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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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십시오."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21(화) 길원옥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윤미향 정대협 대표 "사람이면 사과해야지"
2013.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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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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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집회로 진실 알리고 싶어
- 일본인들이 아기못낳게 자궁수술
- 남의 아픔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 하시모토, 공개사과 거부할 수도
- 사과 안하면 항의집회 계속할 것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길원옥 위안부 할머니, 윤미향 정대협 대표


“종군위안부를 일컬어 성노예라고 부르는데 그거 틀린 거다, 싫다는 여성에게 무리하게 시킨 게 아니다. 또 왜 일본의 종군위안부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에는 세계 각국에 위안부제도가 있었다.” 일본에서 인기가 높다는 오사카 시장이 한 망언입니다. 그 직전에는 어떤 정치인이 매춘부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죠.

요즘 일본 정치인들 보고 있노라면 참 막말경진대회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경쟁하듯이 쏟아 붓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이 일본으로 날아가셨습니다. 방방곡곡을 돌면서 증언집회를 하고 있는데 오늘 그 현장을 한번 연결해 보죠. 우선 길원옥 할머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순회 증언 집회, 오늘은 어디서 하시나요?

◆ 길원옥> 히로시마요.

◇ 김현정> 할머님,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 길원옥> 86세요.

◇ 김현정> 아니, 여든여섯이나 되셨는데 이렇게 일본 전국 다니면서 집회하시기가 괜찮으세요?

◆ 길원옥> 아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말할 거니까 거짓을 말하는 게 힘들지, 있는 진실을 말하니까 힘들지 않아요.

◇ 김현정> 우리 길원옥 할머님도 여든이 넘으셨고, 함께 가신 김복동 할머님도 여든이 훨씬 넘으셨는데 어떻게 연세 있으신 이 할머님들이 일본까지 가서 집회를 해야겠다, 결심하셨어요?

◆ 길원옥> 거짓 없는 진실을 알려야 할 테니까 그냥 알리고 싶어서 왔어요.

◇ 김현정> 한국에서도 많이 해 봤지만 일본에서 알아들을 생각을 안 하니까 그냥 그렇게 알리고 싶어서 일본까지 가셨군요?

◆ 길원옥> 망언은 아무나 그렇게 그냥 말하고 끝내는 게 아니고 그게 말을 내가 했으면 그걸 본인이 그야말로 감당할 수 있어야 할 텐데. 그런데 그냥 덮어놓고 그야말로 하고 싶은 말 하고서는 그냥 흐지부지로 끝내면 안 되죠.

◇ 김현정> 순회 집회 다니면서 할머님 사연, 증언들 들려주니까 일본인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 길원옥> 몰랐던 일을 아니까 아주 그냥 잘 오셨다 그러죠.

◇ 김현정> 길원옥 할머님은 몇 살에 위안부로, 성 노예로 끌려가셨죠?

◆ 길원옥> 저는 고향이 평양인데 13살에 나온 이후로 이때까지 한 번도 부모 형제 하고 대화도 해 본 적이 없고. 이렇게 막연하게 살고 있어요, 그냥.

◇ 김현정> 제일 서러웠던 기억은 어떤 거 기억나세요?

◆ 길원옥> 떠나서 이후로 오늘날까지 밤낮없이 서럽죠.

◇ 김현정> 그런데 그 과정에서 무슨 수술을 했다고 제가 들었는데 그건 무슨 얘기죠?

◆ 길원옥> 아기 못 낳게끔 다 자궁을 수술을 했죠.

◇ 김현정> 누가 그런 수술을 한 거죠?

◆ 길원옥> 일본 사람이 했지, 누가 했겠어요?

◇ 김현정> 그런데 오사카 시장은 그걸 두고서 ‘싫다는 여성들에게 강제로 시킨 것 아니다, 성 노예라고 부르지 말아라. 그런 건 다른 나라에도 많이 있었다.’ 이렇게 지금 얘기를 합니다, 할머니.

◆ 길원옥> 시장이라는 사람이 자식을 기르고 부모가 있는 사람이 되면 그런 말 함부로 할 수 없죠. 한 번 말한 거 주워 담지 못하거든요. 매도 맞아봐야 아프다고, 그 사람들이 자기네가 당해 봐야만 고통이 얼마라는 걸 알죠. 당해 보지 않으니까 남의 아픔을 알 수가 없죠. 그러니까 그냥 함부로 말하는 거죠.

◇ 김현정> 남의 아픔 모르고 지금 정치인들이 함부로 말하고 있다. 이런 말씀.

◆ 길원옥> 그렇죠. 화가 난다고 그 사람한테 쫓아와서 그야말로 그 말하는 주둥이를 찌르고 싶은데 그렇게도 못하고 그냥 답답한 것뿐이에요.

◇ 김현정> 답답한 마음. 그런데 그 망언의 장본인 오사카 시장을 할머니들이 오는 24일 금요일에 만나신다고요. 만나면 제일 먼저 무슨 말씀하고 싶으세요?

◆ 길원옥> 내 아픔이 아니고 남의 아픔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거 얘기하고 싶어요.

◇ 김현정>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그런데 사과를 제대로 안 하면 뭐라고 하시겠어요?

◆ 길원옥> 사과를 제대로 안 할 수가 없을 거예요. 사람인데.

◇ 김현정> 길원옥 할머님 올해 여든 여섯이세요. 마지막으로 꿈이 있다면 소망이 있다면?

◆ 길원옥> 소망이 있다면 다시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무서운 고통 안당하고 살고 싶은 게 심정이죠.

◇ 김현정> 지금 끝까지 사과 못 받고 돌아가신 할머님들이 너무 많습니다. 끝까지 살아서 그 사과 꼭 받아내셔야죠.

◆ 길원옥> 그렇죠. 지하에서도 어디에서도 그 사람들이 사과하는 소리를 목마르게 기다릴 테니까, 죽기 전에 그 사람들이 꼭 사죄하고 배상해야죠.

◇ 김현정> 꼭 건강 잘 지키셔서 그 사과 꼭 받아내셔야 됩니다. 순회 증언 집회도 잘하시고요. 오늘 고맙습니다.

◆ 길원옥>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금 일본 순회 증언 집회를 하고 계신 분 중 한 분이세요. 길원옥 할머님, 먼저 만났습니다. 이어서 이번 일본 순회 증언 집회를 기획하고 이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고 계신 분이세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 역시 일본 현지 연결해 보죠.

◇ 김현정>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집회는 쭉 해 오셨는데, 이렇게 일본으로 가서 순회 증언집회를 하는 건 처음인가요?

◆ 윤미향> 사실은 90년대 아직 국제사회가, 특히 일본 시민들이 위안부 문제를 잘 모르는 시기가 있었어요. 95년 지나면서 일본의 시민단체가 그때는 주축이 되어서 전국 순회 집회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할머니들도 젊으셨고요. 위안부 문제는 그때는 알리는 게 중심이었죠.

◇ 김현정>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목적입니까?

◆ 윤미향> 이번에는 사실은 7월에 참의원선거가 있어요, 일본에요. 그런데 작년 말 아베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일본이 급속도로 우익화되고 또 군국주의화 하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서 저희들이 일본시민들에게 다시 한 번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될 주체는 일본 시민들이다, 라는 그런 목소리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하기 위한 그런 목적이 또 하나 있고요.

또 다른 하나는 무엇보다도 일본 아베정권이, 자민당이 참의원선거에서도 과반수이상이 들어서면 지금 헌법 9조를 개악한다 그러고 있고, 여러 가지 지금 굉장히 위험스러운 목적들을 많이 드러내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어서 그렇게 되면 결국 일본은 과거처럼 또 다시 전쟁의 위협, 과거의 2차 세계대전의 상황, 그런 상황을 할 수 있다,

특히 지금 하시모토 망언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보면 위안부란 그 전쟁 시기에 필요한 것이었다, 라는 망언들을 하는 사람들이 정치지도자들이잖아요. 또 A급, B급 전범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안장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면서도 전쟁을 찬양하고 있는 그 정치가들이잖아요. 이것은 곧 일본 사회의 위험한 존재다, 라는 그런 것을 전쟁을 직접 겪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하기 위함이 있습니다.

◇ 김현정> 보니까, 지금은 한국에 앉아서 수요 집회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일본에 가서 더 이상은 이런 일이 없도록 막아야 할 그 클라이맥스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 윤미향> 그렇죠. 물론 수요 증언집회도 굉장히 중요하죠. 그걸 통해서 국내가 또 한국사회가 이 문제의 주축이 돼야 되니까. 하지만 이제 일본이 달라지지 않고는 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을 더 강하게 압박할 때다 하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 김현정> 오사카 시장하고 24일에 만나세요.

◆ 윤미향> 네.

◇ 김현정> 이건 어떻게 성사가 된 건가요?

◆ 윤미향> 사실은 작년 9월에 김복동 할머니하고 저희가 오사카를 방문을 했을 때 오사카 시민단체들하고 함께 면담요청을 했었죠. 그런데 그날 우리가 오사카 시장을 방문한 날 출근도 거부하고 집에 있었어요. 그리고 트윗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트윗을 마침 날리고 있었고.

◇ 김현정> 그야말로 무시한 거네요.

◆ 윤미향> 그런 사실은 요즘은 트위터라는 게 굉장히 공개돼 있는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알게 되었고 분노가 굉장했었죠. 특히 그냥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졌고요.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나중에서야 피해자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얘기를 해서 우리가 이미 가는 날, 돌아오는 날 한국으로.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났는데 최근에 계속 망언들을 해 대면서 며칠 전에 자기가 피해자들을 만나겠다, 이렇게 얘기한 거예요.

◇ 김현정> 이거는 국제적인 압박이 심해지니까 할 수 없이 승낙을 한 거다?

◆ 윤미향> 그런데 그 만나고자 하는 방식이 굉장히 여전히 자기중심적입니다. 피해자들이나 이런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은 30분 그리고 만나는 것도 피해자들과 한국에서 오신 분들 그리고 통역하시는 분 그리고 기자들. 그 사람이 말하는 공개는 기자들인 것 같아요.

우리가 그동안 요구한 거는 네가 한 발언은 단지 피해자들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일본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된다, 피해자에게 공개 사과해야 되고 국제사회에 공개사과도 해야 된다는 요구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조금 면담이 당일 24일 저희가 10시 반에 오사카 시청에 방문을 해서, 도착을 해서 공개면담과 공개사죄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 당일 돼봐야 알 것 같습니다, 면담이 성사될지, 어떨지는. 아무튼 우선은 면담하는 걸로 돼 있죠.

◇ 김현정> 쇼로 끝나지 않을까 저는 이게 걱정이 되는데, 하여튼 할머님들한테는 적어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거라고 보세요?

◆ 윤미향> 아니요. 전혀요.

◇ 김현정> 전혀요? 왜 이렇게 확신하세요?

◆ 윤미향> 퍼포먼스를 할 수는 있겠죠. 그 사람이 계속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일종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퍼포먼스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틀 전에도 저희가 여기에서 신문기사를 보니까 이시하라 공동대표하고 그 유신회. 의논을 했는데 입장은 철회하지 않기로 라고 밝혔던 것이 신문기사에 실렸어요?

◇ 김현정> 그럼 왜 만납니까?

◆ 윤미향> 국제적으로 압력이 심하니까 자기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일본 정부가 그동안 잘못했기 때문에 그랬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참 비상식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거기서 말입니다. 사과를 안 하고 이 발언 철회할 수 없습니다, 라고 나오면 우리 할머님들이 굉장히 충격 받고, 많이 분노하실 텐데요.

◆ 윤미향> 그렇죠. 그래서 그런 불상사는 없어야죠. 저희가 그래서 함께 옆에서 일본 시민들이 누구보다도 더 강하게 오사카 시장에게 지금 항의도 하고 서명도 하고 있고요. 공개 사과와 사임을 요구하는. 정치가라면 그것에 대해서 사죄하는 방식은 사임이잖아요.

더군다나 지금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이 얼마입니까? 여성들을 그렇게 취급한 발언을 정치가가 아무렇지도 않게 했다는 건. 그건 일본군 위안부제도라는 것을, 성 노예제도라는 것을 만들 당시에 일본제국주의 군대 입장하고 똑같은 거예요. 성욕 해소를 위해서 여성들이 필요하다.

◇ 김현정> 사과 안 하면 뭐라고 말씀하시고 나오실 생각이세요?

◆ 윤미향> 거기에서 항의집회를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사과와 그 공개면담과 사과를 요구하는.

◇ 김현정> 시장실 안에서 30분 정해져 있는데 만약 사과 안 하면 그냥 거기 계실 거예요? 계속 사과 요구하실 거예요?

◆ 윤미향> 사과 계속 요구해야죠. 그리고 나머지는 일본 시민들의 몫이죠. 연로한 할머니들이 거기에서 계속 싸우실 수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저는 이 하시모토라는 괴물을 만들어내는 일본 정부, 현 아베정권. 그 아베정권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