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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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1(화) 신아람 펜싱 국가대표 "하이데만 꿈에나와 벌떡 깨기도"
2013.05.21
조회 529
*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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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 나타날 정도로 오심은 큰 상처
- 월드컵에서 2초 남기고 똑같은 상황
- 하이데만에 이기니 브라질도 환호해
- 월드컵 우승으로 상처 털어버렸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신아람 펜싱선수(브라질 현지연결)


신아람 선수. 지난해 런던올림픽에서 1초 오심으로 통한의 눈물을 그야말로 펑펑 흘려야 했던 펜싱선수죠. 여러분, 그 장면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시죠? 이 신아람 선수가 펜싱월드컵에 참가했는데요. 결승전에서 또다시 똑같은 선수와 똑같은 상황에 맞닥뜨렸습니다. 1초를 남기고 부저가 울렸고 1초만 지키면 우승이 되는 그런 상황이었는데. 그런데 이번에는 신아람이 웃었습니다. 상대선수를 6:5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신아람 선수,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한 번에 날려버린 우승이었습니다. 소감이 어떠세요?

◆ 신아람> 일단은 너무 기쁘고 뿌듯하고 그래요.

◇ 김현정> 생각보다 담담하시네요.

◆ 신아람> (웃음) 좀 담담한 편입니다.

◇ 김현정> (웃음) 그런데 올림픽 끝나고 10개월 만에 펜싱월드컵이었는데, 똑같은 선수를 결승에서 또 만난 거예요. 하이데만 선수를 결승에서 만났을 때, 그때는 솔직히 기분이 어떻든가요?

◆ 신아람> 복잡한 감정이 조금 섞였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옛날의 그 장면 생각도 나고, 조금은 불길한 생각도 나고 그랬어요?

◆ 신아람> 불길한 생각도 조금 들었고요. 다시 질 수도 있으니까. 이제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마지막으로 그렇게 생각이 들어서 집중해서 경기를 했어요.

◇ 김현정> 불길한 생각도 좀 들었지만 ‘아, 이게 또 나에게 주어진 회복의 기회구나. 어떻게 보면 설욕전이구나.’ 라면서 마지막에 욕심도 좀 생겼던 거예요?

◆ 신아람> 네, 그런데 그걸 또 생각하고 경기를 하면 제가 아무래도 집중하는데 무리가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일단 그런 걸 좀 배제해 두고 경기를 이기는 것에만 집중을 했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하필이면 1초 남기고 또 경기가 멈추는 상황이 발생한 거예요.

◆ 신아람> 제가 다시 동점이 된 상황에서 10초가 남았었는데 10초를 이제 제가 버티면 제가 이기는 경기였거든요. 이제 시간이 흐르면 그렇게 이기는 경기였죠. 그러다 보니까 제가 또 버티게 되는 상황이 왔었는데 거의 2초나 그 정도 남겨두고 상대방이 멈춰 있는, 그 과정에서 런던에서 있었던 그 상황이 딱 스쳐지나갔었거든요. 그때 완전 똑같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 김현정> 1, 2초 남겨두고 완전 똑같은 상황이 또 재현이 된 거예요. 그 1, 2초만 버티면 또 신아람 선수가 이기는 상황.

◆ 신아람> 네, 그렇죠.

◇ 김현정> 아주 굉장히 짧은 순간이긴 합니다만 그때는 솔직하게 어떤 느낌이던가요?

◆ 신아람> 런던올림픽 때 있었던 기억을 많이 하고 또 생각을 많이 하고 그 장면이 꿈에도 나오고 그러다 보니까 너무 익숙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상황에서는 내가 침착하게, 오히려 그래서 더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하이데만하고 이런 상황을 겪으면서 꿈에서도 연습을 했던 거예요?

◆ 신아람> 연습을 했다기보다는 꿈에서도 보였기 때문에(웃음) 저한테 너무 익숙한 장면이었어요, 그 마지막 순간에도.

◇ 김현정> 그랬군요. 그래서 침착하게 오히려 ‘아, 이 상황. 그래, 내가 많이 생각했던 그 상황 또 왔구나.’ 이러면서 1초를 차분하게. (웃음) 그런데 올림픽 때는 그 1초가 그렇게 안 흘렀던 거잖아요. 상대 선수가 네 번을 공격하는데도 그 1초가 안 흐르는 상황. 이번에는 제대로 흐른 거예요, 1, 2초가?

◆ 신아람> 이번에는 2초 정도 남겨두고 제가 다시 득점을 했어요. 마지막 공격을, 제가. 그래서 그 선수는 2초에 두 개를 찔러야 되는 상황이라서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더라고요.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 김현정> 꿈에서 좀 생각을 했던 거예요? 그 상황 맞닥뜨리면 이렇게 해야겠다.

◆ 신아람> 네, 그럼요.(웃음) 최악의 상황도 많이 맞닥뜨리다 보니까 그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많이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군요. 최선의 방법, 2초 남았더라도 내가 먼저 찌르자, 이게 통한 거예요. 그러고서는 결국 이겼을 때 신아람 선수 손이 번쩍 올라갔을 때 와, 그때는 정말 그 기분은 어땠을까요?

◆ 신아람> 내가 해냈구나. 이제는 좀 털어버릴 수 있겠다는 생각.

◇ 김현정> 혹시 경기 마치고 나서 하이데만 선수는 뭐라고 하던가요?

◆ 신아람> 경기 전부터 이제 저랑 얘기를 하고 수고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들은 얘기인데 경기 끝나자마자 저한테 이제 화해의 포옹, 화해라는 표현은 좀 그렇긴 한데 싸운 게 아니라. 어색함을 풀고자 하는 그런 포옹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하고 조금 어색한 것을 풀었어요.

◇ 김현정> 물론 하이데만 선수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오심 때문에 논란이 됐었으니까 서로 좀 어색하고 서먹서먹한 게 있었군요?

◆ 신아람> 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브라질이어서 한국 관중들이 많지 않았을텐데, 그 상황을 다들 알고 있던가요?

◆ 신아람> 시합을 여러 군데 다녔는데 다니는 곳마다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브라질 사람들도 저한테 축하한다고 하면서 제가 하이데만을 결승에서 이겨서 자기가 행복하다고.

◇ 김현정> 자기가 행복하다고. (웃음)

◆ 신아람> 그렇게 말씀을 해 주실 정도로 (웃음) 여러 분 계셨고요. 같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아까 전에 이번 경기로 상처를 털어버렸다고 그랬어요, 솔직하게 그동안 올림픽 그 경기 오심 논란 있고 나서 많이 힘들었나 봐요?

◆ 신아람> 많이 힘들 수밖에 없는 게 오심으로 제가 졌지만 오심이 아니었어도 진 경기 아니냐,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고요. 그리고 상처도 좀 많이 받았는데 이번 계기로 그냥 제가 오심 없이, 아무런 그런 거 없이 깨끗하게 승부로서 이겼기 때문에 그런 것도 제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부분이고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오심이 아니었어도 그건 진 경기 아니냐, 이런 얘기는 누가 그렇게 좀 아프게 찌릅니까? 댓글 같은 것들?

◆ 신아람> 네.

◇ 김현정> 그런 거 보면 상처 많이 받았군요?

◆ 신아람>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그런 얘기를 들으면 아무래도 상처를 받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게 좀 우울하고 다운돼 있을 때 어떻게 거기서 극복하신 거예요?

◆ 신아람> 일단은 제가 운동 하는 걸 펜싱을 워낙 좋아하고요. 재미있어서. 또 앞으로도 시합이 중요한 것도 있고 그러니까 목표 설정해서 훈련만 딱 저한테만 집중을 해서 그렇게 했어요.

◇ 김현정> 나한테만 딱 집중해서 잘하자, 라고 하는데도 자꾸 꿈에는 나타나고 그런 거예요?

◆ 신아람> 네. 그래서 자다가 벌떡벌떡 일어나서. (웃음)

◇ 김현정> 세상에 참 맘고생 많이 했습니다. 그 신아람 선수를 바라보면서 또 부모님들은 얼마나 맘고생을 하셨을까 싶은데.

◆ 신아람> 엄마도 좀 맘고생하시지만 저한테는 내색은 안 하시죠.

◇ 김현정> 부모님들한테도 한 말씀 하셨어요, 우승하고 나서?

◆ 신아람> 엄마는 이제 항상 제가 시합 갈 때마다 응원해 주시는데 이번에 우승하자마자 엄마한테 제일 먼저 연락을 드렸는데 엄마가 잘했다고 수고했다고 해 주셨어요.

◇ 김현정> 역시 엄마도 쿨하시군요. 수고했다, 한마디.

◆ 신아람> 저희 엄마도 너무 막 이렇게 내색하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거든요.

◇ 김현정> (웃음)모녀가 다 좀 비슷하세요. 담담하세요. 그래도 속으로는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얼마나 기쁘셨으면 눈물을 흘리셨을까요. 상상이 됩니다. 신아람 선수. 이제는 완벽하게 그 상처로부터, 그 트라우마 극복한 거죠?

◆ 신아람> 오심으로 인한 그런 것은 털어버려야죠, 이제. 이번 우승이 저한테는 가장 큰 그런 디딤돌이 될 것 같아요, 왠지.

◇ 김현정> 그렇죠. 맞습니다. 신아람 선수, 말끔하게 털고 일어선 모습 보니까 저도 기분이 좋고요. 앞으로 남은 대회도 잘 치를 수 있기를 여기서도 뜨겁게 응원하겠습니다.

◆ 신아람>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