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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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전 단수는 개성공단 완전 폐쇄 의미
- 개성공단 철수, 뜬금없는 무리수
-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의지 흔들렸나
- 남북 기싸움 계속되며 상황 악화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연식 화인레나운 개성공단 법인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
오늘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마지막 인원 50명이 귀환을 합니다. 공장의 기계가 돌아가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개성공단은 사실상 전면 가동 중단 상태가 되는 거죠. 일단 우리 기업들 어떡하나 걱정이 되고요. 또 개성공단의 운명도 걱정이 됩니다.
두 사람 연결합니다. 우선 지난 주말에 개성공단에서 귀환한 근로자세요. 의류회사 화인레나운의 최연식 법인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토요일에 들어오셨다고요.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최연식> 올라간 지 햇수로 5년 됐습니다.
◇ 김현정> 5년 동안 근무한 곳을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이 떠나야 할 때, 그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 최연식> 참담한 거는 이루 말할 수 없고요. 5년 동안 고생하면서 생활을 했었는데 너무 아쉽고. 전 재산을 거기다 다 투자를 했는데, 막상 등지고 나오려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 김현정> 귀환을 거부한 분들도 계셨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이건 사실인가요?
◆ 최연식> 글쎄요. 정확한 거는 모르겠고요. 좀 와전된 것도 없지 않아 있긴 있는데. 금요일에 정부방침이 갑작스럽게 이루어지는 바람에 생산업체라든가, 모든 공장에 근무하는 주재원분들이 미리 준비를 못하고 늦게 준비하는 과정도 있었고요. 그래서 좀 늦어진 걸로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정부에서 미리 남아 있는 분들한테 어떤 언지를 준 게 없었군요?
◆ 최연식> 네. 그런 거는 전혀 없었고요. 저희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거는 매스컴을 통해서, 아니면 개성공단에는 관리위원회라고 있어요. 총괄해서 일을 알아서 해 주는 곳인데, 그런 통보가 없었습니다, 저희들한테는.
◇ 김현정> 발걸음이 떨어지셨나요? 거기다가 전재산 털어넣었다고 하셨는데.
◆ 최연식> 회사에 등을 지기 전에 문을 걸어 잠그고 봉인을 했거든요. 마지막 문을 잠그면서 회사를 여러 번 쳐다보고.. 그러고 나왔습니다.
◇ 김현정> 기업들이 입게 될 막대한 손해. 일단 당장의 걱정은 그 부분입니다. 금전적으로는 얼마나 손해를 보게 되는 건가요?
◆ 최연식> 예상으로만 봐도 한 100억 정도가 좀 왔다 갔다 할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거기 건물에 투자한 것도 한 50억 정도 되고요. 저희들은 생산의류업체인데 생산하다가 도중에 못 가져온 것, 그 다음에 비수기용으로 미리 2013년 FW 작업 올라갔던 원단, 자재 그런 거를 대충 산출해 보면 그 정도 나오죠.
◇ 김현정> 기계와 투자 설비비, 옷 만들다가 중간에 북한 근로자들이 빠져나가면서 못 만든 옷, 이런 거 다 합치면 100억 가까이 될거라는 말씀이군요. 정부에서는 123개 업체의 전체 추산이 1조 정도가 될 거다, 이렇게 예상을 하는데요?
◆ 최연식> 예상은 그렇게 되는데, 아마 더 될 수 있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기업들은 6조 얘기를 하더라고요?
◆ 최연식> 그러니까요. 정부하고 기업협회가 보는 게 좀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이제 기업들이 피해보상을 받아야 될 텐데. 정부와 기업의 피해예상금액이 이렇게 차이가 나면 합의하고 돈을 손에 쥐기까지도 상당기간이 걸리겠어요?
◆ 최연식> 시간이 많이 걸릴 거로 보고요. 원만하게 지금 보상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보상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저희들 입장에서는 개성공단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인내를 가지고서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있다가 활성화된다면.. 저는 그거에 더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개성공단에 있는 공장이 멈춰서고 나면 다른 대안이 있으세요? 원청업체에서 이미 주문 받아놓은 것도 있을텐데요.
◆ 최연식> 그래서 그게 제일 걱정인데요. 하청공장도 실은 없고요. 원단도, 원부자재도 일부 개성공단에 올라가 있기 때문에.. 내려와야 공장을 찾더라도 공장을 돌릴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지금 안 되고, 막막할 뿐입니다.
◇ 김현정> 만약 최악의 경우 아예 닫힌다면, 그냥 폐쇄가 된다면 그 상황도 생각해 보셨어요?
◆ 최연식> 글쎄요. 지금은 그렇게 극단적인 생각은 안 해 보고요. 상상하기도 어렵고. 제 신념이 항상 믿음을 많이 갖고 살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시간이 조금은 지나도 정부하고 잘 얘기가 돼서, 개성공단이 꼭 다시 활성화돼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운내시고요.
개성공단에서 토요일에 귀환했습니다. 의류회사 화인레나운의 최연식 법인장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전문가 한번 연결해 보죠. 북한 전문가,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김근식 교수 연결해보죠.
◇ 김현정> 정부의 이번 결정. 과감한 결단이냐, 아니면 무리수냐. 교수님은 어느 쪽이라고 보세요?
◆ 김근식> 북한의 대화 제의를 하고 나서 우리가 근로자 철수라고 하는 중대조치를 취한 지난주의 상황을 보면 얼핏 좀 뜬금없는 무리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무리수 쪽이라고 보세요?
◆ 김근식>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타이밍상으로 지난 한 두 달 가까이 북한이 걸어왔던 한반도 긴장국면이 최근 사이에 들면서 소강상태 아니었습니까?
◇ 김현정> 이게 미국 사건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좀 소강상태였습니까?
◆ 김근식> 그렇습니다. 소강 상태였고. 존 케리 장관도 동북아 3개국을 순방하면서 대화메시지를 보내고 갔고, 그다음에 우다웨이 중국 대표가 워싱턴에 가서 미-중간에 대화를 위한 협상을 했고요. 우리 정부도 대화를 제의했던 상황 아닙니까? 현재 대화 제의 이후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고, 또 북한이 일단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만 일정 정도 대화의 조정을 위한 모멘텀이 좀 만들어지는 상황이었고, 노력이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상황 아니었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어느 날 갑자기 뜬금없이 근로자 철수라고 하는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에 제가 볼 땐 타이밍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거고요.
두번째로는 진정으로 개성에 잔류해 있는 우리 근로자들의 안전과 먹고 사는 문제가 관심이었다면 꼭 그때였는가. 한 일주일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의 여유가 있었거든요. 물론 거기 계신 분들이 끼니 걱정하고 힘들었습니다만, 그렇다고 당장 먹을 게 없어서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었다고요. 그러면 한 일주일 정도 국면전환의 상황을 지켜본 뒤에 하더라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이었는데.
◇ 김현정> 대화 제의하고 바로 그다음 날 중대 조치, 이건 아니다 라는 말씀이군요?
◆ 김근식> 네. 대화제의 방식도 문제가 있었던 거죠. 대화를 제의했지만 그 대화 제의는 그다음에 드러난 걸로 보면 사실은 근로자 철수를 위한 수순밟기였거든요. 그다음 날 오전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중대조치 하겠다는 압박이었고. 바로 그것은 근로자를 빼오겠다는 결단을, 북측에게 사실은 책임 전가하는 모양이었던 거죠.
◇ 김현정> 교수님 말씀대로라면 우리 정부가 왜 지금 이 타이밍에 개성공단 철수라는 무리수를 뒀다고 보세요?
◆ 김근식> 저도 제일 궁금합니다. 대통령께 여쭤보고 싶긴 한데요.
◇ 김현정> 전문가도 궁금하세요, 그 상황이?
◆ 김근식> 그렇습니다. 제가 볼 때는 적절하지 않은 타이밍에,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갔던 것이고. 이게 행여라도 한반도의 긴장고조 국면에서 대통령이 지켜왔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의지, 다시 말하면 대화는 계속 하겠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 이런 의지가 어느 순간 어떤 계기에 의해서 지금 흔들린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그럼 그 말씀은 이 기회에 아예 개성공단을 접고 싶은 생각이라도 있다, 혹시 이렇게까지 보신 건가요?
◆ 김근식> 글쎄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부 안에 계신 분들의 속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알 수가 없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강수를 꺼내든 것은 아마 제가 볼 때 남과 북의 기싸움, 또는 자존심 싸움에서 밀려선 안 되겠다 하는 아마 그런 일정한 여론의 움직임이 있었고. 또 대통령께서도 어떤 일에서든지 갑자기 생각이 바뀌셨던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항상 매번 그렇습니다만, 북한이라는 상대가 워낙 튀는 상대고 통제 불가능한 상대이기 때문에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그렇게 매번 우리가 같이 즉각적인 대응을 해서는 안 되는 문제거든요. 문제를 풀어가려면 일반적인 기조를 가지고 끊임없이 인내하면서 자기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때로는 숨죽이고, 때로는 압박하면서 가야 되는 거거든요.
이런 것에 일희일비하면서 우리가 대화를 제의했는데 거부를 해? 자존심 상한다, 우리가 주도권을 잡아야 되겠다, 만약에 이런 식으로 하는 거라면 이명박 정부 때 5년과 똑같은 일을 되풀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 김현정> 박근혜 정부가 얘기했던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접은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지금은 감정적인 판단에 의한 거다?
◆ 김근식> 그러니까 그걸 그렇게 예단할 수 없습니다만, 만약에 그런 한반도프로세스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접은 거라면 상황은 좀 더 복잡해지는 것이고요. 그게 아니고 대화의 의지를 그대로 가져갑니다만, 개성공단에 있는 우리 근로자의 안위가 문제돼서 그렇다면 여기서 일단 그만둬야 되는 거죠.
여기서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문제라든지,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물을 끊고 전기를 끊고, 개성공단을 북이 강제로 압수할지 모르니까 우리가 먼저 해야 된다, 이런 식의 되지도 않는 불안감을 조장해가지고 개성공단 카드를 마치 지금 남과 북의 거의 샅바싸움 비슷하게 몰고 가는 것은 안 좋다는 생각이 들고요.
◇ 김현정> 지금은 서로서로 지는 게임을 하고 있는 거다?
◆ 김근식> 그렇습니다. 더 이상 북측도 남측 공장이나 시설들을 압류하거나 몰수한다든지 이런 식의 조치를 해선 안 되는 거고요. 남측도 물을 끊고 전기를 끊어서 너희들 힘들게 하겠다, 이런 식의 기싸움을 하는 건 제가 볼 때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고, 끝으로 가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지금 북한에서 또 중대조치 내놓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중국측에 운영권을 넘길 가능성은 어떻게 보세요?
◆ 김근식> 그러니까 그런 것은 제가 볼 때 일각에서 잘못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북이 불량국가라고 하지만 되지도 않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개성공단에 있는 입주기업들이, 공장에 있는 기계라는 게 우리 측이 만들어놓은 설비투자입니다. 그리고 남측의 표준에 맞춰놓은 거고요. 우리 측의 그런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 최첨단설비들이거든요. 북측은 그 설비를 운영하거나 가동할 수 있는 기술 자체가 없어요.
◇ 김현정> 그런데 그 기계를 갖다가 중국에 팔 수는 있지 않습니까? 마치 금강산 때 자산 몰수해서 가져갔듯이.
◆ 김근식> 금강산은 건물이 덩그러니 있기 때문에 관광권을 갖다가 파는 거고요. 이건 개성공단에 있는 공장의 기계 부품 아닙니까? 이 부품을 중국이 와서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다음에 우리가 전기를 주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그런 상황에서 전기를 끊으면 그 공장을 가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 자체가 없어요.
그걸 마치 북한이 몰수해서 전쟁통에 무슨 기계 빼가듯이 빼간다고 생각하고. 한쪽에서 언론이 그렇게 써가고, 이쪽이 또 열 받고. 이런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제발 좀 이성을 찾고 감정을 자제하고 개성공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살릴 방법을 찾아야지, 왜 기싸움에서 부부싸움에서 서로 치고 박고 집안에서 나갈 걸 바라고 있습니까?
◇ 김현정> 김근식 교수님이 최근 한 인터뷰 중에 가장 격앙된 목소리로 이대로는 안 된다, 열변을 토로하시는 것 같네요.
◆ 김근식> 답답합니다. 일부 언론하고 우리 정부가 이럴 때일수록 북한에 대해서 좀 숨고르기를 하면서 한 템포를 늦춰서 봐야 되거든요.
◇ 김현정>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닫을 수도 있습니까? 완전폐쇄?
◆ 김근식> 네.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기싸움으로 가기 때문에 단전, 단수해서 또 북측에서 자극을 받아서 북측이 중대 조치로 몰수, 압류하겠다. 그럼 우리 측이 또 가만히 있겠습니까?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를 하겠죠.
◇ 김현정> 일각에서 이 기회에 닫지. 뭐하러 굳이 이 골칫덩어리를 열어놓아야 하느냐, 이런 말씀하는 분이 있다면?
◆ 김근식> 2000년 이후에 남북관계 상징이라는 게 개성공단의 환한 불빛이었습니다. 북측 지형의 그 환한 불빛이 개성에 사는 북한 주민 마음에 남측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주고, 남북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거든요. 그 불빛이 지금 꺼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걸 다시 키우려면 또 다시 10년이 걸리고, 남북관계 자체에 대한 회의가 드는 거죠. 왜 그런 일을 하려고 합니까, 기싸움 때문에?
◇ 김현정> 10년 동안 어떻게 열어놓은 불빛인데 그걸 끈다니 이건 서로에게 손해다, 이런 말씀이군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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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월) 최연식법인장, 김근식 교수 "개성공단, 단전 단수되는 순간 '끝'"
2013.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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