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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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재능기부한 재즈가수 말로
오늘 스승의 날이죠. 그런데 오늘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는 좀 특별한 선생님을 한 분 모시려고 합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재즈가수 말로 씨가 초등학교의 합창단 선생님으로 변신을 했다고 하는데요. 6월에 있을 음악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요즘 맹연습 중이랍니다. 그런데 이유를 들어보니까 굉장히 특별합니다. 요즘 학교 음악시간의 수업이 충격적이었다, 이런 이유인데. 대체 무슨 일인지, 오늘 화제의 인터뷰 직접 만나보죠. 말로 씨, 안녕하세요.
◆ 말로>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어느 초등학교 선생님이신 거예요, 지금?
◆ 말로> 서울 북한산초등학교예요.
◇ 김현정> 북한산초등학교. 아니, 어떻게 우리나라 최고의 재즈가수 말로 씨가 조그마한 초등학교의 합창단 선생님이 되셨어요고 (웃음)
◆ 말로> 저희 아이가 입학을 했거든요, 학교에.
◇ 김현정> 그 학교에.
◆ 말로> 그래서 학교에 참관수업을 가보니 음악 수업 진행을 하시는데 선생님이 앞에서 오르간을 치고 저희들이 따라불렀던 기억이 있어서 그렇게 기대를 했는데 그렇지 않고요. 앞의 화면 모니터에 노래가 이렇게 지나가고 글자가 왜 노래방처럼 이렇게 한 자, 한 자 바뀌고, 아이들이 그 모니터를 보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컴퓨터 음악 파일로 멜로디를 클릭을 하는 거네요. (웃음)
◆ 말로> 동영상 같은 걸 이렇게 보고 있어서 노래를 아이들이 제대로 못 배우죠, 그렇게 되면. 그래서 그냥 어버버버 이렇게 따라가고 있어서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 김현정> 아니, 요즘 학교에는 오르간, 피아노 이런 게 없고 그냥 컴퓨터로 반주를 트는군요, 노래방처럼?
◆ 말로> 그런 학교도 있는 것 같아요. 북한산 초등학교는 그랬고.
◇ 김현정> 그런 학교가 사실 많은 걸로 저도 알고 있는데.
◆ 말로> 그렇군요.
◇ 김현정> 그걸 아이들은 당연히 받아들이고 있었고.
◆ 말로> 그렇죠.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아이들은.
◇ 김현정> 그런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그런 참관수업 가서 그렇게 부르는 것 보더라도 좀 놀라긴 해도 아니, 시대가 변하니까 그런가 보다, 넘어가는 게 일반적인데. 안 넘어가셨어요? (웃음)
◆ 말로> 못 넘어가죠. 왜냐하면 노래를 실제로 부르고 눈을 맞추고 아이들끼리 선생님하고 이 장면이 되게 좋잖아요, 그 순간이. 그렇게 이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사실 구체적이고 아이들하고 이렇게 눈을 맞추고 마음을 또 건네고 기쁨을 나누고 이렇게 해야 이게 노래가 즐겁거든요. 그래서 제가 한번 해보려고 생각했죠.
◇ 김현정> 그래서 교장실로 가서 이렇게는 안 되겠습니다 교장선생님. 제가 합창단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음악 한번 가르쳐볼게요, 이러신 거예요?
◆ 말로> 네, 그렇죠. 선생님이 또 흔쾌하게 한번 해 보세요, 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단번에 허락을 해 주셨어요?
◆ 말로> 단번에 허락을 하셨어요.
◇ 김현정> 교장선생님도 멋있으시네요.
◆ 말로> 멋있어요.
◇ 김현정> 그랬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어떻던가요?
◆ 말로> 아이들이 합창하러 모여서 첫날 3화음을 냈어요. 도미솔 도파라 시레솔 이게 3화음죠. 그래서 한 그룹 나눠서 도미솔 이렇게 딱 내서 자기 소리를 스스로 듣게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항상 컴퓨터 음악파일 틀어놓고 자기 소리가 잘 안 들렸는데 이제는 피아노 반주에 자기 소리를 듣는.
◆ 말로> 그래서 반주도 다 없애버리고 소리만 딱 듣게 그렇게 했더니 그냥 아이들이 자기들 소리를 듣고 스스로 놀라서 우와, 선생님 이렇게 좋은 거였어요, 이러는 거예요.
◇ 김현정> (웃음) 저는 아이들이 그거 듣고 놀랐다는 게 더 놀랍네요. 도대체 우리는 뭘 가르치고 있는 거예요? (웃음) 그랬군요.
◆ 말로> 너무 슬프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랬어요.
◇ 김현정> 그래서 전체 아이들을 다 오디션을 보셨다면서요?
◆ 말로> 1학년, 2학년은 아직 성대가 다 자라지 않아서 그냥 노래하는 수업으로 끝나고요. 3학년부터 제가 오디션을 봐서 합창단을 30명 정도 뽑았어요.
◇ 김현정> 30명 정도. 그런데 애들이 요즘 아주 바쁘잖아요, 학교만 다니는 게 아니라 학원 다니고. 연습을 언제 시키세요?
◆ 말로> 그래서 연습을 수업 끝나고 나서 할 수는 없고 점심시간이 한 50분 정도 되는데 20분 만에 밥 먹고 30분 연습하고 그렇게 하죠. (웃음)
◇ 김현정> 점심시간이 애들 노는 시간에. 그러면 아이들이 싫어하지 않나요?
◆ 말로> 그래서 매일매일 안 하고요. 일주일에 두 번이나 세 번만 해요,
◇ 김현정> 좋아해요, 아이들이 그래도?
◆ 말로> 그러니까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고 불평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그런데 막상 연습시작하면 아주 재미있게 해요.
◇ 김현정> 아주 재미있게. 3월부터 맹연습중이다, 합창대회 나갈 것을 대비해서 제가 이렇게 들었는데. 몇 개월 동안 가르쳐보니까 어떻게 아이들이 좀 달라지는 게 느껴지세요?
◆ 말로> 일단은 합창하는 것에 대해서 좀 익숙해지고 자기들 소리를 옆사람하고 같이 맞춰야 된다, 이런 데 대해서 한 번도 안 해 봤다가 그런 것을 이제 점점 어떻게 소리를 내가 맞춰야 되나, 내야 되나? 그런 걸 좀 알게 되는 것 같고.
◇ 김현정> 화음, 화음의 중요성.
◆ 말로> 네, 화음이죠.
◇ 김현정> 나 혼자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다. 단순한 음악 공부 차원을 넘어서네요, 사실은.
◆ 말로> 합창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소리를 묻혀가는 거, 남의 얘기를 듣고 이런 것도 아주 중요하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으셨겠어요?
◆ 말로> 많은 건 아니고요. 아직 많이 안 돼서요. 저희가 며칠 전에 그중의 한 아이가 이제 생일을 맞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처음 모이면 좀 웅성웅성 이러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조용하게 노래를 불렀어요. 그러니까 생일 축하하는 노래를.
◇ 김현정> 막 떠들고 있는 아이들 틈에서?
◆ 말로> 틈에서 그냥 혼자서. 그래서 생일 축하합니다. 이렇게 부르기 시작하니까 애들이 좀 조용해지면서 저를 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막 빠르게 불렀죠.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막 재미있게 불러줬어요. 그랬더니 애들이 조용히 듣다가 노래가 끝나니까 막 박수를 치는 거예요.
◇ 김현정> (웃음)
◆ 말로> 그러면서 합창 아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어요.
◇ 김현정> 살아 있는 음악 교실이네요, 정말 그게. 그렇게 되어야 되는데, 우리 교실이. 지금 노래방처럼 기계에다가 음악 틀어놓고 노래하는 게 아닌데.
◆ 말로> 그러게요. 저 같은 사람들이 또 많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제 얘기를 듣고.
◇ 김현정> 재능기부 하는 학부모들도 많아지셨으면 좋겠어요, 말로 씨처럼
◆ 말로> 특히 음악쪽으로. (웃음)
◇ 김현정> 음악쪽으로. 음악은 그냥 음악... 뭐랄까요. 이게 단순히 교육이 아니잖아요.
◆ 말로> 교육이 아니죠. 사실 생활이죠.
◇ 김현정> 생활이죠. 아이들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게 중요한 건데. 말로 씨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 시간이 별로 없긴 한데 제가 얼마 전에 재즈싱잉이라는 책 한 권을 서점에서 봤어요.
◆ 말로> 네. 재즈싱잉의 비밀이라는 책이죠.
◇ 김현정> 재즈 부르는 법을 책으로 내셨더라고요? (웃음) 제가 오늘 말로 씨가 나오신다기에 시간 지금 잠깐 없습니다만 재즈를 잘 부르는 비법 하나만 좀 알려주고 가시면 안 돼요?
◆ 말로> 가장 중요한 비법은 자신감을 가져라인데요. 이게 뭐냐하면 재즈가 어렵다고 생각하셔서 혹시 내가 실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실수란 없다라는 말이 있어요. 모든 것이 다 어떻게 보면 실수고 어떻게 보면 실수가 아니기 때문에 실수를 내가 하지 않는다, 실수란 없다, 이렇게 생각하시고 막 부르시면 그냥 그게 재즈가 될 수 있어요. (웃음)
◇ 김현정> 막 부르는 거, 이거 더 어렵네요, 그게.
◆ 말로> (웃음) 더 좀 어렵긴 하죠.
◇ 김현정> 지금 피아노 옆에 앉으신 거죠? 피아노 앞에.
◆ 말로> 네. 앞에 앉아 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잠깐 어떻게 부르라는 건지 시범 한번 보여주세요.
◆ 말로> 예를 들어서 거기에 어텀 리브즈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 말로> (노래) 막 이렇게 불러도 돼요.
◇ 김현정> 마음껏?
◆ 말로> 네.
◇ 김현정> 제가 지금 대신 가사를 몰라서 따라부를 수가 없네요.
◆ 말로> 가사를 아이들 노래로 해 볼까요?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 김현정> (웃음) 아무 노래나 다 재즈가 되는군요?
◆ 말로> 그렇죠.
◇ 김현정> (웃음) 오늘 아주 재미있는 시간, 유쾌한 시간이었습니다. 합창대회 언제 나가세요, 합창대회는? 이 합창단.
◆ 말로> 합창단이 발표하는 거고요. 대회는 제가 좀 좋아하지 않고요. 6월 15일이에요.
◇ 김현정> 발표회, 음악회.
◆ 말로> 네, 발표회죠.
◇ 김현정>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이렇게 재능기부,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재능기부를 해서 우리 학교를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이런 학부모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교가 좀 그 마을의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 말로> 그렇죠, 맞습니다.
◇ 김현정> 제가 하면서 인사 드립니다. 오늘 즐거운 시간 고맙습니다.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5(수) 재즈가수 말로 "북한산초등학교 합창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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