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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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대한남자간호사회 김장언 초대회장
여러분 간호사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떠오르세요? 하얀 가운에다가 단정하게 머리를 빗어올린 여성 간호사 이미지가 당연히 떠오르시죠.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남성 간호사가 6,200명이나 있다는 걸 아십니까? 물론 전체적인 숫자로 보면 2% 밖에 안 되지만 그 증가율은 쑥쑥 늘어서 매해 19%씩 늘고 있답니다. 그래서 드디어 남자간호사회도 만들어졌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을 연결합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의 김장언 수간호사, 초대회장님 연결해 보죠. 안녕하세요?
◆ 김장언>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간호사하신 지 얼마나 되셨어요?
◆ 김장언> 올해로 30년째입니다.
◇ 김현정> 특히 서울대병원에서는 최초의 남자간호사시라면서요?
◆ 김장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30년이면 1970...
◆ 김장언> 1979년도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2013년인데도 남자 간호사라고 하면 우리가 낯설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30년 전에 간호사의 꿈을 꾸셨어요?
◆ 김장언> 그때는 제가 남들이 안 해보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호기심 발동이죠. 그런데 77년도에 남자가 간호사 들어갔다는 것 듣고선 ‘아, 거기도 갈 수 있겠구나.’ 기억해 놨다가 들어간 거죠. 남들이 안 하는 불모지를 개척해 보자, 이런 생각.
◆ 김장언>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김장언 수간호사는 그런 생각을 하셨지만 주변반응은 (웃음) 어땠습니까?
◆ 김장언> 난리났습니다. 친구들은 ‘너 미쳤냐?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이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부모님도 난리가 났습니다, 형도 반대하고. 그런데 부모님께는 일주일 만에 허락을 받았죠.
◇ 김현정> 부모님들을 어떻게 설득하셨어요?
◆ 김장언> ‘아, 이거 하면 틀림없이 좋은 길이 있습니다.’ 감언이설로 속였죠.
◇ 김현정> (웃음) 지금은 뭐라고 하세요, 부모님이?
◆ 김장언> 지금은 너무 잘 봤다고 합니다.
◇ 김현정> 너무 잘했다, 그때 허락하길 잘했다.
◆ 김장언> 네.
◇ 김현정> 어쨌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설득을 해서 1979년에 서울대 간호학과에 입학을 하셨는데 그때 남학생은 몇 명이었습니까?
◆ 김장언> 30명이 치렀는데 5명이 합격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전체 간호학과중에 몇 명이나 남자인가요?
◆ 김장언> 전체 80명 중에 5명이 입학을 했죠.
◇ 김현정> 그분들 다 지금도 간호사 하세요?
◆ 김장언> 아닙니다. 그중의 3명은 학생 때 그만뒀고요.
◇ 김현정>학생 때?
◆ 김장언> 네, 도저히 적응을 못해서.
◇ 김현정> 2명은 남아 계시고?
◆ 김장언> 네. 그런데 한 사람은 지금 저하고 같이 병원에 있다가 나가서 의료기 경영을 하고 있어요, 회사를.
◇ 김현정> 그러시군요. 그러면 남자 간호사가 되기까지도 쉽지 않았는데 되고 나서도 상당히 우여곡절이 많으셨겠어요, 중간에 그만둔 분들이 많은 걸 보면.
◆ 김장언> 아무래도 좀.
◇ 김현정> 어떤 일들 기억나세요?
◆ 김장언> 제가 처음에 배치를 수술실에 받았는데 수술하시는 교수 입장이 아무래도 옆에 항상 가벼운 느낌의 간호사가 있다가 덩치가 큰 남자가 서 있으니까 불편하셨겠죠.
◇ 김현정> 일단 자리가 좀 좁아요. (웃음)
◆ 김장언> 네. 그래서 싫은 내색을 했어요, 뭐 쫓아내진 않았지만. 그런데 사실은 그분이 솔직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 같아도 싫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랬을까요? 항상 예쁘게 생기고 단정하고 자그만한 여자 간호사들이 옆에서 칼도 집어주고 이러다가 갑자기 덩치가 산만한 남자 간호사가 딱 있는 것이 좀 어색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교수님은.
◆ 김장언> 그렇죠. 아무래도 쥐어주는 힘이 다르니까요. 손에다가 탁탁 때려줄 때 여자가 때려주는 거하고 다르니까. (웃음)
◇ 김현정> 칼도 집어주고, 가위도 집어주고 그랬던 일도 있고 또?
◆ 김장언> 그 외에는 지금 막 생각이 안 나네요.
◇ 김현정> 좀 많으셨겠어요. 사실 환자들도 좀 깜짝 깜짝 놀라진 않았나 모르겠어요.
◆ 김장언> 저 같은 경우에는 수술실 근무니까 환자하고 환자 보호자가 수술실 입구에 들어오면 위로하러 옆에서 얘기 좀 하면 처음에는 의사인 줄 알다가 제 명찰을 보더니 ‘어? 남자 수간호사도 있어요?’ 그러면서 그 걱정스런 근심이 호기심어린 얼굴로 바뀌더라고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정말 간호사 맞으세요, 이러면서.
◆ 김장언> 네, 신기해하면서.
◇ 김현정> 혹시 여자 간호사로 바꿔달라, 이런 거 요구하는 환자는 없었어요?
◆ 김장언> 아, 그거는 우리가 수술 받으면 마취하고 주무시잖아요. 그러니까 밖에 누가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웃음)
◇ 김현정>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김장언 수간호사. 사실은 간호사 중에서 리더가 수간호사 아닙니까?
◆ 김장언>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그 많은 여선 간호사들을 다 제치고 수간호사가 되신 것도 이것도 어떻게 보면 참 대단한 일이고, 신기한 일이고 그렇네요.
◆ 김장언> 제가 운이 좋게 서울대병원에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서울대병원은 수간호사 승진시험이 있어요, 따로.
◇ 김현정> 시험이 따로 있어요?
◆ 김장언> 입시를 한 번 더 치렀죠.
◇ 김현정> 거기서 그럼 1등을 하신 거예요?
◆ 김장언> 거기서 합격을 한 거죠. (웃음)
◇ 김현정> 아, 수간호사 시험에서. 그러고 보면 우리 안에 고정관념, 편견이 굉장히 심해서 그렇지 제가 알기로는 병원에서 남성 간호사의 존재는 거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다, 이렇게 들었어요.
◆ 김장언> 우리 사회자님 진짜 좋은 말씀하십니다. 진짜로 필요합니다.
◇ 김현정> 특히 수술실에서는 그야말로 힘을 써야되는 일이 참 많은데 여성 간호사들 몇 명이 달라붙어도 안 될 일들을 남성 간호사들이 거뜬하게 해내는 정말 보석같은 존재다.
◆ 김장언> 그 힘을 자랑하면 저희가 업무 외에 닥터 업무를 도와주니까 힘쓴다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 될 것 같아요. (웃음) 가령 수술하기 전에 Skin Preparation하는데 다리를 들고 있어야 되는데 여자들이 못 들어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남자니까 좀 들어달라고 부탁하는데 안 들어줄 수도 없고.
◇ 김현정> 환자들 옮기는 일이라든지.
◆ 김장언> 문제는 요새 여성 의사들이 점점 많아지니까 너무 보기 안 쓰러울 정도로 다리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죠.
◇ 김현정> 그런 면에서까지도 남성 간호사들이 가장 필요한 존재라고 제가 들었는데. 그러네 이제는 고정관념, 편견이 많이 깨진 모양이에요, 현장에서? 19%씩 매년 증가하면 것 보면?
◆ 김장언> 맞습니다. 지금도 그런 편견이 아직도 많다고 느끼고 있습니다마는.
◇ 김현정> 아직도?
◆ 김장언> 네, 아직도 벽이 있죠. 그런데 요즘 기하급수적으로 남자간호사가 늘어나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런 걸 보면 인식의 변화가 확실히 느껴집니다, 지금은.
◇ 김현정> 19%씩 늘어나고, 급기야는...
◆ 김장언>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남자간호사회까지 만들어진.
◆ 김장언> 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남성 간호사 상당히 보석같은 존재다, 저희 그런 얘기 했지만 이런 편견들, 외로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오실 수 있었던 것은 그안에서 느끼는 보람이 훨씬 더 컸기 때문이겠죠.
◆ 김장언> 그런 보람 외에 성격도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학생 3명이 못 버틴 것은 경상도 성격이여서 그런 거고, 저는 둥글둥글 모나지 않고. (웃음) 그런데 지금도 외로워요, 직장 내에서. 왜 남자들 같으면 최근하면서 ‘야, 오늘 출출한데’ 이게 없는 거죠, 거의 철저하게 예약제입니다, 여기는.
◇ 김현정> 그래요, 외로움. 대표적으로 내가 참 외롭다, 주변에 남자 간호사 몇 명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던 적 30년 동안 어떤 때 그런 거 느끼셨어요?
◆ 김장언>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일단 제가 관리자로 20년 있었어요. 그런데 말을 했는데 제가 아직도 30년 지났는데 여성 심리를 잘 몰라요.
◇ 김현정> 30년 동안이나 여성 간호사들 사이에 있었는데도 아직도 심리 파악이 안 되세요?
◆ 김장언> 진짜 오묘해요, 여성들의 심리라는 게. 좀 스트레스 많이 쌓여서 나가면서 누구하고 같이 모임 좀 했으면 좋겠는데 주위에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 거예요, 남자가.
◇ 김현정> 그럴 때 외로움을 느끼셨던 거군요. 이제는 좀 나아지겠어요, 후배 남자 간호사들이 많아진다니까.
◆ 김장언> 요새는 저희 수술실에도 남자가 하나 있어서 아주 그 친구가 믿음직스럽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한국의 남자간호사가 탄생한 지 51년 만에 남성간호사회가 만들어졌고 초대회장이 되셨습니다. 앞으로 잘 꾸려주시고요. 우리가 백의의 천사뿐만 아니라 백의의 기사로 남성 간호사들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 김장언>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의미 있는 발걸음을 뗀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 김장언 수간호사 만났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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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23(화) 김장언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 "6,000명의 남자 간호사가 있습니다"
201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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