도 강화됐는데 그런 내용조차 모릅니다.
◇ 김현정> 지금 관련법은 어떻게 돼 있어요?
◆ 허 억> 현재 법에는 이런 사고가 계속 끊이지 않으니까 반드시 인솔교사를 동승하도록 돼 있고요.
◇ 김현정> 그게 학원버스든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다 인솔교사는 있어야 된다?
◆ 허 억> 9인승 이상 차는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게 어려우면 운전자가 반드시 내려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내려서 갔는지를 확인하도록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잘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태권도장 선생님이 내려서.
◆ 허 억> 그렇죠. 위반하면 범칙금 7만원이고요. 특히 지금 안타까운 세림이사고처럼 후진하다가 사고 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광각후사경을 설치해서 주변에, 뒤에 어린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의무화 돼 있는데 이거를 어기면 범칙금 3만원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그냥 차에 붙어 있는 거울 말고도 더 붙여야 돼요?
◆ 허 억> 그렇죠. 그래서 이런 게 법으로 의무화는 돼 있는데, 물론 이 법도 좀 허술합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현재 지입제차량이라든가 경찰에 신고 안 된 운전자들은 이런 걸 전혀 모르는 거죠.
◇ 김현정> 그나마도 안 지키고 있다.
◆ 허 억> 네. 또 몰라도, 신고 안 해도 신고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그런 운전자들도 많죠. 신고가 법적으로 강제사항이 아니니까 그런 겁니다.
◇ 김현정> 지금 듣고 보니까 구멍이 너무 크네요.
◆ 허 억> 그렇죠.
◇ 김현정> 그냥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요?
◆ 허 억> 미국이나 캐나다, 이 선진국 같은 경우는 어린이통학버스 운전자 자격증제도를 도입합니다.
◇ 김현정> 자격증을 또 시험 봐요?
◆ 허 억>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요. 통학버스의 운전자는 선생님 개념입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이 시험을 보게 하게 하기 위해서 40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받아야 되고요. 또 시험 봐서 합격해야 되고. 또 캐나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쿨버스 즉, 통학버스는 거리의 제왕이라 이 차가 멈췄을 때 차를 추월하거나 제대로 안 지켜주면 미국은 한 번 위반시 1,000달러입니다.
◇ 김현정> 1,000달러이면 우리 돈으로 120만원.
◆ 허 억> 100만원이 넘죠. 캐나다의 경우에도 1회 위반하면 최대 40만원, 2회 위반하면 80만원에 징역 6개월까지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데. 물론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죠. 그러나 이 정도로 소중하니까 이렇게 법까지 만들어서 자격증 도입하고 강하게 처벌하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나 허술합니다.
◇ 김현정> 우리도 전에 이렇게 강화된 관련 법안이 상정 된 적이 있다고 하는데, 번번이 현실 장벽에서 막혔어요. 왜냐하면 운영하는 측에서 이렇게 하면 우리 학원 문 닫는다, 우리 어린이집 운영 못 한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허 억> 그러나 이제 이 근본적인 처방은 말씀하신 대로 재정적인 부담이 된다 하더라도, 그렇게 부담이 되면 국가가 약간 지원을 해 준다든지 아니면 보험료를 인하해 주는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하면서 어린이를 수송목적으로 하는 모든 차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법적으로 의무화시켜야 됩니다. 그래야지만 어느 운전자가 어느 시간대 아이를 몇 명을 태우고, 어느 곳에 어떤 방향으로 운행하는지 파악이 되고요. 또 운전자가 범죄경력이 있는지 파악이 되거든요.
◇ 김현정> 그 부분도 중요하죠, 사실은.
◆ 허 억> 그다음에 그 운전자를 대상으로 통학버스와 관련해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유형별로 교육을 철저히 시켜주는 노력이 꼭 이번에 마련돼야 됩니다.
◇ 김현정> 이번에도 일명 세림이법이라고 하는 강화된 법안이 상정이 돼 있는데, 이번에는 통과될까요?
◆ 허 억> 그렇죠. 꼭 통과되도록 해야죠. 하고 지금 더군다나 각종 언론에서 이 통학버스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또 언제 어디든지 내 자녀가 이런 사고를 당할 수 있거든요. 이런 사고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우리 요구가 반영이 된다면 아마 이번에는 꼭 통과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일명 세림이법인 통학차량 관리감독강화방안, 이번에는 어떻게 되는지 우리가 끝까지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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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목) 김영철씨, 허억 사무처장 "통학버스 치여 숨진 내딸, 세림이법 만들어주세요"
20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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