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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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핏줄은 아픈존재..하지만 가족은 고향
- 연기가 곧 나 자신, 연기버리면 죽는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배우 윤여정
오늘 화제의 인터뷰의 주인공은 참 아름다운 여배우입니다. 윤여정 씨인데요. TV에서 또 영화에서 독보적인 캐릭터로 늘 주목을 받아온 분이죠. 바로 오늘 윤여정 씨의 새 영화 한 편이 개봉이 되는데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습니다. <고령화가족> 여기에서 독특한 엄마 역할을 맡으셨어요. 만나보죠. 배우 윤여정 씨입니다.
◇ 김현정> 제목이 <고령화가족> 어떤 가족들이 모인 거예요?
◆ 윤여정> 그게 좀 고령화가족 그러면 언뜻 좀 이상하게 들리실 텐데 다 나이 든 자식들이 분가해서 살고 있다가 다 잘 안 돼서 다 엄마 집으로 들어오게 돼서, 그러니까 나이가 다 너무 많은. (웃음) 가족들이라는 뜻일 거예요.
◇ 김현정> 보니까 자식이 셋 있는데 첫째 아들은 폭력배 출신의 염치없는 백수 44세. 둘째 아들은 흥행에 참패한 40살 영화감독. 셋째 막내딸이 공효진 씨인데 세 번째 결혼 앞두고 있는 딸.
◆ 윤여정> 네.
◇ 김현정> 아니, 엄마 밑에 이렇게 3남매가 모여 있으면 우리 윤여정 씨라면 감당이 되시겠어요?
◆ 윤여정> 그런데 그 엄마는 그냥 묵묵히 잘 감당을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 엄마는(웃음), 윤여정 씨는 힘들 것 같은데.
◆ 윤여정> (웃음) 아니요. 그게 아마 엄마라는 존재가 물론 힘들겠죠. 힘든데 자식들이 갈 데가 없어서 왔는데 엄마가 어떻게 나가라 그러겠어요? 같이 살죠.
◇ 김현정> 그렇죠. 그 영화를 보면 좋으니 싫으니 하면서도 이 엄마는 끼니때마다 고기반찬을 해 먹입니다. 바로 그 의미가 그런 걸까요?
◆ 윤여정> 그런 걸 거예요.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다 커서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할 나이도 이미 다 지났고요. 그러고 왜 걔네들이 들어왔는지도 너무 알고 그러니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기 사다가 먹여서 튼튼하게. (웃음)
◇ 김현정> (웃음)고기 사다가. 정말 그런 거 보면 집마다 사연 없는 집 없고. 대부분 우리 네 가족들 이야기하고 크게 다르지 않을 거예요.
◆ 윤여정> 그렇죠.
◇ 김현정> 윤여정 씨에게 어머니란, 아버지란, 형제란, 가족이란 어떤 존재입니까?
◆ 윤여정> 그때 언제인가 유명하신 화가 천경자 선생님하고 어렸을 때 제가 30대 때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는데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핏줄은 아픈 거라고.
◇ 김현정> 핏줄은 아픈 거다.
◆ 윤여정> 그래서 아픈 거라고. 그래서 그게 무슨 뜻인가, 핏줄이 뭐가 아프나 그랬는데 지금은 제가 나이 들어서 생각해 보니까 그렇게 이제 아픈 존재겠죠, 서로. 그러니까 안 되고 그랬을 때 친구도 등을 돌리고 그래도 아무튼 엄마, 아버지, 가족은 고향 같잖아요, 돌아갈 수 있는 데 같잖아요.
◇ 김현정> 마지막 최후의 보루.
◆ 윤여정> 그렇겠죠.
◇ 김현정> 지금 말씀 들으면 천상 우리들이 생각하는 엄마, 아주 부드러운 분이신데 항상 그렇게 강한 역할을 많이 하셨어요.
◆ 윤여정> 네.
◇ 김현정> 좀 불만은 없으세요? 개성 강한 캐릭터?
◆ 윤여정> 그렇게 뭐 불만이 있지 않았어요. 좋았어요. 개성 있는 여자니까요. (웃음)
◇ 김현정> 사람들이 좀 무서워한다든지, 특히 후배들이 혹은 팬들이 너무 강해서 가까이 하기 좀 어려워 보이는 어떤 배우, 이런 이미지로 각인되는 게 좀 서운하진 않으셨어요?
◆ 윤여정> 그런데 저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 그런 거에 서운하고 그렇지 않아요. 그런 면이 또 있으니까 그렇게 보여지는 걸 테니까 그러면 그런가 보다 그렇지. (웃음)
◇ 김현정> (웃음) 그러면 그런가 보다하는. 지금 나이가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는데, 이게 제가 여배우의 나이를 이렇게 말씀드려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 윤여정> 괜찮아요. (웃음)
◇ 김현정> 올해 예순여섯 되셨죠?
◆ 윤여정> 이제 좀 있으면 돼요. 6월달 되면 예순여섯이 돼요.(웃음)
◇ 김현정> 아이고, 그러세요? (웃음) 같은 나이대의 다른 여배우들은 좀 쉬엄쉬엄 연기할 나이가 됐는데. 참 종횡무진하세요. 드라마 끝나면 바로 영화, 영화 끝나면 또 드라마. 괜찮으세요?
◆ 윤여정> 좀 그래서 많이 쉬려고 애를 쓰죠. 하루 일하면 하루 쉬어야 되고 그래요.
◇ 김현정> 체력적으로 좀 부치기는 하시는군요?
◆ 윤여정> 부치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연기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뭡니까? 배우 윤여정에게 연기란?
◆ 윤여정> 제가 어렸을 때부터, 스물 몇 살 때부터 배우를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게 곧 나고 내 인생이고 그런 것 같아요. 따로 떼어놓고 생각을 할 수가 이제 없게 된 것 같아요.
◇ 김현정> 따로 떼어놓고 저게 나한테 뭘까가 아니라 이미 그것은 나예요.
◆ 윤여정>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연기를 쉬지 않고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나니까, 나를 버릴 수 없으니까.
◆ 윤여정> 나를 버리면 죽은 거잖아요.
◇ 김현정> 임상수 감독은 이런 평을 했습니다. ‘장면마다 자기의 심장이든 영혼이든 다 내주는 배우다.’
◆ 윤여정> 뒷말은 안 읽으셨군요. 저도 그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임상수라는 사람도 굉장히 이렇게 다정다감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냥 드라이한 사람이지. 그런데 누가 전에서 임상수 감독이 나를 그렇게 칭찬할 리가 없는데 그랬는데 뒤에 말이 있었답니다.
◇ 김현정> 뭐예요?
◆ 윤여정> 왜냐? 집에 빨리 가려고, 집에 빨리 가려고.
◇ 김현정> (웃음) 집에 빨리 가기 위해서 혼신을 다하는 배우.
◆ 윤여정> 네. ‘첫 테이크부터 심장과 영혼을 내놓는다. 집에 빨리 가려고.’ 그건 사실입니다.
◇ 김현정> (웃음) 그러면 제가 짧은 인터뷰 나누지만 나누면서도 참 쿨한 배우고 그냥 돌직구 거침없이 속에 있는 말도 팍팍 하는 분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윤여정> 좀 그런 편이라고 그래서 싫어하는 사람도 많죠. 솔직한 게 자랑은 아니더라고요.
◇ 김현정> (웃음) 윤여정이라는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치면 돌직구, 쓴소리, 독설, 이런 게 실제로 뜹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받아치는 후배들도 있나요?
◆ 윤여정> 저한테요?
◇ 김현정> 네.
◆ 윤여정> 제가 그렇기 때문에 후배들도 저한테 꼭 그렇게 그야말로 맞짱을 떠요, 맞짱을 뜨는데. 그래서 서로 우리는 자각을 하고 잘 살 수 있어서 나는 그것에 대해서 불만은 없어요. 내가 그렇게 솔직하게 얘기했기 때문에 어린 후배도 저한테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죠. 그러면 내가 ‘아, 나는 이런 면이 있구나.’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죠.
◇ 김현정> 제일 솔직하게 그냥 돌직구를 던지는 후배는 누구인가요?
◆ 윤여정> 고현정이요.
◇ 김현정> 고현정 씨. 그럼 반대로 가장 이렇게 좀 뭐랄까요, 위축되고 아직도. 이런 후배가 있다면?
◆ 윤여정> 예쁘게 말하는 후배는 최화정이에요. 그래서 제가 우울한 날 화정이한테 전화를 걸어요. 그래서 걔는 아주 예쁘게 비둘기처럼, 평화의 상징 비둘기처럼 평화롭게 얘기를 해서 제가 저를 안 닮아서 기분이 좋아요.
◇ 김현정> (웃음) 그래요. 참 후배들도 많이 따르는 여배우계의 왕언니세요. 연기 외에 다른 꿈은 안 꾸십니까?
◆ 윤여정> 안 꿔요.
◇ 김현정> 그러면 20년 후, 80대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나는 좀 이렇게 늙어갔으면 좋겠다. 어떤 걸 상상할 수 있을까요?
◆ 윤여정> 그 생각을 했어요. 누가 아무르 얘기를 하면서 그 여배우가 86살이에요. 그 86살에 저도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86이면 딱 20년 후네요.
◆ 윤여정> 네.
◇ 김현정> 아무르의 배우처럼 나도 연기할 수 있다면. 아마 팬들이 기대하는 모습도 80대에도 멜로가 가능한 그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런 여배우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저도 기대하겠습니다.
◆ 윤여정>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실망하니까.
◇ 김현정> (웃음) 끝까지 솔직하세요. 고령화가족, 오늘 개봉해서 영화도 잘되길 바라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윤여정>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령화 가족> 오늘 개봉합니다. 배우 윤여정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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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9(목) 배우 윤여정 "고현정, 나한테 맞짱뜨는 후배"
2013.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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