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뉴스쇼

표준FM 월-금 07:1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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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5/16(목) 유홍준 명지대 교수 "문화유산답사기 20돌. 아이돌 역사의식, 심각한 문제"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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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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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홍준 명지대 교수(전 문화재청장)



우리나라에 문화유산답사 붐을 일으킨 책이 하나 있죠. 바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이 책이 올해로 벌써 출간 20년을 맞이했습니다.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이 책의 저자 유홍준 명지대 교수를 연결을 해 볼 텐데요. 역사 이야기, 책 이야기 함께 한번 해 보죠. 유 교수님, 안녕하세요.

◆ 유홍준>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 책이 나온 지가 벌써 20년이나 됐습니까.

◆ 유홍준> 글쎄 말이에요.

◇ 김현정> 시간 빠르네요. 감회가 어떠세요?

◆ 유홍준> 모르겠어요. 대충 끝내는 게 아니고 시리즈 있잖아요. 어떻게 잘 마무리해야 한다 하는 그런 부담감이 생기네요.

◇ 김현정> 이제는 부담감. 어떻게 끝까지 계속 좋은 책을 만들까. 이 부담감. 1993년에 남도답사를 시작으로 해서 지금까지 7권이 나왔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우리 역사가 숨쉬는 곳이라면 안 다녀본 곳이 없는 셈인데. 개인적으로는 어디가 가장 기억에 남는?

◆ 유홍준> 그래도 첫번째 쓴 강진 해남이죠. 그러니까 또 첫번째 썼을 거고 왠지 모르게 좋잖아요, 거기는.

◇ 김현정> 왠지 모르게 뭐가 그렇게 좋으세요?

◆ 유홍준> 향토적 서정이라는 게 있으니까, 그러니까 화려하게 빛나는 것이 아니고 우리들의 삶의 체취라 그럴까, 그게 녹록하게 젖어 있으니까요.

◇ 김현정> 그 점이. 이번에 보니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일본과 중국편으로까지 확장시키시네요, 교수님.

◆ 유홍준> 일본편을 써낸다고 지금 5부 거의 다 썼는데요. 7월달에는 나올걸요.

◇ 김현정> 일본편은. 그러고 나서 중국편 또 작업들어가시는 거예요?

◆ 유홍준> 그건 모르겠고요.

◇ 김현정> (웃음) 일본편, 사실 일본하고 우리는 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요즘 정치인들 망언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드세요?

◆ 유홍준> 그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그러니까요.

◇ 김현정> (웃음)

◆ 유홍준> 무슨 병같이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데 아마 크게 후회할 겁니다.

◇ 김현정> 크게 후회한다?

◆ 유홍준> 그 사람들이. 그 정치인들이 자기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 사탕발림, 일부 자극적인 얘기 갖고 저렇게 하는 건데 지금 일본에는 그래도 양식 있는 지성들이 있잖아요. 그 사람들이 아사히신문이나 이런 데서도 하는 거 보면 일본 사람들의 점점 우경화해 오는 그거보다는 아마 20년 넘게 지금 불경기돼 있는 것을 돌파해 줄려고 하는 거기에 그런 쇼맨십 같은 것까지 플러스된 것 같아요.

◇ 김현정> 언젠가는 크게 후회할 날이 올 거다, 이런 식으로 하면. 국제 사회가 가만히 있지 않으니까요.

◆ 유홍준> 그렇죠. 또 자기들이 그렇게 한다고 되지도 않을 거고.

◇ 김현정> (웃음) 자기들이 그렇게 한다고. 유홍준 교수님, 시원한 말씀해 주고 계시는데. 그런데 이 비뚤어진 역사인식이 일본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수님, 우리 젊은이들 가운데도 종종 목격이 됩니다. 욱일승천기라고 흔히 부르는 그 일본 전범기가 그려진 옷을 어떤 유명한 가수가 입고 나오기도 하고.

◆ 유홍준> 그거 뭐 세상에 바보는 여기저기 있는 거지, 그걸 가지고. 어제 제 책 20주년 기념강연이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있었어요. 거기에 국민학교 5학년 애가 와서 들렀어요.

◇ 김현정> 초등학교 5학년생이.

◆ 유홍준> 네, 초등학교. 그리고 책도 갖고 와서 사인해 달래요. 그래서 너 이거 엄마 책이냐, 그러니까 내 거예요, 그래서 너 이거 읽었어, 그랬더니 읽고 재미있어서 사인 받는 거예요. 이런 애들도 있어요.

◇ 김현정> 그런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안 그런 사람도 있고.

◆ 유홍준> 그거는 세상에 똑똑한 사람도 있고 바보도 있고 그러는 건데 그거 가지고서는 보편적으로 그렇다고 하면 안 되고. 다만 나를 비롯해서 기성세대가 잘못한 것, 가장 두고 두고 정말 후회할 것이 몇 가지가 있죠. 첫째로는 역사를 제대로 안 가르치고 있잖아요.

◇ 김현정> 제대로 안 가르친다.

◆ 유홍준> 꼭 그게 대학에서 교양필수도 아니고 입시에서 반드시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따로 어떤 교육을 해 주는 것도 아니고. 고등교육을 받아오는 과정 속에서 항상 반복적으로 역사를 배우고 역사인식을 줘야 되는데 누가 그렇게 했는지 다 없어졌어요.

◇ 김현정> 너무 홀대해 왔죠, 우리가 역사교육을.

◆ 유홍준> 국어도 홀대하고, 국사도 홀대하고 그리고서는 걔네들을 탓할 그런 자격이 있을까요?

◇ 김현정> 아니, 일본에 대한 이런 시각 말고 사실은 최근에 민주화라는 단어를 탄압하다라는 뜻으로 쓰고 5.18도 부정하는 이런 분위기가 있는데.

◆ 유홍준> 그런 거는 항상 있죠. 비뚤어진 그런 거라고. 이제 내가 비뚤어졌다 그러면 나한테 또 공격하게 생겼네.

◇ 김현정> (웃음) 한 아이돌그룹의 가수가 그 단어를 썼다가 지금 굉장히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 유홍준> 나름 그거보다도 보편적으로 우리 젊은 애들한테 국어, 국사 이 문제는 심각한 거고, 한자 안 가르쳐주는 거는 그거는, 지금 한자를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주는 것이 그게 조금은 불편해도 우리 고전을 이해하고 문화적 전통을 이해하는 수단이 되는 건데.

◇ 김현정> 그것도 안타깝다.

◆ 유홍준> 이게 안 되는 이유를 한번 본격적으로. 이런 문제가 있으면 역으로 이제는 국사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시스템으로 바꿔야겠다라고 하고 어른들이 반성을 해야지, 그거를 걔를 탓하고 하는 걸로 가는 것은 안타깝네요.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역사학자로서. 그럼 우리 시대 어른들한테 한마디, 이것만은 잊지 말아라, 딱 한 가지를 강조해 주신다면 그건 뭘까요?

◆ 유홍준> 어른들은 걱정 안 해도 돼요. 그분들은 인생을 살면서 느낄 거 다 했을 텐데. 어린이들에 대해서는 학교가 안 가르친다고 역사를 몰랐다가는 본인이 후회하니까 만화책으로 보든, 뭘로 보든 역사를 공부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현정> 역사 공부를 해라. 어린이들, 젊은이들을 놓치지 말아라. 어른들에게 권하는 조언입니다.

◆ 유홍준> 아니, 학교에서 안 가르쳐줬다고 용서되지가 않잖아요. 자기가 모르는 것이 나중에는.

◇ 김현정> 유홍준 교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0년을 맞아서 이렇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교수님, 앞으로는 어떤 계획 가지고 있으세요?

◆ 유홍준> 이제 정년이에요. 내년에 정년퇴임하면.

◇ 김현정> 벌써 그렇게 되셨네요.

◆ 유홍준> 답사기 시리즈 마무리하고 그리고 시골에서 잘 살 거예요.

◇ 김현정> 시골에서? 귀농을 꿈꾸시는군요?

◆ 유홍준> 했어요, 벌써.

◇ 김현정> 귀농 벌써 하셨습니까? 귀농하신 기분 어떠세요, 도시에 살다가?

◆ 유홍준> 부여에 있어요.

◇ 김현정> 도시에 살다 그쪽 가니까 흙냄새 맡고 훨씬 좋으시죠?

◆ 유홍준> 지금 오도이촌이라고 하거든요. 도시에 닷새 있고 시골에 이틀 있어요. 정년퇴임하면 이도오촌으로 바꿀 거예요.

◇ 김현정> (웃음) 곧 나오는 일본편도 저 기대하고 있겠고요. 앞으로도 좋은 책들, 좋은 역사책들 많이 좀 우리 젊은이들에게 남겨주십시오. 오늘 고맙습니다.