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주요 인터뷰를 실시간 속기로 올려드립니다.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0(금) 박병준 프로듀서 "조용필 19집 뒷얘기 '알고보면 그도 외로운 남자'"
2013.05.10
조회 1554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프로듀서 박병준


서점에서 책보다 음반이 더 잘 팔리는 경우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요. 실제로 한 인터넷서점에서 최근 분석을 해 보니까 책을 제치고서 한 음반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습니다. 처음 있는 일이라는데요. 바로 이 음반은 조용필 씨의 19집 앨범이었습니다. 단 2주 만에 11만장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사실 이 앨범은 조용필 씨가 아닌 젊은 프로듀서 2명이 함께 프로듀싱을 해서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조용필이 선택한 프로듀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죠. 박병준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 감독님, 안녕하세요?

◆ 박병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조용필 씨의 측근 중에서도 최측근이시라고요?

◆ 박병준> 네, 그렇네요. (웃음)

◇ 김현정> 언제부터 같이 호흡을 맞춰오셨어요? 처음 같이 일을 하게 된 건 2005년도에 평양콘서트가 있었어요. 그때 제가 거기 생방송이여서 방송 믹스를 하러 간 게 계기가 됐고요. 본격적으로 같이 한 건 2006년 공연 때부터 같이 했었죠.

◆ 도승철>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이번에 19집도 전체 감독을 하신 건데. 이 정도 성공을 예상하셨어요?

◆ 박병준> 못 했죠. ‘그래, 한 음반 있을지도 몰라’ 파트로 굳이 얘기를 하자면 ‘10위에서 20위권에 있어 주겠지’ 그 정도였죠.

◇ 김현정> 도대체 얼마 동안이나 공을 들여서 작업하셨습니까?

◆ 박병준> 그러니까 2011년도 가을부터 얘기가 있었어요. 2011년도 가을부터 있었고.

◇ 김현정> 2011년 가을이면 지금이 2013년인데?

◆ 박병준> 네.

◇ 김현정> 재작년부터?

◆ 박병준> 네.

◇ 김현정> 그런데 조용필 씨가 굉장히 세심한 분이라고 제가 들었어요. 좋게 말하면 완벽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굉장히 깐깐한 분이다, (웃음)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 박병준> 두 가지 다 맞고, 제가 다른 해석을 하자면 그냥 집중하세요, 그냥. 집중하니까 옆에서 볼 때는 완벽주의이고, 꼼꼼하고, 깐깐하고.

◇ 김현정> 꼼꼼하고, 깐깐하고, 세심하고 다 맞는 얘기군요. 편곡하고 녹음하는 과정은 또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 박병준> 녹음 그 순간에는 쉽게 쉽게 녹음을 하시는데 그러고는 또 다시 들어보시고 또 바꿔서 불러보고 그런 과정은 오래 거쳤죠.

◇ 김현정> 여지껏 최고 많이 부른 곡은 몇 번까지 다시 부르고 다시 부르고?

◆ 박병준> 글쎄요, 그건 저희도 카운트를 굳이 안 하기 때문에 보통 50번 정도는 기본인 것 같아요.

◇ 김현정> 50번이요?

◆ 박병준> 네, 보통 50번 정도.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들으시는 분들은 까다로운 건지를 잘 모르실 텐데 가수들이 이렇게까지 까다롭게 녹음을 안 하거든요. (웃음)

◆ 박병준> 그렇죠. (웃음)

◇ 김현정> 그러다 보면 좀 스태프들이 지칠 만도 한데.

◆ 박병준> 실은 지쳤었죠. 안 지치진 않았었어요. 지쳤는데 그래도 이게 뛰다 보면 서더라도 좀 빨리 걷게 되잖아요. 그런 식으로 계속 했던 거죠. (웃음)

◇ 김현정> 떠나지 못하고 계속 작품을 하는 힘은 뭘까요, 이유는 뭘까요?

◆ 박병준> 글쎄요. 가끔 가다가 서운할 때가 있을 거 아니에요? ‘아, 왜 그러셨지?’ 그러다가 또 그 다음에 ‘이거 또 이렇게 해보면 어때?’ 그러면 ‘네! 그럼요.’ 저도 모르게 달려들고 있어요. ‘어? 내가 또 이걸 열심히 하고 있네.’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요.

◇ 김현정> 중독성이 있네요.

◆ 박병준> 네, 그렇죠.

◇ 김현정> 마력이 있는 분이에요. 조용필 씨의 19집 앨범 프로듀서를 맡았던 박병준 씨 만나고 있습니다. 나이 차이 많이 나세요, 두 분이?

◆ 박병준> 대략 20년 정도요.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 얘기할 때는 동반자 관계로 얘기가 됩니까?

◆ 박병준> 그냥 청년 같으세요. 저희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음악하는 친구들끼리 이렇게 술 한잔하면서 ‘야, 이 음악 들어봤니, 저 음악 들어봤니? 너무 좋지 않니?’ 그 분위기하고 똑같아요, 지금이랑.

◇ 김현정> 환갑이 넘은 분인데도?

◆ 박병준> 네, 똑같아요. 그냥 신나서 얘기하세요. (웃음)

◇ 김현정> 우리 박병준 감독 이외에는 친한 후배 가수랄까요? 신세대 중에 친한 분은 없으세요, 따로?

◆ 박병준> 교류를 그렇게 하시진 않으셔서 직접적으로 만나시고 이러시는 경우는 최근에는 제가 극히 못 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면 이분은 좀 외롭지 않으실까 저는 그런 생각도 들어요.

◆ 박병준> 외로우신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외로우시죠.

◆ 박병준> 저희들끼리 있다가 약주라도 한잔하고 이러면 예전 사모님 얘기도 하시고 웃으시면서. 그럴 때 보면 외로움 타시는구나,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그럴 때 음악 한 곡을 같이 불러본다든지, 음악이 위로가 되지 않아요?

◆ 박병준> 그렇죠. 평소에 노래하시는 것도 좋아하시고, 대부분 잘 안 믿는데 ‘아니, 조용필 씨가 평소에 노래를 해?’ 이러는데 하시는 거 좋아하세요, 워낙.

◇ 김현정> 그냥 평소에 말하자면 약주 한잔 하는 그런 회식 자리에서도?

◆ 박병준> 네, 그때 좋아하세요.

◇ 김현정> 무슨 노래하세요, 그럴 때?

◆ 박병준> ‘추억속의 재회’, ‘꿈’.

◇ 김현정> 조용필 씨의 사석에서의 노래 솜씨를 들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분 중의 한 분이시네요?

◆ 박병준> (웃음) 그렇죠.

◇ 김현정> 박병준 감독 함께하고 있습니다. 19집 앨범 프로듀서를 맡았던 분인데. 인터넷에서 소록도 주민에게 지켰던 약속이 화제가 되고 있던데 이건 무슨 얘기죠?

◆ 박병준> 예전에 소록도 공연을 한 번 갔었던 적이 있었어요.

◇ 김현정> 있었어요. 저는 기억이 납니다, 다큐멘터리를 봤었던 기억이 나는데.

◆ 박병준> 그런데 그분들을 위로를 해 주는 면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벤트적인 효과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때 소록도에서 나와서 다들 같이 저희 스태프끼리 밥을 먹다가 ‘여기 오니까 좀 내가 느낀 게 있는데 다음에 우리끼리 몰래 한번 올래?’ 그러시는 거예요.

◇ 김현정> 방송 카메라 데리고서 다큐 찍으면서 오는 거 말고 우리끼리 아무도 모르게 한 번 더 오자, 공연하러.

◆ 박병준> ‘우리끼리 오면 재밌겠다, 그냥.’ 그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정말로 딱 1년 있다가 저희 스태프하고 위대한 탄생하고 그렇게만 가서 그 강당에서 그냥 마치 놀듯이 그냥 어우러지고 춤추시고 그러다가 나오셨어요.

◇ 김현정> 카메라 없이?

◆ 박병준> 네.

◇ 김현정> 뒤늦게 알려진 거군요, 그게.

◆ 박병준> 그게 알려지더라고요, 희안하게요.

◇ 김현정> 아마 그때 소록도에 있던 한센인들이 위로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 박병준> 저도 직접 제가 본 건데 정말로 좋아들 하시고 이렇게 선뜻 악수를 그분들하고 하셨거든요.

◇ 김현정> 한 분 한 분 다 악수를.

◆ 박병준> 그런데 정말로 철철 우시더라고요.

◇ 김현정> 따뜻함이 있는 분이네요.

◆ 박병준> 그러니까요. 멋있던데요. (웃음) 저희들끼리도 농담 삼아 계속 아무리 가왕 조용필이라고 하더라도 저희도 매일 보면 그냥 무감각해지잖아요. 그런데 그거 보고 저희들끼리도 진짜 멋있다, 우리 대장 이러고 그랬었거든요.

◇ 김현정> 우리 대장. (웃음) 그래요. 멋있는 분들이 함께 일하고 계시네요. 박병준 씨 앞으로는 어떤 꿈을 개인적으로 꾸고 계세요?

◆ 박병준> 음반 나오고 반응이 일단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이런 일을 계속 반복되게 할 수 있었으면 원한이 없겠다, 그냥 그 정도거든요.

◇ 김현정> 싸이는 해외에 나가서 지금 세계 스타가 됐잖아요, 까마득한 후배 싸이는. 조용필 씨의 음악도 빌보드 이거 생각해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 박병준> 글쎄요. 전혀 생각 안 하시던데요. (웃음) 그냥 지나가시는 말로 ‘아니, 그건 유명한 싸이가 해야지. 나는 국내용인데 나는 어떻게 해.’ 그러고 마세요.

◇ 김현정> 나는 국내용이다. (웃음)

◆ 박병준> 네. 싸이 칭찬도 굉장히 많이 하셨어요, 그전부터요.

◇ 김현정> 겸손한 가왕이네요.

◆ 박병준> 일부러 겸손한 척 얘기하신 건 아니고 본심이더라고요. 평소에 얘기를 들어본 결과 본심을 얘기하신 거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많은 후배가수들이 이렇게 존경하는 오랫동안 가요계의 큰 형님 역할을 하실 수 있는 거겠죠, 조용필 씨.

◆ 박병준> 네,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박병준 씨 항상 옆에서 외로움도 좀 달래주시고 가왕과 함께 그 그림자로써 좋은 음악 많이 만들어주시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 박병준> 네, 기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