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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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4/30(화) 서희태 지휘자 "놀.라.온 오케스트라에 초대합니다"
2013.04.30
조회 483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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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지휘자 서희태


클래식 공연장을 가게 되면 신경 쓰고 싶지 않아도 은근히 긴장이 됩니다. 가격도 가격이고요. 옷도 신경 쓰이고 왠지 고상해 보여야 할 것 같고 알게 모르게 긴장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런 클래식을 좀 더 가깝게, 좀 더 가깝게 친하게 즐기면서 놀아보자. 이런 취지로 한 오케스트라가 창단이 됐습니다. 이름이 놀라온 오케스트라. 이런 참신한 생각을 한 분은 바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실제 모델인 지휘자 서희태 씨라고 하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서희태 단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단장님 안녕하세요?

◆ 서희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오케스트라의 이름이 예사롭지가 않네요. 놀라운도 아니고 놀라온.

◆ 서희태> 어떻게 들으면 놀라운, 서프라이즈라고 들릴 수도 있고요. 이 글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에요. 놀은 놀자라는 말이고, 라온은 즐겁게. 그래서 즐겁게 노는데 무엇과 함께 놀자. 즐겁게 클래식과 오케스트라와 함께 놀아보자라는 그런 의미를 가지고 놀라온 오케스트라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 김현정> 재미있게 오케스트라를, 클래식을 즐겨보자. 구체적으로 어떻게 즐겨야 즐겁게 놀면서 즐길 수 있는 건가요?

◆ 서희태> 괜히 클래식 공연장 가려고 하면 뭔가 어려울 것 같고, 옷도 제대로 입고 가야 될 것 같고 거기 가서 떠들면 큰일날 것 같고 그런 마음들 있잖아요.

◇ 김현정> 중간에 기침하면 큰일날 것 같고.

◆ 서희태> 그렇죠. 또 박수를 잘못 치다가 누가 흘겨볼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제가 그런 것들을 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클래식 음악은 그렇게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너무 우리가 항상 전통적인 클래식 공연만을 고집하다 보니까 그 음악이 굉장히 어렵게만 느껴졌는데 그러나 우리가 실제로 너무 많이 아는 음악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음악들을 연주하면서 시청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고 들려주기도 하고 그런 음악회를 만들고 싶어서 놀라온 콘서트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사실은 이런 시도들이 있었어요. 편하게 클래식을 즐기자 해서 우리가 흔히 아는 클래식 레퍼토리들을 연주하는 이런 공연들은 있었는데 그냥 레퍼토리를 쉽게 한다 정도가 아니라 거기서 관객이 편하게 늘어져서 봐도 되고 박수도 잘못쳐도 괜찮고 기침해도 괜찮고 그런 거예요?

◆ 서희태> 그렇습니다. 제가 처음에 옛날에 만들었던 게 아이들이 떠들어도 화내지 않는 음악회 라는 걸 제가 만든 적이 있어요.

◇ 김현정> (웃음) 그러셨어요?

◆ 서희태> 실제로 아이들이 와서 떠들어도 좋다고 제가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이 와서 떠들지 않더라고요. 왜 그랬느냐면 시각적인 것이 같이 첨가가 되니까 아이들이 볼거리에 매료가 돼서 같이 음악도 듣고 되려 엄마들이 조용하라고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조용하더라고요.

◇ 김현정> 알아서 조용한, 재미있으니까 알아서 조용한.

◆ 서희태> 그렇죠. 관객과 아이컨택도 하고 단원들이 어떨 때는 춤도 춰요.

◇ 김현정> 단원들이 일어나서, 바이올린 연주하다 갑자기 일어나서 춤을 춰요?

◆ 서희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단원들이 처음에는 굉장히 힘들어 하셨어요. 왜 우리가 움직여야 되는지도 이해를 못하셨고, 왜 우리가 드레스를 입어야 되는지도 이해를 못하시고 안 하겠다 그러셨어요.

◇ 김현정> 그럴 수 있겠네요.

◆ 서희태> 그런데 제가 점점 시도를 한 곡 두 곡 콘서트 안에 집어넣어서 조금씩 다르게 연주라는 곡들을 한두 곡씩 연주를 하면서 그 반응을 보더니 이제는 우리 단원들이 즐겨서 해요. 이제는 조금 더 하면 안 되겠느냐고, 그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요.

◇ 김현정> 단원들도 깨지고, 관객들도 그 편견에서 깨고. 변화가 생긴 거군요.

◆ 서희태> 공연장이라면 스마트폰을 꺼내서 촬영을 한다. 이거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 김현정> 클래식 공연장에서 촬영을 한다고요?

◆ 서희태> 저희는 마지막에 휴대전화를 다 꺼내서 다 촬영을 하라고 할 거예요. 스마트폰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공연 아닐까요, 그래서?

◇ 김현정> 많이 깨시네요. 그냥 깨는 정도가 아니라.

◆ 서희태> 그런데 제가 이 공연을 만들면서 정말 가지고 있는 세 가지 신조가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서희태> 그 신조 첫 번째는 음악적 완성도는 항상 최고를 지향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저는 그 부분을 지금 질문 드리려고 했어요. 너무 시각적은 부분, 외적인 부분에 집중하다 보면 좀 음악적으로는 떨어지는 것 아니냐라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

◆ 서희태> 제가 정말 심혈을 들여서 지금 편곡을 진행하고 있고요. 그래서 정말 최고의 음악을 들려드릴 거고요. 두 번째는 오케스트라와 관객이 함께 연주하는 한마당을 연출하려고 합니다.

◇ 김현정> 관객이 관객석을 박차고 나와서 연주를 해요?

◆ 서희태> 아니요, 관객석에서 연주를 같이 하는 거예요.

◇ 김현정> 관객석에서?

◆ 서희태> 네. 예를 들어서 카르멘이 나오는 오페라가 있거든요. 거기 보면 합창이 나와요. 그 합창을 관객들이 짧은 시간에 배워서 같이 합창을 해요.

◇ 김현정> 그렇군요. 듣고 보니까 이게 장난스러운 한때의 이벤트가 아니고 클래식의 개념 자체를 바꿔보자는 굉장히 진정성 있는 시도네요.

◆ 서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서희태 단장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 지휘자 서희태 하면 강마에를 떠올리는 분들이 지금도 많으시죠?

◆ 서희태> 그렇습니다. 어딜 가나 베토벤 바이러스 하면 다 알아보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의 김명민 씨가 했던 그 역할의 실제 모델이세요.

◆ 서희태>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인터뷰 해 보니까 극중의 강마에 씨 하고는 전혀 다르신데요?

◆ 서희태> 강마에의 그 캐릭터는 작가가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고요.

◇ 김현정> 단원들한테 변덩어리, 이런 얘기는 안 하시는 거죠, 우리 단장님?

◆ 서희태> 천만에요. 그런 얘기 할 수 없어요.

◇ 김현정> 유행어였는데, 그 당시에. 그건 아니고. 그럼 어떻게 김명민 씨가 우리 서희태 단장의 머리도 따라하고 지휘스타일도 따라하고 옷 입는 것도 따라하고 어떻게 그런 인연이 닿으신 거예요?

◆ 서희태> 그 드라마를 만들었던 제작PD가 제가 미리 알고 있었죠. 제 아내가 드라마의 OST를 많이 불렀었어요.

◇ 김현정> 그러세요? 가수세요, 그러면?

◆ 서희태> 성악가예요. 그러면서 이재규 연출자를 제가 알게 되었고 그분이 저한테 이 드라마라르 같이 도와달라고 요청이 와서 그래서 참여하게 된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사실 베토벤 바이러스 속의 강마에를 생각하면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은 따뜻한 인간이었거든요. 우리 서희태 단장은 보니까 겉도 속도 다 따뜻한 분이신 것 같아요.

◆ 서희태> 어떻게 아셨어요? (웃음)

◇ 김현정> 어떻게 알았느냐면 소아암 9년 동안 사랑의 바이러스 콘서트 열고 계시다면서요,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서.

◆ 서희태> 네. 그런데 그 얘기가 나오면 제가 사실 부끄럽기는 한데 제 아내가 사실은 그 음악회를 하자고 제안했었어요. 우리가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살고 있는데 우리가 1년에 한 번이라도 그 재능을 우리가 나눠야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런 음악회를 하면 좋겠다라고 제안을 해서 그게 9년 전에 시작이 됐고 올해가 10년째 되는 해인데 올해는 좀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셔서 올해는 더 풍성한 음악회를 연말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게 시작은 할 수 있지만 9년, 10년을 지속한다는 건 보통 진정성이 아닌 건데.

◆ 서희태> 계속될 겁니다.

◇ 김현정> 사랑의 바이러스 콘서트도 잘해 주시고요.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놀라운 시도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