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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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수) 이건수 182센터 경위 "가족상봉 세계신기록 세운 화제의 경찰"
2013.05.01
조회 1010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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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센터 이건수 경위


어느날 갑자기 내 아이가 내 아버지가 내 누이가 사라졌다?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그런데 작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실종자 수가 자그마치 9만 6,000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14살 미만의 아동 실종 신고는 하루 평균 30건이 넘게 접수가 되고 있는데요.

이 실종 가족을 찾아주는 데 인생을 건 경찰관이 한 분 있습니다. 3,742건의 실종사건을 해결해서 세계기네스북까지 등재가 됐습니다. 바로 어제였죠. 미국 월드레코드아카데미 세계공식기록인증서를 수여받아서 화제인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의 직접 만나보죠. 경찰청 182실종아동찾기센터의 이건수 경위 연결이 돼 있습니다. 경위님, 안녕하세요?

◆ 이건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런 분야의 기네스북이 있는지 몰랐네요. 세계신기록 세운 소감이 어떠세요?

◆ 이건수> 저는 개인적인 것보다 많은 이산의 아픔에 관심을 갖고, 서로 아픔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 많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마냥 기쁘기만 한 기록은 아니에요, 이게.

◆ 이건수>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다른 한편으로 보면 그만큼 실종아동, 실종가족이 많다는 얘기니까. 그렇죠. 3,742건, 이게 얼마 동안의 기록입니까?

◆ 이건수> 제가 작년, 10년정도까지고요. 올해까지는 4,100건이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작년까지만 기록을 가지고선 이번에 오르신 거군요, 올해까지 하면 더 많은?

◆ 이건수> 네.

◇ 김현정> 이해하기 쉽게 계산을 해보자면 1년에 400건 가까이 해결을 해 주신 거예요?

◆ 이건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400건이 1년이면 거의 하루에 한 명꼴?

◆ 이건수> 네. 제가 우리나라가 좀 작은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실종자가 많다는 게 상당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열집 건너 한집이 이산가족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우리가 실종하면 떠올리는 길잃은 아이들도 찾아주셨을 테고, 또 어떤 경우들이 있습니까?

◆ 이건수> 우리나라는 다양하게 있는데요. 특히 미아도 있고, 부모 못 찾은 고아, 미혼모, 미혼부, 해외 입양. 특히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50년도, 60년도에 어렵다 보니까 남의 집에 이렇게 많이 보내졌어요. 많이 보내져서 식모도 하고, 일도 하다가 아빠, 엄마가 보고 싶어서 그 집을 나왔는데 미아가 돼 버린 그런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 김현정> 그런 분들이 나중에 다 크고 나서 우리 부모를 찾아주세요, 우리 아이를 찾아주세요, 이렇게 되는 경우.

◆ 이건수> 네. 실제로 그런 분들이 기억이 많으면 잘 찾아드리겠는데. 너무 어린 나이에 남의 집에 보내졌기 때문에 본인의 이름을 아는 게 적고, 또 부모님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하나하나 해결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길 잃은 미아뿐만 아니라 입양으로 헤어진 경우, 성인 실종도 있을 테고, 그중에는. 참 10년 동안 얼마나 구구절절한 기구한 사연이 많았을까 싶은데 11년의 기억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기막힌 사건, 사연 어떤 거 기억나세요?

◆ 이건수> 사연 하나하나가 저는 마음이 너무 아프고 기막힌 사연인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어릴 때 어머님을 찾아달라고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여자분인데요. 저한테 연락이 왔더라고요. 아마 아버지도 지금 14살 때 돌아가시고 할머니 손에 자랐는데 결혼식을 안 올렸던 엄마가 많이 아팠답니다. 주변 얘기로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거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래도 결혼을 앞두고 결혼식장에 가려고 하다 보니까 아무도 가족이 없다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가출하신 거예요? 집을 나가신 거예요?

◆ 이건수> 동거생활을 하다가 헤어진 겁니다.

◇ 김현정> 아, 엄마와 아빠가 헤어지고 아이는 할머니 손에 크고, 결혼식을 앞두고 우리 어머니 좀 찾아주세요, 이렇게 된 거군요.

◆ 이건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 김현정> 아마 돌아가셨을 거다, 그때도 아프다고 했다, 이런 얘기를 해요. 찾으셨어요?

◆ 이건수> 어머니에 대해서 뭘 아느냐 했더니 어머니 이름도 잘 모르시더라고요.

◇ 김현정> 이름조차?

◆ 이건수> 그래서 아버지의 친구들, 옛날의 흔적들을 다 해서 어머니의 이름을 알아냈거든요. 동명이인이 800명 정도 다 연락을 해서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 중에 대상자를 찾았는데 그분한테 연락을 했더니 옛날에 내 딸을 낳은 적은 있다, 죽은 걸로 알고 있다.

◇ 김현정> 아, 딸이 죽은 걸로 알고 있다?

◆ 이건수> 네.

◇ 김현정> 서로 서로 그러니까 우리 엄마는 돌아가셨을 거야, 우리 딸은 죽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그 세월을 살았던 거군요?

◆ 이건수> 네. 그래서 유전자 검사를 해 봅시다 해서 제가 부탁을 했죠. 검사를 했는데 맞게 나왔어요. 그래서 두 분을 앉혀놓고 상봉을 해 드렸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 김현정> 그분들 첫 마디가 뭐였어요, 상봉해서?

◆ 이건수> 대부분 그분들 상봉현장에 가면 말 없이 가만히 있습니다. 그 부분이 저는 너무 많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막 기쁘고 얼싸안고 좋아할 우줄만 알았는데. 늘 보고 싶었던 엄마 현장에 가면 말없이 가만히 있는 거예요. 있다가 5분 정도 있다가 울고 껴안고 그러는데 아픔과 기쁨이 공존한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 상황에서. 그 아픈 사연들.

◆ 이건수> 그리고 저도 너무 상봉현장을 많이 갔기 때문에 감정이 매마를 만도 한데 너무 아프고 기쁜 상황이라 늘 저도 눈물도 나오고 그렇죠.

◇ 김현정> 그런 사연들이 3,742건. 보통은 실종자 찾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 이건수> 사례가 다양합니다. 특히 바로 어제 같은 경우에도 바로 성남에 가서 어머님 한분을 찾아드리고 왔는데요. 바로 상봉이 가능한 경우도 있고, 3년, 5년까지 가서 상봉한 사례도 있고.

◇ 김현정> 일일이 발품 팔아가면서 하나하나 연결해서?

◆ 이건수> 네. 이제 현장조사를 제 나름대로 조사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목록을 잡았습니다. 환경조사분석이라고 제 나름대로 이름을 지었고, 과학적인 분석기법이라든지 여러 가지 유전자 과학수사기법을 많이 도입을 해서 여기에 가족상봉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 김현정> 참 좋은 일 하고 있는 분이세요. 우리 경찰관들에 대해서도 이러니 저러니 참 비판도 많이 합니다만 (웃음) 한편에서는 이렇게 묵묵하게 일선에서 뛰는 자랑스러운 분들이 다는 거 또 한 번 느끼는데요. 지금 봄철입니다, 이경위님. 이럴 때 또 실종자들이 많이 생기잖아요. 놀이공원 갔다가 아이 잃어버리는 경우라든지, 이런 경우들.

◆ 이건수> 사전지문등록을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아이들에 대한 지문등록?

◆ 이건수>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는데요. 사전지문등록이 뭐나면 지문과 얼굴을 찍어서 보관하는 건데요. 실제로 다른 민간인이나 다른 분들은 여기에 접속할 수가 없고, 실종된 아이가 발견됐을 경우에 지문을 대면 부모가 나와서, 자료가 나와서 인계를 하는 그런 제도인데요.

◇ 김현정> 아이가 길을 잃어버렸는데 엄마 이름도 모르고, 전화번호도 모르고 이럴 경우에는 지문 가지고 찾아줄 수 있도록.

◆ 이건수> 정말 안전하고, 정말 좋은 제도인데. 이런한 제도가 홍보가 잘 많이 안 돼서 실은 사전지문등록하면서 18명을 가족의 품으로 인계를 했거든요.

◇ 김현정> 이런 방법들을 이용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겠네요. 알겠습니다, 경위님. 내 아이 찾듯이 아버지의 마음으로 앞으로 애써주시기를 부탁드릴게요.

◆ 이건수>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