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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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대공원장 퇴임한 이원효 씨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동물은 서울대공원의 이원효 원장이 바로 어제 퇴임식을 했습니다. 대공원장 퇴임식하는데 무슨 인터뷰까지 하냐? (웃음) 여러분 이러실지 모르겠지만요. 이분은 대공원 동물들의 열악한 환경에 관한 보고서를 쓴 게 높이 평가가 돼서 첫 공모를 통해서 민간인 대공원장이 됐고요. 그 후로 연임을 5번 한 분입니다. 10년 동안 대공원을 이끈, 동물원을 이끈 이분의 퇴임식이 화제가 될만 하죠. 만나보겠습니다. 서울대공원 이원효 전 원장. 원장님, 안녕하세요?
◆ 이원효> 안녕하세요.
◇ 김현정> 2,700마리 동물하고는 작별인사를 잘 하셨어요?
◆ 이원효> 아이고, 사람하고도 하고 동물하고도 하고 눈물 많이 났습니다. (웃음)
◇ 김현정> 사실은 사람이 자식이 열이 있어도 유난히 더 애틋하고 아니 저 녀석이 어디가서 밥이나 얻어먹을까 이렇게 눈에 밟히는 자식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우리 원장님도 혹시 2,700마리 중에 유독 이 녀석이 눈에 밟힌다 하는 녀석이 있었습니까?
◆ 이원효> 글쎄요. 한두 마리 정도인데요. 우선 제주도로 돌아갈 돌고래 제돌이, 그다음에 또 하나는 작년 크리스마스 때 들어온 데릴사위로 왔죠. 고릴라 우지지 이 녀석이 다 짝을 지어서 새끼를 낳아야 될 텐데 어떻게 될까 좀 걱정입니다.
◇ 김현정> 오늘은 출근 안 하신 거잖아요?
◆ 이원효> 글쎄요. 갑자기 출근 안 하니까 이상하네다.
◇ 김현정> 이상하시죠? 좀 적적하기도 하시고, 2,700마리는 눈에 밟히고?
◆ 이원효> 네.
◇ 김현정> 처음 서울대공원에 오신 게 2003년이었는데 그전까지는 대공원 원장하면서 담당부처 공무원들이 임명직으로 오는 식이었어요.
◆ 이원효> 그렇죠. 임명직으로 오셨는데 제가 서울대공원 개장한 지 19년 만에 갔거든요. 그런데 제가 23대예요. 그러니까 그 사이에 오셨다 가시고 오셨다 가시고 그렇게 됐었죠.
◇ 김현정> 그렇네요. 첫 민간 출신 최고경영자로 가서 봤더니 환경이 좀 여러모로 전문가가 보기에 열악했다고요?
◆ 이원효> 글쎄요. 제가 오기 전에 직전에 서울대공원을 한번 돌아봤거든요. 아, 이거 0해야 될 일이 많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 김현정> 예를 들면?
◆ 이원효> 하여튼 그렇게 해서 왔는데 고객에 관한 시설, 동물에 관한 시설, 서비스 수준, 생각 이런 것들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못 미쳤어요. 그런데 결정적인 게 들어와서 이렇게 서류를 보니까 그 당시에 슬픈동물원이라는 보고서가 있었어요. 그게 동물원에 와봤더니 너무 동물원 시설이나 이런 것이 열악해서 동물들이 불행하게 살고 있더라, 이런 내용이었죠.
◇ 김현정> 그게 원장님이 쓰신 거예요?
◆ 이원효> 그건 제가 쓴 게 아니고, 환경운동하시는 분들이 오셔서 쓴 건데 아주 정확했죠, 신랄하고. 그다음에 그게 사회적으로도 아주 문제가 됐었죠.
◇ 김현정> 제가 기억나는 게 수풀 대신에 콘크리트 바닥에 살다 보니까 고릴라들이 발가락 잃었다, 타조가 스트레스로 깃털이 다 빠졌다 이런 내용들 있지 않았어요?
◆ 이원효> 그렇죠. 그런 내용들이 있었죠. 특히 거기 고릴라 고리롱이란 녀석이 시멘트 때문에 발을 절단했었는데 암컷도 같이 생활을 하는데 원래 수컷이 이렇게 암컷하고 우위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수컷이 발을 잃으니까 암컷이 수컷을 우습게 보는 거예요. 그러니까 짝짓기도 안 되고 이런 일들이 있었죠. 또 심지어는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까 내실에 있을 때는 관람객들이 들어가면 동물들하고 눈을 빤히 마주쳐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원효> 그런데 동물들도 프라이버시가 있거든요. 자기들도 간섭을 받고 싶거나 남한테서 쳐다보고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해요. 그런데 매번 눈을 빤히 마주치니까 굉장히 불쾌해서 관람객들이 지나가면 유리창을 쾅쾅쾅쾅쾅하고 두드려서 위협도 하고 또 불쾌하다는 것을 굉장히 표현을 하죠. 또 심지어는 드러밍이라고 해서 계속 가슴을 치고 다닌다든지.
◇ 김현정> 그게 스트레스 받아서 다 그런 거예요?
◆ 이원효> 그렇죠. 그게 스트레스고 저리로 가라는 거죠, 위협을 하는 거죠.
◇ 김현정> 걔네들도 프라이버시가 있군요.
◆ 이원효> 그럼요. 원래 동물들도 다 프라이버시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10년 동안 무엇을 어떻게 바꾸셨어요?
◆ 이원효> 그래서 그런 것을 여러 가지를 하고 싶었는데 사실 그 사이에 디즈니 프로젝트가 들어왔었어요.
◇ 김현정> 그건 또 뭡니까?
◆ 이원효> 디즈니랜드가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하는데 그 장소를 서울대공원에 만들고 싶다는 이런 얘기를 했었죠. 그래서 한 5년 동안 디즈니프로젝트가 돼다가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2008년부터 시설개선을 했죠, 유인원관을 리모델링을 했는데.
◇ 김현정> 유인원관이면 침팬지, 고릴라 이런 얘들 사는 곳.
◆ 이원효> 그렇죠. 침팬지, 고릴라 이런 얘들이죠. 철창을 없애자, 그다음에 방사장을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서 그늘도 들어오고 햇빛도 들어오고 또 동물들이 추울 때는 실내로 들어가고 더울 때는 밖으로 나오는 이런 거를 선택을 해야 되거든요. 그래서 선택을 할 수 있는 그런 시설도 만들어주고.
◇ 김현정> 옛날에는 선택 못했어요? 지금은 다 뚫려 있잖아요. 동굴하고 바깥하고.
◆ 이원효> 그렇죠.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추우면 안으로 들어가고, 더우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죠.
◇ 김현정> 옛날에는 안 그랬군요.
◆ 이원효>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고, 그다음에 동물들이 유인원들이 높이 올라가는 걸 좋아하는 동물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침팬지 같은.
◆ 이원효> 그렇죠. 그런 녀석들이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24m짜리 정글짐을 만들어줬어요.
◇ 김현정> 그런 것도 원장님으로 시작한 거군요.
◆ 이원효> 그것도 우리가 만든 게 제일 높다고 그럽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원장님. 지금 하나, 둘 얘기하다 보면 1시간도 더 걸린 것 같은데요. (웃음) 그 많은 추억들 가운데 어떤 동물과의 추억이 가장 기억에 남으세요?
◆ 이원효> 아무래도 최근에 돌고래 관련 해서 이슈가 많이 됐기 때문에 돌고래 관련 추억이 많고요. 또 미어캣이라는 동물도 아주 재미있는 동물이고.
◇ 김현정> 미어캣, 수달하고 좀 비슷하게 생긴 쥐모양.
◆ 이원효> 그렇죠. 이렇게 조그만해서 독수리 같은 게 올까 봐 앉아서 망 보고 이러는 재미있는 동물들이 굉장히 제가 추억에 남는 동물입니다.
◇ 김현정> 왜, 무슨 추억이 그렇게 남았어요?
◆ 이원효> 그 녀석들이 굉장히 발발발발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있는 데는 다가오고 그걸 만들어놓으니까 어린이들이 굉장히 좋아합니다. 옛날에는 중후장대한 동물들을 많이 좋아했는데 요즘은 사막여우나 미어캣 이런 아주 작고 귀여운 동물들로 하는데 저희가 동물원 100주년을 기해서 그 동물사를 새로 만들어줬죠.
◇ 김현정> 그런 기억들. 원장님, 서울대공원을 10년간 이끌다가 어제 퇴임한 이원효 원장입니다. 앞으로도 하실 일 많으세요. 이제 서울대공원뿐만 아니라 전국의 스트레스 받는 동물들의 환경개선에 나서주셔야 되는 거 아닌가요?
◆ 이원효> 그런 일도 저도 목소리를 내야죠. 사실은 동물원의 예산들이 참 열악합니다. 그래서 예산도 넓혀가고 이런 일들이 서울대공원에서부터라도 좀 잘 되면 벤치마킹 대상이 되니까요. 다른 동물원들도 많이 따라올 것으로 봅니다.
◇ 김현정> 앞으로도 하실 일 많습니다. 전국의 동물원을 위해서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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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19(금) 이원효 전 서울대공원장 "동물이 행복해야 관람객도 행복하다"
201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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